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용인시, 군부대 이전 사업 ‘말 바꾸기’로 갈등 증폭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5.03.11 08:38:47
  • 호수 1522호
  • 댓글 0개

용인동부경찰서 불송치 결정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군부대 이전 사업을 주도한 A사가 투자자로부터 사기 혐의로 피소됐다. A사 대표가 투자금 일부를 사적으로 유용해 금전적 피해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다. 앞서 A사는 용인시로부터 업무에 관한 권한을 받았다며 2015년도부터 16억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 2월28일 용인동부경찰서는 고소사실에 대한 조사 결과 불송치를 결정하면서 A사와 투자자 측의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제3야전군사령관을 지낸 4성 장군 출신의 백군기 전 용인시장은 이른바, ‘포곡항공대’ 이전 사업을 지난 2018년 지방선거서 당선된 뒤 공약 실천으로 내세웠다. 백 전 시장 공약에 따르면, 용인시는 육군항공대 이전을 2022년까지 완료하고, 항공대 부지에 2025년까지 관광 신도시를 건설할 계획이었다.

말 바꾸기

포곡항공대 이전 사안은 12년 전부터 선거 때만 되면 후보들이 현수막 정치로 내거는 단골 공약이었다. 포곡·모현·유림동 지역은 1975년 부대 창설 이래 헬기 소음 등으로 몸살을 앓아왔기에 이전이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반면, 주민들은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지역주민들을 선동하는 정치적 사업”이라고 한탄했다.

백 전 시장이 재직 기간 중 말을 바꾸면서 주민들의 원성이 커졌다. 2022년 백 전 시장은 4차례 정도 용인시청서 항공대 이전에 대한 간담회를 열었다. 당시 백 전 시장은 “국방부협의회서 3~4곳 이전 예상 부지를 검토한 적이 있다”면서도 “항공대를 이전할 부지 선정에 주민들과 충분한 합의를 이뤄야 하는 조건이기에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문제”라고 시인했다.

2021년부터 2022년 4월까지 A씨는 용인시를 대신해 이전 대체부지에 주민들을 상대로 주변영향평가 보고 및 주민의견 청취 간담회를 5회에 걸쳐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조성되면서 현수막이 걸렸고, 주민들의 집단 민원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백 전 시장은 ‘과거에 운용 불가 판단을 받은 인근 지역의 탄약고 기지로 용인 포곡항공대를 이전하면 민원 없이 이전이 가능하다’는 취지로 주장했음에도 끝내 공약을 이행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군부대 이전은 많은 민원과 주민들의 갈등 때문에 군부대서 군부대로 이전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입을 모은다. 사실상 실현 불가능한 공약을 내걸었던 셈이다.

포곡항공대 이전 사업은 수년 전부터 기정사실처럼 여겨졌다. 지난 2015년 용인시가 A사에 보낸 공문에 따르면, 처인구 포곡읍의 용인 육군항공대 이전 사업 및 항공대 부지(이전 적지)를 포함 한 인근 부지 개발사업과 관련 A사는 “용인시 방침에 따라 모든 사업비를 부담하여 민간사업자로서의 책무를 이행하기로 한다”는 각서를 용인시에 제출하였다.

이에 용인시는 “합의각서 승인 건의서 작성 전까지 이전지 민원을 해결해야 하나 만일 민원이 해결되지 않을 시는 진행 중인 사업을 전면 중단하고 공모방식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용인시는 투자유치사항을 수시 보고 및 이행 각서 등을 제출할 것을 A사에 요구함에 따라 A사는 용인시 기본방침대로 민간사업자로서의 책무를 이행할 것과 본 사업에 소요되는 모든 사업비를 책임 조달하되 이 사업으로 얻어지는 토지를 용인시로부터 양여받아 개발사업을 추진한다. 이어 용인시는 “이행 각서대로 만전을 기할 것과 전체 사업비는 A사가 부담하고 A사에 대해서는 사업이 구체화 되는 시점에서 재정적, 법률적, 행정적 검증을 할 예정이니 차질 없이 준비할 것과 만일 이전지 민원을 해소하지 못할 시는 추진 중인 사업을 전면 중단하고 공모방식으로 민간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적혀있다.

A사 대표이사 정씨는 해당 공문 등을 투자자들에게 보여주며 사업 참여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실제로 B 종합건설은 A사와 계약체결을 통해 5억원을 투자했다.

계약서에 따르면, 2014년 9월18일 용인시는 행정을 지원하고 사단법인 용인시 포곡 관광발전협의회는 민자 유치 방안을 수립해 사업을 추진하기로 용인시와 포곡발전협이회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A사는 포곡발전협의회로부터 사업 추진 업무에 관한 전반적인 권한을 2014년 10월17일 이양받았다’고 적혀있다. 그러나 용인시는 “포곡항공대 이전 사업은 사업 방식 결정을 위해 국방부와 기획재정부 간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단계로 A사가 제출한 사업 시행자 지정은 검토할 단계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이에 투자자 측은 <일요시사>와 인터뷰서 “2021년 투자 계약을 체결할 당시에도 백 전 시장이 공약을 이행할 것처럼 발표했기에 믿었다”며 “A사의 입출금 내역을 들여다보니, 정 대표의 급여와 지인의 경·조사비, 직원 월급 등으로 지출됐다”라고 덧붙였다.

