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재활용 ①부천아트벙커B39

쓰레기 소각장이 예술 중심지가 되다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에 자리한 복합문화공간 ‘부천아트벙커B39’는 원래 부천 중동신도시 개발 때 설치된 쓰레기 처리시설 ‘삼정동 소각장’이었다. 1995년 5월 완공된 이 소각장은 하루 200t 규모의 쓰레기를 처리하며 끊임없이 돌아갔다. 그러던 중, 문제가 터졌다. 1997년, 서울 난지도 매립장과 경기도 안양 소각장 등에서 다이옥신이 과다 배출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었다.

정부는 전국 쓰레기 처리시설의 다이옥신 배출량을 조사했고, 이곳 또한 논란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이른바 ‘다이옥신 파동’의 시작이었다. 결국, 삼정동 소각장은 지난 2010년 문을 닫았다. 시설 노후화에 따른 운영의 효율성이 감소했고, 정부의 폐기물 관리 정책에도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트벙커의 탄생

부천시는 소각장 부지를 버려두기보다는,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을 만들기로 했다. 부천아트벙커B39는 그렇게 탄생했다. 

지난 2018년, 부천아트벙커B39는 수년간의 재정비 끝에 문을 열었다. 기존의 소각장 모습을 오롯이 보존하면서도 예술적인 면모를 담아낼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쓰레기를 쌓고, 태우고, 처리해야 했던 소각장 특유의 구조는 더욱 더 새로운 예술적 시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꾸며졌다.

1층부터 3층까지는 전시실을 만들고, 4층과 5층은 보존 구역으로 남겨 옛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1층은 벙커와 멀티미디어홀, 에어갤러리, 재벙커, 유인송풍실 등으로 구성돼있다. 벙커는 쓰레기 저장조였던 시설로, 높이만 39m에 달하는 거대한 구조물이다. 부천아트벙커B39라는 이름이 여기서 나왔다. 압도적인 크기의 구조물은 옛 모습을 유추할 수 있게 해준다. 부천시에서 수거한 쓰레기가 이곳에 가득 찼었다. 

멀티미디어홀은 과거에 쓰레기 수거 차량이 드나들었던 반입실이었다. 쓰레기를 가득 실은 트럭이 이곳에 도착한 뒤, 벽면에 설치된 철제문 너머로 처리하는 과정이 진행되었다고 한다. 트럭 몇 대가 오갈 정도로 규모가 큰 곳이어서인지, 여러 전시가 열리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때로는 그림이나 사진이, 때로는 미디어아트 전시가 이뤄지기도 한다. 

벙커와 멀티미디어홀 사이를 벙커브릿지가 연결한다. 원래 삼정동 소각장에는 이 같은 연결로가 없었다. 벙커브릿지는 삼정동 소각장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할 때 새롭게 설치한 시설이다. 이 다리 위에서 벙커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삼정동소각장 부지를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

계단을 이용하면 벙커 바닥까지 내려가 보는 것도 가능하다. 쓰레기를 저장했던 곳인 만큼, 거대한 크레인과 조종실의 흔적이 지금도 남아 있다. 독특한 구조와 여전히 음침한 분위기, 쓰레기 저장소였다는 특수성이 있어서인지 영상 작품이 주로 전시된다. 

다시 로비로 나와 통유리창 너머를 살펴보면, 콘크리트에 철제 구조물이 더해진 거대한 공간인 ‘에어갤러리’를 만나게 된다. 에어갤러리는 저장소에 쌓인 쓰레기를 태우는, 소각로가 있던 자리다. 상단의 철제 구조물은 개방형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한쪽의 콘크리트 벽을 철거한 뒤 햇볕이 들어오게 하여 부천아트벙커B39의 새로운 시작을 환영하는 것만 같은 모양새다. 마치 중정을 연상케 하는 부분이다.


