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새 대통령에 바란다 - 황정연 서울시수의사회 회장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5.05.27 10:10:39
  • 호수 15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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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복지 실종 과도한 지원 역효과”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반려동물 병원비를 표준화해 비용 부담을 낮추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헬릭스동물메디컬센터의 원장이기도 한 황정연 서울시수의사회장은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제3차 동물복지 종합계획’에 따르면, 한국의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지난해 기준 전체의 28.6%다. 통계청의 2023년 인구총조사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650만가구에 달한다. 한국소비자연맹이 2021년 20세 이상 남녀 1000명을 조사한 결과 1회 평균 반려동물 진료비는 약 8만4000원이었고, 응답자의 82.9%가 ‘진료비가 부담된다’고 답변했다.

주먹구구 계산

이처럼 동물병원 진료비는 체감상 비싸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그러자 보험사들은 펫보험 재가입 주기를 줄이고 자기 부담률을 높인 상품을 팔기 시작했다. 진료비를 표준화하지 않은 동물병원서 과잉 진료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자 금융 당국이 선제적 조치를 취한 데 따른 변화다.

<일요시사>와 만난 황정연 서울시수의사회장은 새 정부에 “취약계층의 반려동물 진료를 지원하는 데 개인 병원을 운영하는 수의사들의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동물 학대 및 불법 번식장 규제, 김 후보는 유기 동물 입양 지원과 맹견 사육 허가제 등을 제안했다. 당장 반려동물을 키우는 보호자를 위한 공약은 미비하다는 지적도 있다.

앞서 서울시수의사회는 의료복지 향상과 시장 확대를 위한 반려동물보험 활성화에 나섰다. 이를 위해 보험이사를 신설하기로 했다. 서울시수의사회는 지난 3월30일 정기총회를 열어 정책상임이사 직책으로 ‘보험이사’를 신설하기로 했다.

정책상임이사는 본회의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신설된 분과를 총괄하거나 기존 분과를 보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회장은 총 8명의 정책상임이사를 선임할 수 있다. 새롭게 신설된 보험이사는 수의료 건강보험 연구 및 도입, 민간보험 제도 검토, 보험 관련 분쟁 조정 등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서울시수의사회는 메리츠화재 등 보험회사와 함께 펫보험 활성화를 위한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당시 황 회장은 “수의사회와 펫보험사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캠페인은 장기적으로 동물의료 시장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펫보험은 보호자가 경제적 부담을 덜고, 수의사가 적절한 진료를 권유해 치료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제도”라며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보험이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회원 윤리 심의를 담당할 윤리위원회 구성 및 운영 규정을 신설해 보다 체계적인 윤리 기준을 확립하기로 했다.

후보들의 수백만 반려인 표심 잡기
“병원비 표준화 비용 부담 낮춰야”

서울수의사회는 지난 한해 동안 ▲국내 임상 콘퍼런스 개최 ▲중국·미국 등 해외 학술대회 참석 및 협약 체결 ▲각종 반려동물 행사 참여 등을 통한 내장형 동물등록 지원 ▲유실·유기 및 구조동물 대상 봉사활동 ▲수의대 학생들을 위한 봉사활동 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황 회장은 “올해 춘계 수의임상콘퍼런스 등록자 수가 작년보다 증가하는 등 성황리에 개최됐다”며 “회원 간 소통과 분회 활성화를 통해 수의사 권익 보호, 동물복지 향상, 수의료 발전을 도모하고 더욱 탄탄한 수의사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취재진과 인터뷰서 정부 차원의 반려동물 보호 시스템이 미비한 수준이라고 지적하면서 “정확한 반려동물 인구수에도 오류가 많다”고 지적했다. 지난 2020년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를 통해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약 15% 수준(312.9만가구)에 그친다는 점이 확인됐음에도 여전히 반려인 1000만~1500만이라는 통계가 자주 인용되고 있다.