투자사 측의 인터뷰에 대해 A사 측은 “투자선수금 내역서는 2015년부터 10여 년 동안에 걸쳐 유치한 단기 투자금을 포함한 내역으로 단기 투자금 3억원은 약정에 따라 이미 반환됐다”며 “군사시설 용역 및 도시개발계획, 민원 등, 각종 기술 용역비 등이 120억원이 넘어 당해 연도의 지출 내역의 일부이며 급료 등은 A사의 주총 및 이사회의 결의에 의한 운영세칙에 따라 지급됐다”고 관련 증빙 서류를 제시했다.

용인시장 후보들의 ‘단골 공약’
번복 사태로 투자 피해 수십억

이에 지난해 말 투자자 측은 A사를 상대로 특정경제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으로 용인동부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으나, 불송치 무혐의 결정한 상태다. 취재진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A사는 7개의 회사로부터 총 16억8000만원을 투자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용인시는 정 대표가 출범한 시민단체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해당 시민단체는 포곡항공대 이전 사업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11월25일 출범했다.

정 대표는 출범식서 “이전 후보지를 찾아 국방부의 작전성 검토까지 받아 놓고 이전 후보지서 주민간담회까지 실시하고도 추진하지 않는 이유를 알지 못하겠다”며 “이전 후보지를 정하지 않았다는 용인시 발표와 달리 이전 후보지는 내정된 상태다. 용인시는 주민간담회 결과를 국방부에 송부하는 등의 절차를 속히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용인시는 “사실과 명백히 다른 허위 주장”이라고 공식 반박했다.

시는 또 “항공대 이전은 일반 사업과 달리 대규모 투자를 필요로 하며, 이전 추진에 따른 각종 민원 해결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깊은 검토와 결론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며 “일부 개발업자들을 중심으로 투자를 부추기는 사례도 발생했는데 나중에 사실관계를 안 투자자들이 투자를 유인한 사람을 경찰에 고소한 적도 있는 만큼 사실과 다른 주장에 현혹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냈다.

항공대를 이전한 지역은 군사보호구역으로 지정돼 규제를 받게 되고, 반대 민원이 표출될 가능성이 있기에 주변 지방자치단체가 협조를 해줘야 한다. 주변 영향평가와 관련한 용역도 시행해야 하고, 이전에 따른 소음이나 진동, 보상 등에 관한 민원도 해결해야 하는 등의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포곡항공대 이전은 후보 지역주민과의 공감대를 형성해 민원 대책을 수립해야 하고, 공법 규제·수익성 검토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사항으로, 현재까지 이전 후보지로 검토되는 곳은 없으므로 후보지가 내정됐다는 주장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이어 “포곡읍서 항공대 이전을 원하는 목소리가 나온지 오래됐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나, 군에서 군사 전략적 가치가 매우 크다는 평가를 받는 군부대를 이전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여러 가지 문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고, 이해관계에 대한 조율도 필요하기 때문에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만일 사업 시행자를 사칭하며 투자를 권유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각별히 주의하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정 대표는 지난해 11월25일 상공회의소에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2017년도에 국방부의 작전성 겸토결과 통보에 따라 용인시는 이미 이전 대체부지 00리 주변에 대한 주변영향평가 기초조사 용역을 실시하여 2020년 9월 민원대책을 수립하여 국방부에 제출하였고 이전 대체부지에 대한 주민간담회도 실시한 바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전 후보지가 정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에 불과하다“고 반박한 바 있다.

A사는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모 투자사는 A사의 비공개 문서를 이용해 투자를 받으려다가 발각돼 시정 통보를 받고 A사가 민원을 해소하지 못해 사업이 장기 지체되고 있다”며 “A사에 대한 책임을 물어 손해배상 등, 청구 소를 제기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A사는 이전지 민원해소에 대한 책임과 주체이다. 다만, 사업 지연으로 인한 손해배상에 대해선 용인시와 국방부 간의 협의가 지연돼 사업이 지체되고 있는 것으로 모 투자사의 청구 소를 기각한다고 판결한 바 있듯이 법원도 A사를 이 사건 사업의 민간사업자로서의 책무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A사는 이미 2015년도부터 용인시 업무 기본방침 통보에 따라 사업비를 투입해 이 사건 사업 승인 절차에 필요한 문건을 용인시에 제공해 왔고, A사가 투자를 받았다는 이유로 용인시가 민간사업자를 공모방식으로 선정한다고 하더라도 결코 A사의 지위에는 변함이 없다”고 반박하며 “오락가락하는 용인시의 행정으로 인하여 사업이 지연되고 있을 뿐 아니라, 투자자와의 갈등만 증폭되고 있다”고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smk1@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