에어갤러리 옆으로는 재벙커와 유인송풍실이 이어진다. 재벙커는 쓰레기를 소각하고 남은 재가 모이는 공간이다. 지금도 벽면 전체가 새까맣게 그을려 있어, 당시의 모습을 가늠케 한다. 1층부터 4층까지 수직으로 길게 설치된 유인송풍실은 쓰레기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매연을 정화해 외부로 내보내는 역할을 담당했다.

이 구역은 보존 구역으로 지정해 옛 모습을 남겨두고 있다. 이색적인 배경 덕분인지 각종 드라마와 영화, 예능프로그램은 물론, 뮤직비디오 촬영 명소로도 인기가 있다. 

2층으로 올라가면 직원 숙직실, 중앙제어실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중앙제어실은 말 그대로 삼정동 소각장의 모든 시설을 제어, 관리했던 곳이다. 지금도 당시 사용했던 컴퓨터 등 장비가 남아 있다. 크레인 조종실은 재벙커에 쌓인 재를 정리하는 시설이었다.

3층서도 유인송풍실과 같은 보존 구역을 찾을 수 있다. 배기가스 처리장, 물탱크와 펌프, 각종 파이프가 설치된 응축수 탱크 지역이다. 옛 모습이 그대로 남은 이 공간에서는 종종 특별한 전시와 공연이 펼쳐진다.

현재 부천아트벙커B39는 지역의 대표적인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과거의 산업 유산이 실험적인 융복합 문화 콘텐츠를 선보이는 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전시, 공연 등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꾸준히 열린다.

삼정동 소각장 시절의 모습과 현대미술 작품의 조화가 기술·산업과 예술이 한껏 어우러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환경오염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곳인 만큼, 친환경을 주제로 한 전시와 공연, 콘퍼런스도 종종 개최된다. 

이달, 부천아트벙커B39에서는 융복합예술축제 ‘벙커페스타’가 열린다. 오는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열리는 이 축제에서는 지그문트 바우만의 사회 이론인 ‘액체 사회 이론’을 주제로 한 전시를 비롯해 예술을 즐기면서 휴식도 취할 수 있는 피크닉 프로그램, 각종 창의적인 예술 활동을 경험해 볼 수 있는 교육 및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부천아트벙커B39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관(월요일, 공휴일 휴관)하며, 관람요금은 기본적으로 무료로 운영된다.

급격한 도시 개발, 산업화의 유산이 우리 곁으로 돌아온 사례가 하나 더 있다. 부천의 중심부를 흐르는 도심 하천, 심곡천이다. 1980년대 교통 편의성을 이유로 복개한 하천을 지난 2017년 생태복원 사업을 통해 복원했다. 총 1.2㎞ 길이를 복원해 산책로를 조성했으며, 곳곳에 쉬어갈 만한 장소가 마련돼있다. 

예술적 영감을 얻고 싶다면, 부천에 새롭게 문을 연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관 ‘레노부르크뮤지엄’으로 향하는 것은 어떨까? 이곳에서는 빛을 주제로 8개의 대형 미디어아트 작품을 선보인다. 출구 지점에는 레노부르크뮤지엄의 콘셉트를 공유하는 카페가 운영 중이다. 카페 중앙 천장에 설치된 450개의 크리스털 조명 또한 전시관의 테마를 관통하는 또 하나의 작품이다.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관

부천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만화다. 오랫동안 만화와 애니메이션 산업에 지원을 해왔던 도시 중 하나기 때문이다. 2001년 개관한 한국만화박물관이 그중 하나다. 한국 만화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소개하며, 시대별 주요 작품에 관한 이야기도 다루고 있다. 2층 만화도서관에서는 만화책을 무료로 열람하는 것도 가능하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부천아트벙커B39→레노부르크뮤지엄→한국만화박물관→부천호수식물원 수피아→심곡천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부천아트벙커B39→레노부르크뮤지엄→부천호수식물원 수피아→웅진플레이도시
-둘째 날 한국만화박물관→무릉도원수목원→부천시립박물관→심곡천

