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2026 한국관광 100선 ④남원

전통과 예술, 아날로그 감성이 버무려진 남원 봄 여행

새로운 책장을 넘기듯 봄기운이 깃든다. 시구의 표현을 빌려 제 오시는 봄처녀를 버선발로 맞으러 간 곳은 전라북도 남원이다. 남원에는 춘향전의 이야기가 녹아있다. 아날로그 감성에 젖거나, 벚꽃길의 아름다움에 시선을 빼앗기기도 한다. 예술부터 천문과학까지,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한 남원 여행을 시작해보자.

남원 중심부를 흐르는 요천의 서쪽에는 광한루원, 동쪽에는 남원관광단지가 자리한다. 광한루 주변엔 여러 관광지와 식당, 카페, 숙박업소가 있어 남원 여행의 출발점이라 할만하다. 요천 강변을 따라 난 길은 3월 말, 4월 초 무렵 벚꽃이 만개해 터널을 이루면 1년 중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나뭇가지에 가로등처럼 매달린 청사초롱은 밤이면 불을 밝혀 고즈넉한 분위기를 만든다.

1년 중 가장 아름다운 풍경

광한루원과 남원관광단지 두 곳 모두 ‘2025-2026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됐다.

먼저 광한루에 올라보자. 문화유산 보호 차원서 방문객의 출입을 제한하던 광한루 내부가 이제는 일반에게도 공개돼 누구나 누각에 올라 주변 풍경을 즐길 수 있다. 광한루에서 바라본 풍경은 삼신섬이 놓인 연못에 노니는 원앙 무리와 그 위를 가로지른 오작교가 그려진 너른 병풍처럼 동양적인 자연미를 풍긴다.

이몽룡과 성춘향이 처음 만난 <춘향전>의 공간적 배경이기 때문에 공원 내에는 춘향전과 관련한 볼거리들이 여럿 있다. 춘향 영정을 모신 춘향사당이 있고 커다란 그네도 설치돼있다. 월매집에 가면 춘향이 방과 이몽룡이 한양으로 떠나기 전날 밤에 춘향이의 치마에 변치 않는 사랑의 약속에 대한 글귀를 적는 장면이 재현돼있다.

광한루원의 야경도 놓칠 수 없다. 6시 이후에는 입장료가 무료여서 잠시 들러 야경을 감상하기에 좋다. 야경의 하이라이트는 광한루와 완월정이다. ‘달을 가지고 놀다’라는 뜻을 지닌 완월정 모습은 이름대로 달과 잘 어울린다. 조명을 받아 연못에 반영된 누각의 모습과 주변 색색의 조명이 연출하는 풍경은 황홀하기까지 하다.

요천벚꽃길을 걸어 다리를 건너면 남원관광단지를 만난다. 입구서 에스컬레이터를 올라 먼저 만난 곳이 심수관도예전시관이다. 이곳에서 일본에 뿌리내린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심수관은 정유재란 당시인 1598년, 일본으로 끌려간 도공 심당길의 12대손인 심수관 이후 대대로 이어진 도공을 일컫는 이름이다.

정유재란 때 남원성이 함락되면서 일본으로 납치된 43명의 조선 도공은 큐슈의 사쓰마번의 통제하에 도자기를 만들었다. 이들이 만든 도자기는 사쓰마 도자기의 뿌리가 되며 지금까지 일본의 대표적인 도자기로 꼽히는 사쓰마야키가 됐다. 심수관도예전시관에서는 12대부터 15대 심수관이 만든 도자기 13점과 함께 사쓰마 도자기와 심수관에 관한 전시물을 관람할 수 있다.

예술부터 천문과학까지
다양한 이야기 남원의 봄

남원관광단지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춘향테마파크는 2000년에 개봉한 영화 <춘향뎐>을 촬영하기 위한 세트장으로 지어졌다. 5개 테마로 구성된 전시물을 따라가면 춘향전 이야기의 흐름대로 둘러볼 수 있다. 첫 번째 테마 ‘만남의 장’에서는 사랑의 자물쇠에 들러보자. 포근하게 안긴 듯 자리 잡은 남원 시가지와 그 앞을 흐르는 요천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포토 스폿으로 손색이 없지만, 경치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평온해진다.

