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벗겨진 두 얼굴 최민환

아이들 두고 “아가씨 있어요?”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한국판 커트 코베인과 코트니 러브. 걸그룹 라붐 출신 율희와 밴드 그룹 FT아일랜드 최민환을 두고 팬들이 붙인 별명이다. 하지만 이들의 말로는 좋지 못했다. 결혼 5년 만에 이혼했다. 이혼한 지 약 1년이 지나고 이혼 사유가 최민환의 성매매와 강제추행 등 사생활 문제라는 것이 밝혀지며 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

아이돌 그룹 라붐 출신 율희와 밴드그룹 FTISLAND(이하 FT아일랜드) 최민환이 이혼한 지 10개월이 지났다. 율희는 이제야 최민환 사생활에 관해 폭로하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찰은 해당 폭로와 관련해 내사에 착수했지만 최민환은 아직까지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꿈 같은
공개 연애

최민환은 지난 2007년 밴드 그룹 FT아일랜드의 드러머로 데뷔했다. 뛰어난 드럼 실력과 훈훈한 외모로 높은 인기를 누렸다. 그는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뮤지컬 <광화문연가> <궁> <요셉 어메이징> 등에 출연하며 연기 경험을 쌓기도 했다.

활발하게 활동하던 최민환은 지난 2017년 3월, 당시 아이돌 그룹 라붐 멤버인 율희와 연애를 시작했다. 이들의 연애가 공개된 계기는 지난 2017년 9월 율희가 자신의 SNS에 최민환의 집에서 최민환과 함께 누워있는 사진을 올리면서다.

율희는 게시물이 공개계정에 올라간 것을 확인하고 곧바로 삭제했지만 이미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퍼졌다.


결국 최민환의 소속사인 FNC엔터테인먼트 측이 먼저 <스포츠조선>에 “본인 확인 결과 두 사람은 가요계 선후배로 만나 서로 호감을 갖고 좋은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봐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율희 소속사였던 글로벌에이치미디어 측도 같은 날 “확인한 결과 두 사람은 교제 중임을 인정하고 알린다. 갑작스런 소식에 걱정 끼쳐 팬 분들게 죄송하다”고 교제 사실을 인정했다.

이들의 연애는 젊은 록밴드 멤버와 섹시한 이미지를 갖춘 걸그룹 멤버의 결혼이라는 점 때문에 한국의 커트 코베인과 코트니 러브라고 불리며 팬들 사이서 호응이 뜨거웠다.

교제가 공개된 후 2개월 만에 율희는 라붐을 탈퇴했고 1년여의 연애 끝에 혼인신고를 하고 부부가 됐다고 최민환이 SNS를 통해 발표했다. 다만 당시 율희가 임신 중이어서 결혼식을 잠시 미뤘다가 산후조리가 끝난 뒤 지난 2018년 10월 서울 강남 모처서 결혼식을 올렸다.

지난 2018년 12월부터 두 사람은 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이하 살림남)> 출연을 통해 가정 예능에 진출해 본격적인 방송 활동을 시작했으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2년 뒤인 지난 2020년 2월에는 쌍둥이를 출산했고, 최민환이 군대에 가 있는 동안 율희는 홀로 예능프로그램을 돌며 활발한 방송 활동을 했다.

지난 2021년 9월, 최민환의 전역 이후 <살림남>에 재합류한 이들 부부는 이후 1년3개월간 다시 고정 출연으로 3명의 자녀들과 보내는 행복한 일상을 공개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들 부부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무엇보다 어린 나이에 아이를 가지고도 이들을 책임지고 열심히 육아에 전념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살림남>의 인기로 최민환은 데뷔 10년 만에 왕성한 개인 활동을 하게 됐으며, 율희는 라붐 탈퇴 이후 방송인으로 성공적으로 변신해 연예계 생활 중 가장 높은 인지도와 인기를 얻었다.

전처 율희와 진흙탕 이혼 전쟁
방송서 이혼 귀책 사유 폭로


부부로서 새로운 황금기를 맞이한 두 사람의 행복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이들의 방송 활동은 지난 2022년까지 왕성히 이어졌지만 그 해 말부터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다. 같은 해 12월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이하 <금쪽상담소>) 출연을 마지막으로 1년간 이들 부부 활동은 멈추게 됐다.

두 사람은 <금쪽상담소>에 출연해 부부 간 갈등과 육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훗날 율희는 심경 고백 영상서 당시 부부 사이가 악화된 상태라 다시 갈등을 봉합하고 잘 살아보기 위해 섭외에 응했다고 밝혔다. 또 멘털이 많이 무너진 상태여서 녹화 때도 편하게 하지 못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 방송 내용을 보면 이전까지 율희의 모습과 많이 다르게 상당히 우울하고 주눅 들어 있는 모습을 보였다. 라붐 탈퇴와 관련된 일을 이야기할 때는 오열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나 이 방송이 나간 뒤 두 사람은 오히려 역풍을 맞게 됐다. 방송서 이들 부부의 고민을 자극적으로 포커싱해 방송하는 바람에 악플만 거세졌다. 악플의 99%는 아내인 율희가 받았다. 