관련 웹 사이트 주소
-부천시청 https://www.bucheon.go.kr/site/homepage/me nu/viewMenu?menuid=148006001021006 
-부천아트벙커B39 https://artbunkerb39.org 
-레노부르크뮤지엄 https://www.instagram.com/renoburgmuseum 
-한국만화박물관 https://www.komacon.kr/comicsmuseum

운영 정보
-부천아트벙커B39 관람시간: 10:00~17:00 휴관일: 매주 월요일, 공휴일 휴관(프로그램 진행에 따라 휴관일과 관람시간이 변경될 수 있으니 방문 전 공지사항 확인 필수) 관람요금: 무료

-레노부르크뮤지엄 관람시간: 평일 10:00~19:00, 주말 및 공휴일 10:00~20:00 (마감 1시간 전 입장 종료) 연중무휴 관람요금: 성인(19세 이상) 1만2000원, 청소년(중고등학생) 9000원, 아이(36개월~초등학생) 6000원, 특별권(70세 이상, 장애인 4~6급, 국가유공자) 7000원, 단체(20인 이상, 사전 전화 예약) 각 1000원 할인 36개월 미만, 장애인 1~3급(동반 1인 포함)은 무료 관람 신분증, 학생증, 복지카드, 가족관계증명서 등 증빙자료 미지참 시 할인 및 무료 관람 불가, 중복 할인 불가, 단체는 방문 전 전화 예약 후 현장서 할인 구매 가능

-한국만화박물관 관람시간: 10:00~18:00 (17:00 입장 마감)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1일, 설날 및 추석 연휴 관람요금: 일반권 5000원, 부천시민(20세 이상) 2500원, 3인 가족 1만2000원, 4인 가족 1만6000원. 자매도시 시민(경기 화성시, 강원 강릉시, 충남 공주시, 충북 옥천군, 전북 무주군, 전남 진도군, 경북 봉화군) 2500원 할인, 무료 혜택 적용 시 반드시 증빙자료를 제시해야 함


문의 전화
-부천아트벙커B39 032)321-3901
-레노부르크뮤지엄 032)672-9725
-한국만화박물관 032)310-3090
-부천시 콜센터 032)320-3000

대중교통
버스 7호선 부천시청역 4번 출구서 중4동행정복지센터, 고용노동지청 버스정류장으로 223m 도보 이동→5번 버스 탑승 후 부천아트벙커B39 정류장으로 이동→버스 하차 후 소각장사거리 방향으로 326m 도보 이동→부천아트벙커B39

*문의: 인천교통공사(7호선 관련) 032)451-1343, 소신여객(5번 버스 관련) 032)666-3911

자가운전
부천IC서 ‘김포, 부천’ 방면으로 오른쪽 고속도로 출구, 301m 이동→부천IC서 ‘부천’ 방면으로 좌회전, 275m 이동→부천IC삼거리서 ‘신흥로441번길’ 방면으로 우회전, 745m 이동→‘시청, 시의회, 부천체육관’ 방면으로 좌회전, 248m 이동→소각장사거리서 오른쪽 4시 방향 진입→부천아트벙커B39

숙박 정보
-고려호텔 원미구 길주로, 032)329-0001, www.hotelkoryo.net
-포스타호텔 오정구 석천로531번길, 0507)1336-6006, four star-bucheon.jalib.site 
-메이필드호텔 서울 강서구 방화대로, 02)2660-9000, www.mayfield.co.kr

식당 정보
-황해도김치만두전골 오정구 원종로51번길, 032)672-5509
-한촌설렁탕&갈비 부천본점 소사구 경인로, 032)668-2566
-조마루감자탕 본점 원미구 조마루로, 032)664-7394

주변 볼거리
상동호수공원, 부천시립박물관, 부천활박물관, 부천물박물관, 부천중앙공원, 무릉도원수목원, 부천호수식물원 수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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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