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석 없는 JMS는 지금…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4.08.19 14:34:03
  • 호수 149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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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증 집회’ 무슨 말하나 보니…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피해자들이 가장 걱정한 것은 현재 JMS에 남아있는 교인이었다. “정명석이 구속 상태서 풀려 나오면 다시 성폭행을 저지를 수 있다”는 것. 다행히 구속기간이 연장됐지만, JMS 측에서 일어나는 일은 ‘희한할 지경’이다. 정명석과 함께 감옥에 다녀온 사람은 ‘예수님과 함께 목숨을 잃은 제자’와도 같은 위치다.

지난 15일 항소심 구속기간 만료를 앞뒀던 기독교복음선교회(JMS)의 정명석에 대해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대전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최석진)는 준강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 강요)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씨에 대해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위한 심문을 마친 뒤 “도망할 염려가 있다”는 사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해외 도주 
전력 발목

정명석은 신도 성폭행 등 혐의로 1심서 징역 23년을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 중인데, 구속기간 동안 항소심 재판을 마치지 못해 석방 가능성이 제기됐다.

검찰이 정씨의 항소심 구속기간을 모두 연장해 지난 15일 만료 예정이었는데, 항소심이 지난달 예정됐던 결심공판을 마치지 못한 채 속행하게 되면서 정씨가 구속기간 만료 후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검찰은 정씨의 또 다른 성폭력 사건이 진행 중인 1심 재판부에 구속영장 발부를 요청했고, 해당 사건을 맡은 대전지법 제11형사부는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위한 심문기일을 열었다. 


지난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씨는 이날 대전지법 형사11부 심리로 열린 구속 심문기일에 출석해 “1심서 징역 23년이라는 어마어마한 중형을 받았다. 재판장님이 국가를 대신해 범죄인들과 아닌 자들을 구분하고 지켜보는 분인 것처럼 나는 하나님의 법을 다루는 사람이다. 앞으로도 성실히 재판받고 순종할 것이니 사정을 깊이 들어봐 주시고 법대로만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런 결과에 JMS 피해자들은 “이제야 발을 뻗고 잠을 자겠다. 상식적으로 40년 동안 성폭행한 성폭행범을 사회에 내놓는게 말이 안 된다. 이미 도주한 적도 있고 도주를 하면서도 성폭행을 이어갔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전지법이 구속영장을 추가로 발부한 것에 있어선 이미 도주한 이력 때문으로 추측된다. 정명석의 성범죄는 1990년대에 시작됐는데, 그때부터 다수의 성폭행 혐의로 수사기관의 내사를 받던 중 대만으로 도주한 뒤 홍콩·중국을 전전하며 도피 행각을 벌였다.

항소심 구속기간 만료 전 추가 발부
성폭행 등 혐의 1심서 징역 23년 선고

2001년 8월부터 2007년 4월에는 말레이시아, 홍콩, 중국서 20대 여신도 4명을 추행하거나 성폭행해 징역 10년을 복역하고 2018년 2월 출소한 뒤 곧바로 또다시 성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이 과정서 정명석의 성범죄를 도운 여성 조력자의 처벌도 이어졌다. JMS서 2인자로 불리는 정조은씨와 민원국장 김모씨 등 여성 간부 4명은 1심서 각각 징역 7년~1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다른 여성 간부 2명은 각각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JMS의 교세가 축소됐지만, 오히려 이 상황을 이용한 움직임도 있다. JMS 여성 간부 중 성범죄 방조죄로 구속영장을 발부받았지만 ‘도주할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이 기각된 여성 간부 A씨가 JMS 지도자들을 상대로 ‘간증 집회’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해당 간증 집회서 여성 간부 A씨는 ‘짧지만 정명석과 함께 쓴잔을 마신 자로 JMS의 소중한 지도자’라고 소개하며, 정명석이 “A씨의 간증을 JMS 교역자라면 꼭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A씨는 스스로 ‘2018년부터 정명석이 있는 기간 동안 수행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 기간을 축복받은 기간이라고 하면서, 처음 JMS를 접하게 된 계기를 ‘하나님, 성령님, 성자께서 역사해 준 사연’이라고 말했다.

A씨는 “부모님과 사람들이 나에게 ‘너가 정명석을 봤냐. 나는 가까이서 보고 같이 밥도 먹던 사이다. 보지도 않았으면서 너가 뭘 안다고 믿냐’고 했는데, 그때마다 나는 선생님(정명석)을 말씀으로 확실히 봤다. 정말 뭘 모르는 사람들”이라며 “부모님이 집 밖을 못 나가게 했고, 그때 나는 말씀을 계속 읽거나 아예 외워버렸다. 그때 말씀의 가치를 더 깨달았다”고 전했다.

법대로
해달라?

