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비상계엄 설계 ‘보살’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파도 파도 끝없는 무속담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주도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실시한 12‧3 비상계엄 뒤에는 ‘아기보살’이 있었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으로 김 전 장관의 수족으로 불린다. 노 전 사령관이 계엄 날짜를 찍고 부추긴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으며 그의 수첩에는 구체적인 계획이 적혀있다. 구속 후 검찰로 송치된 그로부터 비상계엄의 새로운 국면이 나올까 관심이 집중된다.

12‧3 비상계엄 사태 핵심 인물로 꼽히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주목받고 있다. 노 전 사령관의 수첩서 북한 공격 유도, 정치인 등 사살 등이 적혀있었기 때문이다. <일요시사>는 불명예 전역한 뒤 점집을 운영하다가 핵심 비선이 된 노 전 사령관에 대해 알아봤다.

엘리트 군인
무속인의 삶

노 전 사령관은 경상북도 문경시 출생으로 문경중학교와 대전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1981년 육군사관학교에 수석 입학했다. 

보병 병과로 군 생활을 시작해 7사단서 대대장과 연대장을 거쳤다. 소령 때 정보 병과로 전환했으며 이 무렵 ‘노용래’서 ‘노상원’으로 개명했다. 그는 이후 육군참모총장 수석전속부관, 대통령경호실 군사관리관, 777사령관, 정보사령관 등 핵심 보직을 거치며 승승장구했다.

특히 정보 병과서 국가정보원과 청와대로 파견 근무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2012년 준장으로 진급했고 당시 박근혜정부 대통령경호실서 군사관리관으로 1년간 파견 근무를 했다. 통상 군사관리관은 경호처 파견 군부대들을 관리하는 보직으로, 보병 병과 준장이 주로 보임되는데 노 전 사령관은 정보 병과이면서도 보임됐다. 그는 군사관리관 파견 근무 이후 소장으로 진급했다.

하지만 그는 윤석열정부 들어선 어떤 공직도 맡은 적 없다. 지난 2018년 육군 정보학교장을 마지막으로 불명예 전역했기 때문이다. 그는 그해 국군의날에 여군 교육생을 강제추행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아 군복을 벗었다.

당시 노 전 사령관은 ‘산에 들어가겠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한 예비역은 “전역한 뒤 노 전 사령관이 생계를 위해 죽은 뱀에서 나온 구더기를 먹인 닭(이른바 뱀닭)을 판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최근엔 경기 안산서 점술가로 활동한 사실이 드러났다.

노 전 사령관은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 한 건물 반지하서 점집을 운영했다. 점집은 문제의 ‘햄버거 회동’ 장소와는 직선거리로 1㎞ 남짓 떨어져 있다. 최근까지 ‘아기보살’이라고 적힌 명패가 외벽에 붙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재는 사라진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건물 계단을 내려가 반지하에 도착하면 오른쪽으로 노 전 사령관의 점집 입구가 보인다. 입구에는 ‘안산시 모범 무속인 보존위원’이라고 적힌 스티커와 함께 붉은색 ‘만(卍)’자가 여러 개 붙어 있다.

입구 옆에는 제사 등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북어 더미, 말라버린 잡채 그릇, 정체를 알 수 없는 붉은 국이 담긴 냄비가 놓여 있다. 북어 중 일부는 여전히 입속에 현금이 들어 있기도 했다.

계단 아래 공간에 마련된 창고에는 사탕과 향초가 담긴 종이상자, 막걸리와 소주병 등이 가득 쌓여 있으며 사탕이 담긴 큰 유리병에는 ‘소원 성취’라는 글귀도 쓰여 있다.


군복 벗은 뒤 ‘핵심 비선’으로 자리
막후 인사권 쥐고 군 내부부터 흔들어

창고 한 칸에는 ‘부정 푸는 법’이라고 적힌 종이가 동봉된 마른 쑥 봉지도 가득 놓여 있었다. 종이에는 “본 부정풀이는 부정을 푸는 데 효과가 뛰어난 방법을 종합적으로 응용해 만들었다”며 “성물을 적당한 장소서 불살라 버리고, 소금이나 팥을 뿌려 퇴송하시면 부정이 사라진다”라고 쓰여 있다고 한다.

