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울고 있는 쯔양

맞고 뜯긴 1000만 유튜버

[일요시사 취재1팀] 최윤성 기자 = 1000만 유튜버 쯔양이 전 남자친구로부터 4년간 교제 폭력을 당해 왔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일부 ‘사이버 레커’ 유튜버들이 관련 내용을 폭로하지 않는 대가로 쯔양에게 돈을 뜯어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이에 검찰은 쯔양을 협박한 유튜버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전 남자친구에게 폭행과 협박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기부를 이어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쯔양의 선행이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11일, 먹방 유튜버 쯔양이 전 남자친구로부터 불법 촬영과 폭행 피해를 당했다고 고백했다. 방송 경력 5년 중 4년여 동안 협박을 당하며 방송을 해왔다고 털어놨다. 쯔양은 이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모두 말씀드리겠습니다’라는 제목으로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그는 “‘가로세로연구소’라는 곳에서 올라온 이슈에 대해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아서 급하게 켰다”고 입을 열었다.

맞으며 방송
피해 고백

앞서 지난 10일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 채널 김세의는 구제역과 주작감별사 전국진, 카라큘라 등이 쯔양의 과거를 빌미로 협박하며 돈을 갈취했다고 폭로했던 바 있다. 쯔양은 해당 영상서 먹방(먹는 방송)을 시작하기 전 대학교 휴학 중 잠깐 교제한 남자친구 A씨에게 지속적인 협박을 당했다고 밝혔다.

“처음에 엄청 잘해줬는데,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서 폭력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쯔양은 “헤어지자고 얘기를 했는데 지옥같았던 일들이 있었다. 저 몰래 찍은 영상이 있었다”며 “불법 촬영물을 유포하겠다는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산으로도 맞았고 폭력적인 일들이 많았다” “본인이 일하는 곳으로 데려가 술 상대만 해주면 된다고 해서 앉아서 술 따르는 일을 아주 잠깐 했었다”며 “주변에 협박 사실을 알리지 못했고, 당시 그 일로 벌었던 돈도 A씨가 전부 가져갔다”고 밝혔다. 


쯔양이 그만두겠다고 말하자 A씨는 또다시 폭행을 가했고 가족에게 이야기하겠다고 협박을 시작했다. 쯔양은 이 과정서 매일 하루 두 차례씩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을 이어갔다. A씨가 돈을 어떻게 벌 것이냐고 묻자 방송이 전부터 꿈이었던 쯔양은 방송을 하겠다고 했다.

쯔양은 “방송 이후에도 매일 맞으면서 방송했고, 얼굴은 티 난다며 몸을 때린다거나 잘못 얼굴 맞아서 그대로 방송한 적도 있다”고 고백했다. 

쯔양은 방송 초기 벌었던 돈도 A씨가 갈취했다고 폭로했다. 쯔양의 인터넷 방송이 인기를 끌자, A씨는 소속사를 만들어 스스로 대표 자리에 앉았다. 이어 수익을 3대7 비율로 나누는 불공정 계약을 강요했으며, 쯔양의 유튜브 광고수익 등도 모두 가로챘다. 

쯔양이 뒷광고(유료 광고 미표기)로 논란이 되자 A씨는 방송을 그만하라고 시켰고 쯔양인 척 댓글을 달기도 했다. 이후 쯔양의 민심이 다시 좋아지자, A씨는 방송에 복귀하라고 시켰다고 한다. 

“힘들어서 복귀하고 싶지 않았다”는 쯔양은 “카톡 증거가 모두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너무 수치스러웠고 어디에도 언급되길 바라지 않았다”고 공개적으로 반항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부연했다. 

4년간 이런 끔찍한 일을 겪었다는 쯔양은 소속사 직원들의 도움으로 A씨로부터 벗어났다고 밝혔다. 

쯔양은 “처음엔 제 약점이 주변에 알려질까 봐 무서웠지만, 직원들이 함께 싸워준 덕에 A씨와 관계를 끊을 수 있었다”며 “하지만 그랬더니 A씨가 가족이나 직원에게 협박하거나 주변에 아는 유튜버 등에 제 과거를 과장해서 얘기하고 다녀 결국 A씨에 대한 형사 고소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즐겁게 먹는 줄 알았더니…
전 애인에 4년간 교제 폭력

이후 쯔양의 방송에 등장한 법률대리인 김태연 변호사는 쯔양의 피해 사진을 공개하면서 “쯔양이 못 받았던 정산금은 최소 40억원이다” “소송으로 조금이나마 정산금을 반환받았다”고 밝혔다. 

쯔양은 정산금 청구, 전속계약 해지, 상표출원 등을 포함해 상습폭행, 상습협박, 상습상해, 공갈, 강요, 성폭력처벌법위반 등의 혐의로 A씨에 대해 1차 형사 고소도 진행했다.

선처를 호소한 A씨가 “해당 사안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고 약속했지만 이후 약속을 위반하자 2차 형사 고소를 진행했고 혐의 사실이 많았기에 징역 5년 이상의 처벌이 예상됐다. 결국 A씨는 극단적 선택을 했고 해당 사건은 ‘공소권 없음’이라는 불송치 결정으로 종결됐다. 

