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속 동화마을 ①이탈리아마을 피노키오와다빈치

내 안의 순수와 낭만을 마주하는 곳

12월, 한 해의 마지막 달을 낭만적으로 장식할 여행 명소로 가평에 자리한 ‘이탈리아마을 피노키오와다빈치’를 소개한다. 이탈리아마을 피노키오와다빈치는 2021년 5월 개관한 국내 유일의 이탈리아 테마파크다. 청평면 소재의 3만3000여㎡ 너른 부지에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의 건축양식을 고스란히 옮겨 조성했으며, 이탈리아 예술과 문화의 향기를 진하게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오브제를 전시하고 있다. 

이탈리아마을 피노키오와다빈치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 세계 어린이에게 꿈과 용기를 심어준 피노키오를 주제로 흥미로운 전시와 공연을 상설 진행한다. 피노키오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동화 주인공이다. <피노키오의 모험>을 쓴 작가 카를로 콜로디(Carlo Collodi)를 기리는 콜로디 재단과 정식 제휴를 맺어 피노키오 사용권을 얻었고, 이로써 한국서도 환상 속 피노키오를 자유롭게 만날 수 있다. 

‘교육적이면서 재미있게!’라는 비전에 걸맞게 이탈리아마을 피노키오와다빈치는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이탈리아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주요 모티브로 한다.

피노키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건축, 지리, 음악, 미술 등 장르를 넘나들며 활발한 창작 활동을 펼친 천재로 시공을 초월해 지금까지도 수많은 대중에게 영감을 불어 넣어주고 있다. 지하 2개 층을 활용해 마련한 다빈치 전시관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업적과 행보를 한눈에 톺아볼 수 있다. 

이탈리아마을 피노키오와다빈치는 2008년 7월 국내 최초의 프랑스 테마파크인 ‘쁘띠프랑스’를 설립한 한홍섭 회장의 두 번째 야심작이다. 한 회장은 본래 40여년 동안 페인트 회사를 운영한 사업가였으나 해외 출장 중 운명처럼 유럽 문화에 매료돼 페인트 사업을 접고 국내에 유럽 마을을 만들게 됐다.


국경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이웃한 프랑스와 이탈리아처럼, 쁘띠프랑스와 이탈리아마을 피노키오와다빈치도 가까운 거리에 인접해 있다. 

이탈리아마을 피노키오와다빈치는 총 23개 공간으로 이뤄져 있다. 높이 10.8m에 달하는 대형 피노키오 조형물을 지나 본격적으로 마을로 들어서는 순간부터 흡사 이탈리아에 온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가면상점과 앤티크 전시장과 선물상점이 들어선 ‘제페토 골목’을 지나면 ‘다빈치 광장’에 이른다. 다빈치 광장에서는 로마시대 신화를 떠오르게 하는 석상과 조각을 한자리서 만나볼 수 있다. 

전 세계 어린이에게 꿈과 용기를 심어준 
피노키오 주제로 흥미로운 전시·공연 상설 진행

피노키오의 모험관은 동화 주인공 피노키오의 다이내믹한 모험 이야기를 담은 공간이다. 인형극단의 방, 절름발이 여우와 장님 고양이, 장난감 나라, 푸른 요정의 방, 제페토의 공방, 진짜 사람 피노키오 등 동화 <피노키오의 모험>의 전개를 실감 나게 따르고 있다.

500여석 규모의 야외극장에서는 주말이면 특별공연이 열리며, 피노키오 극장과 빈치회랑에서는 주중에도 시간대별 인형극 등의 다채로운 행사를 무료로 선보인다. 

이 외에도 까라라 갤러리아와 마뉴엘라 갤러리에서는 평소 접할 수 없었던 이탈리아 공예품과 골동품을 선보이며, 토스카나 전통주택은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의 고급주택을 재현한다.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연상케 하는 베네치아 마을의 야외 정원 또한 호젓한 산책 장소로 훌륭하며, 피노키오 전망대와 다빈치 전망대서 조망하는 청평호 풍경은 놓칠 수 없는 볼거리다.

