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급’ 연예인 과잉 경호 막전막후

조금 떴다고 안하무인 생난리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해묵은 논란이 또다시 일었다. ‘연예인 과잉 경호’ 논란이다. 과거 연예인을 경호하는 경호원이 팬들을 폭행하며 일어난 논란이 이번엔 공항 통제로 다시 일파만파 확산됐다. 법조계에서는 경호원의 법적제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지만 경호업계와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몇몇 과격한 팬으로부터 연예인을 보호하기 위한 어쩔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연예인들의 ‘과잉 경호’ 논란이 다시금 불이 붙었다. 인천국제공항서 배우 변우석의 사설 경호업체의 행동 때문이다. <일요시사>는 과거 과잉 경호 사례와 그에 대한 법적 처벌에 대해 분석했다. 

논란은 지난 12일, 변씨가 ‘2024 아시아 팬미팅 투어 - 서머 레터(SUMMER LETTER)’를 위해 홍콩으로 출국하던 중 발생했다. 

때리기까지 
이래도 되나?

각종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에 따르면 당시 경호업체 직원은 인파를 막겠다며 공항 게이트를 통제했다. 경호업체 직원은 “변우석이 이따 와서 들어가면 게이트를 막을 것이다. 막는 시간은 10분”이라며 “기자들 포함, 아무도 못 들어간다. 알겠냐”고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변우석이 이용하는 라운지 이용 승객이었다고 밝힌 한 네티즌에 따르면, 경호원이 승객들에게 갑자기 플래시를 쏘며 경호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변우석에게 무리하게 다가가거나 신체접촉을 한 승객들은 없었는데도 경호원이 갑자기 플래시를 비췄다고 회상했다.


게다가 라운지 인근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승객들의 항공권까지 검사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경호업체에서는 해당 행동 모두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인천공항)과 공항 경비대와 협의했다고 해명했다.

경호업체 대표는 ‘게이트 통제’에 대해 “상식적으로 게이트를 10분 동안 막을 순 없고, 공항 쪽에 협의를 거쳐 공항 경비대와 최종 협의를 했다”며 “안전사고 예방 차원서 그렇게 고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업체는 경호 업무와 관련해 지난 몇 년간 일을 해왔다”며 “절대 팬분들과 기자분들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하지 않는다. 그 내용을 미리 전달했다”고 부연했다.

‘라운지 이용 승객의 항공권 검사’에 대해서도 “우리의 단독 결정이 아니었고, 공항 경비대와 같이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로 라운지 주변에 티켓이 없는데도 들어가려고 하는 분들이 많았다”며 “(혼잡했기 때문에)공항 경비대와 차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승객들을 향해 플래시를 쏜 행동에 대해선 경호원의 명백한 실수고 잘못된 행동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경호업체 대표는 이와 관련해 “시민들을 불편하게 만든 만큼 깊이 사과한다”며 “전 경호원을 대상으로 이런 상황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내부적으로 재발 방지 교육을 할 예정”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인천공항 측이 경호업체와 협의한 적 없다고 밝히면서 논란은 재확산되는 분위기다.

인천공항 측은 “게이트의 경우 출입국 게이트가 아닌 공항버스가 운행되는 게이트를 말하는 것”이라며 “이런 출입구 게이트는 유명 연예인과 스포츠 선수들이 출국하거나 방한할 경우, 공항경비대 측이 자체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 오타니가 방한했을 때가 이 경우”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변씨가 출국할 당시 사설 경호업체가 라운지서 항공권을 검사하는 등의 행위는 공항경비대 측과 협의가 이뤄진 게 없다”며 “공항경비대 또한 승객의 신분증이나 항공권을 함부로 검사할 수 있는 권리가 없다”고 밝혔다.

배우 변우석 경호 중 공항 통제
“폭행·강압·불법점거죄에 해당”

인천공항경찰단은 지난 12일, 인천공항서 변씨를 경호한다는 명목으로 출입구와 에스컬레이터 등을 차단하고 승객들의 항공권 등을 검사한 사설 경비업체 소속 경호원들을 내사하고 있다. 게다가 경호원들은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되기까지 했다.

법조계에서는 변씨의 경호업체와 경호팀이 인권침해를 넘어 법적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법조계서 이들에게 적용한 죄는 크게 3가지로 ▲폭행죄 ▲강압죄 ▲불법점거다.

앞서 법원은 플래시를 상황에 따라 위험한 물건으로 판단한 바 있다. 지난해 3월 부산지방법원은 특수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22년 피해자 B씨의 승용차가 상향등을 켜고 운행한다는 이유로 화가 나 B씨의 얼굴 부위를 향해 레이저 포인터와 발광다이오드(LED) 라이트를 쐈다.

