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역전되자…” 민주당표 여론조사 ‘검열’ 논란

여조 업체 규제 법안 발의
유리할 땐 침묵…감탄고토?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최근 국민의힘의 지지율 반등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르자 더불어민주당이 관련 업체 규제 법안을 발의하는 등 ‘업체 때리기’에 나서면서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일각에선 “자신들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왔을 땐 침묵하다가 지지율이 역전되자 색안경을 쓰는 게 아니냐”는 지적부터 “여론을 통제하려는 시도 아니냐”며 “공당이 ‘감탄고토’(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하고 있다” 등 비토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을 앞서는 결과가 다수 관찰된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6~17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46.5%, 민주당은 39.0%를 기록했다. 전주 대비 국민의힘은 5.7%p 상승한 반면, 민주당은 3.2%p 하락했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7.8%.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

민주당은 이 같은 결과가 “보수층 과대 표집으로 인한 왜곡”이라고 주장하며 적극 대응에 나섰다. 당내에 ‘여론조사 검증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23일 토론회를 추진하는 등 제도 개선을 명분으로 한 움직임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앞서 민주당은 탄핵소추 뒤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40%를 기록했다는 한국여론평판연구소(코프라)의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선관위에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선관위는 “선거 관련 조사가 아니어서 심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이의 신청을 기각했다.


여권에선 이 같은 민주당의 행보에 대해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서 열린 비대위 회의서 “2025년 대한민국이 갑자기 검열 공화국이 됐다. 민주당은 대체 어떤 나라를 만드려는 것이냐”며 강력 반발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민주당이 여론조사검증특위 설치에 모자라 여론조사 업체를 강하게 통제하는 법안을 발의했다”며 “지지율이 잘 나올 때는 가만히 있다가, 최근 불리한 여론조사 결과가 계속 나오자 이제 통계까지 정치 권력으로 통제하겠다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권 원내대표는 “29차례에 걸친 무차별적 탄핵 남발, 수많은 악법의 날치기 통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방탄과 폭주를 거듭해 국민적 반감과 우려가 커진 게 지지율의 진짜 하락 이유”라며 “원인이 자기한테 있는데 왜 여론조사 업체 팔목을 비트느냐”고 꼬집었다.

앞서 한민수 민주당 의원은 지난 21일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규칙으로 규정하는 여론조사 기관·단체의 등록 요건을 법률로 상향해 국회 통제 범위를 넓히자는 게 주요 골자다.

법안에는 여론조사 기관에 대한 정기점검 의무화, 등록 취소된 여론조사 기관의 재등록 신청 기간 제한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 여론조사 관련 위반 행위로 1000만원 이상의 과태료를 부과받은 경우 이를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한 의원은 법안 발의 이유를 두고 “지속적인 여론조사 제도개선과 선거 문화의 성숙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선거여론조사 결과에 왜곡이 발생하고 있다”며 “선거 여론조사기관 등록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편법 동원 등 사각지대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안을 통해)여론조사 결과 왜곡을 방지하고 전문성·신뢰성을 제고하고자 한다”고 부연했다.


물론,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민주당의 주장에 일정 부분 공감대를 표시하며 현행 여론조사의 기술적 맹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조사 대상, 조사 방식, 질문 항목에 따라 편향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외교학 교수는 자동응답시스템(ARS) 조사 방식을 두고 “선거 때가 아닌 평상시에는 강성 지지층들이 주로 ARS 조사에 응답한다고 볼 수 있다”며 “상담원이 직접 전화로 조사하는 방식에서 무당층 응답 비율이 높다는 건 이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물론 최근 윤 대통령의 지속적인 지지자 결집 호소로 인해 강성 지지층이 결집된 부분을 간과할 순 없으나, 여론조사에서 질문 항목의 뉘앙스에 따라서도 결과는 크게 좌우될 수 있다”며 “민주당의 과대 표집 지적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내부서도 이번 논란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박지원 의원은 최근 라디오 인터뷰서 “여론조사로 일희일비하지 말아야 한다”며 “당도 무슨 심의위원회 만들어서 대처한다는데 이런 건 안 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박용진 전 의원도 “조급해서 ‘여론조사는 가짜야’ 이렇게 얘기할 필요가 없다”고 직격했다.

이런 가운데, 진중권 광운대 교수는 최근 지지율 역전 현상을 두고 유튜브 채널 ‘시사저널 TV’에 출연해 “보수층의 사법 리스크 분노가 반영된 착시효과”라고 진단하며 “(민주당이)이재명 대표의 구속 위기 등 당 내부 문제를 외부로 돌리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비판했다.

진 교수는 “민주당이 반성하지 않고 여론조사 기관을 쫓아다니면 반감은 더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논란은 단순히 조사 방법론 차원을 넘어, 언론이 아닌 정치권서 여론을 주도하려는 이른바 ‘언론통제’ 논쟁으로 비화되는 양상이다. 이에 향후 여론조사 관련 법안 처리 과정서 여야의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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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