12월이면 <피노키오&어린왕자 별빛축제>를 진행하니 사랑하는 사람과 방문해 잊지 못할 연말을 보내는 것도 좋겠다. 


‘작은 프랑스’라는 뜻의 쁘띠프랑스는 2008년 7월 개관한 국내 최초의 프랑스 테마파크로, 이탈리아마을 피노키오와다빈치와 자매 마을인 만큼 통합요금으로 함께 이용할 수 있다.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왕자>를 모티브로 한 생텍쥐페리 기념관과 어린왕자 체험존, 어린왕자길을 비롯해 200년이 넘은 프랑스의 가옥을 그대로 들여와 재조립한 프랑스 전통주택 전시관, 유럽에서 수집한 150개 이상의 다양한 오르골의 연주를 감상할 수 있는 오르골 하우스 등이 볼 만하다. 

자라섬은 1943년 청평댐이 완공되며 북한강에 조성된 인공섬이다. 해방 이후 중국 사람들이 농사를 지었다는 데서 ‘중국섬’으로 불리다가 1986년 ‘자라처럼 생긴 산을 바라보고 있으니 자라섬이라고 부르자’라는 가평군 지명위원회의 의견에 따라 자라섬이 됐다.

자라섬은 동도, 서도, 남도, 중도로 이뤄져 있다. 서도에는 이화원, 캠핑장, 다목적 운동장, 체육시설 등이 있으며 남도에는 꽃 테마공원, 집와이어 시설을 갖췄다. 중도에서는 2004년부터 매년 10월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이 열린다. 

아침고요수목원은 한국 정원의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을 알리고 싶었던 한상경 삼육대 원예학과 교수와 그의 아내 이영자씨가 1994년 설립한 수목원으로, ‘아침고요’라는 이름은 인도의 시인 타고르가 한국을 ‘고요한 아침의 나라’라고 예찬한 데서 비롯됐다.

아침고요수목원

총 33만여㎡에 달하는 광활한 부지에는 분재정원, 석정원, 야생화정원, 허브정원 등 한국 자연 고유의 멋스러움을 담은 10개의 주제 정원이 조성돼 있으며, 연말 야간이면 <오색별빛정원전>을 시작한다. 올해 축제는 12월6일~3월16일까지 진행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이탈리아마을 피노키오와다빈치→쁘띠프랑스→아침고요수목원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자라섬→이탈리아마을 피노키오와다빈치→쁘띠프랑스
-둘째 날 가평크루즈→청평호→아침고요수목원

관련 웹 사이트 주소
-가평군 문화관광 www.gptour.go.kr
-이탈리아마을 피노키오와다빈치 www.pinovinci.com
-쁘띠프랑스 www.pfcamp.com
-아침고요수목원 www.morningcalm.co.kr

문의 전화
-가평군 문화관광 031)580-4631
-이탈리아마을 피노키오와다빈치 031)5175-8929
-쁘띠프랑스 031)584-8200
-자라섬 031) 580-2098
-아침고요수목원 1544-6703

운영 정보
-이탈리아마을 피노키오와다빈치 운영시간: 09:00~18:00 휴무: 연중무휴 요금: 성인·청소년 1만2000원, 어린이 1만원(*이탈리아마을 피노키오와다빈치·쁘띠프랑스 통합이용권: 성인·청소년 1만9500원, 어린이 1만6000원)


-쁘띠프랑스 운영시간: 09:00~18:00 휴무: 연중무휴 요금: 성인·청소년 1만2000원, 어린이 1만원(*이탈리아마을 피노키오와다빈치·쁘띠프랑스 통합이용권: 성인·청소년 1만9500원, 어린이 1만6000원)

-아침고요수목원 운영시간: 4~11월 08:30~19:00, 12~3월 11:00~21:00(토요일은 23:00) *1시간 전 입장 마감 휴무: 연중무휴 요금: 성인 1만1000원, 청소년 8500원, 어린이 7500원 체험: 5~10월 주말 및 공휴일 10:00~17:00(*문의 070-4010-5940)

대중교통
버스 서울-가평, 동서울종합버스터미널서 청평행이 하루 9회 운행(06:45, 09:15, 11:40, 13:15, 14:15, 15:20, 16:25, 18:10, 20:50), 약 1시간 소요. 청평터미널 정류장서 30-5번 버스 이용, 쁘띠프랑스 정류장 하차, 이탈리아마을 피노키오와 다빈치까지 도보 약 15분.

