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정부 두 번째 총장 막전막후

뒤 맡길 호위 찐윤 줄섰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윤석열정부의 두 번째 검찰총장의 윤곽이 잡히고 있다. 심우정 법무부차관·임관혁 서울고검장·신자용 대검 차장검사·이진동 대구고검장 등 모두 윤석열 사단의 일원들이 후보자로 선정됐다. 찐윤이었던 이원석 검찰총장에게 한 번 뒤통수를 맞은 윤정부가 선택할 믿을맨은 누구일까?

윤석열정부의 두 번째 검찰총장이 조만간 선출된다.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추천위)는 기획·특수통 4명의 후보를 박성재 법무부 장관에게 올렸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임기 막바지에 용산 대통령실과 마찰을 빚은 바 있어 차기 검찰총장이 누가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인 후보자
이력 보니…

지난 7일 추천위는 경기 과천시 정부종합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을 추렸다. 추천위 운영 규정에 따르면, 추천위는 회의 종료 후 후보자 3명 이상을 법무부 장관에게 서면으로 알려야 하고 법무 장관이 그중 1명을 대통령에게 제청하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검찰총장으로 임명된다.

이날 추천위에는 당연직 위원 배형원 법원행정처 차장, 김영훈 대한변호사협회장, 조홍식 한국법학교수회장, 이상경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송강 법무부 검찰국장과 비당연직에서는 위원장을 맡은 정상명 전 검찰총장을 비롯해 이진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장, 김세동 <문화일보> 논설위원이 참여했다.

정 위원장은 당시 회의를 열며 “최근 수사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있고 특히 검찰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걱정들을 하고 계시는 걸 제가 잘 알고 있다”며 “그 부분에 대해 여러분들이 너무나 잘 아시기 때문에 제가 덧붙여서 말씀드릴 건 없고 엄중한 상황 아래서 위원회를 한다는 것만 말씀드린다”고 언급했다.


추천위는 이날 2시간35분가량 회의를 진행하고 차기 총장 후보로 ▲심우정 법무부 차관 ▲임관혁 서울고검장 ▲신자용 대검 차장 ▲이진동 대구고검장 등 4명을 추천했다. 이들은 모두 윤석열 대통령과 근무한 인연이 있는 인물들로 일명 윤석열 사단으로 불린다.

정 위원장은 이날 회의를 마친 뒤 “검찰총장 후보 심사 대상자들의 경력, 공직 재직 기간 동안의 성과와 능력, 인품, 리더십,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에 대한 의지 등에 관해 심도 있는 심사를 거쳐 안정적으로 검찰 조직을 이끌고 국민이 바라는 검찰의 모습을 실현할 검찰총장 후보 4명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검찰 내부서도 후보자들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인 편이다.

한 대검 간부는 “후보자로 선정된 4명 모두 이렇다 할 큰 사건을 지휘하거나 수사한 적이 있는 유능한 검사”라며 “현재는 검찰 내부 분위기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라 신망이 두터운 검사들이 후보자로 추천된 것은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4명의 후보자는 기획 또는 특별수사 전문으로 평가받고 있다. 심 차관은 충남 공주 출생으로 휘문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2000년 검사로 임관했다. 지난 2015년 2월 그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제1부 부장검사에 발령됐을 당시 이진한 당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제2차장검사가 검찰 출입기자들의 송년회 자리서 여성 기자를 상대로 성추행을 벌인 사건을 수사한 것이 계기가 돼 주목받기 시작했다.

후보군 4명으로 압축
모두 윤 대통령 인연

이어 지난 2016년 11월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의 핵심인 우병우 전 청와대민정수석의 전방위적 수사 책임을, 그리고 어버이연합 등의 보조금 지원 의혹을 수사·기소해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대검 범죄정보2담당관, 법무부 검찰국 형사기획과장·검찰과장, 기획조정실장 등 기획 분야 업무를 주로 맡아 검찰 내 대표적인 기획통으로 꼽힌다.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당시 형사1부장으로 두 달가량 함께 근무하며 연을 맺었다. 이후 2020년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청구를 강행할 때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이었던 심 차관은 “동의하기 어렵다”며 끝까지 결재를 거부해 윤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워졌다. 