A씨는 월명동서 공사하기도 했고 이를 성지 사역이라고 불렀다. 정명석이 출소한 이후에는 혼자 고속버스, 택시를 타고 월명동에 갔다고 간증했다. 그러면서 A씨는 “정명석은 삶 자체가 말씀이다. 말씀을 쉽게 받는다 생각하냐. 정명석은 삶을 통해 말씀을 받으며 정말 몸부림을 치는 것”이라고, 정명석이 직접 말씀을 받는 과정을 설명하기도 했다.

본인이 구속된 상황에 대해서는 “죄인이 감옥에 가서 겪는 고통은 당연하지만, 억울하게 감옥에 가서 겪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A씨는 “조사 과정서 죄가 있는지 알아보는 게 아니라 아예 죄인이라고 여겼다. 거짓말하는 사람이 각종으로 부풀리고 각색해서 별별 말을 다 한다. 그런데 진실을 말하는 사람은 진실 하나뿐이다. 진실을 말하는데 안 믿어주니 억울했다”고 했다.

감옥서 나올 수 있을 거라 예상한 것은 아니었다.

A씨는 “감옥에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다가 가는 거라 괜찮았다”며 “예전에 정명석이 차라리 예수님처럼 십자가 한 번 지는 게 낫겠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 심정이 느껴졌다”고 정명석과 본인의 결백을 주장했다.

심지어 그는 “내가 이 고통을 받는 것을 하나님도 원하지 않고 나를 도우신다. 신약의 (예수님)제자는 험한 죽음까지도 당했는데, 나도 감옥에 오니 정말 당세를 사는 실감이 난다”며, 스스로를 예수님의 제자와 동일한 격으로 비유했다. 이렇게 되면 정명석은 예수님이 되는 것이다.

오히려
당당해

A씨는 “감옥에 있으면 감옥이라는 환경도 힘들지만, 사람으로 오는 어려움과 고통도 있다. 그 안에서 직원이 불러 아픈 사람이 있다고 보살펴 달라고 한 적도 있다”며 “지금 정명석은 시간을 아끼며 각종 일을 하고 있다. 각 교회 순회, 캠퍼스 순회, 전도 이벤트 등이다. 주일 말씀서 하는 말은 정명석 삶의 전부”라며 정명석의 근황도 전했다.


아울러 본인이 감옥서 나올 수 있었던 것을 두고 ‘하나님의 역사하심’이라고 간증했다. A씨는 “(감옥에 있을 때)꿈을 꿨는데 공소장을 받는 꿈이었다. 공소장을 받나 했는데 순간 하나님이 나타나서 공소장서 내 이름을 모두 지워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가 삼위와 주(정명석)와의 사연이 있어서 이 자리에 있다. 모두 주와 하나돼 증거의 일과 전도의 일을 하길 원한다”고 마무리했다.

해당 간증 글을 확인한 피해자 가운데 한 명은 “자신이 공범이라는 인지도 못하고 죄의식이 없을 정도로 세뇌가 심각하다. (정명석)옆에 있어도 정조은이나 정명석 형제처럼 바로 옆에 있는 거 아니면 사기꾼이라고 눈치 못 챌 수도 있다”며 “정명석이 감옥서 변호인 접견을 수시로 하면서 편하게 지내는 것도 모르는 듯하다”고 개탄했다.

A씨의 간증은 정명석의 주장을 무너뜨리고 있다. 정명석은 “스스로를 재림 예수라고 한 적 없다”고 했지만, A씨는 본인을 예수님의 제자라고 하거나, 정명석을 ‘주’라고 부르기도 했다.

JMS 교인들은 시위를 열기도 했다. JMS 교인 200여명이 참여한 시위서 한 교인은 “녹음 파일 조작 의혹 공정 재판 준수하라” “억울하게 당해 왔다. 증거조작 밝혀내라”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다른 교인은 “그동안 JMS 교회서의 신앙생활을 존중해주던 가족들조차 편파적 방송에 생각이 바뀌어 가정불화가 생겼다. 우리의 진실을 전하고자 끝까지 시위에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사 과정서 나는 죄인 됐다”
미국서 넷플릭스 소송했지만…

충남 금산군의 한 JMS 목사는 “JMS 교회에 대한 편파적, 조작 방송으로 인해 정명석 목사의 재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금산 내에 ‘JMS를 금산서 추방하라’ 등 내용을 담은 플래카드가 걸리면서 금산 거주 교인들이 거주권 침해, 집단 따돌림 등 인권침해를 당했다”며 “많은 교인이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선데이 저널>에 따르면 정명석의 추종자로 구성된 ‘기독교복음선교회 교인협의회’는 넷플릭스를 상대로 델라웨어 주연방법원에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넷플릭스는 피소 후 약 5개월 만인 지난달 24일 한국법원의 정명석에 대한 판결문 5건을 첨부해 소송 기각을 요청했다.