춘향과 몽룡이 재회했을 때 정표의 상징물로 쓰인 옥지환 조형물을 지나면 ‘맹약의 장’이다. 이곳에서는 맹약의 단을 만날 수 있는데 손을 넣으면 사랑가가 흘러나온다. 연인이라면 지나치지 말고 두 사람의 사랑을 다져보자.

‘사랑과 이별의 장’에는 월매집과 부용당이 있다. 부용당은 영화 <춘향뎐>서 춘향과 몽룡이 첫날밤을 보낸 장소다. 관아가 있는 ‘시련의 장’에는 신관 사또가 부임하는 장면과 춘향이 변학도의 수청을 거부하며 고문을 당하는 장면이 재현돼있다. 전통문화 놀이를 즐길 수 있는 휴게광장이 마련된 ‘축제의 장’이 마지막 테마다.

춘향전의 도시라고만 생각한 남원에서 만난 다소 의외의 여행지가 남원항공우주천문대다. 춘향테마파크와 이웃해 있어 접근성이 좋고 실내 테마파크라 해도 좋을 만큼 볼거리, 즐길 거리가 다양하다. 드론 비행 체험장에는 드론 조종 시뮬레이터와 실제 드론이 준비돼있다. 드론 조종에 미숙하더라도 안전하다.

탑승형 VR 체험장에서는 패러글라이딩VR이나 플라잉젯VR을 타고 하늘을 날아 보거나 자이로VR을 타고 역동적인 스릴을 느껴볼 수 있다. 천장이 돔 형태인 둥근 천체투영실에서는 일반 영화와 4D 영화를 통해 우주인이 되어 달과 화성을 탐사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남원항공우주천문대의 하이라이트는 주관측실이다. 낮에는 태양 관측, 밤에는 천체 관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어른 키보다 큰 망원경으로 태양의 흑점이나 달의 표면, 토성의 고리 등을 선명하게 볼 수 있다.

남원다움관은 남원의 과거와 현재를 기록하는 공간이다. 입구엔 남원의 옛 시내버스와 만화가 신문수의 그림, 캐릭터 조형물이 서 있다. 1970~1980년대 다방과 만화방을 재현한 공간은 그 시절을 살아온 사람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행복사진관서 남원 네컷 사진을 찍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다. 가상 공간서 근현대 남원의 주요 명소를 둘러보는 인력거 체험도 빼놓을 수 없다.

명지각 사랑채

명지각 사랑채는 한옥호텔 명지각 1956의 카페 공간이다. 1956년 건축 당시 보기 힘든 물결무늬 형태의 서양식 목기둥을 보존한 인테리어는 최신의 카페 장비와 조화를 이룬다. 명지각 1956은 일제강점기에 ‘명지여관’으로 시작해 1956년 남원 최초의 호텔, 이후 한정식 식당을 거쳐 한옥 호텔로 재탄생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햇살이 드리운 뜰과 한옥의 모습이 보는 이의 마음을 치유한다.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은 화가 김병종이 고향 남원에 자신의 작품과 자료, 도서를 기증해 건립됐다. 콘크리트를 노출해 네모난 상자를 이어 붙여 만든 것 같은 건물 외관은 여느 조각품 못지않은 아름다움을 뽐낸다. 시즌에 따라 전시작품을 교체하며 전시회가 열려 여러 번 찾아도 매번 새롭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광한루원→심수관도예전시관→춘향테마파크→남원항공우주천문대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심수관도예전시관→춘향테마파크→남원항공우주천문대→광한루원→명지각 사랑채
-둘째 날 남원다움관→화인당→조갑녀살풀이명무관→남원시어린이과학체험관→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관련 웹 사이트 주소
-남원시 문화관광: www.namwon.go.kr/tour/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https://nkam.modoo.at
-남원항공우주천문대: www.instagram.com/namwonspaceobservatory/

문의 전화
-광한루원: 063)625-4861
-남원관광단지: 063)632-1330(남원시종합관광안내센터)
-심수관도예전시관: 063)620-6835
-남원항공우주천문대: 063)620-8986
-남원시립 김병종미술관: 063)620-5660
-남원다움관: 063)620-5671
-명지각 사랑채: 010)9677-9490