‘아기보살’과 연관된 물품인 듯 곳곳에 장난감과 사탕류도 눈에 띄었다. 북어 옆에는 먼지 쌓인 자동차 모형이 여러 개 놓여 있었고, 창고에도 용도를 가늠하기 힘든 초콜릿과 사탕, 젤리 등이 많이 보였다고 한다.

군복을 벗은 뒤 군과 절연한 것처럼 보였지만, 그는 오히려 ‘핵심 비선’으로 자리 잡았다. 자신이 사령관을 지낸 정보사의 OB(전직 간부) 모임을 주도한 흔적이 곳곳서 포착됐다. 특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올해 9월 장관으로 취임하자, 군내에선 노 전 사령관 이름도 함께 회자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노상원 라인’으로 불리는 배모 준장이 김 전 장관 인사청문회 준비단에 들어갔을 때 낙하산이라는 말이 많았다”고 말했다. “배 준장이 그 뒤 요직인 연합사 작전처장이 된 것도 노 전 사령관 입김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노 전 사령관이 김 전 장관과 함께한 첫 근무지는 수도방위사령부 55경비대대(현 55경비단)로 알려졌다. 55경비대대는 청와대를 경호하는 근위부대로, 두 사람은 김 전 장관이 1990년 무렵 소령으로 이곳 작전과장을 맡을 때 노 전 사령관(당시 대위)이 제대장을 맡아 연을 맺었다.

두 사람과 함께 근무한 예비역은 “둘이 죽이 정말 잘 맞았다”고 회상했다.

노 전 사령관은 탁월한 심기 경호로 김 전 장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한다. 두 사람과 인연이 있는 군 관계자는 “김 전 장관이 대대장에게 잘 보이려고 후배들을 쥐어짜면, 노 전 사령관은 이에 동조해 부하들을 강하게 쪼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예비역은 노 전 사령관을 “사람 자체가 흑백이라서 중간이 없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인정하는 부하에겐 전폭적으로 일을 맡기고, 마음에 안 들면 그냥 반 죽여서 짓밟았다”고 평가했다.

김 전 장관은 2007년부터 박흥렬 전 육군참모총장의 육군본부 비서실장으로 일했고, 김 전 장관 추천으로 노 전 사령관은 비서실 산하 과장급으로 근무했다. 이 무렵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의 수족처럼 일했다고 한다.

노 전 사령관을 잘 안다는 군 관계자는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존재감을 드러내려고 했고, 인맥과 라인을 만드는 데 열중했다”고 했다. 특히 김 전 장관을 통해 영향력을 과시하고 싶어해 후배뿐 아니라 동기들 사이서도 평가가 안 좋았다는 전언도 나왔다.

몰락했지만
김용현 라인


‘롯데리아 내란 모의’에 불려 나온 문상호 정보사령관과 현직 대령 2명 역시 노 전 사령관의 ‘인사 영향력’을 의식했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문 사령관은 올해 여름 ‘블랙요원 리스트 유출 사건’과 자신이 연루된 하극상 사건으로 직무 배제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는 김 전 장관의 취임과 맞물려 유임됐다. 군 소식통은 “문 사령관 인사에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 노 전 사령관이 승진을 약속하며 현직들을 끌어들였을 수 있다”고 했다. 정보사가 점조직인 탓에 OB들이 노 전 사령관처럼 블랙요원으로 활동하며 인사에 개입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김 전 장관 라인을 탄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과 계엄과 관련한 군 관계자들의 사주와 점을 계속 본 것으로 확인됐다. 

군산시 개정면서 점집을 운영하는 A씨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서 “노 전 사령관이 2022년 2월부터 올해 초까지 셀 수 없을 만큼 자주 방문해 군인들의 사주를 물어봤다”며 “대략 20여차례가 넘게 다녀갔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사전에 예약한 뒤 점집을 방문했고, 군인들의 사주가 적힌 메모나 사진을 들고 찾아와 점괘를 물었다.

