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파생적 메시아’ 유신애

자본주의 비밀을 들추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두산아트센터 두산갤러리가 작가 유신애의 개인전 ‘파생적 메시아’를 개최했다. 유신애는 제14회 두산연강예술상 미술 부문 수상자다. 그는 학제적 예술을 바탕으로 자본주의가 인간의 인식과 삶의 양식에 끼치는 영향에 비판적 접근을 이어가고 있다. 

두산연강예술상은 두산 초대회장 연강 박두병 선생의 뜻에 따라 2010년에 제정됐다. 미술과 공연 분야서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하고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는 40세 이하 예술가를 지원한다. 유신애는 지난해 제14회 두산연강예술상 미술 부문서 수상했다.

엉킨 모순

유신애는 학제적 예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매체 실험을 전개하며 하위문화의 요소를 가지고 동시대 자본주의 상품 문화 아래 깔려있는 과시와 허영, 성 상품화, 관음증, 비인간화, 소외, 도덕 등의 문제를 다룬다. 개인전 ‘파생적 메시아’서 동명의 영상 작품 <파생적 메시아>를 중심으로 개인과 사회 간의 역학 관계가 빚어낸 새로운 메시아주의를 탐구했다. 

전시는 영상, 조각, 회화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며 상품화된 믿음의 구조와 구원이 갖는 자기애적 욕망을 노골적으로 파헤친다. 유신애는 그동안 동시대 자본주의 사회 저변에 깔린 문화, 현상을 감각적인 언어로 포착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믿음의 역할과 존재 방식을 의문에 붙였다.

전시와 영상이 공유하는 제목 ‘파생적 메시아’는 유신애가 2022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다학제적 프로젝트다. 영상을 포함해 회화, 조각, 퍼포먼스, 음악, 패션 등 여러 장르로 변주되고 확장돼왔다. 


두산연강예술상 미술부문 수상
2022년부터 진행한 프로젝트

이 프로젝트는 각자의 신을 모시듯 자신을 둘러싼 물질과 비물질에 의존, 심지어는 숭배하는 주변인을 관찰하는 것에서 시작됐다. 사이언톨로지나 프리메이슨 같은 사이비종교, 패션 브랜드, 테크놀로지, 예술 작품 등 새로운 메시아로 회부되는 다양한 요소를 끌어와 오늘날의 신앙이 어떤 식으로 세속화, 물신화되는지를 묘사했다. 

공간은 회화와 세라믹 조각이 놓인 화이트 큐브와 영상 설치 ‘파생적 메시아’가 놓인 블랙박스 등 두 곳으로 나뉜다. 마치 성전처럼 혹은 수상한 종교 재단처럼 꾸며진 전시장에 들어서면 창백한 불빝 아래 원죄를 짊어진 인간의 뒤틀린 몸, 언뜻 성스러워 보이지만 저속하게 반짝이는 슬롯머신, 어쩐지 마음에 평안을 주는 풍경이 펼쳐진다.

마치 입교를 위한 첫 관문처럼 보이는 이 공간서 관람객은 위엄 있게 놓인 작품을 하나씩 들여다보며 실체 없는 믿음의 위상을 감각하게 된다. 성문 너머 거대한 프레임에 둘러싸인 영상도 볼 수 있다. 화면에는 매혹적이고 조악한 시퀀스가 속도감 있게 교차하며 여러 인물의 믿음과 구원에 관한 다양한 형태의 간증과 회의 섞인 자기 고백이 이어진다. 

의심의 씨앗

두산갤러리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과잉 욕망과 고도의 화려함, 불현듯 찾아오는 의구심과 회의감을 보탬이나 숨김없이 늘어놓는다. 교만과 겸손, 희망과 절망, 쾌락과 도덕, 성스러운 것과 속된 것, 자기애와 자기혐오 등 모든 모순이 기이하게 엉켜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본주의가 현실의 작동을 위해 온갖 실체 없는 것을 매끄러운 포장으로 감춰왔다면 유신애는 모순되고 이질적인 것의 팽창을 통해 눈앞의 현실이 허구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의 씨앗을 심어 자본주의의 영업 비밀을 살짝 들춰낸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다음 달 12일까지.

<jsjang@ilyosisa.co.kr>
 


[유신애는?]

