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오일장 먹거리 ②북평민속시장 소머리국밥

영동지역 사람들 삶이 담긴 음식

국밥집 출입문 안쪽에 커다란 가마솥 뚜껑을 열자 뜨거운 김이 솟구치듯 오른다. 바쁘게 오가던 국밥집 주인이 순식간에 뚝배기 국밥 한 그릇을 말아낸다. 찬바람이 불어오면 찐빵이 생각난다는 광고가 있었다. 겨울에 생각나는 음식은 찐빵만이 아니다.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뜨끈한 국밥도 겨울이 되면 생각나는 음식이다.

찬바람이 옷깃 사이로 스며드는 날씨, 동해 시내에 오일장이 섰다. 끝자리가 3, 8인 날짜에 열리는 북평민속시장이다. 지붕 덮인 아케이드 형태의 전통시장과 달리 길을 따라 좌판을 깔고 손님을 기다리는 상인들의 모습이 몇십년 전, 시장 모습 그대로여서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없는 것 빼고 다 있다

판매하는 물품은 각종 해산물을 중심으로 채소와 반찬, 주전부리 같은 먹거리와 의류, 생필품, 농기구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없는 것 빼고 다 갖췄다.

북평장은 1796년에 시작됐다고 알려져 있다. 북평민속시장 문화광장 무대서 ‘1796’이라는 글씨를 볼 수 있다. 이는 당시 한 달에 6번 장이 열렸고 삼척부사 유한준이 장세를 받았다는 진주지(眞珠誌)의 기록에 근거한 것이다. 장세를 받았다는 것은 난전으로부터 자릿세를 받았다는 의미이니 실제 장이 시작된 것은 그보다 빨랐을 것이다.

문화광장은 강원도서 유명한 쇠전(우시장)이 열렸던 장소다. 우시장은 2008년 2월 삼척시 미로면에 새롭게 개장하면서 사라졌지만, 그 흔적은 국밥 거리로 남았다.


문화광장 인근에는 북○소머리국밥, 오○집, 대○집, 옛○장터국밥, 두○국밥, 두○비국밥집이 나란히 줄을 지어 늘어선 국밥 거리가 있다. 이 중 가장 오래된 국밥집은 1967년에 개업했다. 그 후 1973년에 두 번째로 오래된 국밥집이 문을 열었으며 시장에 다른 국밥집이 생기고 없어지는 동안 이 두 식당은 대를 이어 꾸준하게 자리를 지켰다.

북평민속시장 국밥집서 가장 유명한 메뉴는 소머리국밥이다. 가까이에 쇠전과 도살장이 있어 고기를 팔고 남은 소머리나 내장 같은 부위를 구하기 쉬웠으니 그것을 이용한 국밥집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였는지도 모른다. 소머리국밥의 맛은 식당마다 다르다. 저마다의 비법이 담긴 레시피를 가지고 요리하기 때문이다. 뽀얀 국물을 내는 식당이 있는가 하면 빨간 국물을 내는 식당도 있다. 각자 취향에 따라 식당을 골라야 하는 이유다.

두○비국밥집은 빨간 국물의 국밥을 낸다. 소머리를 삶아 나온 뽀얀 국물이 밋밋하고 느끼한 것 같아 무와 파를 넣고 다진 양념을 올려 국밥을 만들었다고 한다. 대를 이어 딸이 운영하는 지금도 옛 맛을 지키기 위해 매일 번거로운 작업을 마다하지 않는다.

지역 주민들에게 마음의 고향 같은 곳
야경 명소인 여명빛테마파크도 즐길거리

다음날 사용할 소머리를 받아 기름과 털을 제거하고 물에 담가 핏물을 제거한다. 이후 커다란 솥에 넣고 삶는데, 3시간 반쯤 지나면 혓바닥같이 부드러운 부위부터 건져내기 시작해 귀 주변 부위는 4시간 반~5시간까지 삶는다. 곰탕처럼 뽀얀 국물이 완성되면 무와 파를 넣고 푹 끓이면서 소금으로 밑간을 해 국밥을 완성한다.

손님상에 올라갈 때는 다진 양념 한 숟가락도 얹는다. 이렇게 만들어진 국밥은 빨간 국물이어도 맵지 않은 육개장을 먹는 듯한 느낌이다.

대○집의 경우 소머리를 삶아 우려낸 곰탕 같은 뽀얀 국물을 사용한다. 다른 재료는 넣지 않고 순수하게 고기 우려낸 국물에 손님의 취향대로 먹을 수 있도록 소금과 새우젓, 다진 양념을 함께 식탁에 올린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국물에 부드럽게 씹히는 고기는 고소한 맛을 더한다.


쇠전은 꼭두새벽부터 열렸다. 소를 거래하기 위해 먼 거리를 온 사람들은 거래를 앞두고 막걸리 한 사발과 국밥 한 그릇으로 배를 채웠다. 거간꾼과 흥정을 통해 큰돈을 거래해야 하는 사람들이 뱃심을 채우는 방법이기도 했다. 시골서 농사를 짓는 옛날 사람들에게 소는 집안의 재산목록 1호였다.

1980년 무렵만 해도 소 한 마리를 내다 팔면 자식의 국립대학 4년치 등록금을 내고도 남는 돈이었으니 긴장될 만도 하다. 거래가 끝난 후에도 좋은 가격에 소를 팔거나 산 사람들이 거간꾼에게 ‘내가 한잔 살게’ 하면서 국밥집에 들르기도 했다. 구입한 소를 끌고 다시 먼 길을 가야 했기에 배를 든든하게 채웠다.

소머리국밥은 고기가 귀하던 시절 특별한 날에 고기를 맛보기 위해 먹는 음식이기도 했다.

