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나우 인플루언서 뒷광고 파장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4.12.10 09:43:20
  • 호수 15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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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술렁이는 비대면 진료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비대면 진료 어플 닥터나우가 이른바 ‘뒷광고’ 논란에 휩싸였다. 인플루언서들에게 비만 치료제 위고비 처방 후기를 광고가 아닌 것처럼 작성해달라고 요청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결국 약사협회와 닥터나우의 충돌로 이어졌다. 플랫폼 사업자의 의약 도매상 설립을 막는, 이른바 ‘닥터나우 방지법’이 거론된 것. 

매체에 따르면 닥터나우 마케팅 직원이라고 밝힌 A씨는 “다이어트약 위고비가 고가의 제품이기 때문에 직접 약 구매를 하지 않더라도 약 2000원 정도의 진료만 받으면 사진은 별도 제공하겠다”며 뒷광고를 제의했다.

약국 뺑뺑이

인플루언서 B씨는 매체에 “아마 상위 노출되는 게시글들을 보고 메일로 제안한 것 같다”며 “다른 제안들보다 가격이 좀 더 높았는데, 광고인 것을 알리지 않고 써줄 수 있냐는 제의였다”고 전했다. 이어 “아는 사람들 눈에는 훤히 보이는 문제고, 자칫 나도 신고 대상이 될 수 있는 방법이라 하지 않겠다고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B씨가 공개한 마케팅 담당자 A씨의 메일에서는 닥터나우 비대면 진료 관련 콘텐츠 발행을 제안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최근 출시된 다이어트 주사제 위고비를 주제에 녹여 진행하시는 건 어떠냐’ ‘공정위 문구 없이 위고비와 비대면 진료 관련 원고를 요청드린다’며 작성 가능 여부를 확인했다.

B씨는 “닥터나우 외에도 뒷광고를 제안하는 업체들이 많고,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끼리도 이런 업체들에 대한 정보는 공유하고 있다”며 “잘 모르는 분들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닥터나우 측은 뒷광고를 의도하고 쓴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닥터나우 관계자는 “의료 분야기 때문에 따로 심의가 필요하냐는 해당 인플루언서의 질문에 마케팅 담당자가 별도의 심의는 필요 없다고 안내하는 과정서 ‘공정위 문구 없이’라는 표현을 쓴 것 같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 ‘공정위 문구’는 협찬 등을 명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뒷광고라고 보는 것 같다”며 “그런 표현에 대해선 저희가 잘 인지했고, 비슷한 사건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저희 마케팅 부서와 함께 표현에 대한 지침이나 가이드라인을 다시 마련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닥터나우 뒷광고 논란이 일자, 약사협회가 나섰다. ‘닥터나우 방지법’을 둘러싸고 첨예한 대립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약사협회는 법 발의를 환영하며 빠른 통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반면, 닥터나우를 비롯한 스타트업 업계는 ‘소비자 선택을 막고, 기업 발전을 막는 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달 13일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은 ‘닥터나우 방지법’이라 불리는 약사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에는 ▲환자 처방전을 약국에 전송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플랫폼을 대상으로 약국 개설자의 경제적 이익 제공 금지 ▲플랫폼 사업자의 의약품 도매상 불허가 ▲환자에게 경제적 이익이나 정보를 제공해 특정 약국으로 환자를 유인하는 행위 금지 등 조항이 담겼다.

직역단체-스타트업 충돌 만연
방지법에 쌍수 벌린 약사협회

해당 법안은 플랫폼의 약국 유통 독점 문제를 막는 등 폐해를 막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플랫폼이라 표현했지만, 법안이 조준하는 업체는 닥터나우다. 의원실서 대놓고 ‘닥터나우 방지법’이라고 명명할 정도다.


닥터나우가 정치권과 약사단체의 표적이 된 이유는 2가지다. 의약품 도매상 ‘비진약품’ 설립, 그리고 제휴 약국 서비스인 ‘나우약국’이다.

닥터나우는 최근 의약품 유통사 비진약품을 설립했다. 동시에 비진약품의 의약품 패키지를 유통하는 약국을 나우약국으로 지정했다. 비진약품은 비대면 진료 후 처방 약에 활용도가 높은 성분을 중심으로 의약품 패키지(29종)를 구성, 약국에 판매한다.

제휴 서비스에 가입하는 나우약국에 전달한 필수 의약품 패키지는 약 100만원 상당으로 구성돼있다. 총 29개 상품명이 적힌 리스트인데 이 중 셀트리온제약 품목이 13개로 약 45%를 차지한다. 나우약국으로 선정되면 닥터나우 플랫폼서 노출 빈도가 높아진다.

