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석 없는 JMS는 지금…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4.08.19 14:34:03
  • 호수 149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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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증 집회’ 무슨 말하나 보니…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피해자들이 가장 걱정한 것은 현재 JMS에 남아있는 교인이었다. “정명석이 구속 상태서 풀려 나오면 다시 성폭행을 저지를 수 있다”는 것. 다행히 구속기간이 연장됐지만, JMS 측에서 일어나는 일은 ‘희한할 지경’이다. 정명석과 함께 감옥에 다녀온 사람은 ‘예수님과 함께 목숨을 잃은 제자’와도 같은 위치다.

지난 15일 항소심 구속기간 만료를 앞뒀던 기독교복음선교회(JMS)의 정명석에 대해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대전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최석진)는 준강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 강요)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씨에 대해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위한 심문을 마친 뒤 “도망할 염려가 있다”는 사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해외 도주 
전력 발목

정명석은 신도 성폭행 등 혐의로 1심서 징역 23년을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 중인데, 구속기간 동안 항소심 재판을 마치지 못해 석방 가능성이 제기됐다.

검찰이 정씨의 항소심 구속기간을 모두 연장해 지난 15일 만료 예정이었는데, 항소심이 지난달 예정됐던 결심공판을 마치지 못한 채 속행하게 되면서 정씨가 구속기간 만료 후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검찰은 정씨의 또 다른 성폭력 사건이 진행 중인 1심 재판부에 구속영장 발부를 요청했고, 해당 사건을 맡은 대전지법 제11형사부는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위한 심문기일을 열었다. 


지난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씨는 이날 대전지법 형사11부 심리로 열린 구속 심문기일에 출석해 “1심서 징역 23년이라는 어마어마한 중형을 받았다. 재판장님이 국가를 대신해 범죄인들과 아닌 자들을 구분하고 지켜보는 분인 것처럼 나는 하나님의 법을 다루는 사람이다. 앞으로도 성실히 재판받고 순종할 것이니 사정을 깊이 들어봐 주시고 법대로만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런 결과에 JMS 피해자들은 “이제야 발을 뻗고 잠을 자겠다. 상식적으로 40년 동안 성폭행한 성폭행범을 사회에 내놓는게 말이 안 된다. 이미 도주한 적도 있고 도주를 하면서도 성폭행을 이어갔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전지법이 구속영장을 추가로 발부한 것에 있어선 이미 도주한 이력 때문으로 추측된다. 정명석의 성범죄는 1990년대에 시작됐는데, 그때부터 다수의 성폭행 혐의로 수사기관의 내사를 받던 중 대만으로 도주한 뒤 홍콩·중국을 전전하며 도피 행각을 벌였다.

항소심 구속기간 만료 전 추가 발부
성폭행 등 혐의 1심서 징역 23년 선고

2001년 8월부터 2007년 4월에는 말레이시아, 홍콩, 중국서 20대 여신도 4명을 추행하거나 성폭행해 징역 10년을 복역하고 2018년 2월 출소한 뒤 곧바로 또다시 성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이 과정서 정명석의 성범죄를 도운 여성 조력자의 처벌도 이어졌다. JMS서 2인자로 불리는 정조은씨와 민원국장 김모씨 등 여성 간부 4명은 1심서 각각 징역 7년~1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다른 여성 간부 2명은 각각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JMS의 교세가 축소됐지만, 오히려 이 상황을 이용한 움직임도 있다. JMS 여성 간부 중 성범죄 방조죄로 구속영장을 발부받았지만 ‘도주할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이 기각된 여성 간부 A씨가 JMS 지도자들을 상대로 ‘간증 집회’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해당 간증 집회서 여성 간부 A씨는 ‘짧지만 정명석과 함께 쓴잔을 마신 자로 JMS의 소중한 지도자’라고 소개하며, 정명석이 “A씨의 간증을 JMS 교역자라면 꼭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A씨는 스스로 ‘2018년부터 정명석이 있는 기간 동안 수행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 기간을 축복받은 기간이라고 하면서, 처음 JMS를 접하게 된 계기를 ‘하나님, 성령님, 성자께서 역사해 준 사연’이라고 말했다.

