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리판’ 검찰총장 패싱 내막

검찰도 끝났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이원석 검찰총장이 두 번째 총장 패싱을 당했다. 지난 5월 인사에 이어 김건희 소환조사 사후 보고로 2개월여 만이다. 일각에선 도이치모터스 사건의 수사지휘권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용산에서 주도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의 아내인 김건희 여사가 검찰 고발 4년 만에 조사받았지만 오히려 내분이 일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조사가 시작된 지 약 10시간 만에 보고받는 일명 ‘총장패싱’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김건희 조사
전혀 몰랐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지난 20일, 김 여사를 서울 종로구 창성동의 대통령실 경호처 부속청사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재임 중인 대통령 부인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은 것이다.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도이치모터스 사건 조사를 먼저 진행한 뒤 김 여사 측을 설득해 오후 8시30분쯤부터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김 여사 측은 대면조사 일정을 조율하면서 도이치모터스 사건에 한해서 제3의 장소에서 조사를 받겠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대검찰청은 조사 시점 등에 대해 사전에 보고를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게다가 조사 시작 이후 10시간 만에 대검찰청에 보고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대검과 서울중앙지검의 갈등이 시작됐다. 검찰의 실질적인 넘버 1, 2라고 할 수 있는 검찰총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이 정면 충돌했다. 상명하복을 중시했던 검찰 조직에서 검찰총장과 일선 검사장이 사건을 두고 공개적으로 충돌한 것이다.

이창수 서울지검장은 지난 20일 밤, 김 여사 조사 사실을 보고할 때 이 총장이 “나를 무시했다”며 격노하자 이 총장 집을 찾아가려고 했다. 그러나 이 총장이 응답하지 않아 만나지 못하고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튿날 아침에도 “댁에 찾아뵙고 설명하겠다”고 했으나 이 총장은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고 한다.

이 총장은 지난 22일 출근길에서 한비자의 법불아귀(법은 귀한 자에게 아첨하지 않는다)를 언급하며 “우리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고 말씀드렸으나 대통령 부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수사팀을 직격하기도 했다.

이 지검장은 같은 날 오전 이 총장을 찾아 대검찰청에 사전 보고 없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를 조사한 경위를 설명하면서 “심려를 끼쳐드려 정말 죄송하다”고 여러 차례 사과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시작 10시간 만에 보고 
총장 VS 서울지검장 정면충돌

이 지검장의 사과로 검찰 내부의 갈등은 봉합 수순으로 접어드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 총장이 진상 파악을 지시하고 같은 날 오후 명품가방 수사를 담당하던 김경목 부부장 검사가 사표를 제출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김 부부장 검사는 사표를 제출하며 동료들에게 “회의를 느낀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그는 “지지부진했던 사건을 맡아 열심히 수사한 것밖에 없는데, 진상조사의 대상이 되다니 화가 난다”면서 “조사 장소가 중요하냐. 어려운 환경에서 어떻게든 조사를 마쳤는데 너무한다”는 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지난 23일 이 지검장도 “수사가 진행 중이므로 곧바로 진상 파악에 들어갈 경우 수사팀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며 “1·4차장과 형사1부장·반부패2부장, 그리고 수사팀을 제외하고 나 홀로(조사에) 임하겠다”며 대검 방침에 반발했다.

대검 감찰부는 이 지검장은 물론 김 여사 사건을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1·4차장검사에 대한 면담도 시도했지만 불발되기도 했다.

감찰부의 면담 시도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검찰 내부는 더 동요했다. 특히 형사1부에 파견돼 명품백 수수 사건을 수사했던 김 부부장검사에 이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반부패2부 검사들도 추가로 사의를 표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 총장이 지난 22일 기자들을 만나 인용한 법불아귀를 겨냥해 “검사들을 아귀로 만들었다”는 반발도 나왔다고 한다.

동요가 확산되자 대검은 지난 24일 적극 진화에 나섰다.

대검 관계자는 “이 지검장의 요청을 일부 수용해 수사에 지장이 없도록 차분하게 진상 파악을 진행한다는 방침을 내부적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장도 대검 참모들에게 “감찰도, 진상조사도 아닌 진상 파악”이라며 “수사팀 개개인의 책임을 따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귀띔도 
없었다

대검과 서울중앙지검의 갈등은 닷새 만에 진화됐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이 총장이 지난 25일 열린 주례 정기보고에서 이 지검장에게 “현안 사건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할 것”을 지시하자 이 지검장은 이에 “대검과 긴밀히 소통해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답했다.

총장 패싱의 배경에는 지난 2020년 10월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발동한 수사지휘권이 꼽힌다. 

당시 추 전 장관이 발동한 수사지휘권은 ‘라임자산운용 사건 관련 여야 정치인 및 검사들의 비위 사건을 포함한 총장 본인, 가족, 측근과 관련된 아래 사건에 대해 공정하고 독립적인 수사를 보장하기 위해 검찰총장은 서울남부지검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대검찰청 등 상급자의 지휘 감독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수사한 후 그 결과만을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도록 조치할 것을 지휘함’이라고 명시돼있다.

추 전 장관이 윤 총장에게서 도이치모터스 등 사건의 지휘·감독을 배제한 근거는 이 사건에 김 여사가 연루됐기 때문이다. 그 뒤로 법무부 장관은 박범계·한동훈·박성재로 바뀌었고 검찰총장은 김오수·이원석으로 바뀌었지만 추 전 장관의 수사지휘권은 4년 동안 유효한 상태인 것이 문제가 됐다.


