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모의고사’ 응시 자격 논란

팽 당하는 학교 밖 청소년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6월 모의고사를 앞두고 학교 밖 청소년들은 깊은 무력감에 빠졌다. ‘학교 밖 청소년도 배움의 기회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정책 기조와 달리, 정작 6월 모의고사조차 응시할 수 없는 현실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이들의 반복된 호소에도 불구하고 응시 기회는 좀처럼 주어지지 않고 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은 여전히 어른들의 시선 ‘밖’에 머물러 있다.

검정고시를 준비 중인 학교 밖 청소년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을 앞두고 오는 4일, 모의고사에 응시하지 못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수능을 준비하며 동일한 시기에 대학 입시를 목표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격 요건’ 미비를 이유로 모의고사 응시 기회서 제외되고 있다는 것이다. 자격시험이 아닌 학습 성취도 진단 목적의 모의고사조차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는 넘을 수 없는 문턱이 됐다.

높은 문턱

6월에 시행되는 2025년 전국연합학력평가(모의고사)는 수능을 준비하는 청소년들에게 가장 중요한 시험으로 여겨진다. 6월과 9월에 치러지는 모의고사는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이 직접 출제하며, 수능과 가장 유사한 문제와 난이도로 출제되기 때문이다.

실제 수능을 준비하는 청소년들은 6월, 9월 모의고사를 통해 자신의 실력을 체감하고 참고자료로 활용한다. 하지만 6월 모의고사 응시 자격은 모든 청소년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학교를 떠나 밖에서 수능을 준비하는 일부 청소년들에게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자원봉사로 학교 밖 청소년들의 공부 지도를 돕고 있는 A씨는 아이들의 6월 모의고사 접수를 준비하던 중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됐다. 검정고시 2차 접수자는 6월 모의고사에 응시하지 못한다는 내용이었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검정고시는 1년에 1차, 2차로 나뉘어 2번 치러진다. 올해 2차 검정고시는 8월에 예정돼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이 모의고사를 응시하기 위해서는 검정고시 접수증이 필요하다. 하지만 2차 검정고시 접수는 6월4일 모의고사가 끝난 뒤에 시작된다.

결국 학교 밖 청소년들은 검정고시 접수증이 없어 6월 모의고사 응시가 불가능하다.

A씨는 “학교 밖 청소년 중 8월 검정고시에 응시할 예정인 학생들이 6월 모의고사에 응시하지 못하게 됐다”며 “수능을 준비하고 있음에도, 검정고시 접수증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응시가 불가하다고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현재 A씨가 돕고 있는 학교 밖 청소년은 올해로 고등학교 3학년 나이에 해당하며, 고등학교 1학년에 해당하는 시점부터 검정고시를 준비해 왔다. 올해 수능을 준비하고 있는 B군은 2023년 9월 고등학교 자퇴 후 2025년 8월에 예정된 제2회 검정고시에 응시할 계획이었다.

수능 전 가장 중요한 시험
검정고시 전이라 기회 없어

A씨는 “모의고사에 응시하려면 검정고시 원서 접수증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해당 학생은 6월에 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라 자격 요건을 맞출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는 단순한 자격 미비가 아니라, 제도 설계의 순서 자체가 어긋나 생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학생들과 똑같이 11월 수능을 준비하고 있고, 지금 이 시점에 실력을 점검하고 학습 계획을 보완하려고 하는데, 접수증이 없다는 이유로 그 기회를 갖지 못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해당 학생은 교육청서 모의고사 접수를 거절당한 후 모의고사에 응시할 방법을 찾기 위해 사설 학원을 방문했지만, 학원 측도 “교육청의 자격 기준 때문에 받아줄 수 없다”며 접수를 거절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교육청에서는 안 된다고 하니 학원서라도 보자고 해서 갔는데, 학원도 교육청 기준에 따라야 한다고 하더라. 결국 학생은 두 번 울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학원도 학생이 찾아오면 그냥 봐주고 싶다고 했는데 교육청서 자격 기준을 정해놨기 때문에 받아줄 수 없다고 했다. 돈 내고 시험을 보겠다는 학생에게 ‘자격이 없다’는 말을 하는 게 과연 옳은 일이냐”고 되물었다.

