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TV> ‘미키 17’ 봉준호 감독 내한 기자간담회 현장

Q. 감독님은 배우들에게서 다른 얼굴은 어떻게 발견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아무래도 성격이 이상하다 보니까, 사람을 볼 때도 자꾸 이상한 것만 보게 되나 봐요.

그 사람의 흔히 알려진 모습과 다른 모습이 보이면,
거기에 집착이 생깁니다.

마크 러팔로님이 그동안 한번도 악당 역할을 하지 않은 것이 저는 신기할 따름이었고요.

그 첫 번째 기회가 저한테 왔다는 게 되게 신나고, 재밌고 영광스러워서 시나리오를 드렸더니, 처음에 되게 낯설어하시더라고요.

“왜 왜 나에게 내가 뭘 잘못했어요?” 약간 이런 느낌…


이 역할 하시면 너무 멋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독재자들의 또 이상한 매력이 있어요.

이게 위험한 매력인데, 무섭기만 한 게 아니라 대중들을 휘어잡는 기묘한 매력이나,
애교 같은 게 있거든요.

그게 사실 위험한 거지만 마크가 그런 걸 되게 잘 해주리라고 봤고, 마샬이랑 캐릭터도 영화 속에서 소리만 지르는 그런 악당은 아니고, 이상한 또 귀여움이 있어요.

위험할지라도.

그거를 마크가 정말 잘 해줄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고요.

그런 독재자에게 또 엄청난 에너지로 소리를 지르면서, 완전히 목소리 하나로 제압해 버리는?

씬을 갖고 있는 우리 나오미 배우도, 여러분 아시다시피 휘트니 휴스턴 전기 영화서 그런 역사적인 가수의 목소리를 직접 노래도 하면서 연기할 수 있었던 그런 배우로서 총과 칼이 아니라, 목소리 하나로 독재자를 완전히 제압해 버리는.


그 장면에서 이제 영국에서 시사할 때, 막 관객들이 박수를 치고 막 그랬었거든요.

그런 에너지를 가진 나오미 배우를 제가 알아봤다는 것에 ‘자부심’이 느껴집니다.
 

Q. 기생충 같은 경우에는 자본주의 모습을 꼬집었다는 해석이 많았는데, 이번 신작에서는 어떤 메시지를 전달 하고 싶으셨는지?

기생충도 뭐 자본주의에 대한 풍자와 비판으로

그게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영화를 만들 때 그런 목표나 깃발을 들고 만들진 않습니다.

구체적으로 반지하에 살았던 ‘최우식군’ 같은 캐릭터가 그 사람의 하루가 어땠을까?

처음 과외를 하는 부잣집에 들어갈 때, 그 잔디밭에 물이 막 뿌려지는 걸 보고 있을 때, 어떤 기분이었을까?

이런 식으로 항상 접근해 나가서, 그런 모든 인물의 사소한 많은 것들이 쌓이고 쌓여서 2시간짜리 영화가 되는 거죠.

<미키 17>도 마찬가지죠.

프린터에서 출력되고 있는 자기 몸을 봤을 때, 어떤 느낌일까?

그러다가 마샬 같은 사람한테 혼나고, 무서운 상황이 있을 때 얼마나 겁이 날까?

이런 식으로 하나씩 하나씩.


그리고 유일한 친구인 티모가 자기 앞에서 이렇게 깐죽거리면서 자기를 괴롭힐 때 걔 속마음은 어떨지.

이 모든 힘든 상황 속에서 그래도 나샤 때문에 내가 버티고 있구나를 생각할 때도, 위안과 위로는 어떨지 이런 구체적인 여러 감정들을 다 그냥 나누고 싶은 것입니다.

‘자본주의를 분석한다’ 아니면 ‘뭐 무슨 메시지를 던진다’하는 건, 사실 사회과학을 하시는 분들이, 내시는 책에서 더 명확하게 효율적으로 잘 설명돼있습니다.

영화는 사실 그런 것보다는, 그런 틈바구니에서 숨 쉬는 인간들의 감정을 같이 좀 나눠보자고 하는 게 목표니까요.

어제 시사회 때도 동료 감독이 그런 얘기를 해줬었는데, 마음의 위로를 받았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되게 기뻤거든요.

미키라는 주인공이 이런 여러 가지 힘든 상황 속에서도 결국은 부서지지 않고, 살아남았다는 거.


연약하고 어떻게 보면 좀 불쌍한 청년인데, 결국은 그가 파괴되지 않았다는 게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였습니다.

 

Q. 미키 17를 꼭 극장에서 봐야 하는 이유

지금도 우리가 극장에 앉아서 이야길 하고 있지만,

어떤 작품이 스크린에 걸리기를 개봉하기를 기다리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개봉의 날을 카운트다운 하듯이 기다리는 마음과 매표소로 달려가는.

직접 어느 장소로 가는 또 흥분감 이런 것들이 시네마 자체의 힘, 그 힘이 가진 가장 소중한 부분이 아닌가 생각이 들고요.

미키 17은 물론 우주선도 날아다니고, 수만 마리의 크리퍼가 선언을 뛰어가고, 이런 스팩타클한 장면들도 있지만,

또한 옆에 계신 우리 배우들의 아주 섬세한 뉘앙스의 연기를 대형 화면으로 봤을 때 배우들의 얼굴 자체가 스펙타클이 되는? 그런 모먼트들이 많이 있거든요.


극장에서 안 보시면 후회하실 거예요.

부탁드립니다.

 

촬영·편집: 추치원


<cncldnjs06@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가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12월 초 후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는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