기차 서울-가평, 경춘선 청평행 운행, 청평역에서 청평농협 정류장까지 도보 약 15분 이동, 30-5번 버스 이용, 쁘띠프랑스 정류장 하차, 이탈리아마을 피노키오와다빈치까지 도보 약 15분.

*문의: 동서울종합버스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청평터미널 031)585-7242, 가평터미널 031)582-2308, 청평역 1544-7788 ※가평 관광지 순환버스: 2023년 1월1일부터 운행(가평터미널↔가평역↔자라섬↔남이섬↔피노키오와다빈치↔청평터미널↔청평역↔아침고요수목원), 코스별 탑승장서 승·하차하며 순환 코스 내에서 버스표 1장으로 당일 자유롭게 환승 가능, 성인 8000원, 청소년·어린이 6000원, 장애인·군인·경로 6000원, 만 3세 이하 무료

자가운전
올림픽대로→강일IC→서울양양고속도로→설악IC→신선봉로→신선봉터널→가평대교→호반로→이탈리아마을 피노키오와다빈치


숙박 정보
-쁘띠프랑스: 청평면 호반로 1063, 031)584-8200, www.pfcamp .com/pension_info/room_list.htm 
-취옹예술관: 상면 수목원로 300, 031)585-8649, https://site.onda.me/20419 
-더스테이호텔: 가평읍 보납로 73, 031)581-5711, https://blog.naver.com/thestayhotel

식당 정보
-도선재(한우떡갈비·평양냉면·차슈온면): 청평면 양진길 7 1층, 031)584-5755
-해달촌(능이백숙·닭볶음탕·제육쌈밥): 청평면 고재길 10, 031)584-2984
-설악명가숯불닭갈비막국수 설악본점(숯불닭갈비·막국수·옛날육개장): 설악면 유명로 1818-14 1층, 031)585-0031

주변 볼거리
에델바이스 스위스 테마파크, 가평레일파크, 가평베고니아새정원, 아침고요가족동물원, 설미재미술관, 청평자연휴양림, 연인산, 남이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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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11월 국회 막전막후