법원은 레이저 포인터와 LED 불빛을 위험한 물건으로 보고 특수폭행 혐의가 적용된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피고인은 위험한 물건인 레이저 포인터와 LED 라이트 불빛을 피해자의 눈과 얼굴 부위에 닿게 해 피해자를 폭행했다”고 판시했다. 

안영림 법무법인 선승 변호사는 위 사건에 대해 “운전 중이기 때문에 위험성이 커 양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레이저의 특성 때문에 법원에서는 위험한 물건으로 본다. 일반인에게 강한 플래시를 쏴서 방해했다면 폭행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 판사 출신 변호사도 “특수폭행은 위험한 물건을 사용해 사람의 신체에 유형력을 행사할 때 성립하는 범죄므로, 행위 자체만 보면 충분히 특수폭행에 해당될 수 있다고 본다”며 “실제로 판례도 레이저 포인터를 사용해 사람의 눈에 빛을 쏘는 행위에 대해 특수폭행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호원은 초상권 보호를 위해 사진을 못 찍게 할 의도로 플래시 라이트를 쐈다고 항변할 수 있겠지만, 당시 주변 상황에 비춰 과도한 방법을 사용했기 때문에 정당방위, 정당행위로 보기에 상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법적제재
의견 보니…


형법 324조(일명 강압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또한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제1항의 죄를 범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안 변호사는 “경호원은 인천공항 라운지서 민간인의 신분증과 항공권을 검사할 권한이 없다”며 “만일 강압적으로 검사했다면 강요죄가 문제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YTN <뉴스퀘어 2PM>에 출연한 김성훈 변호사는 “중요한 점은 국가 기간시설 중 하나인 공항의 출입국 장소서 일정 부분을 경호업체가 임의로 점유했다는 것”이라며 “이런 일들을 벌였다는 점에서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선 질서를 유지하거나 이런 부분들이 필요한데 공적인 영역서의 질서유지는 공공서 담당해야 할 역할”이라며 “그런 부분을 넘어서서 임의로 사적인 권력과 사적인 집단서 임의로 폭력적으로 또는 폭력적인 방법을 동원해서 하는 질서유지는 절대 허용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경호업계에서는 인기 많은 연예인의 경호는 특히나 변수가 많아 사전적인 통제가 필요한 상황인만큼 법적제재는 가혹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경호업계 관계자는 “인기 많은 연예인이 출국하거나 입국할 때는 신경써야 하는 게 많다”며 “취재진과 팬, 게다가 여행객까지 순식간에 몰려들 가능성이 있어 안전사고 예방 차원서 경호원들은 많이 예민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사건서 해당 경호업체가 공항 측과 협의를 하지 않고 그런 행동을 한 게 문제는 맞지만 불법 점거, 폭행죄 등 법적제제를 받는 것은 가혹해 보인다”고 언급했다.

사실 연예인 과잉경호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특히나 열정적인 팬덤 규모가 큰 K팝 아이돌 시장에서는 이전부터 잊을 만하면 비슷한 논란이 불거지곤 했다. 

지난해 7월 보이그룹 ‘앤팀’이 일본 일정을 위해 김포국제공항으로 출국하는 과정서 앤팀의 경호원들이 우산을 펴 멤버들의 모습을 가린 채 지나가는 모습이 화제가 됐다. 이 과정서 경호팀은 사진을 찍기 위해 다가오는 팬들을 밀치거나 고함을 치는 대응을 보여줘 과잉 대응 논란이 일었다.

사적인 권력
팬들이 적?

같은 달 앤팀의 대면 팬 사인회에서는 팬들을 대상으로 속옷 검사가 이뤄졌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성추행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당시 하이브 측은 “녹음 내용이 외부에 유출돼 팬과 아티스트가 함께 곤란해지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녹음과 촬영이 가능한 전자장비의 반입을 엄격하게 제한해 왔다”며 “전자장비를 몸에 숨겨 반입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해 이를 확인하는 보안 바디체크가 여성 보안요원에 의해 진행됐고, 기쁜 마음으로 행사에 참석하신 팬 여러분에게 불쾌감을 드리게 됐다”고 해명·사과했다.

보안 목적 검색에는 비접촉 방식을 도입하는 등 개선안을 준비하겠다고도 했다.  

