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벗겨진 두 얼굴 최민환

아이들 두고 “아가씨 있어요?”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한국판 커트 코베인과 코트니 러브. 걸그룹 라붐 출신 율희와 밴드 그룹 FT아일랜드 최민환을 두고 팬들이 붙인 별명이다. 하지만 이들의 말로는 좋지 못했다. 결혼 5년 만에 이혼했다. 이혼한 지 약 1년이 지나고 이혼 사유가 최민환의 성매매와 강제추행 등 사생활 문제라는 것이 밝혀지며 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

아이돌 그룹 라붐 출신 율희와 밴드그룹 FTISLAND(이하 FT아일랜드) 최민환이 이혼한 지 10개월이 지났다. 율희는 이제야 최민환 사생활에 관해 폭로하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찰은 해당 폭로와 관련해 내사에 착수했지만 최민환은 아직까지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꿈 같은
공개 연애

최민환은 지난 2007년 밴드 그룹 FT아일랜드의 드러머로 데뷔했다. 뛰어난 드럼 실력과 훈훈한 외모로 높은 인기를 누렸다. 그는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뮤지컬 <광화문연가> <궁> <요셉 어메이징> 등에 출연하며 연기 경험을 쌓기도 했다.

활발하게 활동하던 최민환은 지난 2017년 3월, 당시 아이돌 그룹 라붐 멤버인 율희와 연애를 시작했다. 이들의 연애가 공개된 계기는 지난 2017년 9월 율희가 자신의 SNS에 최민환의 집에서 최민환과 함께 누워있는 사진을 올리면서다.

율희는 게시물이 공개계정에 올라간 것을 확인하고 곧바로 삭제했지만 이미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퍼졌다.


결국 최민환의 소속사인 FNC엔터테인먼트 측이 먼저 <스포츠조선>에 “본인 확인 결과 두 사람은 가요계 선후배로 만나 서로 호감을 갖고 좋은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봐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율희 소속사였던 글로벌에이치미디어 측도 같은 날 “확인한 결과 두 사람은 교제 중임을 인정하고 알린다. 갑작스런 소식에 걱정 끼쳐 팬 분들게 죄송하다”고 교제 사실을 인정했다.

이들의 연애는 젊은 록밴드 멤버와 섹시한 이미지를 갖춘 걸그룹 멤버의 결혼이라는 점 때문에 한국의 커트 코베인과 코트니 러브라고 불리며 팬들 사이서 호응이 뜨거웠다.

교제가 공개된 후 2개월 만에 율희는 라붐을 탈퇴했고 1년여의 연애 끝에 혼인신고를 하고 부부가 됐다고 최민환이 SNS를 통해 발표했다. 다만 당시 율희가 임신 중이어서 결혼식을 잠시 미뤘다가 산후조리가 끝난 뒤 지난 2018년 10월 서울 강남 모처서 결혼식을 올렸다.

지난 2018년 12월부터 두 사람은 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이하 살림남)> 출연을 통해 가정 예능에 진출해 본격적인 방송 활동을 시작했으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2년 뒤인 지난 2020년 2월에는 쌍둥이를 출산했고, 최민환이 군대에 가 있는 동안 율희는 홀로 예능프로그램을 돌며 활발한 방송 활동을 했다.

지난 2021년 9월, 최민환의 전역 이후 <살림남>에 재합류한 이들 부부는 이후 1년3개월간 다시 고정 출연으로 3명의 자녀들과 보내는 행복한 일상을 공개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들 부부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무엇보다 어린 나이에 아이를 가지고도 이들을 책임지고 열심히 육아에 전념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살림남>의 인기로 최민환은 데뷔 10년 만에 왕성한 개인 활동을 하게 됐으며, 율희는 라붐 탈퇴 이후 방송인으로 성공적으로 변신해 연예계 생활 중 가장 높은 인지도와 인기를 얻었다.

전처 율희와 진흙탕 이혼 전쟁
방송서 이혼 귀책 사유 폭로


부부로서 새로운 황금기를 맞이한 두 사람의 행복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이들의 방송 활동은 지난 2022년까지 왕성히 이어졌지만 그 해 말부터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다. 같은 해 12월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이하 <금쪽상담소>) 출연을 마지막으로 1년간 이들 부부 활동은 멈추게 됐다.

두 사람은 <금쪽상담소>에 출연해 부부 간 갈등과 육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훗날 율희는 심경 고백 영상서 당시 부부 사이가 악화된 상태라 다시 갈등을 봉합하고 잘 살아보기 위해 섭외에 응했다고 밝혔다. 또 멘털이 많이 무너진 상태여서 녹화 때도 편하게 하지 못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 방송 내용을 보면 이전까지 율희의 모습과 많이 다르게 상당히 우울하고 주눅 들어 있는 모습을 보였다. 라붐 탈퇴와 관련된 일을 이야기할 때는 오열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나 이 방송이 나간 뒤 두 사람은 오히려 역풍을 맞게 됐다. 방송서 이들 부부의 고민을 자극적으로 포커싱해 방송하는 바람에 악플만 거세졌다. 악플의 99%는 아내인 율희가 받았다. 