‘박 터질’ 11월 국회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9월 정기국회 첫날부터 한복과 상복으로 기싸움을 벌이던 여의도 전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12월 정기국회 종료까지 겨우 한 달 남았지만 여야 간의 파열음은 여전하다. 더불어민주당은 개혁 추진 동력을 얻기 위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질세라 국민의힘은 야당으로서 거대 여당의 폭주에 맞서겠다며 맞불을 놨다. 고성과 퇴장이 난무하던 이재명정부 첫 국정감사(이하 국감)가 종합감사만 남긴 채 막바지에 돌입했다. 수많은 안건 속에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언급된 건 김현지·조희대 두 사람의 이름이다. 여전히 베일에 싸인 김현지 제1대통령실 부속실장과 사퇴 압박에도 꼿꼿하게 버티는 조희대 대법원장을 둘러싼 국감 후폭풍이 이어질 전망이다. 김현지 조희대 오는 6일 열리는 국회 운영위원회가 대통령실을 대상으로 한 종합감사에 김 실장 이름을 증인으로 올렸지만 끝내 불발됐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김 실장을 증인으로 불러 모든 의혹을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감사가 아닌 정치공세”라며 이를 거부했다. 민주당은 김 실장이 국감 당일 오전 또는 오후 1시까지만 출석할 수 있다고 밝혔고 ‘반반 출석’ 논란을 키웠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은 “김현지 증인 출석을 놓고 민주당이 내놓은 안은 오전 출석, 오후 불출석이라고 하는데 국감이 치킨인가? 반반 출석하게”라며 “김 실장 한 사람을 지키려고 하니 이런 코미디가 나오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국민의힘이 ‘김현지 흔들기’에 나서자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을 도마 위에 올렸다. 민주당은 “국감이 끝난 이후 사법개혁을 처리하겠다”며 조 대법원장이 스스로 거취를 정할 수 있는 데드라인을 그어줬다.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이번 사법개혁안은 제왕적 대법원장의 전횡을 막고 재판의 민주적 절차를 강화하기 위한 사법정상화법이다. 사법 독립성과 책임성을 두텁게 하고 국민의 공정한 재판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사법부 장악 논란을 사전에 잠재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은 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은 “대법원이 조 대법원장의 사퇴 요구를 외면할 경우 탄핵을 포함한 모든 법적·정치적 수단을 강력히 추진하겠다”며 으름장을 놨다. 두 사람의 이름은 오는 12월 정기국회를 마치고 해를 넘겨서도 호명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 모두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를 겨냥해 상대편의 아킬레스건을 물고 늘어지겠다는 전략이다. 한 야권 관계자는 “김건희 특검이 12월까지 갈 것으로 봤는데 조희대라는 새로운 공격 포인트가 생겼다. 민주당이 쉽게 놔주지 않을 것”이라며 “‘내란 세트’로 묶어서 지방선거까지 끌고 가겠다는 심산이다. 내란이라는 키워드만큼 국민의힘을 공격하기 좋은 소재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에 민주당은 부동산 실책이 뼈아프다. 그걸 덮기 위해 조 대법원장을 계속해서 끌어들일 것”이라며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과 추경호 의원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면 이제 그쪽을 노리지 않겠나? 여아가 머리채만 안 잡았지, 아마 역대급 국회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야 ‘사이좋게’ 하나씩 쥔 약점 특검 앞 권성동·추경호 운명은? 추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의 계엄해제 의결을 방해한 혐의로 첫 조사를 받았다. 특검은 당시 원내대표였던 추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가 의원총회 장소를 여러 차례 변경함으로써 고의로 표결을 방해했는지를 들여다볼 예정이다. 이날 추 의원은 조은석 내란특검에서 진행되는 1차 피의자 소환조사에 응해 “무도한 정치 탄압”이라며 “당당하게 특검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 수감 중인 권성동 전 원내대표의 첫 재판은 오는 3일로 예정돼있다. 권 전 원내대표는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처럼 각종 악재가 국민의힘을 단단히 휘감자 부동산으로 한차례 휘청한 민주당이 반사이익 효과를 볼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여론조사 대납 의혹을 받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의 대질이 오는 8일 예정돼 내년 6월 치러질 지방선거 판까지 흔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는 5일부터 시작되는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놓고 긴장감이 고조된다. 