이런 점을 증명하듯 심 차관은 고검장 중 최선임 직위이자 검찰총장 바로 밑의 자리인 대검찰청 차장검사에 영전되기도 했다. 지난 1월엔 이노공 법무부 차관이 사의를 표명하자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된 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위해 사퇴했던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대신해 법무부 장관 직무 대행을 맡기도 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런 이력 때문에 검찰총장의 업무와 법무부 장관의 업무 모두를 잘 알고 있어 정부와의 대립이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임 고검장은 충남 논산 출생으로 보문고와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1997년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법무부 법조인력정책과, 대전지검 공주치정장, 서울중앙지검 특수 1·2부 부장검사, 부산지검 특수부를 거친 대표적인 특수통이다. 

그는 ‘STX 정관계 로비’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 ‘이명박정부의 자원 비리 의혹 사건’ ‘부산 해운대 엘시티 비리 사건’ 등 굵직한 기업·권력 비리를 수사했다. 하지만 문재인정부 당시 동기들이 승진할 때 한직을 돌았다. 이후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당시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 단장으로 발탁되며 다시 주목을 받았다.

다만 지난 2021년 1월 대부분 의혹을 무혐의로 발표하고 남은 부분은 세월호 특검을 넘기면서 문정부 마지막까지 승진하지 못하다 윤정부가 들어서고 첫 검찰 인사에서 뒤늦은 검사장 승진에 성공해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사장으로 영전했다.

기획통
특별통

법조계에선 당시 이미 그의 기수서 고검장이 나온 만큼 승진이 사실상 끝났고 그대로 퇴직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윤 대통령의 신임이 예상을 훨씬 뛰어넘은 셈이다. 

이후 지난해 9월 검사장 승진 1년 만에 고검장으로 승진해, 대전고등검찰청 검사장을 영전하고 지난 5월 인사에서 관례적으로 최선임 고검장이 임명되는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으로 전보돼 윤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다시 확인시켜주며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급부상했다.

신 차장검사는 전남 장흥 출생으로 전남 순천고와 한양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 제38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2022년 서울지검 동부지청 검사로 임관했다. 대검 정책기획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법무부 검찰과장·검찰국장 등을 지냈다.

지난 2016년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장일 때 ‘박근혜정부 국정 농단 특별검사팀’에 파견돼 윤 대통령과 손발을 맞추며 인연을 맺었다. 이후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부임한 지난 2017년 특수1부장을 맡아 직속 상관인 당시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과 함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세월호 참사 보고 시간 조작 의혹 등을 수사했다.


또 문정부의 적폐 청산 수사에 참여해 국정원 특수활동비와 다스 실소유주 수사로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겼다. 이 같은 공을 인정받아 그는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형사사건을 총괄하는 서울중앙지검 1차장으로 기용됐다.

이후 문정부를 겨냥한 수사를 진행하다가 한직으로 밀려났지만 윤정부 조각 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자 인사청문회 준비단 총괄팀장을 맡으며 재기했다. 

이 고검장은 서울 출생으로 경동고와 연세대 생화학과를 졸업한 뒤 검사로 임관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장, 수원지검 2차장검사와 서울고검 감찰부장을 거쳐 대구지검장, 서울서부지검장 등을 역임했다.

기업자금비리 분야 블루벨트 인증 공인전문검사로, 제일저축은행 비리, 솔로몬저축은행 비리, 부산저축은행 비리 사건 등을 맡아 수사했다. 특히 지난 2011년 대검 중앙수사부에서 윤 대통령과 함께 부산저축은행 비리 의혹을 수사하며 윤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인연으로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일 때 조사1부장, 형사3부장을 역임했다. 윤정부가 들어서고 나서는 대통령실과 가장 지근거리에 있는 서울서부지검을 맡았다. 

