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반짝하고 사라진 조국

5년4개월 만에 끝난 ‘조국 사태’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가 지난 2019년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뒤 불거진 여러 의혹으로부터 시작된 조국 사태가 5년4개월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대법원이 조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확정하며 국회의원직을 상실했고 곧바로 대표직서도 물러났다. 창당 초기부터 불거진 조국 없는 조국혁신당이 현실화된 것이다.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가 자녀 입시 비리와 부산 감찰 무마 사건으로 징역 2년이 확정되며 의원직을 상실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정수석부터 법무부 장관까지 역임했던 그는 ‘조국 사태’로 무너진 뒤 야심차게 정치계에 입문했지만 다시 조국 사태로 발목을 잡혔다.

징역 2년 확정
의원직 박탈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기소된 조 전 대표에게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지난 12일 사문서위조 및 행사, 업무방해,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조 대표에게 징역 2년과 600만원의 추징 명령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함께 기소된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노환중 전 부산의료원장은 벌금 1000만원,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은 징역 10개월이 확정됐다. 박형철 청와대 전 반부패비서관은 무죄로 결론 났다.

2019년 12월 조 전 대표가 이 사건으로 처음 기소된 뒤 5년 만이자 2심 선고 후 10개월 만이다.


대법원은 “원심의 유죄 부분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증거재판주의, 무죄추정의원칙, 공소권 남용, 각 범죄의 성립 등에 관한 법리 오해, 판단 누락, 이유불비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상고심서 양형이 부당하다는 주장도 했으나 대법원은 “적법한 상고 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서만 양형 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된다.

대법원은 아울러 2심의 일부 무죄 부분에 대한 검찰의 상고에 대해서도 “공동정범, 미필적 고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 및 직무유기죄의 성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판단을 누락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며 기각했다.

2심까지 불구속 상태서 재판받았던 조 전 대표는 징역 2년의 실형이 확정됐기 때문에 수형 생활을 해야 한다.

대법원 판결 선고 때에는 피고인의 법정 출석이 의무가 아니어서 실형이 확정되더라도 바로 법정 구속되는 것은 아니다. 조 전 대표도 이날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검찰은 징역 2년형이 확정된 조 전 대표에게 지난 13일까지 형 집행을 위해 자진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서울중앙지검은 “피고인 조국에 대해 징역 2년의 실형이 확정된 바 검찰은 형사소송법과 관련 규정에 근거해 통상의 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형을 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 전 대표는 지난 12일 국회 기자간담회서 “대법원 선고를 무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이어 “조국은 여러분 곁을 잠시 떠난다”며 “더욱 탄탄하고 맑은 사람이 돼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더 맑은 사람 돼 돌아오겠다”
대선·총선 5년간 출마 불가

대법원 최종심서 유죄가 확정됨으로써 조 대표는 의원직을 잃게 됐다. 선출직 공무원이 일반 형사사건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때에는 의원직을 잃는다. 공직선거법 위반의 경우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더라도 당선인 자격 또는 의원직을 잃는다.

조 전 대표는 의원직을 잃었을 뿐 아니라 5년간 피선거권도 박탈된다. 차기 대선이 예정대로 2027년 3월에 치러지더라도 출마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조국혁신당은 지난 최고위원 경선 최다 득표자인 김선민 최고위원이 궐위가 되는 당 대표직을 이어받는다. 조 대표의 비례대표 의원직은 총선 당시 13번 후보자였던 백선희 당 복지국가특별위원장이 승계한다.

조 전 대표가 대법원 판단까지 받게 된 것을 이른바 ‘조국 사태’라고 부른다. 조국 사태는 지난 2019년 8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검찰개혁을 명분으로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조 전 대표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며 시작됐다.

당시 조 전 대표는 법무부 장관으로서 수사지휘권 폐지, 1차 수사종결권 경찰 이양,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등을 검찰개혁의 구체적인 과제로 제시했다. 이에 당시 야당인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은 조 전 대표를 향해 입시 비리, 사모펀드 의혹 등을 제기했다. 