이정부 출범 후 첫 예산 심사로 국민의힘은 지역사랑 상품권 등 이 대통령의 트레이드마크인 지역 화폐를 겨냥해 맹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두 차례에 걸쳐 민주당 주도로 추경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국민의힘이 크게 반발했고, 지난 8월 정부 예산안이 공개되면서 본격적으로 ‘이재명식 포퓰리즘’ 프레임 굳히기에 나섰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오는 5일 있을 예산안 공청회를 시작으로 6∼7일 이틀간 종합정책질의를 실시할 예정이다. 10~11일에는 경제부처, 12∼13일에는 비경제부처 부별 심사가 진행되고 17일에는 소위원회 예산안의 감·증액을 심사하는 예산안조정소위가 가동된다. 각 소위의 논의를 거친 예산안은 전체회의 의결을 통해 본회의에 상정된다. 예산안 국회 본회의 처리 법정 시한은 매년 12월2일이지만 늘 그렇듯 여야의 예산 샅바싸움으로 해당 날짜를 넘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월 728조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올해 본예산에 견줬을 때 8.1% 늘어난 규모다. 이 대통령은 초혁신 경제 분야 등에 큰 폭으로 투자해 경제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예산안이 의결되던 날 이 대통령은 “지금은 어느 때보다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씨앗을 빌려서라도 뿌려서 농사를 준비하는 게 상식이고 순리”라고 말했다. 역대급 규모 쩐의 전쟁 이어 “현재 우리 경제는 신기술 주도의 산업 경제 혁신, 그리고 외풍에 취약한 수출 의존형 경제의 개선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며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는 내년도 예산안은 이런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고 경제 대혁신을 통해 회복과 성장을 이끌어내기 위한 마중물”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AI 투자다. 그동안 이 대통령은 AI 3대 강국을 강조한 만큼 예산 역시 이에 맞춰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10조1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자동차·조선, 반도체 등 주요 산업에 AI를 접목하고 휴머노이드 로봇용 AI 모델 등 ‘피지컬 AI’ 분야에도 집중 투자를 예고했다.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예산은 지난해보다 19.3% 증가한 35조3000억원이다. 역대 규모인 이번 예산 중 10조6000억원이 AI·바이오·콘텐츠·방산·에너지·제조 등 6대 첨단산업의 핵심 기술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투입된다. 이 중에서도 국민의힘은 26조2000억원으로 책정된 ‘민생경제 회복과 사회연대경제 기반 구축’ 부문을 눈여겨보고 있다. 정부는 24조원 규모로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을 지원하고 지역별 여건을 고려해 국비 보조율을 상향 조정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민주당은 24조원은 총 발행되는 상품권의 액면가이며 이 중 3~7%를 예산으로 지원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예산은 4000억원으로 도합 4조5000억원 규모로 책정됐다. 또 정부는 연 매출 1억400만원 미만인 소상공인 230만개 사에 경영안정 바우처 25만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예산안이 발표되자 국민의힘은 곧바로 ‘국민 부담 가중 청구서’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정부 예산이 올해보다 8.1% 늘어난 728조원 규모로 편성됐다. 조세감면까지 포함하면 실질 지출은 무려 808조5000억원에 달한다”며 “내년도 국가채무는 1415조원, 2029년에는 무려 1789조 원으로 폭증할 전망이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올해 49.1%에서 내년 51.6%, 2029년에는 58%까지 치솟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문재인정부 5년 동안 국가채무 비율이 33.9%에서 46.8%로 뛰어올랐는데 이정부는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는 나랏빚을 통제하기는커녕, 폭발 직전까지 끌어올릴 심산”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거짓 선동”이라며 민생 최우선에 초점을 맞췄다고 반박했다. ‘올려’ ‘내려’ 본회의 난타전 쟁점 법안 처리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민주당은 사법개혁을 위한 법 왜곡죄를, 국민의힘은 이정부의 부동산을 겨냥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를 밀어붙이고 있다. 앞서 민주당과 혁신당은 각각 법 왜곡죄를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판·검사가 증거를 조작하거나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등 잘못된 사실관계에 법을 적용해 기소나 유죄 판결을 내리는 경우 처벌토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현재 법 왜곡죄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소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지난달 28일 국정감사 대책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사법개혁안에 대해 “이번달 까지 (입법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백혜련 사법개혁특별위원장도 MBC 라디오를 통해 “특위에서 낸 5대 개혁안은 상당한 공감대가 이미 이뤄져 있다”며 “당내, 국민적으로 그리고 법원과도 대법관 증원 문제 빼고는 의사소통이 이뤄졌다. 