담당 부서인 ‘농림축산식품부 동물복지정책과’는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이 없다는 것이다.

동물 등록제의 경우, 농식품부의 발표 내용(2021년 기준 누적 등록 반려견 282만6766마리)을 적용하면 이미 동물등록률이 70% 수준에 육박한다. 이는 선진국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참고로, ‘282만6766마리’라는 통계에는 사망, 말소, 중복 등록 등이 제외되지 않은 수치다.

황 회장은 “현실 파악이 선행돼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반려동물에 관한 명확한 개념이 없고, 추측성 통계로 인해 많은 혼란과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반려인구가 1000만 혹은 1500만이라는 정체불명의 추측성 보도가 이어지고 동물 등록률에 외국 사례를 들며 펼치는 근거 없는 주장이 난무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저처럼 병원을 차린 수의사들 간의 네트워크가 제대로 안 갖춰진 상태서 정확하게 숫자를 파악할 수 없다”며 “우리가 추정하기로는 병원에 오는 반려동물도 대략 3분의 1 정도로 생각하지만, 한 가구에 강아지나 고양이를 한 마리 키우는 분도 있고 여러 마리를 키우는 분도 있다. 또 어떤 반려인의 한 마리는 우리 병원 오는데 다른 한마리는 또 다른 병원 가거나 뭐 그럴 수 있기에 병원조차 파악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동물병원 바우처 좋은 선례”
“기존에 있는 병원 활용해야”

황 회장은 수의사법에 관한 비판도 제기했다. “현재 수의사법은 수의사와 동물병원 운영에 관한 규제만 있지 반려동물에 관한 동물 복지라는 개념은 없다”며 “소, 돼지, 닭과 같은 산업 동물에 관한 동물복지는 있으나, 반려동물은 사치품으로 생각하는 경향 때문인지, 동물복지의 개념이 없어 의료 혜택 등을 지원받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농림부와 함께 동물의료법을 신설하고 시행 규칙을 통해 반려동물 복지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냐고 묻자 황 회장은 “정부 차원서 시립 동물병원을 지어 취약계층의 반려동물 치료를 제공한다고 하는데, 이는 개원 수의사를 죽이는 일”이라며 “서울시의 ‘우리동네 동물병원’ 사업은 굉장히 좋은 선례이기에 앞으로도 계속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대한수의사회 임원진은 지난해 3월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불법 동물병원·동물진료행위 점검, 반려동물 기초의료 보장 확대 등의 현안을 건의했다. 당시 오 시장 면담에는 대한수의사회 허주형 회장과 우연철 미래정책부회장, 서울특별시수의사회 황정연 회장과 허정 부회장이 자리했다.

동물약품이나 동물병원 전용 용품을 우회 판매할 목적으로 사무장 동물병원을 개설하는 사례가 회의 내용의 주를 이뤘다. 당시 반려동물 기초의료 보장 확대도 건의했다. 서울시는 ‘우리동네 동물병원’ 사업을 통해 취약계층 반려동물의 진료비를 바우처 형태로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과도한 개입

이에 더해 예방접종, 조기 검진 등으로 반려동물 건강을 지키려면 반려동물 진료비 지원사업 수혜 대상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수도권에 최초로 연 ‘성남시립 동물병원’의 경우, 인근 수의사들의 반발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게 황 회장의 주장이다.

