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제주삼다수를 생산·판매 중인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제주개발공사)가 메인 광고모델이었던 가수 임영웅(34)과 결별한다. 11일, 백경훈 제주개발공사 사장은 제주도청 기자실서 설립 30주년 기자회견서 “이번엔 아쉽지만 모델을 교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 사장은 “모델(임영웅)이 장점도 많지만 단점이 있다. 범용적인 어필을 받을 수 있는 모델을 선정하고, 올해부턴 메인모델에 이어 SNS서 유명한 모델을 다양하게 활용해 채널을 다각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영웅이 너무 바쁘다 보니 제주도 현지 촬영이 어렵고 계절에 맞는 광고 제작도 힘들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임영웅과 제주개발공사와의 모델 계약은 이번 달 말에 완료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1년 만에 삼다수 광고모델 계약이 종료된 셈이다.
임영웅 이전엔 가수 겸 배우 아이유(본명 이지은)가 4년 동안 ‘최장수’ 삼다수 광고모델로 활동했다. 그간 제주삼다수 모델은 2016년 가수 태연, 2017년 배우 조정석, 2018년 배우 이승기, 2019년 배우 김혜수 등이 맡았었지만, 계약기간은 1년 안팎에 머물렀다.
제주개발공사는 “아이유의 깨끗하고 맑은 이미지가 브랜드 정체성과 부합해 모델로 재발탁했다. 아이유는 제주삼다수의 최장수 모델로, 그 동안의 시너지효과를 통해 신뢰감 있는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해나갈 예정”이라고 소개했던 바 있다.
이번 삼다수의 임영웅 광고모델 교체는 지난 12·3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으로 인한 탄핵 정국 당시 SNS에 올렸던 게시글 및 누리꾼과의 DM(다이렉트 메시지) 대화가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임영웅은 지난해 12월7일, 자신의 SNS에 반려견 시월이와 함께 촬영한 생일 축하 사진을 올렸다가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DM서 한 누리꾼은 임영웅에게 “이 시국에 뭐 하느냐. 목소리를 내주는 건 바라지도 않지만 정말 무신경하다. 앞서 계엄령 겪은 나이대 분들이 당신의 주 소비층 아닌가”라고 말을 걸었다. 이에 임영웅은 “뭐요”라고 짧게 응수한 뒤, “제가 정치인인가요? 목소리를 왜 내요”라고 받아쳤다.
해당 대화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빠르게 번지면서 공인의 정치적 메시지 표명을 두고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으로 이어졌다.
일부 누리꾼들은 “혼란스러운 정국에 굳이 일상 사진을 올려야 했나? 경솔했다”며 비판 목소리를 냈다. 특히 다수의 연예인이 탄핵 정국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서 “목소리 낸 연예인은 정치인이라서 냈냐”며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국회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되던 시점이었기에, 해당 게시글엔 “이런 시국에 반려견 생일 축하 게시물은 한없이 가벼워 보인다” “좀 더 신중했으면 좋겠다” “왜 굳이 지금?” 등의 비판적인 댓글이 쏟아졌다.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결국 임영웅은 연말연시 단독 콘서트 ‘임영웅 리사이틀’서 “걱정과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 저는 노래하는 사람으로, 노래로 즐거움과 위로, 기쁨을 드리는 사람”이라고 사과했다.

백 사장이 밝힌 SNS에서 인지도가 높은 모델은 유튜버나 틱토커, 네이버 인플루언서를 언급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들어 수백만에서 수천만명에 달하는 구독자를 거느리고 있는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면서 각종 예능프로그램에도 출연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의 브랜드 파워와 청정하고 맑은 삼다수의 이미지가 어떤 방식으로 시너지효과를 일으킬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지난해 3월, 제주개발공사는 임명웅을 브랜드 모델로 교체한 이후 2주간 신규 가입 고객 수가 약 5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50대 여성 고객의 비율이 가장 컸는데 이는 ‘임영웅 효과’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같은 기간 주문 건수도 108.5% 증가했으며 신규 회원들의 일평균 주문 건수는 이전보다 10배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한 달여 만에 임영웅으로 광고모델을 교체한 후로 엄청난 효과를 거뒀던 것이다.
그해 3월14일, 제주개발공사는 임영웅과 모델 계약을 하면서 “실력과 감성뿐만 아니라 겸손한 태도로 신뢰를 주는 가수 임영웅이 ‘믿고 마실 수 있는 물’ 제주삼다수의 브랜드 이지미와 부합해 광고모델로 기용했다”고 설명했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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