A씨는 “다른 군인들은 정확히 이름이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 데 김용현 전 장관의 얼굴은 TV 뉴스를 보고 바로 알아봤다”면서 “김 전 장관의 사주를 가장 많이 물었고, 노 전 사령관이 ‘이 사람이 잘돼야 내가 복귀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A씨는 노 전 사령관이 ‘계엄’을 언급했느냐는 질문에는 “계엄이라는 말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고 ‘중요한 일’이라는 표현을 썼다”며 “뉴스를 보고 나서야 그때 물었던 것이 저걸 말하는 것이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노 전 사령관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는지에 묻자 A씨는 “내가 대통령이 임기 1년을 남기고 탄핵당할 것이라고 말하자 노상원씨가 ‘외부에 공개된 (윤 대통령)생년월일과 실제 생년월일이 다르다’고 말하며 탄핵당할 일이 없다고 했다”고 답변했다.

A씨는 노 전 사령관 역시 점집을 운영하는데 이곳을 찾은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노상원씨도 사주를 아주 잘 보는데 내가 신내림을 받은 무당이라 자주 찾아왔다”면서 “대통령이나 영부인도 나중에 찾아오는 것이냐 물었지만, (특별한 언급 없이)다른 사람과 함께 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성폭력 전과
햄버거 모의

김 전 장관을 등에 업고 인사 비선으로 권력을 휘두르던 노 전 사령관은 문제의 햄버거 회동이 알려지면서 계엄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햄버거 회동은 계엄 이틀 전인 지난 1일 경기도 안산의 한 햄버거 가게서 국군 정보사령부 간부 3명과 만나 계엄을 사전에 논의한 것으로,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전산 서버를 확인하면 부정선거 증거를 확보할 수 있다”는 말을 했다.

이날 1시간여의 회동이 끝나고 노 전 사령관이 먼저 자리를 떠났고, 문 사령관은 이후 두 대령에게 비상계엄이 예정된 사실을 언급했다고 한다.

이후 계엄 선포 당일엔 국회와 선관위 장악 이후 추진할 후속 작전 및 수사에 관련된 ‘제2수사단’ 논의가 진행됐다. 지난 3일 오후 2시반쯤 마련된 회동엔 노 전 사령관과 김용군 전 대령, 구삼회 제2기갑여단장과 국방부 조사본부 관계자 1명이 참석했다.

이 같은 정황을 포착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이하 특수단)은 지난 15일 노 전 사령관을 긴급 체포했다. 이후 노 전 사령관이 거주하던 점집에선 북한 공격 유도 문구와 정치인, 언론인, 종교인 등을 수거 대상으로 지칭한 수첩도 압수했다. 앞서 언급된 2수사단에 관한 내용도 적시돼있었다.

특수단 관계자는 “수첩에는 국회 봉쇄, 정치인, 언론인, 종교인, 노조, 판사, 공무원 등을 수거 대상으로 표현하며 수용 및 처리 방법에 대해 언급돼있었다”며 “(수거는)체포라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우종수 특수단장도 지난 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노 전 사령관의)수첩에 정치인, 언론인, 종교인 등에 대해 수거 대상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사살이라는 표현이 있었느냐” “사실에 부합하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 질문에 “사실에 부합한다”고 답했다.

우 특수단장은 수첩에 오물 풍선에 관한 표현도 있었느냐는 질의에는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노 전 사령관 수첩서 ‘NLL(북방한계선)서 북한의 공격을 유도’라는 표현이 적시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특수단이 확보한 노 전 사령관의 수첩에는 이른바 수거 대상과 관련된 백령도 작전이 적혀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거 대상 명단으로 총 16명이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당국은 수첩에 적힌 ‘백령도 작전’이 수거 대상을 체포 후 배를 통해 백령도로 보내는 과정서 사살한다는 취지의 내용으로 의심하고 있다.