이 지검장은 “도이치 사건은 총장의 지휘권이 배제된 사건이므로, 조사 형식에 대한 최종 결정 권한도 총장 지휘권 밖에 있다”고 판단해 김 여사 소환을 사후에 보고했다.

반면 이 총장은 추 전 장관의 2020년 지휘권 발동으로 도이치모터스 사건에 대한 총장 수사지휘권이 사라졌어도 조사 방식은 총장과 상의해서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총장은 검찰청법상 여전히 검찰사무 총괄 및 지휘 감독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용산서…
‘식물’ 취급?

이런 상황에 이 총장은 최근 들어 박성재 법무부 장관에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수사지휘권 회복을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 장관은 수사지휘권은 극도로 제한해 행사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이 총장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같은 정황이 공개되면서 사후보고가 예정된 총장 패싱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이 총장이 대검 중간 간부들과 그동안의 경과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박 장관이 ‘김 여사 조사 문제는 중앙지검과 용산 대통령실이 소통하니 관여하지 말라’는 취지의 말도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의도적인 총장 패싱 의혹은 더욱 커졌다.

검찰 출신 법조인들은 상황이 이렇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문재인정부에서 검찰총장의 도이치모터스 사건 수사지휘권이 박탈된 상태가 지금껏 방치된 데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수사 지휘권이 특정 사건에만 배제돼있는 것부터가 문제"라며 "어디부터 어디까지 보고해야 하는가 하는 근본적 문제부터 꼬여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검장 출신 변호사도 “추미애 전 장관이 잘못해놓은 것을 왜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풀지 못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지금까지도 법무부 장관들이 잘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지휘권을 회복해 놓고 지혜롭게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했어야 하는데 검찰총장 손을 묶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선 수사 지휘를 받지 않더라도 조사 사실 정도는 미리 귀띔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우세했다.

한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지휘권이 배제됐더라도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정치권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김 여사 조사에 관해 총장이 상황을 아는 것 자체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사지휘권 없어도 보고 해야” 
지난 5월 인사 패싱 이어 수사 패싱

다른 고검장 출신 변호사도 “(중앙지검이 대면조사를 성사시키기 위해)나름대로 고육지책을 낸 것으로 보이지만, 총장에게 보고도 하지 않은 것은 잘못됐다”며 “‘지휘는 받지 않겠지만 보고는 드리겠다’는 방식도 가능했다”고 지적했다.

한 현직 검찰 간부는 “수사 지휘권이 배제된 사건을 핑계로 명품 가방 사건에 대한 지휘까지 회피한 것 아니냐”며 “국민적 관심이 큰 명품 가방 사건의 조사 방식·시기 등을 사전에 말하지 않은 것은 보고 누락이고 감찰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한 지방검찰청 간부는 “수사의 공정성은 물론 조직의 존재 의미까지 의심받을 수 있는 사안”이라며 “아무리 지검장에게 수사지휘권이 있다 해도, 검찰의 가치나 명운까지 마음대로 정할 권한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총장 패싱이 용산에서 주도한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이미 지난 5월 검사장 인사에서 총장과 협의 없이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 및 1~4차장검사 전원을 교체하면서 차곡차곡 쌓아온 패싱이라는 분석이다.

두 번의 패싱은 이 총장과 윤 대통령의 사이가 틀어지면서 발생했다. 원래 이 총장은 윤 대통령의 검사 재직 시절 항상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측근으로 2022년 5월 윤정부 출범과 함께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거쳐 석 달 뒤 검찰총장에 취임했다.

그러다 지난해 9월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며 대통령실에서 이 총장의 ‘수사지휘 능력’에 의문을 제기했으며 같은 해 11월 말 김 여사 명품백 수수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영부인 리스크’가 본격화되자 “도이치 사건은 왜 아직도 종결하지 않느냐”며 용산에서 이 총장을 질책했다.

그와 동시에 김 여사 소환 문제가 수면 아래 대통령실과 검찰의 갈등이 표면화됐다. 지난 1월 당시 송경호 중앙지검장이 법률비서관실을 통해 김 여사 검찰청 ‘비공개’ 소환조사를 타진하자 대통령실 내부에선 “검찰총장이 대통령 부부를 겨누고 있다”는 분노가 터져 나왔다.

이 같은 용산의 반발에 송 지검장이 사표를 냈고, 이를 막기 위해 이 총장도 사표를 내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때는 일단 중앙지검장 원포인트 인사는 하지 않는 것으로 양측 갈등이 무마됐다. 다만 당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명품백 의혹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한통속’이란 대통령실의 불만은 커졌다.

나갈까
버틸까

이런 상황에 이 총장이 지난 5월2일 명품백 수수 의혹을 수사하는 전담수사팀 구성을 지시하며 김 여사 수사에 속도를 내자 용산도 같은 달 12일 검찰 인사로 중앙지검장을 포함해 수사 지휘부를 전원 교체했다. 이후 용산 주도하에 김 여사 조사 사후 보고를 하면서 이 총장의 리더십에 한 번 더 흠집을 남겼다는 것이다.

이번 총장 패싱 이후 이 총장의 리더십을 문제 삼으며 대통령실에서는 이 총장의 후임 선정 작업에 들어갔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후임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심우정 법무부 차관, 최경규 부산지검장 등이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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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