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2026 한국관광 100선 ①파주 임진각과 DMZ 생생누리

분단을 넘어 평화의 시대를 꿈꾸다

DMZ(비무장지대, Demilitarized Zone) 접경 지역에 조성된 파주 임진각(평화누리공원)은 전쟁의 아픔과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특별한 관광지로 꾸준히 ‘한국관광 100선’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산가족과 실향민들이 고향을 바라보며 통일을 염원하던 임진각과 망배단을 비롯해 전쟁 때 파괴되어 끊어진 채로 있는 임진강 독개다리, 수십 발의 총탄 자국이 남아 있는 경의선 장단역 증기기관차, 지하 벙커 등이 자리해 있다. 알록달록한 바람개비들이 꽂혀 있는 잔디 언덕과 임진강변생태탐방로 등 아픈 역사를 위로해 주는 자연 친화 공간도 넓게 펼쳐져 있다.

철책 너머 임진강을 가로질러 가는 파주 임진각평화곤돌라는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을 하늘길로 잇는 특별한 이동 수단이다. 강 건너 민통선 지역에 들어서면 마치 수십년 세월을 넘어온 듯 기분이 묘해진다. 곤돌라서 하차한 후 오른쪽 언덕을 오르면 캠프 그리브스에 닿는다.

임진각평화곤돌라

한국전쟁 이후 50여년간 미군이 주둔했던 곳이다. 미군이 철수한 후에는 숙소와 차량 정비고, 탄약고, 볼링장 등을 그대로 살려 전시관으로 탈바꿈시켰다. 지난해부터는 시간별 가이드 투어(70분)를 운영한다.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4시50분까지 하루 5회 운영하며 선착순 매표한다(1회당 100명 이내). 입장료는 3000원. 월요일과 1월1일, 설·추석 당일은 휴관한다.

투어에 참여하면 가이드 안내에 따라 캠프 내 여러 공간을 관람할 수 있다. 미군들이 실제 생활했던 퀀셋(길쭉한 반원형의 간이 건물) 막사에 꾸민 다큐멘타관이나 판문점 T1(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장)을 재현한 기획전시관, 독신자 부사관 숙소를 활용한 중립국감독위원회 국가 전시관 등 볼만한 전시들이 많다.

탄약고에 설치된 이승근 작가의 작품 ‘이 선을 넘지 마시오’는 프로젝션 매핑 기술을 통해 분단의 역사를 넘어 희망으로 향하는 메시지를 전해준다. 갤러리 그리브스에는 정전 협정 서약서가 전시돼있으며 장사리 전투 등 학도의용병들의 이야기도 전하고 있다. 특히 이우근 학생이 어머니에게 쓴 편지는 눈시울을 뜨겁게 한다.


캠프를 나서면 반대쪽 길로 걸음을 옮겨보자.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회담 때 함께 걸었던 파란색 ‘도보다리’가 재현돼있다. 다시 곤돌라에 탑승해 철책 너머로 되돌아오는 길,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이 한층 더 커진 걸 느낀다. 파주 임진각평화곤돌라 요금은 1만2000원(일반 캐빈 대인 왕복 기준)이며 3월10일과 6·9·12월 첫 번째 월요일에 휴장한다.

아이가 있다면 ‘2025-2026 한국관광100선’에 선정된 DMZ 생생누리는 필수 코스다. DMZ의 역사와 생태환경을 디지털 기술로 구현한 실감 미디어와 여러 가지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1층 DMZ 포털에는 셔틀 라이더, 드론 라이더, DMZ 비밀의숲, DMZ 생생동물원 등 흥미로운 공간들이 많다. 특히 VR기기를 이용한 드론 라이더는 지리산과 설악산을 하늘에서 내려다보거나 DMZ 접경지를 오프로드로 즐기는 생동감 있는 경험을 선사한다.

전쟁 아픔과 평화 소중함 
일깨우는 특별한 관광지

2층은 DMZ 지역과 아름다운 자연을 미디어 아트로 꾸며 놓았다. 대형 미디어월에 투영된 환상적인 장면들이 DMZ 안에 숨은 보물처럼 느껴진다. 입장권은 성인 8000원, 청소년 및 어린이는 5000원이다. 곤돌라 이용객의 경우 영수증(당일권)을 보여주면 할인해 주며 금·토·일요일에는 문화해설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월요일은 휴무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DMZ 평화관광에 참여해 보자. 한반도생태평화 종합관광센터에 DMZ 매표소가 있다.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해 제3땅굴과 도라전망대를 거쳐 통일촌을 둘러보게 된다. 약 3시간 소요. 예전에는 출입 신청서를 작성했지만, 지금은 QR 코드를 스캔해 방문자 정보를 입력한 후 티켓을 구매하면 된다.

온라인 예약도 가능하다. DMZ 평화관광 홈페이지에서 날짜와 코스, 회차를 선택한 후 결제하면 된다. 월요일과 주중 공휴일, 설·추석 당일은 휴무다.