계엄 날짜 찍고 구체화
내란에 더해 외환까지 

수첩에는 북한 등 불상의 공격을 통해 배가 폭발하는 등의 내용도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해 최북단 백령도는 북방한계선(NLL)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10여㎞ 떨어져 있다. 수사 당국은 노 전 사령관이 이곳에서 북한 공격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수거 대상 인사 사살 계획을 모의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사 당국은 수첩 내용과 관련해 노 전 사령관이 개인적 아이디어 차원서 가능한 시나리오를 적어본 것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 같은 정황에 국수본은 지난 24일, 노 전 사령관을 내란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구속 송치했다. 

노 전 사령관은 호송차로 이동하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비상계엄에 대해 직접 소통했느냐’ ‘수첩에 누구를 사살하라고 썼느냐’ ‘북한 공격은 어떻게 유도하려고 했느냐’는 기자 질문에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후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면서 ‘사살 대상이 누구였느냐’ ‘북한 공격을 어떻게 유도하라고 했느냐’는 질문에 취재진을 응시하기도 했다.

정보사 사정에 정통한 복수의 군 소식통 발언을 종합하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부터 “계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자신과 친분이 깊은 김 전 장관에게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군 소식통은 “노 전 사령관이 김 전 장관에게 ‘계엄을 한번 해야 한다’고 먼저 건의한 것으로 안다”며 “노 전 사령관이 날짜까지 찍어 ‘계엄을 하려면 날짜는 12월3일이 좋다’는 취지로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노 전 사령관에게서 출발한 ‘계엄 아이디어’가 김 전 장관을 통해 야당의 잇단 탄핵 처리 등으로 비상조치를 검토하던 윤 대통령에게 전달되면서 계엄 준비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소식통은 “‘계엄’이라는 키워드가 (김 전 장관을 거쳐)대통령에게까지 보고됐을 때 마침 정치적으로 수세에 몰려 있던 윤 대통령 생각과 맞아떨어져 계엄이 현실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계엄 준비에 들어간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대통령 경호 관련 부대 근무 인연을 바탕으로 ‘경호처 카르텔’을 형성해 자신들의 뜻에 따르지 않는 정보사 인사를 ‘찍어내기’ 한 정황도 파악됐다.

실제 계엄 세력이 북한 도발을 유도한 사실이 확인된다면 현재 수사기관의 내란죄 수사는 외환죄 등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민주당은 평양 무인기 침투와 오물 풍선 원점 타격 지시 등으로 국지전을 도모하려 했다며 윤 대통령과 김 전 국방부 장관을 외환죄 중 일반이적죄로 고발했고, 외환 유치 의혹을 담당하는 별도 팀도 만들기로 했다.

북한 도발 
유도 세력?

형법 제99조 외환 일반이적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군사상 이익을 해하거나 적국에 군사상 이익을 공여한 자는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명시돼있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죄와 외환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소추를 받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다. 그만큼 외환죄는 형사법상 심각할 범죄일뿐더러 대통령이 실제로 지시하거나 기획한 것이 확인된다면 파장이 클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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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테르노 차준영’에 1조 물린 DL이앤씨···손배 소송전 전말