또 지난해 5월 보이그룹 ‘NCT드림’을 경호하던 경호원이 인천공항 제1터미널서 30대 여성팬을 밀쳐 늑골 골절상을 입힌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바 있다. 당시 경호원은 NCT드림 멤버가 입국 게이트로 이동하는 과정서 인파가 몰리자 여성팬을 밀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서 30대 여성팬이 벽에 부딪혀 늑골이 골절돼 전치 5주 진단을 받았다.

이외에도 지난해 12월 칭다오 항공서 보이그룹 ‘보이넥스트도어’의 경호 업무를 수행하던 경호원이 멤버에게 다가와 촬영 중이던 팬을 강하게 밀치는 영상이 SNS와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며 과잉 경호 비판을 받았다.

지난 2016년 ‘엑소’의 콘서트에서는 보안요원이 팬들이 가슴에 카메라를 숨기고 들어올지도 모르니 만져봐야 한다고 이야기해 한 팬이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주장하는 사건과 지난 2018년 워너원 싱가포르 콘서트서도 경호업체 측이 영상과 사진을 찍는 팬들의 머리채를 잡는 등 과잉 보호 행동을 보여 파장이 일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 아이돌 팬 싸인회가 종종 열리는 서울 동지아트홀 측은 과잉 경호 금지에 관한 내용이 담긴 공문을 내걸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동지아트홀 측은 “경호는 권력이 아니다. 경찰도 아니며 완장을 찬 통제자가 아니다”라며 “경호는 있는 듯 없는 듯 하면서도 의뢰인을 보호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객 내지 문화 소비자를 잠재적 가해 인물로 인식하고 경계해서 노골적으로 통제, 제지, 제압, 억압, 압박, 위협, 지시하는 행위를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렇듯 과잉 경호를 했던 경호원들에겐 폭행죄나 과실치상죄가 적용됐다.

스타도 팬도 다친 과거 사례들
“많은 인파 안전사고 대비해야”

지난해 6월엔 한 아이돌 그룹 팬을 폭행한 경호원 A씨가 폭행죄로 벌금 70만원을 선고받았다. A씨는 2021년 10월 경기 파주서 아이돌을 경호하다 한 팬이 사진 촬영을 하자 팬이 입고 있던 후드티 모자를 잡아당겨 넘어뜨린 혐의를 받았다. 이날 A씨는 또 다른 팬의 가슴을 밀어 폭행을 가하기도 했다.

A씨는 재판 과정서 경호를 위한 행위였으므로 정당하다고 항변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경호 대상인 연예인들을 좀 더 가까기서 촬영하기 위해 A씨가 설정한 저지선을 넘기는 했으나, 피해자들이 연예인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려고 했다거나 연예인들과 직접 접촉하려고 했다고 볼만한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다”며 “A씨의 행동은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디센트법률사무소의 진현수 변호사는 “고의로 밀쳐 폭행을 한 것이 인정되면 폭행죄, 고의는 없었고 결과적으로 팬을 다치게 했다면 과실치상죄가 적용될 수 있다”며 “폭행죄나 과실치상죄 적용 여부는 당시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과잉 경호의 책임을 오로지 경호업체에만 지울 수 없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이들은 과격한 팬들의 행동을 제재하기 위해선 과잉 및 강압 경호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경호업계 관계자는 “의뢰인을 보호하는 것이 경호서 우리 역할인 만큼 수많은 인파 속에서 의뢰인과 팬, 그리고 일반 시민들까지 휘말리는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몇몇의 과격한 팬을 제재하는 것이 가장 쉬운 길”이라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수많은 인파가 한번에 몰려 사고가 날 것 같은 순간들이 발생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때마다 나왔던 얘기가 “경호원이 왜 이렇게 적냐” “경호가 왜 이렇게 허술하냐”는 것이었다.

2022년 도쿄 콘서트를 성료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던 ‘스트레이키즈’ 멤버 한이 인파에 떠밀려 넘어지는 일이 벌어졌고 ‘트와이스’ 지효도 2019년 입국길에 팬들이 몰려 다리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과거 ‘갓세븐’ 잭슨은 공항에 따라오던 팬의 차량에 교통사고를 당했으며, 트와이스 다현이 공항서 여권을 확인하는 모습을 촬영해 개인정보가 담긴 사진이 온라인 상에 떠돌기도 했다. 최근 ‘라이즈’ 팬이 공항의 자동문을 파손시킨 일도 있다.

나중에…
돈이면 끝?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보고 근본적인 해결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굴지의 한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공항을 가보면 ‘사고나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공항서의 협조도 없어 경호업체와 소속사에서 이를 해결해야 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연예인 특혜가 아니라, 오히려 일반 승객들의 위험을 막고 사고를 방지하는 일이라고 본다. 이번 기회에 제대로 된 조치가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냈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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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