해당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닥터나우는 약사 단체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했다. 의약품 유통에 직접 참여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동안 닥터나우는 환자와 병원·약국을 연결하는 진료 중개 서비스만 제공해 왔다. 그간 행보와 한층 달라진 움직임을 보이자 ‘플랫폼 종속’을 우려한 약사회가 사업 철수를 촉구했다.

일부 약사는 “비진약품 셀트리온 패키지를 구입한 약국을 더 많이 노출시켜 비대면 처방을 몰아주는 일종의 담합”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약사단체는 법안 발의에만 만족하지 않고 빠른 법안 통과를 촉구하며 정부와 국회를 압박 중이다.

닥터나우 측은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닥터나우는 “환자들이 약이 있는 약국을 찾아다녀야 하는 이른바 ‘약국 뺑뺑이’ 등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나우약국 제휴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강조한다. 필수 의약품 패키지 구성에 대해서는 “비대면 처방 40%를 차지하는 다빈도 품목으로 구성했다”고 부연했다.

닥터나우 방지법에도 유감을 표했다.

또 시작된 플랫폼 때리기
“유통 독점 막자는 취지”

닥터나우 측은 “‘의약품 공급 서비스’는 비대면 진료 후 여러 약국을 전전하고도 처방 약 수령에 실패하는 환자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서비스”라며 “국정감사 당시 이런 환자의 고충과 서비스 제공 취지를 성실히 설명했고, 이후 모든 제휴 약국에 ‘약품 재고 관리 시스템’을 개방하는 내용을 포함한 서비스 개선 계획을 국회에 제출하고 지속적인 보완과 우려 요소에 대한 수용 의지를 밝혀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불공정거래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정책 당국 판단이 있었음에도 우려를 해소하고자 적극 소통했으나, 개선과 보완의 기회 없이 ‘닥터나우 방지법’이 발의돼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직역단체와 스타트업 간 치열한 갈등은 타다, 강남언니, 로톡, 삼쩜삼, 직방 등 플랫폼이 등장할 때마다 불거졌다. 타다는 이번 사태와 비슷한 ‘타다 금지법’이라는 직격탄을 맞고 일부 서비스를 중지해야만 했다. 성형 정보 플랫폼 강남언니는 대한의사협회와 갈등을 빚었고, 로톡은 대한변호사협회, 삼쩜삼은 세무사회와 대립각을 세웠다. 직방은 초창기 공인중개사협회와의 다툼으로 서비스 확장에 차질이 발생했다.


한편, 스타트업계에서는 직역단체가 지나치게 ‘이권 챙기기’에만 몰두한다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소비자 편의를 위한 시스템도 무작정 반대한다는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직역단체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플랫폼과 직역단체 간 갈등이 가장 첨예한 분야는 의료, 법률, 세무, 부동산 감정 서비스다. 해당 서비스는 사적 영역이지만, 공공 서비스 성격도 일부 가지고 있다. 공공 성격을 지닌 업종이 민간 플랫폼에 종속되는 것을 우려해 반발하는 이도 적잖다. 스타트업도 이런 우려를 해소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구태언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부의장은 “플랫폼이 제공하는 편의와 혁신의 이점에도 불구하고, 기존 직역단체들은 이를 견제 대상으로만 간주한다. 오랜 연대를 통해 기존 질서를 유지하려는 명목으로 혁신을 억제하는 조치들이 본말이 전도된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구 부의장은 법무법인 린에서 총괄 변호사로 재직하며 스타트업·테크 기업의 법적 조언을 제공하고 있다.

구 부의장은 <매일경제>와 인터뷰서 ‘닥터나우 방지법’의 문제점과 플랫폼·직역단체 간 갈등 해소 방안 등에 관해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에 제약을 가하는 문제가 있다. 이는 환자들에게 약국 선택의 폭을 줄이고, 비대면 진료 이후 가까운 약국서 신속히 약을 조제받는 편의를 저해한다”며 “국민 건강과 안전, 편의를 고려해야 할 법안이 오히려 의약품 접근성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이권개입 논란


그러면서 기존 직역단체를 설득하기 어려운 이유에 관해 “직역단체 소속 개인들이 단체 입장에 따르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소속 단체 의견에 동의하지 않아도 개인은 섣불리 의견 표명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기존 단체를 설득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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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