‘에테르노 차준영’에 1조 물린 DL이앤씨···손배 소송전 전말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DL이앤씨가 시행사 시티원 차준영 회장과 다툼 중인 1조원대 공사비 정산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앞서 <일요시사>는 지난 2월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보도에서 소송전의 내막을 설명했다. 이에 관해 차 회장은 “허위 보도”라며 형사고소와 손해배상 청구를 예고하는 내용증명을 보내왔다. 항소심 재판을 최초로 언급한 <이데일리> 보도와 판결문 등을 종합하면, 통일동산 공사비 소송의 규모와 구조 자체는 객관적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 차준영 시티원 회장은 통일동산 사업의 손실 구조를 발생시키고 떠난 뒤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으로 변신했다. 넥스플랜은 한 채에 200억~400억원에 달하는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사다. 18년째 흉물 방치 서울고등법원은 2026년 2월5일 선고한 항소심에서 DL이앤씨가 제기한 공사 대금 등 청구 사건과 관련해 시티원 측 항소를 기각했다. 1심 인용액 약 5184억원을 유지하면서 추가 청구액 약 45억원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원금 기준 약 5229억원 규모의 채권이 인정된 것으로 나타난다. 판결문에는 기성 공사 대금, 연대보증에 대한 구상금, 대여금 채권이 각각 구체적으로 산정돼있다. 일부 채권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연 17%의 지연이율이 적용되는 구조도 확인됐다. 지연손해금까지 합산할 경우, 시티원과 차 회장의 최종 부담액이 총 1조원에 이를 수 있다. 일부 채권의 이자 기산일이 2009~201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데다 지연손해금까지 적용하면 실제 지급 총액은 1조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사건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DL이앤씨는 시티원과 공사비 4125억원, 공사 기간 28개월 조건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파주 통일동산 관광숙박시설 사업에 착수했다.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경기 파주시 탄현면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아울렛’ 인근에 지하 3층~지상 15층 규모 관광숙박시설(1265실)을 새로 짓는 사업이다. DL이앤씨는 2006년 12월 시티원과 도급계약을 맺고 이듬해 11월 착공에 나섰다. 2008년 9월 사전청약을 실시했으나, 청약률이 9%(118실)에 그쳤다. 사전 청약자들은 잇따라 해약에 나섰고 시티원은 본 계약에 나서지 않았다. DL이앤씨는 결국 공정률 33% 수준이던 2008년 12월 공사를 전면 중단했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 12년 만인 지난 2020년 8월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한 기성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 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 등 총 573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와 공사비 소송 패소 최종 부담액 1조500억원 추산 차 회장은 도급계약상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 내 공사를 완료해야 하지만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DL이앤씨가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의 5%)과 미래 분양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 등 총 5327억여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반소했다. DL이앤씨는 “시티원이 도급 계약상 의무인 콘도 분양을 사실상 포기해 공사 대금을 지급받을 수 없게 돼 이에 불가피하게 공사를 멈출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차 회장은 “분양률이나 공사비 지급 여부와 무관하게 DL이앤씨에게 기간 내 공사를 완료할 책임 준공 의무가 있다”고 맞선 것이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까지 투입한 기성 공사비와 연대보증에 따른 대위 변제금, 대여금 등을 합산해 소송을 제기했다. 시티원 및 차 회장 측은 책임 준공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반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사 대금을 지급받기 어려운 현저한 사유가 발생해 불가피하게 공사가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판단해 반소를 기각했다. DL이앤씨 측은 현재 차 회장 통장과 부동산에 대해 압류 조치를 취해둔 상태다. 판결이 확정될 경우, 강제집행 절차를 통한 채권 회수에 적극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 12년 만인 지난 2020년 8월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차 회장은 통장 등이 압류되자, 친형인 차대영 명의 계좌를 빌려 에테르노 압구정의 분양 계약금을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분양금이 넥스플랜으로 이체된 사실도 거래 내역서 등을 통해 볼 수 있다. 차 회장 측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로드맵은 내용증명을 통해 “본인(차 회장)은 해당 소송의 당사자가 아니며, 5184억원 배상 판결을 받은 사실이 없고, 계좌 압류나 자금 유용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판결문에는 거액의 채권 인용 사실이 명시돼있고, 차 회장이 사건 당사자로서 소송에 참여한 구조가 확인된다. 상상 초월 손배 액수 <일요시사>는 앞선 보도에서 통일동산 사업 1심 판결 규모와 함께, 차 회장의 또 다른 사업지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제기된 자금 흐름의 수상한 점을 다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재무제표에 따르면 시티원과 차 회장의 현재 회사인 넥스플랜은 최근 자본잠식 상태로 나타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티원의 2024년 말 기준 부채 총계는 약 6289억원으로 자산(약 1359억원)을 약 4930억원 초과했다.