티켓을 발권하거나 투어에 참여할 때에는 반드시 신분증을 챙겨야 한다. 검문소서 일일이 신분증을 확인한다. 첫 번째 코스인 제3땅굴에 닿으면 70여m에 이르는 지하로 내려가 북한이 파놓은 갱도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총 길이 1635m 중 265m 구간만 관람이 허용된다.


도라전망대에서는 북한의 개성공단과 기정동 마을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분단국가라는 현실이 확연하게 다가온다. 통일촌에서는 민통선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과 지역 특산물을 구입할 수 있다.

파주 임진각 주변 명소로 헤이리 예술마을과 파주출판도시가 있다. 라이브 드로잉 대가인 김정기 뮤지엄은 헤이리 예술마을에 있다. 밑그림 없이 즉흥적으로 그림을 그려내는 김정기 작가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았다. 세계 곳곳에서 라이브 드로잉 퍼포먼스를 펼쳤으며 마블, DC 코믹스 등 유명한 업체들과도 협업해 왔다.

안타깝게도 2022년 프랑스 파리 일정을 마치고 뉴욕으로 가던 중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별세했다. 평생에 걸쳐 끊임없이 그림만 그렸던 작가의 열정은 그가 남긴 작품 안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벽면을 꽉 채운 대형 작품부터 낙서처럼 보이는 초기 습작품까지 김정기 작가만의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성인 1만5000원. 매주 월요일과 1월1일 휴관한다.

파주출판도시에서는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과 지혜의 숲을 가봐야 한다.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은 출판사 열린책들이 설립한 미술관이다. 포르투갈 건축가 알바로 시자(Alvaro Siza)가 설계했으며 회백색 외관에 직선과 곡선이 조화를 이룬 독특한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1층은 카페와 서점이고 2·3층이 갤러리다. 수·목·금요일과 주말, 공휴일에는 해설 프로그램을 무료로 진행한다. 입장료 성인 1만원, 월요일은 휴관한다.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 위치한 지혜의 숲은 모두를 위한 서재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진 거대한 서가에 책들이 빼곡히 진열돼다. 넓고 쾌적한 공간서 누구나 자유롭게 독서와 사색을 즐길 수 있다.

지혜의 숲

지혜의 숲 바로 옆에는 출판도시 활판인쇄박물관이 있다. ‘3·1 독립선언문’을 찍어낸 보성사가 복원돼있으며, 3500만자에 달하는 수많은 활자와 인쇄기, 재단기, 무선제본기 등 여러 가지 인쇄 장비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직접 활자를 골라 자신의 이름을 인쇄하거나 책과 노트를 만들어보는 프로그램도 흥미롭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파주 임진각(평화누리공원)→김정기 뮤지엄→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지혜의 숲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파주 임진각(평화누리공원)→파주 이이 유적→마장호수 출렁다리
-둘째 날 김정기 뮤지엄→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지혜의 숲

관련 웹 사이트 주소
-파주 문화관광 https://tour.paju.go.kr
-파주 임진각평화곤돌라 www.dmzgondola.com
-캠프 그리브스 역사공원 https://ggtour.or.kr/dmzcamp131
-DMZ 생생누리 https://www.instagram.com/dmzlive_official
-파주 DMZ 평화관광 https://dmz.paju.go.kr
-지혜의숲 http://forestofwisdom.or.kr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www.mimesisartmuseum.co.kr
-김정기 뮤지엄 www.kim junggimuseum.com

문의 전화
-파주시청 관광과 031)940-5197
-임진각관광지(관광안내소) 031)953-4744
-파주 임진각평화곤돌라 031)952-6388
-캠프 그리브스 031)953-6970
-DMZ 생생누리 0507)1425-1396
-파주 DMZ 평화관광(매표소) 031)954-0303
-지혜의 숲 0507)1335-0144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031)955-4100
-김정기 뮤지엄 0507)1473-0443

대중교통
열차 경의중앙선 문산-임진강 평일 9:20, 17:05 / 토요일·공휴일 9:35, 10:35, 15:45, 17:20. 문산역 하차 후 운천역 방면 플랫폼서 열차 탑승. 임진강역 하차. *문의: 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자가운전
자유로→자유IC서 문산, 임진각 방면 오른쪽 방향 5.8㎞ 이동→ 임진각 방면 우회전 후 756m 이동→임진각로 방면 우회전 후 399m 이동→임진각IC서 임진각평화누리 방면 회전교차로서 11시 방향 805m 이동→임진각 평화누리공원

숙박 정보
-호텔 시에나: 야당동 소리천로, 031)943-7260, www.hotelsienna.com
-골든힐 호텔: 탄현면 성동로, 031)942-0222, www.goldenhillhotel.co.kr
-파주 메이트호텔: 탄현면 엘씨디로241번길, 0507)1397-1041

식당 정보
-옛날 시골밥상(간장게장·황태구이): 탄현면 새오리로 110, 0507) 1373-5957
-파머스테이블(파스타·피자):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59 -77, 031)948-6225
-장단콩두부촌(두부버섯전골·청국장): 탄현면 새오리로 15, 0507)1389-6267

주변 볼거리
마장호수 출렁다리, 감악산 출렁다리, 파주 이이 유적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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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