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리판’ 검찰총장 패싱 내막

검찰도 끝났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이원석 검찰총장이 두 번째 총장 패싱을 당했다. 지난 5월 인사에 이어 김건희 소환조사 사후 보고로 2개월여 만이다. 일각에선 도이치모터스 사건의 수사지휘권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용산에서 주도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의 아내인 김건희 여사가 검찰 고발 4년 만에 조사받았지만 오히려 내분이 일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조사가 시작된 지 약 10시간 만에 보고받는 일명 ‘총장패싱’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김건희 조사
전혀 몰랐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지난 20일, 김 여사를 서울 종로구 창성동의 대통령실 경호처 부속청사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재임 중인 대통령 부인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은 것이다.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도이치모터스 사건 조사를 먼저 진행한 뒤 김 여사 측을 설득해 오후 8시30분쯤부터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김 여사 측은 대면조사 일정을 조율하면서 도이치모터스 사건에 한해서 제3의 장소에서 조사를 받겠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대검찰청은 조사 시점 등에 대해 사전에 보고를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게다가 조사 시작 이후 10시간 만에 대검찰청에 보고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대검과 서울중앙지검의 갈등이 시작됐다. 검찰의 실질적인 넘버 1, 2라고 할 수 있는 검찰총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이 정면 충돌했다. 상명하복을 중시했던 검찰 조직에서 검찰총장과 일선 검사장이 사건을 두고 공개적으로 충돌한 것이다.

이창수 서울지검장은 지난 20일 밤, 김 여사 조사 사실을 보고할 때 이 총장이 “나를 무시했다”며 격노하자 이 총장 집을 찾아가려고 했다. 그러나 이 총장이 응답하지 않아 만나지 못하고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튿날 아침에도 “댁에 찾아뵙고 설명하겠다”고 했으나 이 총장은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고 한다.

이 총장은 지난 22일 출근길에서 한비자의 법불아귀(법은 귀한 자에게 아첨하지 않는다)를 언급하며 “우리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고 말씀드렸으나 대통령 부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수사팀을 직격하기도 했다.

이 지검장은 같은 날 오전 이 총장을 찾아 대검찰청에 사전 보고 없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를 조사한 경위를 설명하면서 “심려를 끼쳐드려 정말 죄송하다”고 여러 차례 사과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시작 10시간 만에 보고 
총장 VS 서울지검장 정면충돌

이 지검장의 사과로 검찰 내부의 갈등은 봉합 수순으로 접어드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 총장이 진상 파악을 지시하고 같은 날 오후 명품가방 수사를 담당하던 김경목 부부장 검사가 사표를 제출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김 부부장 검사는 사표를 제출하며 동료들에게 “회의를 느낀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그는 “지지부진했던 사건을 맡아 열심히 수사한 것밖에 없는데, 진상조사의 대상이 되다니 화가 난다”면서 “조사 장소가 중요하냐. 어려운 환경에서 어떻게든 조사를 마쳤는데 너무한다”는 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지난 23일 이 지검장도 “수사가 진행 중이므로 곧바로 진상 파악에 들어갈 경우 수사팀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며 “1·4차장과 형사1부장·반부패2부장, 그리고 수사팀을 제외하고 나 홀로(조사에) 임하겠다”며 대검 방침에 반발했다.

대검 감찰부는 이 지검장은 물론 김 여사 사건을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1·4차장검사에 대한 면담도 시도했지만 불발되기도 했다.

감찰부의 면담 시도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검찰 내부는 더 동요했다. 특히 형사1부에 파견돼 명품백 수수 사건을 수사했던 김 부부장검사에 이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반부패2부 검사들도 추가로 사의를 표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 총장이 지난 22일 기자들을 만나 인용한 법불아귀를 겨냥해 “검사들을 아귀로 만들었다”는 반발도 나왔다고 한다.

동요가 확산되자 대검은 지난 24일 적극 진화에 나섰다.

대검 관계자는 “이 지검장의 요청을 일부 수용해 수사에 지장이 없도록 차분하게 진상 파악을 진행한다는 방침을 내부적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장도 대검 참모들에게 “감찰도, 진상조사도 아닌 진상 파악”이라며 “수사팀 개개인의 책임을 따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귀띔도 
없었다

대검과 서울중앙지검의 갈등은 닷새 만에 진화됐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이 총장이 지난 25일 열린 주례 정기보고에서 이 지검장에게 “현안 사건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할 것”을 지시하자 이 지검장은 이에 “대검과 긴밀히 소통해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답했다.

총장 패싱의 배경에는 지난 2020년 10월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발동한 수사지휘권이 꼽힌다. 

당시 추 전 장관이 발동한 수사지휘권은 ‘라임자산운용 사건 관련 여야 정치인 및 검사들의 비위 사건을 포함한 총장 본인, 가족, 측근과 관련된 아래 사건에 대해 공정하고 독립적인 수사를 보장하기 위해 검찰총장은 서울남부지검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대검찰청 등 상급자의 지휘 감독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수사한 후 그 결과만을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도록 조치할 것을 지휘함’이라고 명시돼있다.

추 전 장관이 윤 총장에게서 도이치모터스 등 사건의 지휘·감독을 배제한 근거는 이 사건에 김 여사가 연루됐기 때문이다. 그 뒤로 법무부 장관은 박범계·한동훈·박성재로 바뀌었고 검찰총장은 김오수·이원석으로 바뀌었지만 추 전 장관의 수사지휘권은 4년 동안 유효한 상태인 것이 문제가 됐다.