변호인 측은 “이 사건 당사자들에 대한 억측은 자제해 주길 바란다”면서 “원치 않게 (사건이)공론화됐지만, 앞으로 이 사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얘기할 마음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레커 연합’에 소속된 일부 유튜버가 쯔양의 과거를 빌미로 돈을 갈취하려 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해당 관련자들은 잇달아 사과 입장을 밝혔다. 

지난 15일 카라큘라는 자신의 채널 ‘카라큘라 미디어’에 영상을 올려 “나름대로 억울한 부분이 있지만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킨 책임은 오로지 저한테 있다”며 뒤늦게 고개를 숙였다. 

그는 “그동안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알리고 피해자를 도우며 유튜브 활동을 해 왔으나 최근 공개된 구제역과의 통화상 제 언행과 말투, 욕설은 저희 채널을 좋아해 주시고 절 응원해 주셨던 분들께 배신감과 분노를 느끼게 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따끔한 질타를 달게 받겠다”고 사과했다. 

이어 “아픈 과거가 공개되는 걸 원치 않은 쯔양님이 현재 너무나 고통스러워하고 계시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쯔양에 대한 전후 사정을 알았다면 구제역과 그렇게 장난조로 오해의 소지가 있을 만한 통화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자란 생각과 가벼운 언행으로 쯔양에게 상처를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언급했다. 

‘레커 연합’
녹취 폭로전

전국진도 같은 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 ‘전국진-주작감별사’를 통해 “쯔양이 오랫동안 피해를 많이 받았다는 걸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상태서 지난 2023년 2월27일에 300만원을 구제역으로부터 입금받았다”고 밝혔다. 


전국진에 따르면 그는 지난 2020년 11월경 소셜미디어를 통해 쯔양과 관련한 제보를 받고 나름대로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당시에는 직접적 증거가 없어 콘텐츠를 만들지 않았지만, 2~3년 뒤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가 찾아왔다. 

전국진은 “현재 레커 연합이라고 지칭되는 사람들과 만나 얘기를 할 때 장난인지 진담인지 모르겠지만 ‘너 그만 좀 받아먹어라’ 이런 얘기들이 그 사람들 사이서 오갔다”면서 “솔직히 저는 그 발언들이 꽤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저 사람들은 저렇게 쉽게 돈을 버는데 난 뭘 하고 있나’ 이런 생각도 한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런 상황서 지난 2023년 초 구제역과 통화가 이뤄진 것”이라며 “나는 구제역과 연락을 취하며 동시에 쯔양 소속사 측과도 미팅 자리를 잡게 됐는데 며칠 앞두고 있던 와중에 구제역이 본인에게 맡기라고 했고, 동의해서 그 이후로는 쯔양 소속사 측과 어떤 연락이나 만남을 가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렇게 받은 300만원이 내가 유튜브를 하면서 불순한 의도로 받은 처음이자 마지막 돈”이라며 “물론 그 한 번도 옳지 못한 행동이라는 걸 정말 잘 알고 있다. 나를 욕하시는 걸 모두 감수하고 앞으로 내 인생에 계속 따라다닐 부정적인 꼬리표도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에 이렇게 나와 구제역의 녹취록이 유출됨으로 인해 그렇게 숨기고 싶었을 과거가 공개돼 버린 쯔양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사과했다. 

쯔양을 협박해 5500만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혐의로 고발당한 유튜버 구제역도 같은 날 검찰에 자진 출석했으나 검찰의 소환 요청이 없었던 터라 실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구제역은 이날 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오늘 이곳에 온 이유는 쯔양 사건에 대한 모든 자료를 검찰에 제출하기 위함도 있지만 이 사건을 배후서 조작하고 있는 대한민국 최고 학부 카르텔의 실체를 밝히고 이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통해 저의 신변을 보호해 주기를 요청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어 “저는 쯔양에게 공갈, 협박을 한 사실이 없다”며 “그에 대한 내용은 제가 영상을 통해 공개한 음성 녹취와 오늘 검찰에 제출할 저의 휴대폰에 담겨있으며 이는 검찰 수사를 통해 명명백백 밝혀질 것이라 믿는다”고 협박 혐의를 부인했다. 

이날 검찰조사를 받지 못한 구제역은 검찰 민원실에 쯔양 소속사 관계자와 나눈 통화 녹음 파일 등이 들어 있는 자신의 휴대폰을 민원실에 제출한 뒤 귀가했다. 