법사위 논의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면 이번 정기국회 내 충분히 처리 가능하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개혁 골든타임을 절대로 실기하지 않고 연내에 반드시 마무리 짓겠다”며 힘을 실었다. 헌법 제84조이자 형사소송법 개정안인 ‘대통령 재판중지법’에도 군불을 땠다. 법사위 국감에서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 “이 대통령 파기환송심은 다시 기일을 잡아 (재개)할 수 있느냐” 고 물은 데 대해 김대웅 서울고등법원장이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답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외환죄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에 발생한 범죄로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당시 사법 리스크 족쇄를 풀지 못한 이재명 대표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대통령의 불소추특권’ 조항을 놓고 여러 갈래의 해석이 제기됐다. 민주당은 법안이 당론은 아니라면서도 향후 사법부의 행동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압박에 나섰다. 민주당 박상혁 의원은 YTN 라디오를 통해 “많은 국민이 지난 국감에서 서울고등법원장의 발언을 보고 깜짝 놀라셨을 것”이라며 “벌써 몇 달째 계류 중인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국민이 만들어주신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사법개혁? 부동산? 마음은 지선 노발대발 ‘쇼츠각’ 잡는 의원들 거대 여당인 민주당이 의석수로 법안을 통과시킨다면 국민의힘은 막아낼 도리가 없다. 대신 국민의힘은 부동산 규제를 파고들면서 이정부의 가장 아픈 곳을 찔렀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이번 정기국회에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이하 재초환) 폐지 법안을 여야 합의로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재건축 활성화의 핵심인 재초환은 재건축으로 얻은 초과이익에 부담금을 부담하는 규제다. 앞서 민주당은 재초환 폐지 가능성을 언급했다가 “당 차원의 결정은 아니”라며 입장을 선회했다.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후 예상보다 후폭풍이 크자 신중론을 내세운 것이다. 여당의 갈지자 부동산 행보가 오히려 시장 혼란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나오는 지점이다. 국민의힘 김도읍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국민적 비난과 여론의 뭇매로 궁지에 몰리자 이제야 국민의힘이 줄곧 주장해 온 재초환 폐지를 검토하겠다고 한다”며 “이미 김은혜 의원이 법안을 발의해 놨다. 정기국회에서 재초환 폐지 법안을 여야 합의로 신속 처리하자”고 말했다. 하지만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감에서 재초환 유지 방향에 공감한다는 뜻을 밝히면서 여야 간 이견만 커지는 모양새다. 민주당 이연희 의원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재초환 폐지는 투기 광풍을 불러올 조치기 때문에 결코 안 된다.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고 이에 김 장관은 “공감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민주당은 재초환 폐지를 정기국회 내 처리하자는 국민의힙 요구에 대해 “원내 중심의 대화를 기대한다”며 협상의 여지를 열어뒀다. 다만 더 이상 부동산 문제로 자책골을 넣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강한 만큼 국민 여론을 충분히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여당인 민주당이 언제까지나 ‘신중하게’ 입장을 보류할 수 없다는 점이다. 부동산 시장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국민의힘 페이스에 말려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기류가 흐르는 만큼 돌파구를 모색해야 한다. 어느 각도에서 보더라도 여야의 강대강 대치는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달 26일 국회가 이례적으로 국감 도중 본회의를 열고 비쟁점 민생 법안 70여건을 일괄 처리하면서 협치의 물꼬가 트이나 싶었지만 또다시 서로를 향해 날을 세우는 형국이다. 앞서 민주당은 APEC 주간을 앞두고 국민의힘을 향해 “무정쟁 주간을 갖자”고 제안했으나 국민의힘은 “경제 참사·부동산 참사를 덮기 위한 침묵 강요이자 정치적 물타기”라고 오히려 비판 수위를 높였다. 김도읍 정책위의장은 “이정부와 민주당이 독선과 독재를 멈추고 정치를 회복시키면 정쟁은 없어진다”고 훈수했다. 손 내밀어도 고개만 팽 한 정치권 관계자는 “여당인 민주당은 정부의 외교 성과를 띄우고 야당인 국민의힘은 야당으로서 잘한 것과 아쉬운 것을 구분해 견제해야 하는데 지금 의원 한 명 한 명이 국회를 자기 정치의 장으로 쓰고 있다”며 “내년 지방선거 영향이 크다. 선거를 앞뒀는데 어떤 정당이든 서로 의견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회의감을 내비쳤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