어업으로 생계를 꾸리던 묵호 사람들은 장날이면 육고기를 맛보기 위해 북평민속시장을 찾았다. 도계의 탄광에서 일하던 근로자들은 기차를 타고 와서 소머리국밥을 먹고 가기도 했다. 지금도 주민들에게 북평시장의 국밥집은 지인과 어울려 식사하면서 가볍게 술 한잔하고 가는 장소로 인식돼있다.

식당서 아는 사람을 마주치면 몰래 밥값을 계산해놓고 가는 일도 있다고 한다. 동해 주민은 ‘영동지역 사람들에게 북평민속시장의 국밥집은 마음의 고향 같은 장소’라고 말한다.

묵호 등대와 월소 택지 사이 골짜기에는 도째비골 스카이밸리가 있다. 59m 높이로 세워진 스카이워크를 걸으며 동해의 수평선과 묵호 등대, 묵호항 주변의 풍경을 감상하기에 좋다. 스카이워크서 지상으로 미끄러져 내려오는 자이언트 슬라이드와 공중에 매달린 외줄을 자전거로 건너는 스카이 사이클을 타고 스릴을 즐길 수 있다.

전천 뜬다리정원마루는 동해 시내를 가로지르는 전천의 동해선 폐철교를 활용해 만든 공간이다. 길이 265m의 교량이어서 전천과 어우러진 동해 시내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 귀여운 포토존과 조형물, 풍경을 보며 쉴 수 있는 벤치 등의 시설이 마련돼있다. 해가 진 뒤 조명이 켜지면 더욱 아름다운 공간이 된다.

뜬다리정원마루

여명빛테마파크는 야간 조명시설을 갖춘 추암 촛대바위와 조각공원, 출렁다리 일원을 부르는 명칭이다. 다양한 패턴의 조명을 입은 촛대바위, 색색으로 바뀌는 나무, 무지개색으로 빛나는 다리, 빛을 받아 더욱 예술적인 모습으로 보이는 조각품이 눈을 즐겁게 한다. 곳곳에 포토존도 마련돼있어 사진을 찍으며 여유롭게 야간 산책을 즐기기 좋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코스1: 북평민속시장→전천 뜬다리정원마루→동해 논골담길→도째비골 스카이밸리
-코스2: 북평민속시장→전천 뜬다리정원마루→무릉별유천지→여명빛테마파크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무릉별유천지→북평민속시장→전천 뜬다리정원마루→여명빛테마파크
-둘째 날 천곡황금박쥐동굴→동해 논골담길→도째비골 스카이밸리

관련 웹 사이트 주소
-동해시 문화관광: www.dh.go.kr/tour/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https://www.dh.go.kr/tour/selectTourCntntsWebView.do?key=1620&tourNo=53


운영 정보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운영시간: 4~10월 10:00~18:00(17:30 매표 마감), 11~3월 10:00~17:00(16:30 매표 마감) 휴무일: 월요일(공휴일인 경우 다음날) 요금: 3000원(19~64세), 2000원(7~18세), 1400원(65세 이상), 강원특별자치도 주민 입장료 50% 할인, 자이언트 슬라이드 3000원, 스카이 사이클 1만5000원

문의 전화
-북평민속시장: 033)522-1141(고객지원센터)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070)7799-6955
-전천 뜬다리정원마루: 033)539-8701(동해시청 건설과)
-여명빛테마파크: 033)530-2801(추암관광안내소)

대중교통
기차 서울역 또는 청량리역서 KTX-이음 열차 이용해 동해역까지 이동. 동해역 정류장서 21-1번, 112번, 162번 시내버스 승차 후 북평농협 정류장서 하차한 뒤 북평민속시장 국밥 거리까지 도보 약 4분 버스 서울경부고속버스터미널 또는 동서울터미널서 고속버스 또는 시외버스를 이용해 동해시 종합버스터미널까지 이동.

종합버스터미널 정류장서 101번, 111번, 121번, 131번, 132번, 133번, 141번, 151번, 152번, 153번, 154번, 155번, 161번, 162번, 171번, 21-1번, 21-2번, 21-3번, 21-4번, 312번, 313번 버스를 이용해 북평우체국 정류장서 하차 후 북평민속시장 국밥 거리까지 도보 약 6분

*문의: 레츠코레일 1588-7788, www.letskorail.com, 동해시 종합버스터미널 033)532-3800, 동해시 대중교통정보 080)850-9486, https://bus.dh.go.kr

자가운전
동해고속도로 동해 IC 진출 → 동해대로 삼척 방향 우회전 → 효가사거리서 좌회전 → 북평교 지나 갯목길 방면 좌회전 → 동해남부 유치원 지나 구미4길 방면 우회전 → 약 250m 진행 → 북평민속시장 공영 주차장


숙박 정보
-동해보양온천컨벤션호텔: 동해대로 6285, 033)530-0700, www.msgh.kr
-뉴동해관광호텔: 평릉길 1, 033)533-9215, www.hotelnd.com
-어달을담다: 일출로 305, 010-7728-1812, http://dhoceanlove.kr

식당 정보
-두꺼비국밥집: 오일장길 17-1, 033)521-5283
-대성집: 오일장길 19-1, 033)521-5450
-담다: 청운3길 56-1, 033)521-8522

주변 볼거리
-무릉별유천지 라벤더축제: 2025년 6월 중, 무릉별유천지, http://dhfesta.or.kr/dhlf/
-묵호 도째비페스타: 2025년 7월 중순, 묵호항 여객터미널광장 및 해랑전망대 일원, http://dhfesta.or.kr/dmdf/,
-동해무릉제: 2025년 9월 중, 동해웰빙스포츠타운, http://dhfesta.or.kr/dmrf/
-무릉별유천지, 천곡황금박쥐동굴, 동해 논골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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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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