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 뇌물 선거’ 새마을금고 복마전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5.02.13 15:13:11
  • 호수 15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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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꾼다고 바꿨는데 말짱 도루묵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제1회 전국동시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서 부정선거 운동 정황이 노출됐다. 입후보 예정자들이 투표권을 가진 회원 다수에게 현금 등을 살포했다는 것이다. 이밖에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내세운 혁신 과제들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는 3월5일 치러지는 새마을금고 이사장 전국 동시선거가 지난달 21일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본격화됐다. 사상 처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에 위탁해 치러지는 데다 첫 직선제 선거인 만큼 눈길을 끈다. 새마을금고중앙회와 선관위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부터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 예비후보자 접수가 시작됐다. 

혁신 과제
살얼음판

후보자 등록일인 이달 18~19일 이전이라도 정해진 범위 안에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마련한 절차로, 사실상 본격적인 선거가 시작된 셈이다.

이번 선거는 무엇보다 과거 간선제서 만연했던 부정선거의 오명을 벗을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다. 부정선거가 금고의 운영 부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최근 새마을금고중앙회가 회원들이 이사장을 직접 선출할 수 있게 한 직선제와 선관위 위탁 방식을 선택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새마을금고 이사장을 간선제 방식으로 선출하면서 각종 부정선거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올해 처음 도입한 이사장 직선제가 의무적으로 적용되는 곳은 자산규모 2000억원 이상의 중대형 금고다. 소규모 금고는 기존처럼 대의원들이 모여 간선제로 이사장을 뽑는 게 허용된다.


직접·위탁 선거가 치러지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정선거가 뿌리뽑히지 않고 있다. 새마을금고법은 누구든지 자기 또는 특정인을 금고의 임원으로 당선되게 할 목적으로 회원에게 금품 및 향응 등을 제공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사장은 재임 중에 기부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은 위탁단체의 임직원은 지위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번 선거와 관련해 도내 위반 조치 건수는 고발 2건, 수사 의뢰 1건, 경고 1건 등 모두 4건으로 늘었다. 이미 전국 곳곳서 부정행위들이 적발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제1회 전국동시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를 공명정대하게 실시해 국민의 기대와 신뢰에 부응하자”며 혁신을 외친 김인 회장은 시작부터 험난한 길에 접어든 모양새다.

회원들에게 음식물을 제공하는 등 부정 선거운동을 한 의혹을 받는 충북지역의 한 새마을금고 이사장이 경찰 조사를 받게 됐기 때문이다. 충청북도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5일, 도내 한 새마을금고 이사장인 A씨를 기부행위와 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A씨는 금고 회원들을 대상으로 20만원 상당의 음식물을 제공하고, 소속 직원에게 지지를 부탁하는 등 자신의 당선을 목적으로 기부행위와 지위를 이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중앙선관위 위탁 직선제 “의도 좋은데···”
간선제 일부 지역 ‘현역 프리미엄’ 우려

충북선관위는 지난 1월부터 이른바 ‘금권선거’가 발생하거나 발생이 우려되는 선거 과열 예상 금고 6곳을 특별관리금고로 지정·관리하고 있다. 특별관리금고로 지정된 곳에 대해서는 선거 상황에 따라 일정 기간 충북선관위 광역조사팀이 현장 방문·상주하는 등 특별단속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충북선관위 관계자는 “금품 제공자는 강력 조치하고, 제공받은 자에게는 최고 50배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라며 “입후보 예정자 및 금고 회원 모두 관행적 금품수수 행위 역시 불법임을 엄중히 인식해 깨끗한 선거문화 정착을 위해 적극적인 신고와 제보 등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구에서는 입후보 예정자 매수 행위가 적발됐다. 대구시 선관위는 지난해 10월 입후보 예정자에게 상근이사 자리를 제안하며 출마를 포기하도록 요구한 모 금고 이사장 B씨를 경찰에 고발했다.

비슷한 시기 부산에서는 회원과 대의원 등에게 상품권을 제공한 모 금고 이사장 C씨가 고발당했다. 부산시선관위는 C씨가 지난해 설 명절 즈음, 회원·대의원 등에게 5만원권 상품권 26장을, 추석 명절 즈음에는 대의원 7명에게 5만원권 상품권을 제공한 사실을 적발했다.

