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밟으며 걷는 길 ③나주 전라남도산림연구원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화려한 도열

전라남도 나주시 산포면에는 전라남도산림연구원이 관리하는 시험림이 있다. 이 연구원은 전남지역의 산림자원을 연구하는 기관으로 1922년 광주에 설치됐던 임업묘포장이 그 모태다. 무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셈이다. 연구원은 1975년 지금의 위치로 이전한 뒤 시험림을 조성해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각종 산림자원의 시험과 연구 목적으로 만든 숲이지만 몇 년 전부터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의 아름다운 풍경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알려진 덕분이다. 사람들이 찾아오자 연구원 측에서는 이 숲을 일반인에게 개방했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11~2월 기준 / 3~10월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방문객은 연구원의 시험림을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다.

빛가람 치유의 숲

연구원 측에서는 이런 분위기에 호응해 시험림을 ‘빛가람 치유의 숲’으로 정돈하고 방문객이 더 편안하게 숲 산책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이곳에는 무려 1000여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다. 전라남도 내에서 자라는 각종 나무와 꽃, 풀을 이곳으로 옮겨 산림자원 연구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 식물 중 대부분을 일반 방문객들도 만나볼 수 있다. 전라남도산림연구원의 숲을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한 이유다.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것은 사계절 언제나 초록빛을 뽐내는 상록수다. 따스한 남도의 식생을 한데 모아 놓은 공간답다. 길을 걷다 보면 호랑가시나무, 동백나무 등 초록 잎을 찰랑대는 나무들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물론, 가을을 맞아 화려한 색깔로 잎을 물들이는 나무도 많다. 메타세쿼이아가 대표적이다. 약 400m 길이의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은 전라남도산림연구원 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소로 손꼽힌다. 양옆으로 길게 늘어선 메타세쿼이아 가로수를 배경으로 기념사진 한 장쯤은 꼭 남겨보기를 바란다.

11월 초중순이라면 황금빛으로 물든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을 감상할 수 있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과 나란히 뻗은 향나무길 또한 색다른 매력으로 방문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메타세쿼이아뿐일까. 숲에 수북하게 쌓인 낙엽이 가을 특유의 감수성을 자극한다. 활엽수원, 화목원 등 가을의 정취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숲을 찾아 거닐어 보자. 은행나무, 단풍나무는 물론이고, 연구 목적으로 식재한 감나무에 감이 주렁주렁 매달린 모습까지도 찾아볼 수 있다. 어디까지나 연구 목적으로 재배하는 것이므로 과일을 채취하는 것은 금물이다. 

자연과 문화탐방을 모두 즐길 수 있는 나주의 가을

빛가람 치유의 숲은 대부분 평지 또는 완만한 경사로 이뤄져 있지만, 숲 사이로 ‘무장애 나눔길’을 만들어 두기도 했다. 특히,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주변으로 한 바퀴를 돌 수 있을 만한 목조 덱이 이어진다. 노약자, 장애인 등 보행 약자들도 편안하게 숲을 즐길 수 있다는 의미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옆 ‘유아숲체험원’은 매년 3월부터 어린이집, 유치원 등 관련 기관의 신청을 받아 11월까지 운영하는 유아 숲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공간이다. 평일 오전에는 유아 숲 교육이 진행되지만, 그 밖에는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목재로 만든 숲 놀이시설이 설치돼있어 아이들이 뛰어놀기에 좋다. 그저 숲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는 전라남도산림연구원을 전부 경험할 수 없다. 연구원 내에 자리한 산림치유센터에 방문해 보자. 이곳에서는 직장인, 학생, 가족 등등 각계각층의 대상자에게 맞는 프로그램 7종을 구성, 맞춤형 산림 치유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해당 분야 전문가인 산림치유지도사가 상담과 프로그램 진행을 전담한다. 


산림 치유 프로그램은 크게 세 단계로 구성돼있다. 첫 번째 단계인 ‘숲, 만나봄’은 오리엔테이션과 건강 상태 체크, 레크리에이션 등을 통해 다른 참가자, 자연과 친해지는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진다. 두 번째 단계인 ‘숲, 느껴봄’에서는 숲을 산책하거나 명상하고, 호흡법을 배운다.

점진적 근육 이완 훈련, 신경 자극 운동 등 자연 속에서 할 수 있는 신체 활동을 곁들이기도 한다. 마지막 단계인 ‘숲, 채워봄’을 통해 산림서 추출한 천연 성분을 활용해 아로마 테라피를 진행하거나, 자연물 공예 체험에 참여한다. 

산림 치유 프로그램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산림치유센터는 여러 시설을 갖췄다. 1층 건강측정실에서는 뇌파 측정기, 스트레스 측정기(HRV), 체지방 및 체성분 측정기, 체질량지수(BMI) 측정기, 혈압계 등이 준비돼있다.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이곳에서 자신의 건강 상태를 면밀히 들여다볼 수 있다.

건강 측정 대기 시간에 적외선 반신욕, 족욕 등을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산림 치유 프로그램은 매년 3월부터 11월까지 운영한다. 원칙적으로 사전 예약이 필요하지만, 여유로울 때는 현장 신청도 받는다. 오전과 오후에 2시간씩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비용은 1인 1만원이다. 산림 치유 프로그램 참여를 원한다면 전라남도산림연구원 산림치유센터에 전화로 문의할 수 있다.