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4930억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매출은 전무한 채 판관비와 이자비용 등 비용만 쌓이는 구조인 셈이다. 이는 판결 확정 및 강제집행 절차가 진행될 경우, 사업과 재무구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DL이앤씨 측이 채권 보전을 위해 압류 조치를 취한 만큼, 실제 집행 단계에서 어떤 자산이 대상이 될지도 향후 관전 포인트다. 차 회장이 현재 운영 중인 넥스플랜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넥스플랜의 2024년 말 기준 부채 총계는 약 5432억원으로 자산(약 5244억원)을 약 188억원 초과했다.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188억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당기순손실은 약 214억원에 달한다. 매출은 분양·용역 합산 약 669억원을 기록했지만 판관비가 전년(약 131억원)보다 3배 이상 급증한 약 399억원에 달했다. 이자비용도 약 261억원에 이르러 영업손실 약 111억원을 포함한 세전 손실 약 214억원이 발생하는 구조다. 넥스플랜은 현대건설과 손잡고 가수 아이유 등 유명인들이 분양받은 강남 초고가 하이엔드 주거 단지 ‘에테르노 청담’을 완판한 데 이어 현재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29세대 규모의 ‘에테르노 압구정(총분양 예정가액 6860억원)’을 개발 중인 시행사다. 항소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시티원과 관련 계열사의 재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에테르노 분양 자금이 신탁 구조 안에서 적정하게 관리됐는지도 쟁점이다. 부실한 재무 판관비만 ↑ 통일동산은 신세계사이먼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임진각, 출판단지와 인접한 관광 요지로 주목을 받았다. 2004년 조성된 통일동산 지구의 핵심 숙박시설로 기대를 모았지만, 장기간 방치되면서 관광특구의 경쟁력 약화와 도시 이미지 훼손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그동안 시는 ‘부동산투자이민제 지구’ 지정, 국토교통부 방치건축물 정비 선도사업 공모 추진 등 정상화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시티원 측은 전면 철거 후 아파트 단지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DL이앤씨와 공사비 정산 갈등으로 인해 흉물로 남겨졌다. 현재는 지구단위계획 변경 가능성까지 거론되나 특혜 논란 우려도 적지 않다. DL이앤씨는 채권 확보를 위해 관련 자산 압류 조치를 취한 상태로, 판결 확정 시 강제집행에 나설 방침으로 전해졌다. 다만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시티원의 재무 여력이 취약해 실제 채권 회수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지역사회에서는 “더 이상 흉물 방치를 용납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자유로를 따라 오두산통일전망대, 임진각 방향으로 진행하다 보면 앙상한 공사 현장이 도드라지는 등 통일동산 미관을 해치고 있는 이유에서다. 시 관계자는 “채무 정리 이후 사업 구조를 어떻게 재편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관광숙박시설 원안 복원, 주거·복합개발 전환, 공공 주도 방식이나 자력 재개 등 여러 방안이 가능하지만 결국 사업 주체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최창호 파주시 의원은 “2009년 4월 공사가 중단된 후 장기간 방치돼 지역의 흉물로 남아 해결해 달라는 민원이 지속되고 있다”며 “10년 이상 방치되니 짓다가 중단된 건물들이 시커멓게 변해 점점 더 흉물스러워졌다”고 밝혔다. 차가원-MC몽 불륜설 제보 배우 데리고 카지노 동행 탄현면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공사가 중단된 콘도 때문에 지역주민들이 피해를 많이 보았다”며 “공사 중단 건축물로 인한 도시 미관 저해, 덩달은 주변 지역 쇠퇴화가 이어지는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DL이앤씨가 시행사 시티원과의 소송에서 1심과 2심 모두 승소했지만 시티원 측은 항소심 패소에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시티원(회장 차준영)은 2월24일 DL이앤씨가 낸 파주 통일동산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의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한편, 차 회장은 영화배우 김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 회장이 워커힐 카지노 VVIP의 자격을 갖출 수 있었냐는 것이다. 차 회장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 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 회장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또 자신의 친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눠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MC몽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재차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 회장이다. 제보에 따르면 “차 회장이 MC몽의 해외 원정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압구정 모 샤브샤브 식당에서 식사를 접대했다”고 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이 관계자와 나눈 카카오 톡 대화에서 “차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VVIP라 가능? 간 큰 회장님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또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