황 회장은 “시립병원을 새로 만들어서 인력, 공간, 예산 낭비를 할 게 아니고 기존에 있는 병원들을 활용해 바우처 사업을 진행하면 환자들도 확보할 수 있고, 병원장들도 보람을 느끼면서 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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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검찰단, 내란 고발자 ‘닥치고 기소’ 막전막후

[단독] 국방부 검찰단, 내란 고발자 ‘닥치고 기소’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종합특검팀이 종료됐다. 12·3 내란과 관련된 수사는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마무리되지 않은 사건은 경찰 국수본으로 이첩됐다. 검찰 특수본과 특검팀의 수사에 협조한 이들이 없었다면 확인이 어려운 의혹이 산적했다. 이 중에는 정보사 공작 업무와 내란 당일 계엄군의 움직임을 알린 군인들이 있다. 대개 국방부 검찰단에 의해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기관 간 판단이 다른 걸 두고 형평성에 어긋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2·3 내란에는 여러 수사기관이 뛰어들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국방부 내란 특수본, 내란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조은석), 2차 종합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 등이다. 복수의 군인들은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일부는 혐의가 있었다. 수사기관마다 판단이 달랐다는 게 핵심이다. 국방부 검찰단의 경우가 그렇다. 누군가의 공작이나 의도, 내란 당일 같은 행위를 했음에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조차 받지 않는 사례가 존재했다. 협조했는데 다른 판단 내란 특검팀과 검찰 특수본에 협조한 데 이어 재판에서 핵심 증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 중 1명은 김창학 전 수도방위사령부 군사경찰단장(대령)이다. 김 전 단장은 지난 2월 국방부 검찰단에 의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두 달 뒤인 4월에는 법령준수의무위반 및 성실의문위반으로 파면됐다. 김 전 단장은 수사기관에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의 지시로 국회로 갔던 계엄군의 움직임에 대해 진술했다. 종합특검팀이 내란의 리허설이라고 판단한 국군방첩사령부 자유의 방패(FS) 훈련과 이 전 사령관의 이례적인 지시가 담긴 녹취를 제출하기도 했다. 여기엔 내란 특검팀에 제출된 적 없는 자료도 포함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관련 녹취에는 방첩사의 전시 합동수사본부 훈련 과정에서 수방사 실무진들이 병력 지원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다. 김 전 단장을 포함한 전·현직 수방사 관계자들은 “‘합수단 수사관들은 경호 대상이 아니다’ ‘합수단 경호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병력 지원 자체에 난색을 표했다”고 진술했다. 수방사 관계자들은 “전시 상황이라면 검토가 가능하지만 평시에 병력을 지원하려면 수방사 작전계획부터 변경해야 한다. 육군본부 군사경찰실과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이 전 사령관에게 보고했다. 이 전 사령관과 방첩사의 압력에 못 이긴 수방사는 당시 훈련에 군사경찰단 50명과 35특임대대 20~25명 등 70여 명 규모 병력을 지원했다.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한 종합특검팀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2024년 3월 전시나 계엄 시 부대별 임무와 병력 운용 등을 규정한 군 내부 계획 문서인 ‘전시 비문’ 개정을 추진하며 기존과 다른 방식의 합수본 운영을 준비한 것으로 의심했다. 이 전 사령관은 이 과정에서 수방사 병력 지원을 추진하며 실무진의 반대에도 병력 파견을 지시한 혐의를 받았다. 종합특검팀은 두 사령관을 지난달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모든 특검에 자료 넘겨 김 전 단장을 비롯한 복수의 군 관계자들은 현재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반대로 행위가 비슷했던 조성현 대령(전 수방사 제1경비단장)은 훈장을 받았다. 