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도 안산시 일대 주민을 중심으로 아동 성범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2008년 12월 안산시 소재 한 교회 앞에서 만 8세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르고, 음주 감경으로 겨우 12년 형을 선고받아 2020년 12월 출소한 조두순 때문이다.
조두순의 현 주거지서 직선거리로 불과 290m 떨어진 곳에 초등학교가 있으며, 반경 1.5km 내에 초·중·고 10여개가 밀집해 있다. 이런 이유로 학부모는 물론이고 여성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경찰은 주거지 근처에 경찰차를 상시 배치하고, 해당 지역에 경찰관을 추가 투입해 순찰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조두순의 주거지 인근에 경찰 초소도 마련할 계획이다.
주민들은 조두순 거주지의 제한을 바라지만, 누구에게도 그의 거주지를 제한할 권한이나 근거가 없다는 게 현실이다. 그는 부과됐던 형기를 마친 출소자로, 거주 이전의 자유와 헌법적 권리를 보장받기 때문이다.
조두순의 주거 이전 문제의 시작은 잘못된 양형 제도서 비롯됐다. 조두순은 음주 감경을 내세워 가벼운 처벌을 받았고, 지나치게 일찍 출소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성범죄가 재범률이 높다는 점, 아동 성범죄자는 아동성애자 같은 이상성을 가질 개연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양형에 더욱 신중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사실 음주는 감경 요인이 아니라 가중 요인이어야 한다. 음주는 자유의지로 선택한 행위므로 행동에 따르는 책임은 전적으로 본인에게 있다.
범죄자에게 부과되는 형기를 단순히 범죄에 상응한 처벌의 기간으로 봐야 하느냐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사법정의라는 측면서 보자면 죄에 상응한 처벌이 맞다.
그러나 조두순 사례처럼 공공의 안전과 이익이 고려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미국의 ‘삼진 아웃(3 strikes-out)’처럼 공공의 안전을 위한 가장 극단적인 형벌로서 범죄자의 범행 능력을 영원히 무력화하는 것이 사례가 될 수 있다.
이것이 지나치다면 적어도 양형을 부정기형으로 적용해 형기가 단순히 죄에 상응한 처벌의 기간만이 아니라 치료의 기간도 될 수 있어야 한다. 치료되지 않아 재범의 위험성이 높은 성범죄자는 수형 기간 중 치료 중심의 수형생활이 되고, 수형 기간에 완전한 치료가 되지 않는다면 치료감호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더라도 종신형이나 가석방 없는 종신형에 처해지지 않는 한 범죄자는 사회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조두순과 유사한 사례가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
이는 곧 출소 후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서라도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통합적 관리가 필요하다. 먼저 위험성이 높은 범죄자에 대해서는 피해자는 말할 것도 없고, 해당 지역사회, 경찰, 지자체에 출소 관련 정보를 고지하도록 해야 한다.
추가로 치안센터를 없앨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안전 지킴이 센터로 전환해 공조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하면 어떨까? 치안센터의 존재만으로도 주민은 안전하다고 느낄 것이고, 잠재적 범죄자는 적어도 심리적으로 억제될 것이다.
성범죄자, 특히 아동 성범죄자 신상 공개를 보다 적극적으로 운영하는 것도 생각해봄 직하다. 주민이라면 인근에 거주하는 모든 성범죄자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윤호는?]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