이 지검장은 “도이치 사건은 총장의 지휘권이 배제된 사건이므로, 조사 형식에 대한 최종 결정 권한도 총장 지휘권 밖에 있다”고 판단해 김 여사 소환을 사후에 보고했다.

반면 이 총장은 추 전 장관의 2020년 지휘권 발동으로 도이치모터스 사건에 대한 총장 수사지휘권이 사라졌어도 조사 방식은 총장과 상의해서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총장은 검찰청법상 여전히 검찰사무 총괄 및 지휘 감독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용산서…
‘식물’ 취급?

이런 상황에 이 총장은 최근 들어 박성재 법무부 장관에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수사지휘권 회복을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 장관은 수사지휘권은 극도로 제한해 행사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이 총장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같은 정황이 공개되면서 사후보고가 예정된 총장 패싱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이 총장이 대검 중간 간부들과 그동안의 경과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박 장관이 ‘김 여사 조사 문제는 중앙지검과 용산 대통령실이 소통하니 관여하지 말라’는 취지의 말도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의도적인 총장 패싱 의혹은 더욱 커졌다.

검찰 출신 법조인들은 상황이 이렇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문재인정부에서 검찰총장의 도이치모터스 사건 수사지휘권이 박탈된 상태가 지금껏 방치된 데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수사 지휘권이 특정 사건에만 배제돼있는 것부터가 문제"라며 "어디부터 어디까지 보고해야 하는가 하는 근본적 문제부터 꼬여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검장 출신 변호사도 “추미애 전 장관이 잘못해놓은 것을 왜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풀지 못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지금까지도 법무부 장관들이 잘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지휘권을 회복해 놓고 지혜롭게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했어야 하는데 검찰총장 손을 묶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선 수사 지휘를 받지 않더라도 조사 사실 정도는 미리 귀띔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우세했다.

한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지휘권이 배제됐더라도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정치권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김 여사 조사에 관해 총장이 상황을 아는 것 자체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사지휘권 없어도 보고 해야” 
지난 5월 인사 패싱 이어 수사 패싱

다른 고검장 출신 변호사도 “(중앙지검이 대면조사를 성사시키기 위해)나름대로 고육지책을 낸 것으로 보이지만, 총장에게 보고도 하지 않은 것은 잘못됐다”며 “‘지휘는 받지 않겠지만 보고는 드리겠다’는 방식도 가능했다”고 지적했다.

한 현직 검찰 간부는 “수사 지휘권이 배제된 사건을 핑계로 명품 가방 사건에 대한 지휘까지 회피한 것 아니냐”며 “국민적 관심이 큰 명품 가방 사건의 조사 방식·시기 등을 사전에 말하지 않은 것은 보고 누락이고 감찰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한 지방검찰청 간부는 “수사의 공정성은 물론 조직의 존재 의미까지 의심받을 수 있는 사안”이라며 “아무리 지검장에게 수사지휘권이 있다 해도, 검찰의 가치나 명운까지 마음대로 정할 권한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총장 패싱이 용산에서 주도한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이미 지난 5월 검사장 인사에서 총장과 협의 없이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 및 1~4차장검사 전원을 교체하면서 차곡차곡 쌓아온 패싱이라는 분석이다.

두 번의 패싱은 이 총장과 윤 대통령의 사이가 틀어지면서 발생했다. 원래 이 총장은 윤 대통령의 검사 재직 시절 항상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측근으로 2022년 5월 윤정부 출범과 함께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거쳐 석 달 뒤 검찰총장에 취임했다.

그러다 지난해 9월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며 대통령실에서 이 총장의 ‘수사지휘 능력’에 의문을 제기했으며 같은 해 11월 말 김 여사 명품백 수수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영부인 리스크’가 본격화되자 “도이치 사건은 왜 아직도 종결하지 않느냐”며 용산에서 이 총장을 질책했다.

그와 동시에 김 여사 소환 문제가 수면 아래 대통령실과 검찰의 갈등이 표면화됐다. 지난 1월 당시 송경호 중앙지검장이 법률비서관실을 통해 김 여사 검찰청 ‘비공개’ 소환조사를 타진하자 대통령실 내부에선 “검찰총장이 대통령 부부를 겨누고 있다”는 분노가 터져 나왔다.

이 같은 용산의 반발에 송 지검장이 사표를 냈고, 이를 막기 위해 이 총장도 사표를 내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때는 일단 중앙지검장 원포인트 인사는 하지 않는 것으로 양측 갈등이 무마됐다. 다만 당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명품백 의혹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한통속’이란 대통령실의 불만은 커졌다.

나갈까
버틸까

이런 상황에 이 총장이 지난 5월2일 명품백 수수 의혹을 수사하는 전담수사팀 구성을 지시하며 김 여사 수사에 속도를 내자 용산도 같은 달 12일 검찰 인사로 중앙지검장을 포함해 수사 지휘부를 전원 교체했다. 이후 용산 주도하에 김 여사 조사 사후 보고를 하면서 이 총장의 리더십에 한 번 더 흠집을 남겼다는 것이다.

이번 총장 패싱 이후 이 총장의 리더십을 문제 삼으며 대통령실에서는 이 총장의 후임 선정 작업에 들어갔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후임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심우정 법무부 차관, 최경규 부산지검장 등이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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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