가볍게 숲을 즐기고 싶다면 숲 해설 프로그램을 이용해 보자. 전라남도산림연구원에 있는 산림자원을 숲 해설사와 함께 둘러보는 프로그램이다. 연구원 내에 식재된 나무에 관한 이야기, 현재 진행 중인 여러 연구에 관한 이야기, 숲에서 살아가는 동물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 숲 해설은 상설 프로그램이다. 나주의 가을을 느껴보고 싶은 이들에게 빛가람호수공원 또한 괜찮은 선택지다.

빛가람호수공원은 빛가람혁신도시 중앙에 조성된 공원이다. 해발 80m로 솟은 베메산에 빛가람전망대가 설치돼있으며, 그 주변으로 드넓은 인공호수가 펼쳐지는 것이 특징이다. 전망대에 올라 탁 트인 풍경을 감상해 보자. 봄부터 가을까지는 호수에서 음악분수를 운영하기도 한다. 

국립나무박물관

국립나주박물관은 전남지역, 특히 나주 영산강 유역서 발굴한 고고학 자료를 보존하고 전시하는 박물관이다. 반남 고분군의 유물을 중심으로 이 일대서 살아갔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자세히 다루고 있다. 특히, 반남 고분군서 출토된 독널(고대에 점토를 구워서 만든 관)과 껴묻거리(장사 지낼 때 함께 묻는 물건, 부장품)를 통해 삼한 중 하나였던 마한 문화권에 관한 역사를 설명하고 있다. 국보 ‘나주 신촌리 금동관’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나주의 영광스러웠던 과거는 금성관서 찾아보자. 금성관은 조선 전기에 객사로 건립된 건물이다. 중앙서 내려오는 관리 또는 외국 사신 등과 같이 중요한 인물들이 머무르는 숙소였다. 또한, 임금과 궁궐을 향해 예를 올리는 망궐례가 행해졌던 곳이다. 지역 관아보다 더 높은 지위에 있는 건물이었다. 바로 앞으로는 나주곰탕 거리가 있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전라남도산림연구원→빛가람호수공원→금성관→국립나주박물관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전라남도산림연구원→빛가람호수공원→나주남평은행나무길→나주호
-둘째 날 나주역역사공원→금성관→영산포홍어거리→국립나주박물관

관련 웹 사이트 주소
-전라남도산림연구원 https://jnforest.jeonnam.go.kr
-나주문화관광 https://www.naju.go.kr/tour
-국립나주박물관 https://naju.museum.go.kr


문의 전화
-전라남도산림연구원 산림치유센터 061)336-6300
-빛가람호수공원 061)339-2714
-국립나주박물관 061)330-7800
-금성관(나주시청 문화예술과 문화유산팀) 061)339-8613

대중교통
-기차 용산역-나주역, 하루 22회(05:48~21:18) 운행(KTX, ITX-마음), 2시간8분~4시간12분 소요. 나주역 1번 출구서 701번 버스 탑승, 도래삼거리 정류장 하차, 도보 96m 전라남도산림연구원

도착 *문의: 한국철도공사 1544-7788 (레츠코레일 https://www.letskorail.com)

-버스 서울센트럴시티터미널-혁신도시임시정류소(나주), 하루 3회(07:20, 10:50, 15:05), 3시간30분 소요, 혁신도시임시정류소(나주)서 도보 377m 이동 후 이지더원아파트 정류장서 161번 버스 탑승, 전파진흥원 정류장 하차, 도보 335m 이동 후 실감미디어센터 정류장서 701번 버스 탑승, 도래삼거리 정류장 하차 후 도보 96m 이동, 전라남도산림연구원 도착

*문의: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고속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www.kobus.co.kr/main.do

자가운전
서광산IC→연산교차로서 ‘영암’ 방면 우회전→금천교차로서 ‘나주, 금천’ 방면 오른쪽 방향 진행 후 ‘광주’ 방면으로 좌회전→내기교차로서 ‘혁신도시’ 방면으로 오른쪽 방향→신도교차로서 ‘남평, 나주호관광지’ 방면으로 좌회전→도래교차로서 ‘다도, 나주호’ 방면으로 우회전→전라남도산림연구원


숙박 정보
-마루오호텔(https://maruohotel.modoo.at)
-배멧3길, 061)331-0700
-3917마중(https://3917majung.com)
-향교길, 061)331-3917
-스테이초점(https://www.stayfolio.com/findstay/cho jjeom?locale=ko)
-금천면 당가길, 010)4892-3473

식당 정보
-노안집(나주곰탕): 금성관길, 061)333-2053
-홍어1번지(홍어삼합): 영산3길, 061)332-7444
-송현불고기(불고기): 건재로, 061) 332-6497

주변 볼거리
영산강정원, 나주배박물관, 느러지전망관람대, 영산포역사갤러리, 나주남평은행나무길, 영산포홍어거리, 영산포철도공원, 나주역역사공원, 나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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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