문제는 이 같은 지적에도 행정적으로 아무런 보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A씨는 교육청에 직접 이의를 제기했지만 “일정상 어렵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A씨는 “애초에 이건 고3 학생과 경쟁하는 문제가 아니다. 1%에 해당하는 검정고시 예정자들 자신이 실력이 어디쯤인지 알고 싶어 시험을 쳐보겠다는 것뿐”이라며 “단순히 자기 실력 점검용인데도 응시를 못하게 막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이 접수 일정 때문에 모의고사에 응시하지 못하는 상황은 매년 반복되고 있었다. 학교 밖 청소년을 지원하는 C 센터는 “이런 문제를 겪는 학생들이 매년 있다. 단지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내 아이가 아니면 잘 보이지 않는 문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매년 같은 문제가 반복돼도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편, 학생들의 정서적 피해도 적지 않다. 학교 밖 청소년 B군은 수능 준비 단계서 6월 모의고사 접수가 불가능해지자 큰 무력감에 빠졌다.

학원에서도 “불가능” 거절
평가원 “모의고사 고3 대상”

B군은 “나는 시험 칠 자격도 없는 사람인가 보다. 나는 공부할 사람이 아닌 건가?라는 생각에 심리적으로 위축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문제를 겪은 뒤 학습에 대한 의욕을 잃고 무기력해진 상태다. (고등학생과)동등한 위치가 아니라는 생각에 자존감이 크게 무너졌다”고 전했다.

A씨는 B군뿐만 아닌 다수의 학교 밖 청소년들이 같은 증상을 보였다며, “학생들이 느끼는 상실감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이다. 이게 반복되면 공부 자체를 포기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현재와 같은 자격 제한은 실제로도 형평성에 어긋나는 지점이 존재한다. 학교 밖 청소년 지원법은 청소년 교육을 보장할 것을 명시하지만 실제는 달랐다.

A씨는 “99%의 19세 학생은 응시 자격이 되는데, 오직 접수증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검정고시 예정자들만 자격이 없다는 건 매우 이상한 일”이라며 “이게 예산이 많이 드는 구조라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겠지만 이건 자격시험도 아니고, 비용도 본인이 부담하는 시험인데 왜 굳이 안된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A씨는 검정고시 원서 접수 시기를 6월에서 5월로 앞당기는 방안을 제시했다. A씨는 “원서접수를 한 달 만 앞당기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법을 바꾸는 것도 아니고 예산이 드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행정적으로 스케줄 조정만 해도 된다. 단지 5월에 접수를 받자고 결정하면 끝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평가원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학교 밖 청소년의 6월 모의고사 응시에 대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모의고사 응시 자격 자체가 기본적으로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이 대상이다. 모의평가 시험 취지가 수능을 준비하기 위한 시험이고, 대학 입학 전형을 위한 시험이기 때문에 학교 밖 청소년들은 검정고시 접수자까지만 자격을 드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도 내년도

현재는 6월 모의고사 접수가 모두 끝나 수능을 대비하는 학생들은 오는 4일 시험을 준비 중이다. 학교 안 학생들은 6월 모의고사를 준비하고 있지만, 학교 밖 청소년들은 허탈한 감정에 빠져 시험이 끝나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A씨는 “지금처럼 방치하면 학교 밖 청소년들이 공부를 포기하게 되는 구조만 계속 반복될 뿐”이라며 “이건 누구에게 특혜를 주자는 것도 아니고, 단지 같은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에게 같은 기회를 달라는 요청일 뿐”이라며, 빠른 개선을 촉구했다.

<imshar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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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