결국 이 방송은 부부가 함께 출연한 마지막 방송이 되고 말았다. 이후 부부는 <살림남>서도 하차하면서 함께 출연하던 방송을 모두 정리했다. 이후 지난해 최민환만 FT아일랜드 활동 차 방송 출연을 하고 율희는 한동안 모습을 감췄다. 활발하던 SNS 업로드조차 뜸해질 정도였다.

이들 부부는 결국 갈등의 골을 좁히지 못하고 지난해 중순부터 별거에 들어갔으며 결국 지난해 12월4일 합의 이혼에 이르렀다. 율희는 아이들의 안정적인 생활 등 경제적 이유로 최민환에게 양육권을 넘겼으며, 대신 세 자녀들과의 면접교섭권을 인정받아 제한 없이 자녀들을 만날 수 있도록 서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룸살롱 은어
담긴 녹취록

합의 이혼 4개월 뒤 최민환은 3명의 자녀들을 데리고 KBS 2TV 육아 예능인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고정 멤버로 합류했다. 지난 4월7일 방송분부터 촬영을 시작했으며 <슈퍼맨이 돌아왔다> 최초 싱글 대디 출연진으로 아이들 3명을 혼자 돌보는 모습이 방송에 담겼다.

아들이 일상의 작은 부분까지 엄마를 그리워하고, 엄마와 영상 통화를 하며 그리움을 달래는 모습이 방송을 타면서 아이들에 대한 동정 여론이 일기도 했다.

율희도 비슷한 시기 SNS 활동을 재개하며 인플루언서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이후 율희는 지난달 22일 TV조선 <이제 혼자다>에 합류하며 2년 만에 방송 활동을 재개했다. 그간 율희가 왜 양육권을 가져오지 않았는지에 대해 많은 루머와 악플이 오갔는데, 이런 대중의 시선을 극복하기 위해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율희의 <이제 혼자다> 출연분이 방영된 다음 날 유튜브 ‘연예 뒤통령 이진호’ 채널서 이진호가 ‘이혼 사건의 전말이 담긴 영상’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업로드했다. 영상서 이진호는 최민환과 율희의 이혼에 율희의 귀책 사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율희가 아이들을 집에서 먼 유치원에 등록했는데 율희가 저녁형 인간이어서 아이들의 등·하원은 최민환과 그의 가족이 도맡았다고 주장했다. 또 율희가 인플루언서 활동을 시작하고 외부 활동이 많아지면서 가정적이었던 최민환과 갈등이 커졌다고 발언함으로써 최민환에게는 가정적인 이미지를, 반면 율희에게는 가정에 소홀하다는 이미지를 씌우기도 했다.


이혼의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FT아일랜드 콘서트를 앞두고 율희가 4~5일간 가출을 한 것으로, 이것이 부부 사이를 봉합하기 어렵게하는 계기가 됐다고 주장했다. 해당 영상으로 인해 대중들이 율희에게 가하는 비판이 더욱 심화됐다.

이에 율희는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율희의 집’에 이혼에 대해 밝혀지지 않았던 사실을 폭로했다.

해당 영상서 율희는 우선 <이제 혼자다>에 출연한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율희는 “많은 분들이 왜 내게 그런 뾰족한 말을 하실까 궁금했다. 그걸 제3자로 한번 봐보자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나도 인간인지라 한번씩은 ‘진짜 내 얘기 다 해봐?’ 싶을 때도 있었다”면서 “당시 둘이 대화만으로 합의 이혼을 결정했기에 누가 잘못했다, 이런 거를 굳이 꺼내는 게 맞나 싶었다. 한번씩은 억울한 감정이 들기도 했다. 내가 왜 이렇게까지 비난을 받아야 할까 했다”고 덧붙였다.

시끌벅적
이혼 과정

이어 자녀들을 영어유치원에 보낸 것을 밝힌 뒤 좋지 않은 말들이 나온 것에 대해 율희는 “아이들 영어 유치원도 합의가 된 상태로 너무 기분 좋게 다니고 있었고, 거리도 그렇게 멀지 않았는데 그게 너무 부풀려져 나갔다. 한 시간 반 거리를 누가 보내느냐”며 “나도 선을 지키는 육아를 하고 싶어 한다. 근데 그게 와전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도 영어 유치원을 꼭 보내야 한다는 건 아니었다. 우연히 가게 된 곳이 만족스러워서 둘 다 보내자고 한 것”이라며 “비용도 생활비도 같이 부담했다. 둘 다 벌이가 있으니까 비용에 대해서는 (최민환이)문제를 제기한 적이 없는데 방송을 보고 서로 당황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혼 타임라인이 방송서 잘못 그려진 거 같아서 조금 설명하고 싶었던 게 이혼하기 1년 전쯤에 매우 큰 사건이 있었다. 그때를 기점으로 저의 결혼 생활은 180도 달라졌다”며 “육아, 분가가 힘들고 남편이랑 한번씩 싸우고 이런 문제는 사실 괜찮았다. 그런데 그 사건 이후로 그냥 그 집이 너무 싫은 거다. 그 집에 있기가 너무 괴롭고, 나에 대해 뒷담화하는 걸 몇 번 듣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게다가 “가족들 앞에서 술에 취해서 내 몸을 만진다든지, 돈을 여기(가슴 사이)에 꽂는 등의 행동을 했다. 언젠가 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어머님은 설거지를 하고 여동생 부부는 우리를 등지고 노래를 부르고 있었는데 기분이 좋았는지 돈을 가슴에 꽂았다. 가족들 앞에서 중요 부위를 쓱 만지기도 했다”며 “내가 그 나이에 업소를 가봤겠나. 알고 보니 그게 습관이었고 퍼즐이 맞춰졌다”고 폭로했다.