A씨는 “부모님과 사람들이 나에게 ‘너가 정명석을 봤냐. 나는 가까이서 보고 같이 밥도 먹던 사이다. 보지도 않았으면서 너가 뭘 안다고 믿냐’고 했는데, 그때마다 나는 선생님(정명석)을 말씀으로 확실히 봤다. 정말 뭘 모르는 사람들”이라며 “부모님이 집 밖을 못 나가게 했고, 그때 나는 말씀을 계속 읽거나 아예 외워버렸다. 그때 말씀의 가치를 더 깨달았다”고 전했다.

법대로
해달라?

A씨는 월명동서 공사하기도 했고 이를 성지 사역이라고 불렀다. 정명석이 출소한 이후에는 혼자 고속버스, 택시를 타고 월명동에 갔다고 간증했다. 그러면서 A씨는 “정명석은 삶 자체가 말씀이다. 말씀을 쉽게 받는다 생각하냐. 정명석은 삶을 통해 말씀을 받으며 정말 몸부림을 치는 것”이라고, 정명석이 직접 말씀을 받는 과정을 설명하기도 했다.

본인이 구속된 상황에 대해서는 “죄인이 감옥에 가서 겪는 고통은 당연하지만, 억울하게 감옥에 가서 겪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A씨는 “조사 과정서 죄가 있는지 알아보는 게 아니라 아예 죄인이라고 여겼다. 거짓말하는 사람이 각종으로 부풀리고 각색해서 별별 말을 다 한다. 그런데 진실을 말하는 사람은 진실 하나뿐이다. 진실을 말하는데 안 믿어주니 억울했다”고 했다.

감옥서 나올 수 있을 거라 예상한 것은 아니었다.

A씨는 “감옥에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다가 가는 거라 괜찮았다”며 “예전에 정명석이 차라리 예수님처럼 십자가 한 번 지는 게 낫겠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 심정이 느껴졌다”고 정명석과 본인의 결백을 주장했다.

심지어 그는 “내가 이 고통을 받는 것을 하나님도 원하지 않고 나를 도우신다. 신약의 (예수님)제자는 험한 죽음까지도 당했는데, 나도 감옥에 오니 정말 당세를 사는 실감이 난다”며, 스스로를 예수님의 제자와 동일한 격으로 비유했다. 이렇게 되면 정명석은 예수님이 되는 것이다.

오히려
당당해

A씨는 “감옥에 있으면 감옥이라는 환경도 힘들지만, 사람으로 오는 어려움과 고통도 있다. 그 안에서 직원이 불러 아픈 사람이 있다고 보살펴 달라고 한 적도 있다”며 “지금 정명석은 시간을 아끼며 각종 일을 하고 있다. 각 교회 순회, 캠퍼스 순회, 전도 이벤트 등이다. 주일 말씀서 하는 말은 정명석 삶의 전부”라며 정명석의 근황도 전했다.


아울러 본인이 감옥서 나올 수 있었던 것을 두고 ‘하나님의 역사하심’이라고 간증했다. A씨는 “(감옥에 있을 때)꿈을 꿨는데 공소장을 받는 꿈이었다. 공소장을 받나 했는데 순간 하나님이 나타나서 공소장서 내 이름을 모두 지워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가 삼위와 주(정명석)와의 사연이 있어서 이 자리에 있다. 모두 주와 하나돼 증거의 일과 전도의 일을 하길 원한다”고 마무리했다.

해당 간증 글을 확인한 피해자 가운데 한 명은 “자신이 공범이라는 인지도 못하고 죄의식이 없을 정도로 세뇌가 심각하다. (정명석)옆에 있어도 정조은이나 정명석 형제처럼 바로 옆에 있는 거 아니면 사기꾼이라고 눈치 못 챌 수도 있다”며 “정명석이 감옥서 변호인 접견을 수시로 하면서 편하게 지내는 것도 모르는 듯하다”고 개탄했다.

