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고 탈 많은 디즈니 영화 <백설공주>, 왜?

“과도한 PC 작품 몰입 방해” 지적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도 46%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 누구지?” 어릴 적 누구나 한 번쯤은 접해봤을 이 대사는 1937년 디즈니의 첫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서 등장하는 상징적인 대사다.

라틴계 배우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해 논란이 일었던 디즈니 실사 뮤지컬 영화 <백설공주>가 국내 개봉 직후에도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모습이다.

제작사는 다양성과 포용이라는 가치를 내세우며 캐스팅의 정당성을 주장했지만, 디즈니 팬들과 관객들 사이에서는 과도한 정치적 올바름(PC주의)이 오히려 작품의 몰입을 방해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9일 국내에 개봉한 <백설공주>는 <미녀와 야수> <알라딘> <인어공주> 등에 이어 디즈니가 올해 선보이는 첫 실사 뮤지컬 영화다. 영화에서는 백설공주(레이첼 지글러 분)가 악한 여왕(갤 가돗 분)으로부터 빼앗긴 왕국을 되찾기 위해 선한 마음과 용기로 맞서나가는 여정을 담았다.

약 2억7000만달러(한화 약 392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백설공주>는 유튜브 예고편 공개 당시부터 ‘싫어요’ 공감수가 100만개를 넘으며 부정적인 여론의 직격탄을 맞았다.

백설공주역을 맡은 레이첼 지글러는 콜롬비아-폴란드계 배우로, 눈처럼 하얀 피부에 피처럼 새빨간 입술, 까만 머리를 가진 소녀로 묘사한 원작 속 백설공주와는 거리가 있는 외모라는 평가가 줄을 이었기 때문이다.


논란이 커지자 디즈니는 영국 런던 시사회를 전격 취소하는 초유의 조치를 취했으며, 배우들의 홍보 활동 역시 최소화한 채 조용히 개봉을 강행했다.

그러나 국내 관객들 사이서도 좀처럼 호평이 나오지 않고 있다.

영화를 본 이들은 “배역 때문에 몰입 자체가 안 된다” “공주가 더 이쁘다고 거짓말하는 거울이 제일 악역이다” “<인어공주>의 전례가 있는데도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네” “다양성을 존중한다는 기치지만 더 확고한 백인 우월주의가 바탕에 깔려 있는 것 같다” “원작대로 안 할거면 망치지나 말아라” 등의 실망 섞인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극 중에서 백설공주는 눈처럼 하얀 피부가 아닌 거센 눈보라가 치던 날 태어났다는 의미로 바뀌었다. 또 여왕과의 ‘외모 대결’도 내면의 아름다움에 관한 대결로 수정됐다.

설상가상으로, 백설공주 캐스팅에서는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조하며 진보적 행보를 보였으나, 정작 원작의 상징적인 캐릭터인 일곱 난쟁이를 CG로 대체해 왜소증 배우들의 출연 기회를 박탈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는 디즈니가 표면적으로는 다양성을 내세우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소수자 커뮤니티를 배제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미국 영화 비평 사이트 ‘로튼 토마토’서도 <백설공주>는 평론가 신선도 지수 46%라는 저조한 점수를 기록하며 혹평을 면치 못하고 있다. 로튼 토마토의 평가 지수는 영화나 게임의 신선도로도 불리는데, 긍정적 평가인 신선함(fresh)과 부정적 평가인 썩음(rotten)으로 나눠 총평을 내리는 방식이다.

통상 신선도 지수는 80~90%가 긍정적 평가, 60~70%가 보통의 수준임을 감안하면 <백설공주>의 스코어는 이 영화의 리뷰에 참여한 평론가 대부분이 혹평을 남긴 셈이다.


물론 디즈니 실사 영화의 캐스팅 관련 인종 시비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3년 개봉한 <인어공주> 실사판 역시 흑인 배우 할리 베일리가 주인공 아리엘역에 캐스팅되며 원작 팬들의 반발을 샀다. 붉은 머리의 백인 캐릭터로 익숙했던 아리엘의 이미지를 뒤바꾼 이 결정은 국내 흥행서도 참패를 기록하며 66만명이라는 저조한 관객 수를 기록했다.

아시아계 캐스팅에는 유독 박하다는 지적도 있다. 2020년 개봉한 영화 <뮬란>은 주인공 뮬란역에 백인 배우 제니퍼 로렌스를 낙점했다가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후 중국 배우 류이페이를 최종 캐스팅해 논란을 잠재운 바 있다.

이번 <백설공주>를 통해 또 한 번 캐스팅 논란에 휩싸인 디즈니. 다양성과 포용이라는 명분 아래 원작의 본질적인 메시지와 정체성을 희생하는 방식이 앞으로도 관객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jungwon933@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테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모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정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이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을 점을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 현안 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 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안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성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별검사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