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SM그룹 자회사 경남기업이 공급한 ‘용인 경남아너스빌 디센트 아파트’서 무더기 하자가 발견되면서 수분양자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이상일 용인시장이 나서 “보수 조치 전까지 사용검사 승인을 내주지 않겠다”고 경고했으나 보수 작업은 더딘 상황이다.

최근 용인 경남아너스빌 디센트 아파트의 입주자 사전점검 현장서 박쥐가 출몰해 부실 방역 논란에 휩싸였다. 싱크대 배수구 쪽에서 발견된 박쥐가 어떻게 들어왔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또 104동 303호에선 싱크대 물이 역류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더딘 보수
이달 기준 지하주차장 천장 누수를 비롯해 100건 이상의 누수 및 균열이 발견되자 입주 예정자들의 불안이 커졌다. 이에 용인시는 하자 문제가 정리돼야 사용검사 승인이 이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택법 및 관계 법령에 따르면, 중대 하자는 사용검사 전 하자보수 공사를 완료해야 한다.
특히 이상일 용인시장은 아파트 현장을 지난해 12월3일과 28일, 지난달 18일 등 세 차례 방문하며 하자보수 진행 상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두 번째 현장 방문 당시 이 시장은 시공사 측 관계자들과 만나 하자보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사용검사 승인을 내지 않겠다고 직접 언급했다. 같은 날 진행된 간담회에 참석한 이기동 경남기업 대표이사도 “입주 예정자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하루라도 빨리 좋은 환경의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도록 하자보수에 속도를 내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진행된 두 번째 사전점검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입주민들은 첫 번째 사전점검보다 하자 규모가 늘어났다고 주장한다. 실제 입주 예정자 커뮤니티에는 2차 사전점검 시 발견된 하자들이 공유되고 있다.
당시 누수 문제도 논란이 됐다. 단지 내 지하주차장 천장, 세대 내 발코니, 비상계단 외벽 등에서 물이 새는 현상이 나타났다. 지하주차장 벽면, 104동 옥상, 301동 벽체 등에선 균열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비상계단 난간 미설치, 단지 내 도로 미포장 등 ‘미시공’ 문제도 드러났다. 입주민들은 외벽 도색이 모델하우스와 다른 ‘도색 불량’ 문제도 지적했다. 2·3단지 사이에 조경 구간 미조성, 304동 세대 기울기 의심 등과 관련해서도 시공사 측에 정밀 안전진단을 요구했다.
1차 사전점검 때부터 언급된 지하주차장 누수의 경우 여전히 보수가 완료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입주예정자협의회 관계자는 “사전점검서 확인된 하자는 전기실, 지하주차장 누수 흔적, 지하 1~2층 천장 갈라짐, 전용부(세대) 안방, 발코니 배수관 누수 등이 있었다”며 “특히 두 번째 사전점검 2일 차에 옥상에 물을 뿌려봤는데 누수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104동에선 물이 역류된 곳도 있다. 심각한 건 박쥐가 발견됐다는 것이다. 시공사에 방역 내역을 공유해달라고 요청해놓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공사와의 소통 부재 문제도 제기됐다.
협의회 관계자는 “경남 측이 지난달 3일 입주 지연 보상안을 시청에 제출한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 이사할 분들 이삿짐을 맡아주고, 거주지를 마련해 주겠다는 게 주요 골자였다”면서도 “이런 내용의 연락을 받은 입주 예정자분들이 한 명도 없다. 우리와 협의된 사항도 아니다. 시청에 계획만 전달하고 시행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이 시장은 한 방송에 출연해 “현재 협의안에 따라 일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누수 문제 등은 여전히 입주 예정자가 만족할 수준으로 해결되지 않은 것 같다”며 “경남기업이 부실 공사 문제를 확실히 해결하지 않으면 시가 사용검사 승인을 할 수 없다는 방침은 분명하다”고 재차 경고했다.
경남아너스빌서 쏟아지는 하자들
속출하는 민원에 시장까지 나서
용인시청 관계자는 “규모를 떠나 주택법상 미관상의 하자여도 사용검사 전 조치를 완료해야 한다”며 “공용 부문 및 중대 하자의 경우 사용검사 전 조치를 완료해야 하지만, 아직 완료가 되지 않은 상황이라 사용검사 승인이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경남기업 관계자는 “현장 상황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해나가고 있다”며 “입주 예정자들의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지자체 등과 지속적으로 협의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경남기업은 시공능력평가 76위(2024년) 건설사로, 2017년부터 SM그룹에 인수돼 건축, 토목, 플랜트 부문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경남아너스빌 디센트는 지난 2022년 청약을 진행해 평균 11.2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이후 미계약분에 대한 무순위 청약까지 거쳐 완판됐다.

다만 이번 하자로 인해 입주 시기는 계획보다 2~3개월 늦어진 오는 2월에서 3월 사이로 조정된 상태다.
한편, 경남기업이 속한 SM그룹은 최근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지난해 11월 검찰은 광주지역 공동주택 사업 담당 공무원의 뇌물수수 의혹과 관련해 건설 계열사인 SM우방건설의 대구 본사 및 광주 광산구청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SM그룹은 지난 2022년 말 광주 광산구 도산동서 진행한 민간임대아파트 분양 전환 과정서 광산구청 공동주택과 간부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SM우방이 시공한 해당 아파트는 2016년 12월 준공해 2022년 말 분양 전환했다.
검찰은 광산구청 공동주택 담당 간부 공무원 A씨가 SM우방건설로부터 “분양 전환되는 도산동 아파트 분양가를 감액해주지 말아달라”는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아파트 분양 과정서 모종의 이익을 얻은 것이 아닌지 의심했다.
또 A씨와 접촉해 로비를 벌인 SM우방건설 측 인물을 당시 분양팀장 B씨로 특정한 상태다. B씨는 검찰 출신 변호인을 선임해 검찰 수사에 대응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SM우방 대구본사와 광산구청의 공동주택과 사무실서 도산동 민간임대아파트 공사와 관련한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SM그룹이 2019년부터 2036년까지 상업시설 임대·운용권을 인수한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 민자역사도 포함됐다. SM그룹은 민자역사 일부를 그룹 본부와 계열사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A씨 측이 해당 아파트를 5채 소유하고 있는 사실을 지난해 11월 추가로 포착했다. 이에 관련자의 자택과 개인 자동차, 해당 아파트 사무실 등도 압수수색했다.
A씨 변호인은 “A씨 지인들이 해당 아파트 5채를 소유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5채 모두 적정 가격으로 정상 분양받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번 압수수색은 광주지역 민간임대아파트 분양 전환 과정서 발생한 뇌물수수 의혹을 밝히기 위한 수사의 일환으로, 검찰은 관련 자료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광주지역의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중요한 사건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수사 착수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실 공사
앞서 광주지검은 해당 의혹과 관련해 광주지역 공무원들에 대한 조사와 함께 SM그룹의 광주지역 사업 내역을 정밀히 검토 중이다. 압수수색을 통해 수집된 자료들은 향후 수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SM그룹 측의 입장과 향후 대응 계획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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