종합특검팀은 지난달 말 조 대령을 조사한 후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조 대령은 합참 지휘통제2팀장 직을 수행하다 최근 인사 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 대령이 2024년 12월3일 오후 11시51분 이 전 사령관과 통화하며 “그렇게 지금 임무를 줬고” “충성, 계속 작전하겠습니다”고 라고 언급한 녹취와 다음 날인 12월 4일 오전 1시2분 김 전 단장이 “(이진우) 사령관이 울타리를 넘어서라도 국회에 들어가라고 하는데, 그게 안 되잖아”라고 말하자 조 대령이 “우리는 그렇게 들어왔습니다” “경찰과 협조해 한적한 곳으로 들어갔습니다”라고 답한 내용을 확인한 종합특검팀은 조 대령이 이 전 사령관의 지시를 전달하고 국회 침투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중간 실행자’ 역할을 했다고 결론 냈다. 김 전 단장이 기소된 점도 기소 근거로 꼽혔다. 이 전 사령관의 지시를 받은 조 대령은 예하 제2특임대대와 제35특임대대에 하달했다. 실제 35특임대대는 계엄 당시 국회 경내에 투입됐다. 종합특검팀의 판단은 내란 특검팀의 수사 결론과 배치된다. 내란 특검팀은 조 대령이 “상부의 위헌·위법적인 지시를 거부했다”며 그를 입건하지 않았다. 종합특검팀은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는 조 대령의 지시가 있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의심했다. 일부 군인들 특검에 핵심 진술·자료 제출하고 불기소 군검찰, 내란 중요임무 종사 재판 넘기고 대거 파면 종합특검팀은 조 대령이 같은 해 12월4일 새벽 1시4분 서강대교 북단에 도착한 제2특임대대 2지역대장 윤덕규 소령에게 총 세 가지를 지시했다고 봤다. ▲총기와 탄약을 차량에 두고 진압봉을 챙겨 서강대교를 넘어올 것 ▲진입 방법은 국회에 이미 들어가 있는 부대와 상의할 것 ▲임무는 국회 안에 있는 인원을 끌어내는 것 등이다. 조 대령은 “2지역대장에게 정확하게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는 말을 한 사실이 있나요”라는 종합특검팀의 질문에 “윤덕규에게 2024년 12월4일 1시20분경 다시 북으로 올라가라고 말한 것이고, 넘지 말라고 한 것이 아닙니다”고 진술했다. 조성현 대령 측은 문자 그대로 “넘지 말라”고 하지는 않았지만, 지시가 회군의 취지였다는 점은 동일하다고 주장한다. 윤 소령은 “조 대령이 ‘너희가 (서강대교를) 넘어왔을 때 시민과 충돌하게 되면 크게 다친다. (서강대교 인근에) 대기하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끝까지 반대 김 전 단장과 동시에 파면된 핵심 증인 중 1명은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이다. 그는 지난해 6월24일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여 전 사령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정 전 처장은 검찰 특수본에서 진술했던 것처럼 “여인형 전 사령관이 당시 선관위 전산실을 통제하고 이후 민간 수사기관에 넘기며, 여의치 않으면 서버를 복사하거나 ‘떼어오라’는 3단계 지시를 내렸다”고 증언했다. 정 전 처장을 비롯해 방첩사 법무실 간부들은 여 전 사령관의 지시에 대해 기술적·법률적 검토 결과 현실적으로 이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여 전 사령관은 “제 기억으론 정성우 증인한테 서버를 복사해라, 떼오라고 이야기한 기억은 분명히 없다”며 “정성우에게 서버를 떼서 가져오는 방법이 있을까 정도를 문의했다면 모를까, 명시적으로 카피해라, 떼서 가져오라고 했을 것 같지 않다. 카피도 안 되는데 어떻게 떼서 가져오나?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정 전 처장은 내란 사태 당일부터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총 6차례 통화했다. 2024년 12월3일 오후 10시50분 정 전 처장은 여 전 사령관으로부터 노 전 사령관의 전화번호를 넘겨받고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노 전 사령관은 정 전 처장에게 “(병력이) 출발을 했느냐”라고 물었고 정 전 처장은 “이제 영외 거주자를 소집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내란 특검팀에 협조했던 정 전 처장은 김 전 단장처럼 내란 중요임무 종사와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내란 특수본은 정 전 처장이 방첩사 인원 115명을 4개 팀으로 긴급 편성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과천·관악 청사, 선관위 수원 연수원, 여론조사 꽃 등 4곳에 출동하게 하는 등 군인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판단했다. 