대중교통
-기차 용산역서 KTX, ITX-마음, 무궁화호 열차를 이용해 남원역까지 이동. 남원역 정류장서 남원시내버스 시간표에 표시된 터미널 방향 버스(07:05~20:30)를 타고 남문로사가·삼진약국 정류장서 하차, 광한루원 북문까지 도보 약 6분 또는 삽다리사가 정류장서 하차해 남원관광단지까지 도보 약 13분

*문의: 레츠코레일 1588-7788, www.letskorail.com

-버스 서울 센트럴시티터미널서 고속버스를 이용해 남원공용버스터미널까지 이동. 남원공용버스터미널서 광한루원 북문까지 도보 약 22분 또는 남원관광단지까지 도보 약 17분

*문의: 센트럴시티터미널(호남선)02)6282-0114, 남원공용버스터미널 063)633-0807, 남원여객 063)631-3116

자가운전
광주대구고속도로 남원IC 진출→남원교차로서 직진 방향 약 900m→회전교차로서 요천로 방향으로 우회전 후 약 3㎞ 직진→광한루원 주차장

숙박 정보
-남원예촌by켄싱턴: 광한북로 17, 063)636-8001, https://kensington.co.kr/hnw/
-명지각 1956: 고샘길 57, 010)9677-9490, www.stayfolio.com/findstay/myeongjigak/
-더스위트호텔 남원: 주천면 원천로 217, 063)630-7100, www.suites.co.kr/Namwon/Ko

식당 정보
-서남만찬(돌솥오징어볶음): 역재1길 9, 063)634-1670
-장수면옥(물냉면, 시레기국밥): 시청동로 24-8, 063)636-1773
-현식당(추어탕): 의총로 8, 063)626-5163

주변 볼거리
제95회 춘향제 2025년 4월30일~5월6일, 광한루원 일원, www.chunhyang.org, 2025 남원국제드론제전 with 로봇 2025년 10월16일~19일 남원종합스포츠타운 일원, www.nwexpo.net, 남원 화인당, 남원향토박물관, 바래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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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특검, 대북송금 수사 막전막후

