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지난해 서울 지하철을 이용한 승객들이 가장 많이 두고 내린 유실물은 ‘지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년 동안 서울 지하철서 발생한 유실물 중 지갑은 3만6152건(23.7%)으로 가장 많았고, 두 번째는 15.3%의 의류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갑은 지난 2020년부터 유실물 품목 중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27일 서울교통공사가 발표한 서울 지하철 유실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지하철을 통해 접수된 승객들의 유실물은 15만2540건으로 전년(2023년)에 비해 4%가량 증가했다. 이는 하루 평균 약 418건의 유실물이 발생한 셈이다.
지갑, 의류에 이어 세 번째로 유실된 품목은 휴대전화(13.8%), 가방(13.2%), 귀중품(5.8%) 순이었다. MZ(밀레이넘 세대)의 가방 꾸미기 열풍으로 인해 인형 열쇠고리(키링)의 분실도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사 관계자는 “유실물센터서 따로 보관해야 할 정도로 열쇠고리 분실물이 많이 접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분실물들의 절반 이상(56.8%)는 주인에게로 인계됐으며 나머지 주인을 찾지 못한 4만2521건은 경찰에 이관됐다. 2만2332건은 아직 서울교통공사가 보관 중이다.
비교적 휴대가 쉬운 물품들 외에도 새나 파충류 등 반려동물은 물론, 금두꺼비나 무속용품, 마네킹 얼굴 등도 유실물로 접수됐다.
가장 많은 유실물이 발생한 지하철역은 4호선 불암산역(구 당고개역, 7391건)이었으며 뒤로 5호선 방화역(5249건), 3호선 오금역(4345건)으로 집계됐다. 이들 역에서 가장 많은 분실물들이 발생한 데엔 ‘종착역’이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종착역의 경우, 차량기지로 진입하기 전에 공사 직원들이 승객들의 하차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유실물을 발견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
유실물들은 경찰청 유실물 포털사이트인 ‘lost112’에 등록되며, 이후 호선별로 운영 중인 유실물센터로 인계된다. 1주일 간 유실물센터서 보관하다가 주인이 찾아가지 않을 경우, 해당 관할 경찰서로 이관된다.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중요한 유실물들은 반드시 주인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관리를 충실히 하겠다”며 “의류 등 일부 물품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경과한 경우 사회복지기관들에 기부해 나눔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haewoo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