한편 유튜버 쯔양 측은 공갈 등에 대한 혐의로 ‘사이버 레커’ 유튜버 구제역·주작감별사·범죄연구소 운영자 및 익명의 협박자에 대한 고소장을 검찰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또 쯔양에 대한 공갈 등에 가담한 자들이 추가 발견되면 선처 없이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돈줄 막히자 
줄줄이 사과

쯔양의 법률대리인은 지난 15일 쯔양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식입장을 게재했다. 쯔양 측 법률대리인은 “본 입장문을 포함한 모든 의견은 사전에 쯔양 측과의 협의와 확인의 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공갈 사건이 발생할 당시 쯔양은 이미 많은 사건에 휘말리면서 여러 가지 피해를 입었기에 심신이 매우 피폐해진 상태였다”며 “그로 인해 쯔양은 유튜버들의 금원 갈취 행위에 대응할 여력조차 없었으며 그저 조용히 홀로 피해를 감당하면 되는 문제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처럼 쯔양은 철저히 ‘을’의 입장에 놓였고, 사생활 폭로를 빌미로 교묘한 방식으로 협박하는 유튜버들의 눈치를 보며 그들의 비위를 맞출 수밖에 없었다”며 “결국 원치 않는 내용의 계약서까지 작성해야 했다”고 부연했다. 

또한 “이후 쯔양의 일부 사건이 공론화됐으며 그 과정서 쯔양을 포함한 관계자 및 제3자들에게 무분별한 2차 피해가 확대되기 시작했고, 쯔양의 피해에 대해 허위 사실을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자들도 늘어났다”며 “이에 이번 사건마저도 그냥 넘어가면 필연적으로 현재나 장래에 ‘제2, 제3의 쯔양’이 발생할 것이라는 점과 공인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깊은 고민 끝에 고소 진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쯔양 측은 현재 쯔양을 피해자로 기재한 고발장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 제3부에 배당된 상황인 점을 고려해 형사 제3부에 공갈 등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진 일명 ‘레커 연합’ 유튜버 등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하기로 했다.

쯔양 측은 “이번 사건 고소를 포함한 현재까지 및 향후 진행 방향은 오로지 쯔양의 권리 구제 및 피해회복을 위한 것일 뿐, 이 사건 당사자가 아닌 다른 어떠한 개인 혹은 단체 등과의 대립은 일절 의도하지 않는 점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이번 사건을 특정 집단 간 대립 혹은 사회적 갈등을 조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끝으로 “향후 쯔양은 계속되는 협박·공갈에 대해서도 강력한 법적 조치를 이행할 것이며, 쯔양과 모든 관계자에 대한 과도한 허위 사실 유포나 모욕 등의 도를 넘은 행위에 대해 선처 없는 강력한 법적 대응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정산금만 최소 40억”
유명 유튜버들 협박·갈취

쯔양을 공갈·협박한 혐의를 받는 사이버 레커 유튜버들에 대한 고발장과 고소장은 당초 서울중앙지검에 접수됐었으나 중앙지검은 사건을 수원지검으로 이송했다. 

공갈 주범으로 지목된 구제역이 별개의 명예훼손 혐의 등 8건으로 이미 수원지검과 수원지법서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 검찰청에 흩어진 사건을 한 곳에서 처리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지난 15일 악성 콘텐츠를 유포하는 사이버 레커에 대한 엄정 대응을 전국 일선 검찰청에 지시했다. 수익 창출을 위해 의도적으로 허위 콘텐츠를 게시한 경우, 동종 전력이 있거나 수사·재판 중임에도 지속적·반복적으로 범행한 경우, 콘텐츠 비공개 등을 빌미로 협박·공갈을 비롯한 추가 범행이 확인되는 경우, 적극적으로 구속 수사토록 했다. 

이번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되자 유튜브 측은 일부 사이버 레커들의 채널 수익화 중지 결정을 내렸다.

한편 쯔양이 전 남자친구로부터 폭행, 협박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서도 보육원에 꾸준히 기부해 온 선행이 재조명되고 있다.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 11일 ‘300만원 넘게 보육원에 기부한 쯔양’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에는 지난 2020년 10월 유튜브 채널 ‘김기자의 디스이즈’를 통해 공개된 영상 일부가 공유돼있었다. 

영상에 따르면 서울 관악구 상록보육원 부청하 원장은 “쯔양으로부터 돕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가 쯔양에게 “한번 돕겠느냐”고 묻자 쯔양은 “계속 돕고 싶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부 원장은 “당시 29명 원생에게 들어가는 돈이 한 달에 315만7000원이었다”며 “뭘 믿고 돕겠느냐, 와서 확인도 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더니 ‘봉사도 하겠다’고 하더라”라고 했다. 그에 따르면, 쯔양은 지난 2019년부터 매달 315만원 이상을 상록보육원에 정기 후원해 왔다. 

후원뿐만 아니라 직접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보육원을 찾아 아이들과 시간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부 원장은 “쯔양의 뒷광고 논란으로 잠시 활동을 중단했던 시기에도 기부를 지속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짜 고마워 눈물이 났다”며 “돈이 있어도 남을 못 돕는 사람들도 많은데 스물둘 어린 나이에 배울 점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미담 재조명
꾸준히 기부

그는 “돈을 많이 버는데도 노동의 대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며 “자기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후원해 준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쯔양은 지난 10일에도 1000만 구독자 달성을 기념해 국제구호 개발기구 월드비전에 2억원을 기부했다. 지난 2020년에는 코로나19 관련 이웃돕기를 위해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에 2000만원, 국립암센터에 1000만원 등을 기부하기도 했다.

<yuncastle@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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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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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