공수처·특검, 대북송금 수사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쌍방울 대북송금을 두고 수사기관이 대거 투입됐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수사팀을 꾸리고 ‘조작 기소’ 혐의를 받는 검사들을 겨눴다. 법조계에서는 두 기관이 대북송금 진상규명을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수사 전문성 논란에 이어 인력난에 허덕이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점에서다. 검찰을 향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압박이 거세다. 쌍방울 대북송금과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비리 사건을 ‘조작 기소’라고 규정하면서 복수의 기관이 수사에 착수했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특별검사 권창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사정도 녹록지 않다. 고질적 인력난이 걸림돌이다. 수사에 착수했다고 해도 사건의 전모를 밝혀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이유다. 이례적 수사 착수 서울고등검찰청 인권침해점검 태스크포스(TF)는 2022~2024년 대장동 사건을 수사해 이재명 대통령을 기소했던 서울중앙지검 2기 수사팀 검사 9명을 감찰 중이다. 앞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 7일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진상규명 국정조사’ 국회 기관보고에서 “지난해 9~12월 감찰 요청이 접수됐다”며 “별건 수사로 피의자를 압박하거나 진술을 강요·회유, 정영학 녹취록을 조작한 내용 등”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9·11월 법무부에 엄희준, 강백신 등 대장동 사건 담당 검사들에 대한 감찰을 요청했다. 이들은 민간사업자들 진술을 근거로 2023년 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을 대장동·위례 사건 공범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자신 몫 배당 이익이 “이재명 거니까 떼어먹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고, 남욱 변호사도 “천화동인 1호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본인 지분이 포함된 것으로 이해했다”고 증언했다. 민주당은 이후 조작 기소 의혹을 거론하고 나섰다. 대장동 피의자들의 주장도 뒤집히기 시작했다. 남 변호사는 재판에서 “검사들한테 ‘배 가르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협박당했다고 주장했다. 정영학 회계사는 자신과 남 변호사 대화가 녹음된 녹취록에서 “위례신도시도 너 결정한 대로 해줄 테니까” 중 위례신도시를 검찰이 “윗 어르신”으로 왜곡해 이 대통령 또는 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 주장을 X(옛 트위터)에 공유해 “황당한 증거 조작”이라고 반박했다. 쌍방울 조작 기소 의혹의 핵심은 북한 공작원 리호남이 필리핀에 없었음에도 그가 “필리핀에 있었다”는 진술을 기반으로 수사가 진행됐다는 것이다. 민주당 측에선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필리핀에서 리호남을 만나 이 대통령 방북 비용 일부인 70만달러(약 10억원)를 건넸다는 법정 진술이 사실이었는지 추궁 중이다. 만일 김 전 회장이 사실이라며 진술을 유지하면 민주당 측에선 위증이라며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가능성이 있다. 이종석 국가정보원은 지난 3일 국정조사에서 “리호남이 필리핀 아닌 제3국에 체류한 증거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 중심 국조 후 수사기관 대거 투입 검찰→대통령실 연결고리 증거 확보 의문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도 고발당할 처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박 검사가 지난해 9~10월 국정감사에서 연어 술파티가 없었다는 등 취지로 증언한 것을 위증으로 보고 고발을 의결했다. 법사위에서 정 장관은 박 검사의 연어 술파티 의혹 감찰은 시효가 도래하는 5월17일 전 “후속 조치를 가능한 신속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박 검사가 전날 국민의힘이 개최한 ‘민주당 공소 취소 진상규명 청문회’에 참석한 것도 정치 중립 의무 위반으로 보고 감찰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종합특검팀도 조작 기소 의혹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당초 종합특검팀은 지난해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이 끝내지 못한 잔여 사건을 마무리하겠다며 출범했다. 인력난에 골머리를 앓고 있음에도 수사 역량을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조작 기소 의혹에 투입했다. 종합특검팀은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관련 윤석열 대통령실의 개입 시도를 확인했다”며 관련 사건을 서울고검TF에서 이첩받았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종합특검팀은 파견검사 1명, 특별수사관 2명, 파견경찰관 약간명으로 구성된 ‘국정 농단 의심 사건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윤석열정부 대통령실이 당시 수사 과정에 개입을 시도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하지만 대통령실과의 연결고리를 입증할 수 있을지가 이번 수사의 관건으로 꼽힌다. 이번 수사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자체보다는 수사 과정에서의 절차적 위법성과 권한 남용 여부가 핵심 쟁점이다. 국가정보원의 객관적 자료가 대북송금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누락됐거나 국정원에 파견된 검찰 인사들이 대북송금 수사를 대통령실에 보고한 정황들이 사실인지 규명하는 데 수사력이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중복수사 논란도 수사권에 대한 논란도 현재진행형이다. 