C씨는 정기총회에 참석하지 않은 대의원 5명의 여비 명세서에 대리 서명하고 여비를 수령해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전북특별자치도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입후보 예정자 D씨는 자신이 활동하고 있는 단체의 청년회장과 공모해 회원 10명에게 지지를 호소하면서 약 30만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했다.

청년회장은 이사장 선거 당선을 위해 회원 10여명을 해당 금고 회원으로 가입하게 하기도 했다. 전북선관위는 D씨와 청년회장을 경찰에 고발하는 한편, 단속 역량 강화에 좀 더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경기 남부권 일대서도 회원 약 1만여명에게 각각 현금 9만원가량을 건넸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시작부터
비리 얼룩

이처럼 부정·불법 행위가 근절되지 않자 수사당국이 집중단속에 나섰다.

경찰청은 지난 1월21일 예비후보자 등록 신청일을 기해 전국 경찰관서에 선거사범 수사전담반을 편성해 불법 행위 첩보 수집과 단속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경찰은 금품 수수, 허위 사실 유포, 임직원 불법 선거 개입 등을 3대 선거범죄로 규정하고 엄정하게 단속할 방침이다.

지난 2일 기준 도내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가 열리는 지역 총 51곳(직선제 28곳·간선제 31곳) 가운데 11곳에서 15명만 출마 의사를 공식화했다. 현 이사장 출신은 단 한 명도 없다. 현직 이사장들은 입을 닫고 서로 쉬쉬하는 분위기다.

관계자는 “누가 준비한다느니, 나오느니 하는 소문들조차 안 들리다 보니 많은 이사장이 좌불안석인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이번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도 ‘현역 프리미엄’이 발휘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인들보다 선거인에 대한 정보력이 우위에 있는 데다 각종 인맥과 현재 지닌 지위 등 다방면서 유리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출마 예정자들은 일찌감치 출마 선언을 하고 얼굴 알리기에 나서고 있지만, 한 달 남짓한 예비후보자 등록 기간은 도전자에게는 절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첫 직선제인 데다 그간 낮았던 새마을금고 투표율 특성상 별다른 고민 없이 선거인들이 현역에 대한 관성적인 투표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 현역 이사장은 “새마을금고는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선거인이 많고 투표율도 지역이나 금고 사정에 따라 천차만별”이라며, “평소 친분이나 정보력 등의 이유로 현 이사장들이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무조건 선전하리란 보장도 없다”고 일축했다.

현역들의
눈치게임

그러면서 “대부분 현 이사장들은 예비후보 등록을 최대한 늦추거나 본 후보 등록 기간인 18∼19일에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광주·전남지역 금고 86곳의 이사장은 직·간선제로 선출된다. 지난달 30일 광주시·전남도선관위에 따르면 예비후보 등록은 지난달 21일 시작돼 오는 17일까지 진행된다.

중앙선관위 동시 이사장 선거 통계 시스템 집계 결과 현재 광주지역서 등록을 마친 예비후보는 동구 4명, 남구 2명, 북구 1명 등 7명이다. 전남지역은 광양 2명, 보성 1명, 해남 1명, 무안 2명, 영광 2명 등 8명으로 양 지역 모두 설 연휴를 앞둔 데다 초반이라 등록률이 저조했다.

광주와 전남에선 86개 금고(전남 51개·광주 35개)서 이사장을 직·간선제로 뽑는다. 이번 선거는 지난달 21일 기준 이사장 임기가 남아있는 일부 금고를 제외한 전국 1116개 금고서 진행된다.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는 이사장 선거와 함께 4월 실시하는 ‘상반기 재보궐선거’ 등을 앞두고 중점 대책 논의에 나섰다. 도 선관위는 지난달 22일 구·시·군 선관위 사무국·과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25년도 주요업무계획 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올해 주요 목표를 ‘국민에게 신뢰받는 공정한 선거관리’와 ‘민주정치 발전을 위한 기반 공고화’ ‘미래지향적 조직역량 강화’로 정했다. 이를 기반으로 빈틈 없는 선거관리를 위해 ▲법과 원칙에 따른 완벽한 선거 사무 관리 ▲자유와 공정이 조화되는 준법선거 실현 ▲국민 신뢰도 제고를 위한 조직 쇄신 등을 중점 추진 사항으로 정하고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가기로 했다.

