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당권주자를 만나다> 중·수·청 흡수하는 한동훈

“대통령과 꾸준히 소통하겠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국민의힘 수장은 세기도 어려울 만큼 많이 바뀌었다. 그만큼 갈등이 심했지만, 여전히 정리되지 않고 있다. 이제는 어수선한 시간을 끝낼 때다.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위해 힘을 실어줄 당 대표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 전당대회에 나선 4명의 후보는 저마다 자신의 목표를 밝히며 자신이 당 대표가 돼야 하는 이유를 나열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차기 당 대표에 당선될 인물이 누구일지 주목된다. 

정치에 입문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몸값이 높은 인물이 있다. 바로 국민의힘 한동훈 당 대표 후보다.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높고, 인기도 상당하다. 국민의힘서 차기 대권주자로서 강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지난 22대 총선서 한 후보는 비대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총선 책임론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그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1위를 독주하는 그는 다른 후보들에게 심하게 견제를 받기도 했다. 다음은 한 후보와의 일문일답. 

-당 대표 선거에 뛰어들었다. 대표가 돼야 하는 이유는?

▲당이 가장 어렵고 절실할 때 총선을 이끌었기 때문에 당 위기의 원인과 해법을 가장 잘 알고 있다. 다른 후보님들에 비해 가장 선명하게 변화를 말하는 사람이 나다. 우리는 총선서 심판받았음에도 총선 이후 지금까지 심판 민심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했다.

지금 절실하게 반응하지 않으면 긴 암흑기가 찾아올 수밖에 없다. 민심에 반응하고 민생에 유능한 정당을 만들어야 미래가 있는 법이다.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폭주하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제지하고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이끌겠다.

-왜 3개월 만에 다시 대표 선거에 출마해야 했는지 알고 싶다. 

▲총선 이후 세 달 동안은 우리 당이 총선서 받은 민심의 심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반성하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하는 시간이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나 역시 그 평가에 동의한다. 국민의힘은 크게 보면 우하향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이야말로 당이 반성하고 변화해서 우상향의 지지율을 만들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 지금 우상향의 변곡점을 만들지 못하면 우리에게는 다음이 있을 가능성이 낮다. 그 변화에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전국을 순회 중이다. 당원과 민심 모두 청취하고 다닐 텐데 공통적으로 들었던 이야기 중 기억에 남는 것은?

▲전국을 다니면서 많은 당원분과 지지자분들을 만났다. 많은 분이 상당히 지쳐있는 느낌을 받았다. 당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국회서도 민주당의 일방적인 폭주를 전혀 견제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매우 답답해 하셨다. 그래서 나를 격려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것 같다. “100일은 너무 짧았다” “한동훈이라면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를 이길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말씀을 많이 해주시는데 그 뜻을 잘 받들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 

-여전히 총선 책임론이 여전히 가해진다. 국민의힘은 당시 필요하면 한 후보의 이미지를 빌려썼다. 그런데 현재 배신자라는 소리를 듣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

▲말씀드린 대로 내 책임이다. 하지만 선거를 함께했던, 또 제가 직접 지역구에 여러번 가서 도왔던 동지들이 이제는 ‘배신’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다. 분명 내 정치적 목표와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적 목표는 일치한다. 윤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이다. 공통의 목표로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 사이에 배신이란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당 위기의 원인과 해법을 알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고쳐야 할 문제는 무엇인가?

▲민심에 빠르게 반응하는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방법은 사실 어렵지 않다. 민심이 하지 말라는 것은 하지 말고 민심이 하라는 것은 재빠르게 실천하면 된다. 그뿐이다. 

-어떻게 해야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우리 당의 유능함을 신속하게 회복해야 한다. 과거 보수정당은 민생에 유능한 정당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런 면모를 많이 잃어버렸다. AI 같은 대한민국의 우상향 성장을 가지고 올 수 있는 부분서 우리가 어떤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는지 로드맵을 제시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또 우리 당은 설득과 소통을 더 잘해야 한다. 지금 현대 정치서의 유능함이라는 건 결국 설득과 소통이기 때문이다. 정책의 방향은 대부분 맞다. 문제는 그것을 얼마나 잘 설명해서 국민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공감을 얻느냐인데 이 지점서도 좀 더 유능해져야 함이 분명 존재한다. 

“당 위기 원인과 해법 잘 알아”
“당정관계 합리적인 쇄신 필요”

-당 대표 후보로서 제시할 비전을 자세히 듣고 싶다. 

▲우선 당정관계를 합리적으로 쇄신하는 게 필요하다. 당과 정이 협력하는 것은 그 협력 자체가 최종 목표가 아니다. 협력해서 국민을 위해 좋은 정치를 하고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 아닌가? 그러니까 그 협력은 충분한 토론과 논의를 통해서 좋은 해법을 내는 것이어야 한다.

당과 정 일방이 주도하고 강력한 힘으로 견인하는 관계가 되면 소통과 토론의 과정이 생략된다. 그러면 국민을 위해 좋은 해법을 도출해 내기가 어렵다. 민심이라는 절대적 기준을 가지고 당정이 건강하고 협력적 관계를 형성해 나간다면 국민을 위한 좋은 정치와 정책이 만들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좋은 정치와 정책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인가?