델라웨어 주연방법원은 교인협의회 측의 손배소송에 대해 원고 패소(기각) 결정을 내렸고, 넷플릭스의 소송 비용까지 배상하도록 명령했다.

재판부는 ▲정명석, 피해자, 증인이 대부분 한국인인 만큼 재판은 한국서 진행돼야 하며 ▲넷플릭스는 한국에 지사가 있어 한국법원서 재판할 수 있고 ▲교인협의회는 소송을 제기할 자격이 없다는 게 판단의 요지였다.

넷플릭스는 JMS 관련 다큐멘터리에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이 없다고 강조했다. 넷플릭스는 원고 측이 구체적인 명예훼손 내용을 특정하지 못했고, 일부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은 모두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넷플릭스 측은 무엇보다도 정명석은 2009년 여신도 3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징역 10년을, 지난해 홍콩 여성과 호주 여성 등을 성추행한 혐의로 징역 2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성추행 혐의로 한국법원서 이미 2건의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2월엔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프로그램 방송금지 가처분신청을 냈으나 기각됐으며, 2020년 명예훼손 소송도 기각된 바 있다.

다시 시작된
세뇌의 시간

당시 정명석이 성추행을 일삼았다는 다큐멘터리 내용은 사실인 것으로 입증됐고, 해당 다큐멘터리가 명예훼손이 아니라는 사실 역시 이미 한국서 결론이 났다는 점이다. 

넷플릭스 측은 “JMS 교인이 미국법원서 유리한 판결이 날 것이라는 기대로 동일한 사안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이는 재판부 쇼핑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alswn@ilyosisa.co.kr>

 