A씨의 간증은 정명석의 주장을 무너뜨리고 있다. 정명석은 “스스로를 재림 예수라고 한 적 없다”고 했지만, A씨는 본인을 예수님의 제자라고 하거나, 정명석을 ‘주’라고 부르기도 했다.

JMS 교인들은 시위를 열기도 했다. JMS 교인 200여명이 참여한 시위서 한 교인은 “녹음 파일 조작 의혹 공정 재판 준수하라” “억울하게 당해 왔다. 증거조작 밝혀내라”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다른 교인은 “그동안 JMS 교회서의 신앙생활을 존중해주던 가족들조차 편파적 방송에 생각이 바뀌어 가정불화가 생겼다. 우리의 진실을 전하고자 끝까지 시위에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사 과정서 나는 죄인 됐다”
미국서 넷플릭스 소송했지만…

충남 금산군의 한 JMS 목사는 “JMS 교회에 대한 편파적, 조작 방송으로 인해 정명석 목사의 재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금산 내에 ‘JMS를 금산서 추방하라’ 등 내용을 담은 플래카드가 걸리면서 금산 거주 교인들이 거주권 침해, 집단 따돌림 등 인권침해를 당했다”며 “많은 교인이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선데이 저널>에 따르면 정명석의 추종자로 구성된 ‘기독교복음선교회 교인협의회’는 넷플릭스를 상대로 델라웨어 주연방법원에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넷플릭스는 피소 후 약 5개월 만인 지난달 24일 한국법원의 정명석에 대한 판결문 5건을 첨부해 소송 기각을 요청했다.

델라웨어 주연방법원은 교인협의회 측의 손배소송에 대해 원고 패소(기각) 결정을 내렸고, 넷플릭스의 소송 비용까지 배상하도록 명령했다.

재판부는 ▲정명석, 피해자, 증인이 대부분 한국인인 만큼 재판은 한국서 진행돼야 하며 ▲넷플릭스는 한국에 지사가 있어 한국법원서 재판할 수 있고 ▲교인협의회는 소송을 제기할 자격이 없다는 게 판단의 요지였다.

넷플릭스는 JMS 관련 다큐멘터리에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이 없다고 강조했다. 넷플릭스는 원고 측이 구체적인 명예훼손 내용을 특정하지 못했고, 일부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은 모두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넷플릭스 측은 무엇보다도 정명석은 2009년 여신도 3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징역 10년을, 지난해 홍콩 여성과 호주 여성 등을 성추행한 혐의로 징역 2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성추행 혐의로 한국법원서 이미 2건의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2월엔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프로그램 방송금지 가처분신청을 냈으나 기각됐으며, 2020년 명예훼손 소송도 기각된 바 있다.

다시 시작된
세뇌의 시간

당시 정명석이 성추행을 일삼았다는 다큐멘터리 내용은 사실인 것으로 입증됐고, 해당 다큐멘터리가 명예훼손이 아니라는 사실 역시 이미 한국서 결론이 났다는 점이다. 

넷플릭스 측은 “JMS 교인이 미국법원서 유리한 판결이 날 것이라는 기대로 동일한 사안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이는 재판부 쇼핑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alswn@ilyosisa.co.kr>

 

[정정보도] <정명석 없는 JMS는 지금…> 기사 관련

본 신문은 지난 8월19일자 사회 섹션에 <정명석 없는 JMS는 지금…>이라는 제목으로 기독교복음선교회 A씨가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에 간증집회를 하고 있으며, 기독교복음선교회 교인협의회가 넷플릭스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이 원고 패소 결정됐고 넷플릭스의 소송비용까지 배상하도록 명령했다는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간부 A씨는 2024년 4월 항소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아 석방된 후 간증집회를 한 것이며, 넷플릭스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은 아직 진행 중인 것으로 밝혀져 이를 바로잡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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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