<단독> ‘대학 시험문제 수집’ 메가스터디교육 저작권 논란

족보 받고 상품권 줬다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메가스터디가 만든 프리미엄 대학 인터넷 강의 브랜드 ‘유니스터디’가 대학교 시험문제를 수집하고 있어 저작권 논란에 휩싸였다. 시험문제의 저작권 문제는 수년 전부터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지만, 이미 ‘관행’처럼 굳어진 실정이다.

유니스터디는 자사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 ‘큐브’를 통해 대학생들에게 중간·기말고사 시험지를 제출하면 일정 금액의 상품권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문제는 수집된 자료가 상업적으로 활용되는 것으로 보여져 일각에서는 “저작권 침해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벤트?

지난달 16일 유니스터디 사이트에는 ‘기출 족보 올리면 신세계!’라는 제목의 이벤트가 게시됐다. “노력이 담긴 시험지, 그냥 잠재우지 마시고 함께 나눠 주세요! 선물을 가득 드립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게재된 이벤트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최근 5개년(2020~2025년) 시험지 제출을 조건으로 하고 있으며, 특히 2025년 1학기 전공 필수 및 전공 선택 과목 시험지를 업로드하면 당첨 확률이 높아진다고 명시돼있다.

제출자 전원에게 CU편의점 모바일 상품권 5000원권과 유니스터디 내에서 사용 가능한 포인트 2만점이 지급되며, 추첨을 통해 총 7명에게는 신세계백화점 상품권이 제공된다고 안내돼있다.


해당 이벤트는 메가스터디가 운영하는 ‘큐브’ 어플을 통해서도 별도로 공지됐다. 큐브는 중·고등학생이 모르는 문제를 질문하면 대학생들이 문제 풀이를 해주는 유료 실시간 학습 앱이다.

문제를 푸는 대학생은 큐브 내에서 ‘마스터’라고 불리며, 이번 이벤트 역시 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지난 1일 큐브에 올라온 해당 공지에 따르면, 시험 문항만 제출할 경우 신세계백화점 상품권 1만원권, 해설을 함께 제출하면 1만5000원권이 제공된다고 기재돼있다. 유니스터디 홈페이지에 게시된 이벤트보다 조건이 더 좋은 셈이다.

제출 방법은 간단하다. 기출 시험지를 직접 촬영한 뒤 유니스터디 족보 자료실에 업로드하면 관리자의 승인을 거쳐 이벤트 참여가 완료된다. 이벤트 안내에는 수집된 시험지는 반환되지 않으며, 이후 유니스터디의 족보 자료실 게시판에 활용될 수 있다고 명시돼있다.

문제는 유니스터디의 족보 자료실이 무료로 운영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니스터디 내부 규정에 따르면 해당 자료실은 유료 결제를 한 회원만 열람할 수 있으며, 실제 일반 회원이 게시물을 다운로드하려 할 경우 ‘유료 결제 이력이 있는 회원만 열람 가능’이라는 문구가 팝업된다. 사실상 수집된 자료는 유료 콘텐츠로 전환되는 셈이다.

대학생들에 중간·기말고사 시험지 입수
영리 목적 활용? 유료회원만 열람 가능


이로 인해 교육 업체가 대학 시험문제를 저작자의 동의 없이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저작권 침해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단순한 학습 공유를 넘어서 수익 창출을 위한 콘텐츠 확보가 목적이라는 것이다.

메가스터디교육은 그간 자사 출판물과 강의 콘텐츠에 대한 무단 복제 및 불법 공유에 대해 엄격하게 대응 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제3자의 저작물을 수집하고 이를 유료 콘텐츠로 활용하는 방식은 “내로남불식 대응”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저작권법 제16조 복제권, 제20조 배포권에 따르면, 저작물의 복제 및 배포 권리는 오로지 저작자에게 있다. 시험문제를 복제하거나 게시·배포하는 행위가 저작권자의 동의 없이 이뤄졌다면, 이는 저작권 침해 소지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저작권법 제32조에 따르면, 학교의 시험 목적 등 비영리 교육 활동을 위한 복제나 배포는 허용되지만, 시험문제를 영리 목적으로 활용할 경우 면책되지 않는다. 금전적 대가를 지급하고 이를 유료 콘텐츠에 활용하는 경우, 법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저작권 등록이 돼있지 않으면 보호받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한국저작권위원회 저작권 법률상담팀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저작권은 저작물 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발생하며 창작성이 인정되면 자동으로 보호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학생은 시험문제의 저작권자가 아니기 때문에, 이들로부터 대가를 주고 문제를 수집한 행위는 정당한 이용 허락으로 보기 어렵다”며 “이런 수집 자체가 영리 목적이라면 저작권 침해로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한 현직 대학교수는 “시험문제는 교수의 평가 기준이 반영된 창작물”이라며 “학생들끼리 족보를 만들어 공유하는 것은 관행상 넘어갈 수 있지만, 이것이 영리 목적으로 활용된다면 완전히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시험문제의 저작권은 기본적으로 교수에게 있으며, 본인의 동의 없이 상업적으로 이용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저작권 논란은 과거에도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중·고등 내신 대비 사이트 ‘족보닷컴’이다. 당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고교 교사 32명은 족보닷컴이 자신들이 출제한 중간·기말고사 시험문제를 무단 도용·배포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시험문제는 창작성이 있는 저작물로서 저작권법상 보호 대상”이라며 족보닷컴 측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출제자가 명확할 경우 해당 교사에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소속 교육청이나 학교법인에 저작권이 귀속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대학 시험문제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판례로 해석된다. 저작권 문제가 발생한 이후 현재 족보닷컴은 출판사와 정식으로 계약을 맺은 뒤 문제를 변형해서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문제없나

한편, <일요시사>는 유니스터디 측 입장을 듣고자 이메일을 두 차례 발송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유니스터디 측은 메일 내용을 읽은 것으로 확인되지만 아직까지 회신을 보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일요시사>에서 질의를 보낸 후, 현재 해당 이벤트 페이지는 내려가고 족보 게시판은 사라진 상태다.

<imsharp@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족보 돌려봐도 저작권 침해?

대학교 수업이 끝난 후, 시험 대비를 위해 학생들이 학기 말마다 ‘족보’를 찾는 것은 대학가의 흔한 풍경이다.

그러나 이 익숙한 관행이 저작권 침해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한국저작권보호원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대학생들 사이에서 공유되는 시험문제나 수업 자료는 저작권 보호 대상이 될 수 있다.

교수나 학교가 창작한 문제지, 강의노트, 시험 해설 등은 창작성만 충족된다면 저작물로 인정된다.

즉, 교수의 동의 없이 시험문제를 복사해 공유하거나, 웹사이트에 업로드해 열람하게 하는 것 자체가 저작권 침해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심지어 자료를 ‘돈을 받고 파는 경우’뿐 아니라, 단순히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또, 이용 허락 없이 타인의 저작물을 복사하거나 배포하는 것은 무단 이용에 해당하며, 비영리적 목적이라 하더라도 무조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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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