[정정보도] <정명석 없는 JMS는 지금…> 기사 관련

본 신문은 지난 8월19일자 사회 섹션에 <정명석 없는 JMS는 지금…>이라는 제목으로 기독교복음선교회 A씨가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에 간증집회를 하고 있으며, 기독교복음선교회 교인협의회가 넷플릭스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이 원고 패소 결정됐고 넷플릭스의 소송비용까지 배상하도록 명령했다는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간부 A씨는 2024년 4월 항소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아 석방된 후 간증집회를 한 것이며, 넷플릭스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은 아직 진행 중인 것으로 밝혀져 이를 바로잡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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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안보 공약과 정치적 스탠스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직접적으로 연락하면서 국정 전반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군 인사뿐만 아니라 국방정책과 사업에까지 손을 댔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비선 실세는 외부서 활동한다. 대통령으로부터 보직을 받지 않았음에도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과 정부의 정책과 정치적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윤석열정부서 이 같은 행위를 한 이들은 주로 ‘무속 관련자’들이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도 정부 정책 및 인사에 개입한 의혹의 당사자들이다. 안보 분야 대책 조언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안보 공약이나 지지율 상승 방안 등을 조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역공 대비 등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윤 대통령은 노 전 사령관의 존재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윤 대통령에게 인사시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안 본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이)군인공제회 산하단체 비상근 사외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국회)국방위원회서 다 밝혀질 거라 사양했다. 공기업 임원 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사양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국방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16일 “12·3 내란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김용군(예비역 대령)은 방위산업을 고리로 한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그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이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했다. 당시 이 예산은 ‘김용현 처장 꼬리표 예산’으로 불렸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노, 윤 대선후보 시절부터 감 놔라 배 놔라 실제 김 통해 일부 이행…윤 직접 접촉 시도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 일광공영은 무기 중개상 1세대로 불리며, 2000년 러시아 무기 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유명한 이규태가 운영하는 방산업체다.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통상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은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가 관리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중단됐다. 추 의원은 노 전 사령관과 윤 대통령 일가와의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노상원은 이미 2015∼2016년 박근혜정부 때부터 김충식과 후원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김충식은 윤석열의 장인 행세를 하는 분이고, 장모 최은순 여사와 사적인 관계 또는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노 전 사령관은 국방·안보 분야 조언에 그쳤다. 명씨는 정부 사업과 정치 권력 전반에 영향을 끼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굳이 둘을 놓고 비교하자면 노 전 사령관보다 명씨의 비선 실세 서열이 한 수 위인 셈이다. <시사IN>이 공개한 윤 대통령 일가와 명씨의 카카오톡·텔레그램 대화 원본을 보면 명씨는 사실상 국회의원 후보 선정과 경제 사업 추진에 판을 짜는 플래너였다. 실제 명씨는 지난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이뤄진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가진 비공개 회동부터, 그 이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정치인 접촉을 주도했다. 이 의원과 윤 대통령의 회동 당시 김 여사는 JTBC가 보도한 ‘윤석열·이준석 비공개 회동’ 기사 링크를 보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큰일이네요. 왜 준석씨가 이렇게까지 발설했을까요. 남편에게는 완전 악재인데요ㅠ”라며 “선생님(명태균씨)께서 단단히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닮은 듯 다른 듯 이들은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각각 여러 차례 주고받았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보궐선거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일정과 행보에 대한 사후 보고, 평가, 조언도 김 여사에게 더 자주 했다. 예시로 2021년 7월29일,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 당시 실언한 점을 포착한 영상 보도 링크를 보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가 새겨진 1987년 6월 항쟁 기념 조형물을 보고 ‘1979년 부마항쟁이냐’라고 물어 논란이 된 상황이었다. 명씨는 말실수를 한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내 “미리 방문하는 곳 학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9월17일과 18일, 20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경북·경남지역 방문 관련 반응이 담긴 언론 기사와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일정을 자신이 기획했다고 검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명씨는 자신의 ‘기획물(지역 방문 일정)’ 결과를 김 여사에게 보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경남 일정 이후 ‘창원 전·현직 도·시의원 33명이 윤석열 지지를 선언했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도 김 여사에게 먼저 보냈다. 대선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명씨가 후보 일정에 개입한 것이다. 특히 명씨는 검찰서 자신이 기획한 경남 일정 가운데 창녕 방문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당시 창녕 방문이 윤석열 후보자에게 가장 중요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창녕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당시 예비후보의 고향이다. 홍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창녕 방문 일정을 넣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입 열면 쑥대밭 명씨는 윤석열 캠프 인사 개입 의혹도 받는다. 명씨와 김 여사의 대화를 보면, 이 의혹 역시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됐다. 명씨가 김 여사와 캠프 인사 문제를 상의했고, 그 결과가 일부 실현된 사실이 확인된다. 2021년 7월16일 김 여사는 명씨에게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 프로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후원회장으로 어떤가요? 이권과 연결도 안 돼있다”고 했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이 메시지를 받은 다음날인 7월17일, 황 전 대사는 윤석열의 후원회장으로 위촉됐다. 정통 외교관 출신 인사가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2021년 7월19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프로필을 보냈다. 그러면서 ‘총장님께서 물어보신 임태희 실장’이라며 장문의 설명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먼저 명씨에게 임 교육감 세평을 물었는데, 명씨는 그 답을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 교육감은 2021년 1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다. 한 달여 뒤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자신이 국민의힘 의원이었던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캡처해 보냈다. 박 지사는 “명 대표 나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고, 8월1일 “윤 총장 전화 왔습니다.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했다. 7월31일,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박 지사 연락처를 전달하면서 “전화하면 총장님을 돕겠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8월6일 박완수 당시 의원은 명씨와 윤 대통령 자택인 서울 아크로비스타에 방문했고 윤 대통령과 사진도 찍었다. 이 같은 명씨의 영향력이 정치권서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연락을 주고받았다. 2023년(연도 추정) 4월6일 김 여사가 명씨에게 ‘김건희 여사, 명태균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소문’이라는 제목의 정보지 글을 공유했다. 김 여사가 천공 스승과 거리를 두고 명씨와 국사를 논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노·명 전부 무속 의혹 제기 “여사 연결고리?” 명, 침묵하는 노와 대조적 “30명 죽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명씨의 조언 때문이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명씨는 웃으며 “세상에 천벌 받을 사람들이 많네요”라고 했다. 4월15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네잎클로버 사진을 보냈다. 명씨는 “여사님 행운의 징표인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여사님께 보내드린다”며 “윤석열정부 꼭 성공한 정부가 될 겁니다”고 했다. 김 여사는 V자 손가락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노 전 사령관은 가장 논란이 된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지전 유도와 북풍 공작 등의 음모론 같은 의혹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명씨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검찰 조사에 임하면서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일가의 ‘뇌관’을 자처하고 있다. 창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명씨는 최근 노영희 변호사와의 접견서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며 “내가 한 말은 전부 증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명씨와 연루 의혹이 있는 인사들이 정치권 내에서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로 분류되긴 했지만, 명씨가 직접 숫자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명씨 관련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는 지난해 10월 명씨와 연관됐다고 주장하며 여야 정치인 27명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명씨의 정치권 인맥은 ‘황금폰’이라고 불리는 명씨 휴대전화서 일부 포착된 적이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명씨의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포렌식을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명씨의 휴대전화에 연락처가 저장된 전·현직 정치인 140명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달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명씨 황금폰 포렌식 과정서 너무 많은 정치인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명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금폰 포렌식 명씨는 “내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국무총리로, 이준석 의원을 미국 대북특사로 추천을 했었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관련 윤한홍, 박완수, 김영선, 김종인 등에 대한 자료가 많다”고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특히 명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이들에 대해)얘기할 것이 아주 많다”며 “민낯을, 껍질을 벗겨 놓겠다”고 거친 언사를 쓴 것으로도 파악됐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