결국 이 방송은 부부가 함께 출연한 마지막 방송이 되고 말았다. 이후 부부는 <살림남>서도 하차하면서 함께 출연하던 방송을 모두 정리했다. 이후 지난해 최민환만 FT아일랜드 활동 차 방송 출연을 하고 율희는 한동안 모습을 감췄다. 활발하던 SNS 업로드조차 뜸해질 정도였다.

이들 부부는 결국 갈등의 골을 좁히지 못하고 지난해 중순부터 별거에 들어갔으며 결국 지난해 12월4일 합의 이혼에 이르렀다. 율희는 아이들의 안정적인 생활 등 경제적 이유로 최민환에게 양육권을 넘겼으며, 대신 세 자녀들과의 면접교섭권을 인정받아 제한 없이 자녀들을 만날 수 있도록 서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룸살롱 은어
담긴 녹취록

합의 이혼 4개월 뒤 최민환은 3명의 자녀들을 데리고 KBS 2TV 육아 예능인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고정 멤버로 합류했다. 지난 4월7일 방송분부터 촬영을 시작했으며 <슈퍼맨이 돌아왔다> 최초 싱글 대디 출연진으로 아이들 3명을 혼자 돌보는 모습이 방송에 담겼다.

아들이 일상의 작은 부분까지 엄마를 그리워하고, 엄마와 영상 통화를 하며 그리움을 달래는 모습이 방송을 타면서 아이들에 대한 동정 여론이 일기도 했다.

율희도 비슷한 시기 SNS 활동을 재개하며 인플루언서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이후 율희는 지난달 22일 TV조선 <이제 혼자다>에 합류하며 2년 만에 방송 활동을 재개했다. 그간 율희가 왜 양육권을 가져오지 않았는지에 대해 많은 루머와 악플이 오갔는데, 이런 대중의 시선을 극복하기 위해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율희의 <이제 혼자다> 출연분이 방영된 다음 날 유튜브 ‘연예 뒤통령 이진호’ 채널서 이진호가 ‘이혼 사건의 전말이 담긴 영상’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업로드했다. 영상서 이진호는 최민환과 율희의 이혼에 율희의 귀책 사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율희가 아이들을 집에서 먼 유치원에 등록했는데 율희가 저녁형 인간이어서 아이들의 등·하원은 최민환과 그의 가족이 도맡았다고 주장했다. 또 율희가 인플루언서 활동을 시작하고 외부 활동이 많아지면서 가정적이었던 최민환과 갈등이 커졌다고 발언함으로써 최민환에게는 가정적인 이미지를, 반면 율희에게는 가정에 소홀하다는 이미지를 씌우기도 했다.


이혼의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FT아일랜드 콘서트를 앞두고 율희가 4~5일간 가출을 한 것으로, 이것이 부부 사이를 봉합하기 어렵게하는 계기가 됐다고 주장했다. 해당 영상으로 인해 대중들이 율희에게 가하는 비판이 더욱 심화됐다.

이에 율희는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율희의 집’에 이혼에 대해 밝혀지지 않았던 사실을 폭로했다.

해당 영상서 율희는 우선 <이제 혼자다>에 출연한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율희는 “많은 분들이 왜 내게 그런 뾰족한 말을 하실까 궁금했다. 그걸 제3자로 한번 봐보자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나도 인간인지라 한번씩은 ‘진짜 내 얘기 다 해봐?’ 싶을 때도 있었다”면서 “당시 둘이 대화만으로 합의 이혼을 결정했기에 누가 잘못했다, 이런 거를 굳이 꺼내는 게 맞나 싶었다. 한번씩은 억울한 감정이 들기도 했다. 내가 왜 이렇게까지 비난을 받아야 할까 했다”고 덧붙였다.

시끌벅적
이혼 과정

이어 자녀들을 영어유치원에 보낸 것을 밝힌 뒤 좋지 않은 말들이 나온 것에 대해 율희는 “아이들 영어 유치원도 합의가 된 상태로 너무 기분 좋게 다니고 있었고, 거리도 그렇게 멀지 않았는데 그게 너무 부풀려져 나갔다. 한 시간 반 거리를 누가 보내느냐”며 “나도 선을 지키는 육아를 하고 싶어 한다. 근데 그게 와전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도 영어 유치원을 꼭 보내야 한다는 건 아니었다. 우연히 가게 된 곳이 만족스러워서 둘 다 보내자고 한 것”이라며 “비용도 생활비도 같이 부담했다. 둘 다 벌이가 있으니까 비용에 대해서는 (최민환이)문제를 제기한 적이 없는데 방송을 보고 서로 당황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혼 타임라인이 방송서 잘못 그려진 거 같아서 조금 설명하고 싶었던 게 이혼하기 1년 전쯤에 매우 큰 사건이 있었다. 그때를 기점으로 저의 결혼 생활은 180도 달라졌다”며 “육아, 분가가 힘들고 남편이랑 한번씩 싸우고 이런 문제는 사실 괜찮았다. 그런데 그 사건 이후로 그냥 그 집이 너무 싫은 거다. 그 집에 있기가 너무 괴롭고, 나에 대해 뒷담화하는 걸 몇 번 듣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게다가 “가족들 앞에서 술에 취해서 내 몸을 만진다든지, 돈을 여기(가슴 사이)에 꽂는 등의 행동을 했다. 언젠가 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어머님은 설거지를 하고 여동생 부부는 우리를 등지고 노래를 부르고 있었는데 기분이 좋았는지 돈을 가슴에 꽂았다. 가족들 앞에서 중요 부위를 쓱 만지기도 했다”며 “내가 그 나이에 업소를 가봤겠나. 알고 보니 그게 습관이었고 퍼즐이 맞춰졌다”고 폭로했다.