도이치
명품백


한 대검 간부는 “용산 대통령실을 관할하는 서울서부지검장을 정권 초기부터 그에게 맡긴 건 그에 대한 윤 대통령의 신뢰가 깊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들 중 누가 검찰총장이 되더라도 최우선 과제는 검찰의 안정화다. 검찰은 지난달 20일, 김건희 여사 소환조사를 두고 내홍이 일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와 형사1부가 김 여사를 소환조사하면서도 이 총장에게 뒤늦게 보고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 총장은 언론 앞에서 수사팀을 직격했으며 수사팀의 일선 검사는 사표를 제출했다. 게다가 이와 관련해 대검서 감사에 착수하자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대검 방침에 “나 홀로 조사에 임하겠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검찰 내홍은 이 총장이 지난 25일 열린 주례 정기보고서 이 지검장에게 “현안 사건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할 것”을 지시했고, 이 지검장은 이에 “대검과 긴밀히 소통해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답하며 진화됐지만 검찰 내부는 아직 뒤숭숭한 분위기라는 말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검찰 내부에서는 26기가 검찰 수장이 되는 게 맞다는 이야기마저 나오고 있다. 후배 기수(28기)를 총장으로 임명하면 선배 기수인 26, 27기가 대규모로 검찰을 이탈하며 검찰 조직이 더 크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앞서 비교적 낮은 기수가 검찰 수장에 앉을 때마다 선배 기수의 이탈은 반복됐다. 연수원 23기인 윤 대통령이 총장으로 임명됐을 때 ‘기수 파괴’라는 평가와 함께 선배 기수들의 사직이 이어졌고, 이원석 총장(27기) 임명 때도 되풀이됐다.

특히 윤 대통령의 취임 이후 27기의 전성기라고 불린 만큼 바로 윗 선배 기수는 대부분 검찰을 떠났다. 노정환 전 울산지검장(26기), 문홍성 전 전주지검장(26기), 이수권 전 광주지검장(26기) 등이 대표적이다. 

한 현직 검사는 “26기가 총장에 임명돼도 검찰 내부 인사 동요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28기가 임명될 경우 나가야 할 사람이 많아진다”며 “지금 같은 상황서 내부 인원 변경이 많으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최우선 과제는 내부 안정화
후반기 ‘믿을맨’ 역할 주목

그렇기에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심 차관이다. 심 차관은 26기며 실제 조직 내 신망이 두터운 만큼 조직 안정화에도 강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검찰 내부서 기획은 ‘조직, 안정’에 강점이 많고 특수는 ‘추진, 변화’에 강점이 있다고 보고 있는 만큼 기획통으로 불리는 심 차관을 차기 검찰총장으로 선호하는 편이다.

대검 간부 출신의 한 변호사는 “심 차관은 검찰 조직 생활에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인물”이라며 “현재 검찰이 어수선한 상황을 감안하면 발표된 후보 중 가장 무난한 인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심 차관과 같은 기수인 임 고검장도 윤 대통령에게 두터운 신임을 받는 만큼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다. 다만 임 고검장이 고집하는 ‘원칙주의’가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문정부 당시 임 고검장은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 단장으로 재수사를 진행했지만, 무혐의 처분을 내며 “유가족이 기대하는 결과에 미치지 못해 실망할 것이라는 생각도 했다. 그렇지만 법률가로서 되지 않는 사건을 억지로 만들 수는 없고 법과 원칙에 따라 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런 모습이 법과 원칙을 강조했던 이 총장의 모습과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 대통령실서도 이 같은 점을 고려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번 인사에 정통한 한 법조인은 “이원석 총장에게 한 번 데였다고 생각하는 대통령실 분위기가 있다”며 “아직 김 여사가 연루된 사건이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윤 대통령의 신뢰와 상관없이 원칙을 중시하는 임 고검장이 차기 검찰총장으로는 부담스럽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다른 후보자의 검찰총장 임명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특히 신 차장검사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복심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루는 만큼 완전한 자기 사람을 다시 검찰의 수장으로 발탁할 가능성도 있다.

법조계에선 이번 검찰총장은 윤 대통령이 얼마나 뒤를 맡길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직 김 여사 사건은 종결이 되지 않았으며 여소야대 상황서 검찰과 윤 대통령을 압박하는 법안 등에 잘 대처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번 검찰총장은 윤석열정부의 3~4년차에 정치적으로 예민한 사건을 잘 처리하면서 동시에 드라이브를 걸고 여론을 이끌어갈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아 있는
예민한 사건

한편 윤 대통령은 지난 11일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에 심우정 법무부 차관을 지명했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인선을 발표했다.

정 실장은 “심 후보자는 법무부·검찰의 주요 분야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했다”며 “합리적인 리더십으로 검찰 구성원들의 신망이 두텁고, 형사 절차 및 검찰 제도에 대한 높은 식견과 법치주의 확립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졌다”고 말했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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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