조 전 대표는 위법은 없다며 의혹을 돌파하려 했지만, ‘조국 일가’에 대한 고소·고발이 이어졌으며 해당 사건을 배당받은 서울중앙지검은 2019년 8월27일 조 전 장관 딸이 다니던 대학교 등 20여곳 이상의 기관 등에 수사관 100여명을 보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였다.

수사 주체는 일반 고소·고발 건을 맡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서 권력형 비리 등을 담당하는 특수2부로 바뀌기도 했다.

그럼에도 문 전 대통령은 2019년 9월9일 조 전 대표의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 검찰은 약 보름 뒤 조 전 대표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을 지휘하는 법무부 장관 집을 검찰이 압수수색한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조 전 대표는 지난 2019년 10월14일 취임 35일 만에 사퇴했다.

서울중앙지검은 2019년 12월31일 입시 비리 혐의로, 서울동부지검은 2020년 1월29일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혐의로 조 전 대표를 기소했다.

법무부 장관
악몽의 시작

당시 조 전 대표에게 적용된 혐의는 ▲뇌물수수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공직자윤리법 위반 ▲위계공무집행방해 ▲업무방해 ▲위조공문서행사 ▲허위작성공문서행사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증거위조교사 ▲증거은닉교사 등 11개였다.


이후 지난 2020년 1월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21부(김미리 부장판사)는 기존의 사모펀드 및 자녀 입시 비리 의혹 사건과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사건을 병합해 심리하며 하나의 재판에 피고인도 죄명도 여러 개인 재판이 이뤄지게 됐다.

조 전 대표의 유·무죄를 가른 쟁점은 ‘허위 스펙 위조’ 입시 비리, 유 전 부시장 감찰 무마와 증거인멸 교사로 크게 세 가지였다. 1심 재판부는 앞선 두 가지에는 유죄를, 마지막 증거인멸 교사 혐의에는 무죄를 선고했다.

2심의 판단도 다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조 전 장관이 “조민 7대 허위 경력 중 일부 직접 관여했고 허위 경력 기재 서류들을 제출해 해당 대학의 입시사정 업무를 방해했다”고 판시했다. 또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허위 증명서와 아들 조원 씨가 다닌 조지워싱턴대 시험 대리 응시, 허위 인턴십 서류 제출 등 입시 비리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했다.

딸 조민씨의 장학금 부정 수수와 관련해서는 뇌물수수 혐의는 인정되지 않고 청탁금지법 위반에만 유죄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민정수석 취임 이후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으로부터 수수한 금품은 1회에 100만원이 넘는 청탁금지법 수수금지 품목에 해당해 유죄”라고 판시했다.

조 전 장관의 형량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유 전 부시장 감찰 무마 혐의도 유죄로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민정수석이었던 피고인은 민정비서관이었던 백원우 피고인과 공모해 감독권을 남용해 당시 유재수 금융위원회 정책국장에 대한 감찰을 중단시켜 권리행사방해가 인정된다”며 “위법과 부당 정도에 비춰볼 때 직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한편 재산 허위신고와 증거은닉교사 등은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 판단을 받았다.

다만 법정 구속은 면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원심 및 당심 소송 경과에 비춰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해 법정 구속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항소심 후
정치 행보