종합특검법상 수사 대상에는 ‘윤석열과 김건희가 본인 또는 타인의 사건 관련 수사 상황을 보고받고, 수사 및 공소 제기 절차 관련 적법절차를 위반한 사건’이 포함돼있어 종합특검팀은 이를 근거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해당 기준을 두고 대통령실이 보고받았을 모든 사건이 수사대상이 될 수 있어 ‘남용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박 검사가 핵심 증인들을 회유했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연어 술파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과 형량 거래로 이 대통령이 대북송금의 주범이란 진술을 끌어냈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공수처도 박 검사를 직권남용, 그리고 민주당이 통과시킨 법왜곡죄로 수사 중이다. 법왜곡죄는 지난달 시행되기 전 행위에 소급 적용할 수 없다. 하지만 공수처는 사건을 지난달 26일 수사3부에 배당했다. 다만 공수처는 법왜곡 혐의를 ‘단독’으로 수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행 공수처법상 수사 대상으로 명시된 형법 제122조부터 제133조까지의 죄에 법왜곡죄(형법 123조의2)도 포함되지만, 수사 범위에 대한 판례와 적용 기준이 없어 추후 영장 청구나 재판 과정에서 수사권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특히 종합특검팀과의 중복 수사 문제 등도 일부 불가피한 상황이다. 수사 이후의 ‘공소 유지’ 단계 역시 공수처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공수처가 독자적으로 수사를 마무리하더라도 재판에서 공소를 유지하려면 결국 검찰의 협조가 필요하다. 향후 수사 주체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종합특검팀이 사건 이첩을 요구할 경우 공수처가 이를 넘길 수 있다. 공정성 논란 종합특검팀은 수사 초기부터 흔들렸다. 권영빈 특검보가 이 전 부지사와 방용철 전 쌍방울그룹 부회장을 변호한 경력으로 이해충돌 논란이 일었다. 박 검사는 최근 <한국일보>에 “조사 과정에서 방 전 부회장이 ‘사실 권 변호사와 진술을 짰는데, 거짓말하는 것이 힘들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말 그대로 ‘진술 세미나’를 했다는 것”이라면서 “질문이 구체적으로 이뤄지고 피의자의 말과 배치되는 물증이 있다 보니 허위로 답변하기가 힘들어졌던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분석했다. 권 특검보는 2012~2014년 이 전 부지사가 저축은행 등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혐의로 기소된 사건 1·2심 변호를 맡았다. 이 사건은 ‘금품을 받았을 것으로 의심되긴 하나 객관적 물증이 없다’며 무죄로 확정됐다. 이후 이 전 부지사와 친분을 쌓은 권 특검보는 2022년 방 전 부회장이 이 전 부지사에게 쌍방울 법인카드 등 뇌물을 준 혐의 사건 변호를 맡았다. 방 전 부회장은 최근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이 전 부지사가 소개해 줬다”고 말했다. 수사 초기 “법인카드 등은 이 전 부지사의 측근에게 준 것”이라고 했다가, 김 전 회장이 국내 압송된 후 “이 전 부지사에게 줬다”고 말을 바꿨다. 재판에선 법인카드가 사용된 병원에서 발견된 이 전 부지사 진료 내역이 공개되기도 했다. 그는 이후 재판부 질의에 “검찰 조사 발언을 후회한다”면서 “변호사 사무실에서 권 변호사를 소개받고, ‘어떻게 줬냐’ 의논한 것에 맞춰 (검찰)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착수는 했는데…인력난에 골머리 수사 권한 정리 안 돼 공방 불가피 종합특검팀은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었다. 종합특검팀은 입장문에서 “권 특검보가 상담이 끝난 후 (사무실)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방 전 부회장과 이 전 부지사가) 진술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법정에서 쪽지를 주고받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종합특검팀은 지난 16일 언론 공지를 통해 “기존 사건 담당 특검보인 권 특검보가 과거 이화영, 방용철을 변호한 것은 이 사건과 무관하다”면서도 “향후 수사 과정에서 제기될 수 있는 공정성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며 담당자를 김치헌 특검보로 전격 교체했다. 종합특검팀은 법무부에 검사 3명 추가 파견을 요청했으나 일주일이 지나도록 배치받지 못했다. 이 가운데 한 명은 파견 절차가 진행되다가 최근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종합특검팀에 배치된 검사는 정원 15명 중 12명으로 인력 공백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대북송금 사건을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기 위해 추가 인력이 필요하지만 파견이 늦어지면서 수사 준비 단계부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검사 파견이 지연되는 배경으로는 사건의 민감성이 거론된다. 3대 특검팀과 상설특검팀에 투입된 검사들이 50명을 넘는 상황에서 전반적인 인력 부족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재경지검 한 부장검사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대체로 안 가려고 한다. 지금 수도권 검찰청은 사건 적체로 한 사람이 수백개의 사건을 처리해야 할 정도로 사람이 없다. 수도권 외 지청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며 “더군다나 같은 집단 사람을 겨누는 게 어디 쉬운 일이냐. 워낙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파견을 꺼리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이 없다 실제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전국 검찰청 장기 미제 사건은 12만1563건으로 집계됐다. ▲2022년 5만1825건 ▲2023년 5만7327건 ▲2024년 6만4546건 ▲2025년 9만6256건이던 미제 사건이 올해 들어 12만건을 넘어섰다. 불과 1년여 만에 약 2배 늘어난 셈이다. 지역별로 보면 지난 2월 기준 수원지검의 미제 사건은 2만139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의정부지검은 1만410건, 부산지검은 1만229건, 인천지검은 9764건, 대구지검은 9402건이었다. 종합특검팀은 인력 보강이 이뤄질 때까지 서울고검으로부터 넘겨받은 자료를 중심으로 기초 검토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