▲학력
베른응용과학 대학원 현대미술과(2015)
벨기에왕립대학교 패션과(중퇴)(2011)
세종대학교 회화과(2008)

▲개인전
‘POCALYEAP’ Jacob’s Booth(2024)
‘파생적 메시아’ 금천예술공장 창고동(2024)
‘페트리코어’ 스튜디오콘크리트(2020)
‘길트트립’ Neumeister Bar-Am(2017)
‘Shadow Rift’ The Gallery Apart(2016)
‘What A Silencer Sounds Like’ Kunsthaus Langenthal(2016)
‘Delivery Near me’ Krethlow(2015) 외 다수

▲수상
제14회 두산연강예술상(2023)
루이스 에슐리만 마가레타 코티 어워드 수상(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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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교체? 김문수<br> “법적·정치적 책임 묻겠다”

대선후보 교체? 김문수
“법적·정치적 책임 묻겠다”

[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국민의힘 지도부가 대선후보 교체를 강행한 데 대해 10일, 김문수 후보가 “불법적이고 부당한 후보 교체에 대한 법적·정치적 조치에 즉시 착수하겠다”며 강력히 대응을 예고했다. 김 후보는 이날 여의도 선거캠프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야밤에 정치 쿠데타가 벌어졌다. 대한민국 헌정사는 물론이고 전 세계 역사에도 없는 반민주적 일이 벌어졌다”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국민과 당원의 선택을 받아 정당하게 선출된 저 김문수의 대통령 후보 자격을 불법적으로 박탈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헌에 의하면 대통령후보는 전당대회 또는 그 수임 기구인 전국위원회서 선출하게 돼있는데 전국위원회가 개최되기도 전에 아무런 권한이 없는 비상대책위원회는 후보 교체를 결정해 버렸다. 이는 명백한 당헌 위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는 제가 후보로 선출되기 전부터 줄곧 한덕수 예비후보를 정해 놓고 저를 압박했다”며 “어젯밤 우리당의 민주주의는 죽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저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투쟁을 계속 할 것”이라며 “우리가 피와 땀으로 지켜 온 자유민주주의의를 반드시 지키겠다. 국민 여러분, 저 김문수와 함께해달라”고 호소했다. 실제로 김 전 후보 측은 이날 중으로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대통령 후보자 취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김 후보가 시간 끌며 단일화를 무산시켰다”며 “당원들의 신의를 헌신짝같이 내팽개쳤다”고 주장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이재명 독재를 저지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후보로 단일화해서 기호 2번 국민의힘 후보로 세워야 한다는 게 당원들의 명령이었다”며 “우리 당 지도부는 기호 2번 후보 단일화를 이루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께 단일화 약속을 지켜주실 것을 지속적으로 간곡히 요청드렸고 저를 밟고서라도 단일화를 이뤄주십사 부탁했다”는 권 비대위원장은 “하지만 결국 합의에 의한 단일화는 실패하고 말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너무나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 단일화는 누구 한 사람, 특정 정파를 위한 정치적 선택이 아니다. 누구를 위해 미리 정해져 있던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비대위는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뼈아픈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며 “비대위는 모아진 총의와 당헌·당규에 따라 김 후보 자격을 취소하고 새롭게 후보를 세우기로 결정했다”고 부연했다. 앞서 당 지도부는 이날 새벽 비대위와 경선 선거관리위원회를 열고 한 예비후보를 대선후보로 재선출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이날 오후 9시까지 진행되는 당원 투표를 거쳐 오는 11일 전국위원회 의결을 마치면 대선후보 교체가 이뤄질 예정이다. 일각에선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이뤄졌던 이번 국민의힘 지도부의 대선후보 교체를 두고 절차적 정당성 등의 다양한 뒷말이 나오고 있다. 치열한 경선 과정을 통해 최종 후보로 선출돼있는 공당의 후보를 두고, 당 지도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무소속의 예비후보와 단일화를 시도하려는 것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후보 접수도 이날 새벽 3시부터 4시까지 단 한 시간만 받았던 점, 한 후보가 32개에 달하는 서류를 꼭두새벽에 접수했다는 점 등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이양수 선관위원장은 이날 당 홈페이지를 통해 “당헌 74조 2항 및 대통령 후보자 선출 규정 제29조 등에 따라 한 후보가 당 대선후보로 등록했다”고 공고했다. 앞서 이 선관위원장은 김 후보의 선출을 취소한다는 공지와 후보자 등록 신청을 공고했다. 김 전 후보와 한 후보는 후보 단일화 문제로 극명한 입장 차이를 보여왔다. 지난 1차 회동에 이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모처서 가졌던 2차 긴급 회동서도 단일화 방식 등 룰에 대해 논의를 시도했지만,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끝내 결렬됐다. 그러자 이날 권성동 원내대표는 “단일화 없이 승리는 없다”며 국회 원내대표실 앞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권 원내대표는 “두 후보 간의 만남이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다”며 “후보 등록이 11일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오늘(7일)은 선거 과정서 혼선을 최소화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가 불과 27일 남았다. 이제 남은 시간이 없다”며 “이재명 세력은 공직선거법상의 허위 사실 공표죄를 사실상 폐지하고 대법원장 탄핵까지 공언하면서 대한민국 헌정 질서의 마지막 숨통까지 끊어버리려고 한다. 반면 우리는 단일대오조차 꾸리지 못하고 있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