조 전 대표는 항소심 재판 전후로 싱크탱크 ‘리셋코리아’ 활동을 주도하는 등 대외활동의 보폭을 넓혀왔다. 이를 두고 정치계 안팎에서는 ‘조 전 대표가 4·10 총선을 앞두고 신당을 창당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조 전 대표도 사실상 총선 출마를 시사하는 입장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길을 걸어가겠다”며 “검찰개혁을 추진하다가 무수히 쓸리고 베였지만 그만두지 않고 검찰 독재를 막는 일에 나서겠으며 검찰 독재를 온몸으로 겪은 사람으로서 어떠한 일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또 4월 총선 출마 의사를 묻는 질의에는 “지금 제가 말씀드릴 수는 없는데 조만간 저에 대한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할 시간이 있을 것”이라며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제가 개인적으로 특별히 할 일은 없을 것이라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오는 4월10일은 민주주의 퇴행과 대한민국의 후진국화를 막는 시작이 되어야 한다. 저의 작은 힘도 보태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조 전 대표는 항소심 선고 6일 뒤인 지난 2월13일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국가 위기를 극복할 대안을 한발 앞서 제시하는 정당을 만들겠다”며 창당을 선언했다. 그는 이날 부산 중구 민주공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은 지금 외교·안보·경제 등 모든 분야서 위기에 처해 있다”며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도약하느냐 이대로 주저앉느냐 하는 기로”라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정부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나. 정부 스스로 우리 평화를 위협하고 과학기술 경쟁력을 저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무능한 정권 심판론’을 내세웠다. 정부를 비판하는 언론을 통제하고 정적 제거와 정치혐오만 부추기는 검찰 독재정치에 몰두해 민생을 외면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지역갈등·세대 갈등·남녀갈등을 조장하고 이용하는 정치, 국가적 위기는 외면한 채 오직 선거 유불리만 생각하는 정치는 이제 끝장내야 한다”며 “갈등을 이용하는 정치가 갈등을 조정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 대표·비례대표 자리 승계
조국의존도 높은 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총선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정치계 의견과 달리 조국혁신당은 4·10 총선서 가장 큰 변수가 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례대표 개표 현황에 따르면 조국혁신당은 12석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이었던 국민의미래가 18석으로 가장 많은 당선자를 배출했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위성정당이었던 더불어민주연합이 14석을 얻은 데 이어 3번째로 많은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정치계에서는 ‘윤정부 무력화’를 거침없이 외친 조국혁신당에 윤정부의 심판을 벼르던 강성 유권자들이 동참해 민주당의 다소 약한 목소리에 갈증을 느끼던 지지층의 표를 조국혁신당이 흡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선 이후에도 조국혁신당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검찰에 대한 공격을 지속해 왔다. 조국혁신당은 지난 11월20일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장 먼저 발의하기도 했다.

조 전 대표는 탄핵소추안 초안을 공개하며 “120년을 뛰어넘어 대한민국 곳곳에서 시일야방성대곡이 울려 퍼지고 있다”며 “교수, 학생, 노동자, 작가들의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 분노가 터져 나오고 있다”고 일침했다.

이어 “무도하고 무책임하고 무능한 검찰독재 정권, 김건희씨가 이끌고 무속인이 뒤에서 미는 윤석열정권을 조기종식할 ‘골든 타임’을 놓쳐서는 안되기 때문에 조국혁신당이 앞장서서 탄핵소추안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활발하게 활동하던 조국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징역형이 확정되면서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가 사라지게 되면서 당 자체도 흔들리는 것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대선주자가 없는 당은 존립 자체가 의미 없기 때문이다.

조국혁신당은 창당 시기부터 조 전 대표의 공백 사태 가능성을 열어 놓고 충분히 대비해 왔다는 입장이지만 여의도 일각에서는 향후 전국 단위 선거를 앞두고 당을 이탈하는 인사가 늘어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당 지도부는 당분간 준비된 시나리오대로 당을 운영해 간다는 방침이다. 조국혁신당 한 관계자는 “지금은 당 지도부가 준비된 시나리오대로 당을 꾸려간다는 공감대가 있었다”며 “향후 선거 국면에서는 새로운 당 대표를 뽑거나 비대위 체제로 갈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 없는
조국혁신당

조국혁신당 한 관계자는 조 전 대표의 대선 출마와 관련해 “당이 설립될 때부터 만약 대선에 출마를 한다면 2032년 열릴 22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하는 것을 생각해오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오히려 문제는 이번 비상계엄 사태로 윤 대통령이 탄핵되거나 하야된 후 조 전 대표가 광복절 특사 등의 이유로 복권되지 않으면 22대 대통령선거 출마가 불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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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