율희는 최민환이 누군가와 통화하는 녹취록도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형’이라고 부르는 업소 포주로 추정되는 남성과의 통화에서 ‘아가씨’ ‘초이스’라는 성매매 용어가 끊임없이 나오며 대놓고 모텔이나 호텔을 잡아달라고 하는 등 성매매 정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심지어 최민환의 끊임없는 ‘아가씨’ 요구에 형이라는 사람마저 곤란해하며 “제수씨(율희)와 아이들이랑 시간 좀 보내라”고 하자 최민환이 “아이씨, 이상한 소리 하지 마요”라며 거부하는 내용도 나온다.

또 결혼생활 동안 최민환이 자신의 장인·장모이자 아이들의 외조부인 율희의 부모님 및 처가를 경제적인 이유 등을 들어 몇 차례 뒷담화한 사실도 밝혔다.

업소 출입·성매매 의혹 제기
이혼 1년 전부터 사생활 논란

율희는 최민환의 이 같은 사생활 논란에도 아이들의 양육권이 그에게 있는 이유도 설명했다. 율희는 처음 양육권을 본인이 가져가겠다고 요구했다. 그러자 최민환은 율희가 양육권을 가져가면 위자료 5000만원과 월 200만원의 양육비를 주겠다고 통보했다. 

율희는 마지막까지 아이들을 데리고 나오려 했으나, 최민환이 제시한 금액으로는 아이들 3명과 함께 살 전셋집과 생활비를 충당할 수 없어 결국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남편에게 양육권을 넘겨줬다고 한다. 소송까지도 고려해 봤으나, 당시 너무 지쳐있어 남편과 몇 년간 법정다툼을 할 경제적, 정신적 여유가 없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율희는 이혼소송에 대해 잘 모르고 전문적인 자문을 구할 인맥도 부족해서, 더 이상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기 싫다는 마음에 양육권을 남편에게 넘기고 자신은 소지품만 챙겨서 같이 살던 집을 나오게 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혼 합의 당시 아이들을 데리고 방송에 출연하지 않기로 했는데, 최민환이 이를 어기고 방송에 출연한 점도 꼬집었다.

율희는 “합의를 지켜서 이혼 후엔 위 영상을 올리기 전까지 어떠한 영상도 일절 올리지 않았고 본인에게 공동 구매 광고나 협찬이 들어올 때도 아이들로 돈벌이를 하지 않기 위해 육아 물품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다른 물품들로만 공동 구매를 진행했다”며 “<이제 혼자다> 출연 때도 아이들 없이 혼자 나왔지만 최민환은 이혼 4개월 뒤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아이들과 함께 출연하면서 이 합의를 어겼다”고 지적했다.

문제의 녹취록이 공개된 뒤 최민환은 공식 석상서 모습을 감췄고, 팬들과 소통하던 공식 채널에도 어떠한 입장 표명이 없는 상황이다. 소속사에서는 TV 프로그램 활동만 잠정 중단하고 예정된 콘서트는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팬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아 결국 FT아일랜드의 모든 활동서 최민환을 잠정적으로 제외했다.

폭로 이후인 지난달 26일 경찰은 “최민환을 성매매특별법 위반 혐의로 수사해달라”는 고발장을 접수하고 내사에 착수했다. 이후 지난달 29일에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최민환의 성폭력처벌법(친족관계에 의한 강제추행)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추가 수사 의뢰를 했다”는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기도 했다.

현재 최민환의 성매매와 강제추행은 경찰서 내사(입건 전 조사) 중이다. 내사는 정식 수사 이전에 내부 조사를 하는 단계를 말한다. 통상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민원은 입건 전 조사 내용을 토대로 정식 수사 전환 여부가 결정된다.

강제추행도?
경찰 내사

최민환의 처벌 여부는 경찰의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 문유진 변호사는 지난 28일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성매매라는 것이 미수는 처벌되진 않고 기소에 이르렀을 때만 처벌이 된다”며 “추후 수사 과정을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강간이나 강제추행은 부부 간에도 성립할 수 있다”며 “보통 부부 사이가 유지되는 관계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고 이혼 진행 시 일이 불거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형법상으로도 처벌이 가능하며, 최씨는 불법 성매매 여부뿐만 아니라 강제추행도 문제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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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