김 전 단장을 비롯해 복수의 군 간부들이 기소되자 내란 특검팀은 국방부 검찰단에 ‘‘사전 협의’가 있었어야 했던 것 아니냐’는 취지로 불만을 전했다고 한다. 군 일각에서는 정 전 처장은 아니더라도 김 전 단장과 소수의 영관급 장교들은 국방부 조사본부 차원에서 무혐의 종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내란 특검팀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김창학 대령 외에도 여러 사람이 협조했고 그들 덕분에 수사를 할 수 있었던 게 컸다”며 “군검찰의 기소에 감 놔라 배 놔라 해서는 안 되고 해당 기관의 판단이지만 복수의 군 관계자들을 기소했을 때 ‘왜 저 사람은 기소 안 하느냐’는 등의 뒷말이 상당했다. 특검팀도 관련 내용을 알았기에 문제 제기를 했던 것”이라고 했다. 음모·모해 명확한데 혐의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가 아니지만 사실상 노 전 사령관과 여 전 사령관에게 피해를 본 사람도 있다. 박민우 전 정보사 A 여단장(예비역 준장)이다. 그는 2025년 초 국회 청문회에서 ‘노상원 수첩’에 관한 핵심 증언을 했던 인물로 주목받았다. 박 준장의 증언 후 실제 관심이 크지 않았던 노 전 사령관의 수첩의 신빙성과 중요도가 커졌다. 노 전 사령관은 정보사를 내란에 동원하려 사실상 박 준장을 축출했다. 여 전 사령관의 검찰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노 전 사령관으로부터) 박 준장의 비위, 비밀은닉, 업체 로비 등 4~5건의 중요한 제보를 받았다. 노 전 사령관이 비위 제보를 하지 않았으면 연락을 하지 않았을 거다”고 진술했다. 방첩사는 군형법상 군사기밀누설 및 암호 부정사용, 국가보안법·군사기밀보호법·남북교류협력법 위반 등 사건에 대해 수사권을 갖는다. 당시 블랙 요원 명단 유출 사건도 방첩사가 초동수사해 사건을 군검찰로 넘겼다. 여 전 사령관이 노 전 사령관의 연락을 받은 건 박 준장과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간 갈등 전후다. 박 준장이 노 전 사령관의 연락을 받은 시기와도 일치한다. 박 준장은 지난 3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갑자기 전화가 와서 ‘아직도 고집이 세냐’고 하길래 ‘그렇다’고 말한 게 전부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날 내란에 동원하려 일종의 간보기 차원으로 질문했던 것 같다. 노상원에 의해 직무에서 배제됐다고 본다. 여단장이 공석이 되자 이 자리 진급을 미끼로 김봉규, 정성욱을 노상원이 조종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상원 수첩 '핵심 증언자' 박민우, 사실상 노·여 모해로 좌천 신원식 “노상원·여인형에 의해 피해 본 것 맞다” 특검에 진술 문 전 사령관은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이 2024년 8월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정보사 갈등’ 교통정리를 위한 후속 조치를 약속하고 경질될 예정이었다. 신 전 실장은 박 준장과 문 전 사령관에게 “법적 문제를 모두 취하하고 정리하라”고 했지만 문 전 사령관이 거부했다. 문 전 사령관은 유임됐고 노 전 정보사령관과 대통령실 경호처장이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개입하면서 신 전 실장은 회의가 끝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옷을 벗었다.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은 이에 관해 검찰 특수본 조사에서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2024년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진술했다. 박 준장의 주장은 사실에 가까워 보인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신 전 실장은 종합특검팀 조사에서 “박민우 장군은 여인형과 노상원에게 피해를 봤다. 문상호가 유임되지 않았으면 박 장군도 재판에 넘겨지거나 좌천되는 일이 없었을 것이다”며 “큰일도 아니었고 그래서 둘에게 법적 문제를 모두 취하하고 정리하라고 얘기를 했던 거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