율희는 최민환이 누군가와 통화하는 녹취록도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형’이라고 부르는 업소 포주로 추정되는 남성과의 통화에서 ‘아가씨’ ‘초이스’라는 성매매 용어가 끊임없이 나오며 대놓고 모텔이나 호텔을 잡아달라고 하는 등 성매매 정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심지어 최민환의 끊임없는 ‘아가씨’ 요구에 형이라는 사람마저 곤란해하며 “제수씨(율희)와 아이들이랑 시간 좀 보내라”고 하자 최민환이 “아이씨, 이상한 소리 하지 마요”라며 거부하는 내용도 나온다.

또 결혼생활 동안 최민환이 자신의 장인·장모이자 아이들의 외조부인 율희의 부모님 및 처가를 경제적인 이유 등을 들어 몇 차례 뒷담화한 사실도 밝혔다.

업소 출입·성매매 의혹 제기
이혼 1년 전부터 사생활 논란

율희는 최민환의 이 같은 사생활 논란에도 아이들의 양육권이 그에게 있는 이유도 설명했다. 율희는 처음 양육권을 본인이 가져가겠다고 요구했다. 그러자 최민환은 율희가 양육권을 가져가면 위자료 5000만원과 월 200만원의 양육비를 주겠다고 통보했다. 

율희는 마지막까지 아이들을 데리고 나오려 했으나, 최민환이 제시한 금액으로는 아이들 3명과 함께 살 전셋집과 생활비를 충당할 수 없어 결국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남편에게 양육권을 넘겨줬다고 한다. 소송까지도 고려해 봤으나, 당시 너무 지쳐있어 남편과 몇 년간 법정다툼을 할 경제적, 정신적 여유가 없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율희는 이혼소송에 대해 잘 모르고 전문적인 자문을 구할 인맥도 부족해서, 더 이상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기 싫다는 마음에 양육권을 남편에게 넘기고 자신은 소지품만 챙겨서 같이 살던 집을 나오게 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혼 합의 당시 아이들을 데리고 방송에 출연하지 않기로 했는데, 최민환이 이를 어기고 방송에 출연한 점도 꼬집었다.

율희는 “합의를 지켜서 이혼 후엔 위 영상을 올리기 전까지 어떠한 영상도 일절 올리지 않았고 본인에게 공동 구매 광고나 협찬이 들어올 때도 아이들로 돈벌이를 하지 않기 위해 육아 물품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다른 물품들로만 공동 구매를 진행했다”며 “<이제 혼자다> 출연 때도 아이들 없이 혼자 나왔지만 최민환은 이혼 4개월 뒤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아이들과 함께 출연하면서 이 합의를 어겼다”고 지적했다.

문제의 녹취록이 공개된 뒤 최민환은 공식 석상서 모습을 감췄고, 팬들과 소통하던 공식 채널에도 어떠한 입장 표명이 없는 상황이다. 소속사에서는 TV 프로그램 활동만 잠정 중단하고 예정된 콘서트는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팬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아 결국 FT아일랜드의 모든 활동서 최민환을 잠정적으로 제외했다.

폭로 이후인 지난달 26일 경찰은 “최민환을 성매매특별법 위반 혐의로 수사해달라”는 고발장을 접수하고 내사에 착수했다. 이후 지난달 29일에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최민환의 성폭력처벌법(친족관계에 의한 강제추행)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추가 수사 의뢰를 했다”는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기도 했다.

현재 최민환의 성매매와 강제추행은 경찰서 내사(입건 전 조사) 중이다. 내사는 정식 수사 이전에 내부 조사를 하는 단계를 말한다. 통상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민원은 입건 전 조사 내용을 토대로 정식 수사 전환 여부가 결정된다.

강제추행도?
경찰 내사

최민환의 처벌 여부는 경찰의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 문유진 변호사는 지난 28일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성매매라는 것이 미수는 처벌되진 않고 기소에 이르렀을 때만 처벌이 된다”며 “추후 수사 과정을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강간이나 강제추행은 부부 간에도 성립할 수 있다”며 “보통 부부 사이가 유지되는 관계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고 이혼 진행 시 일이 불거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형법상으로도 처벌이 가능하며, 최씨는 불법 성매매 여부뿐만 아니라 강제추행도 문제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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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