명절 맞물려 금품과 음식 살포
5만원짜리 1구좌 만들어도 투표

또 최근 사회 일각에서 무분별하게 제기되고 있는 부정선거 논란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도내 모든 직원이 각자의 업무에 더욱 최선을 다해 올 상반기 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할 방침이다.

도선관위는 “공정한 선거관리라는 헌법적 책무를 더욱 깊이 새겨, 모든 선거를 법과 원칙에 따라 정확하고 투명하게 관리함으로써 국민의 확고한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편, 김인 회장의 경영 책임론은 지속적으로 거론될 전망이다. 지난해 새마을금고 이사장들의 위탁선거를 위해 중앙선관위에 내는 돈이 49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소규모 단위 금고까지 선거 위탁에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비용을 의무적으로 지출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시사저널>이 중앙선관위와 새마을금고중앙회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선관위는 전국 동시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 관리 경비로 총 490억원을 산출했다. 이는 단위 금고가 관할 지역 선관위에 위탁선거를 위해 내야 할 비용을 모두 합한 금액이다. 각 금고들은 비용의 절반가량을 중도금으로 집행한 상태다.

또 선관위 자료에 따르면, 직선제 선거를 하는 금고의 경우 선거인당 평균 7990원을 부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체적으로 직선제를 진행할 때 3250원인 것에 비해 비용이 2배 이상으로 뛴다. 간선제인 대의원회 방식도 선거인당 7만5330원에서 20만4190원, 총회 선출 방식은 1470원에서 9780원으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1개 금고 평균 부담액은 직선제 5940만원, 대의원회 2450만원, 총회 3305만원이다.

좌불안석
혁신 불똥

새마을금고의 경우 선거권은 있지만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회원도 많다. 금고가 대도시에도 널리 퍼져 있는 특성상 투표율도 금고 사정에 따라 천차만별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평균 5만원 수준의 출자금 1좌 이상을 6개월만 유지하면 되기 때문에 선거권을 갖기 위한 문턱도 상대적으로 낮다. 이 같은 ‘허수’를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조합원 전체를 근거로 비용을 정하다 보니 비효율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창립 이래 최악의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새마을금고의 비용 부담은 한층 커지고 있다. 

<smk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통합 슈퍼앱 ‘MG더뱅킹’ 첫날부터 먹통

통합 슈퍼앱 ‘MG더뱅킹’이 개통 첫날부터 접속 장애를 겪으면서 새마을금고 경영진이 진땀을 뺐다. 

지난 1월 금융권에 따르면 디지털 혁신 전략에 차질이 생겼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MG더뱅킹은 기존 간편거래 중심의 ‘MG상상뱅크’와 ‘MG스마트알림’ 앱을 통합한 새마을금고의 슈퍼앱이다.

새마을금고는 앞서 MG더뱅킹의 경쟁력을 은행권 수준으로 단숨에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앱 출시를 준비했다.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금융사들이 슈퍼앱 경쟁을 펼치며 고객 확보에 힘을 싣는 상황서 새마을금고도 그에 못지않은 수준의 슈퍼앱을 구축해 은행권과 나란히 경쟁하겠다는 포부를 내놓은 셈이다.

하지만 MG더뱅킹이 첫날부터 약점을 드러낸 만큼 기대치에 맞는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예상보다 더 많은 시일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MG더뱅킹은 지난달 13일 앱 출시를 위해 새벽 0~6시 고객 접속을 차단하고 업데이트 준비를 마쳤다.

그러나 앱을 개시한 뒤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약 8시간 동안 접속 지연 등 현상이 나타났다. 

김인 회장은 “접속 지연 등의 문제로 회원 여러분들께 불편을 드린 점 양해 바란다”고 말했다.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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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