▲보수정치 재건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유능하고 참신한 지역의 인재들이 우리 국민의힘을 플랫폼 삼아 긴 호흡으로 정치할 수 있는 제도적 여건 마련도 시급하다. 이를 위해 정당법 등의 개정을 통해 지역 현장사무실 개설이 절실하다. 또 당의 정책적 역량을 배가하기 위해서는 여의도연구원을 획기적으로 쇄신해 정당과 민간을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보수의 씽크탱크로 재탄생시켜야 한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겠다. 저출산, 인구감소, 지방 소멸, 연금개혁 등 시대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비전을 제시하는 정당이 돼야 살아남는다. 국민께 통보하는 것이 아니라 설명하고, 검증받고, 토론하고, 당의 노선으로 정착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특히 그 과정서 청년 세대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국민의힘의 외연 확장이 필요해 보인다. 생각해 놓은 비책이 있다면?

▲한 발은 보수의 심장인 전통 지지층에 두고, 한 발은 수도권과 청년을 향해 과감히 뻗어나겠다. 늘 어려울 때 나라를 지켜주신 전통적인 지지자분들을 소중히 여기고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정치를 할 것이다. 그분들의 지지는 당연한 게 아니다. 그분들이 오늘날 대한민국을 만든 자부심이고, 출발점이자 보루다. 하지만 중도, 수도권, 청년인 이른바 중·수·청 정치를 향한 확장 없이는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을 모든 당원과 지지자가 알고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해야 민심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지?

▲우리는 총선서 45%의 지지를 받았다. 45%는 우리가 최대한 열심히 모인 결과라고 생각한다. 최소한 6%를 더 채워야 한다. 결국 ‘변화’가 정답이다. 이제 곧 이재명 전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때 이탈하는 중도층이 자랑스럽게 우리 국민의힘을 선택할 수 있도록 총선의 민의를 충분히 받아들여서 반성하고 준비하겠다. 

-윤 대통령과 완전히 등을 돌렸다는 말들이 나온다. 일련의 과정을 살펴보면 관계가 과거와 같지는 않은 듯 보인다. 만남을 먼저 요청할 것인가?  

▲윤 대통령과 나의 목표는 완전히 같다. 바로 윤정부가 성공하는 일이다. 윤정부의 성공 없이 어떻게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겠는가? 대표가 되면 충분히 조정하고 협력하면서 윤정부의 성공이라는 공통적인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 그 와중에 당연히 꾸준한 만남과 소통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음모론적 자해 정치 사라졌으면”
“여론팀, 나는 전혀 무관한 사항”

-채 상병 사건 관련 최근 경북경찰청서(무혐의로 수사 결과가 나왔는데) 여전히 제3자에 의한 특검이 필요하다고 보나?

▲이번에 민주당이 독단적으로 통과시킨 무소불위의 불공정한 특검법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도 단호하게 재의요구권을 행사하셨고 국회 재의결서도 당연히 막아내야 한다. 지금 민주당은 어떤 수사 결과가 나와도 그것을 특검으로 몰아가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보인다.

수사 결과가 다 나왔는데 민주당이 그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또다시 특검을 발의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지금의 국회 의석 지형으로 또 다른 특검법이 발의되고 통과되는 것을 막을 수 있지 않다고 본다. 결국 똑같은 상황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셈이다.

내가 제안한 공정한 제3자 특검법은 민주당이 독단적으로 추진하는 특검법 통과 과정서 최악의 상황을 방지하고 민주당의 정략적인 의도를 부각시키는 역할을 이미 하고 있다.

-최근 김건희 여사 문자에 답하지 않아 이른바 ‘읽씹’ 논란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사과를 하라는 요구가 일부 있는데, 사과한다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먼저 문자가 오고 6개월이 지난 지금 전당대회를 코앞에 두고 누가, 무슨 의도로 이 문제를 불거지게 만들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결국 윤 대통령과 김 여사에게 부담이 될 이와 같은 음모론적 자해 정치는 국민의힘서 사라졌으면 좋겠다. 당시 맥락을 보면 나는 사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그것 때문에 사퇴 요구까지 받았다. 그 상황을 생각해보면 지금 논란이 얼마나 황당한 것인지 알 수 있다. 우리 당의 당원들과 국민이 전당대회 과정서 벌어지는 지저분한 흑색선전과 마타도어로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여기에 관해 더 언급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최근에는 장예찬 전 최고위원이 사설 여론팀 의혹을 제기했다.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긴 했지만 일각에서는 해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되는데?

▲사실이 아니고, 뭔 말인지도 모르는 얘기다. 시민들의 자발적 지지 의사 표시가 부당하거나 불법인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다. 나는 전혀 무관하다. 민주당처럼 돈을 주거나 매크로를 돌리기라도 했다는 말인지 되묻고 싶다. 

-지구당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러닝메이트 후보들이 다 원내 사람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당 대표로 나선 내가 원외에 있다. 지역 현장사무실 개설은 민생정치, 현장정치, 그리고 우리 당의 외연 확장을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다. 지금 우리 당은 108석의 소수 정당인데 원내와 원외를 구분 짓는 건 큰 의미가 없다. 지금 당장 우리 당의 의석 수로 원내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원내, 원외, 보좌진, 당료, 지방의원 등 우리 당의 모든 가용 자원이 민심을 얻는 데 매진해야만 거대 야당의 폭주를 막아낼 수 있다. 

-정치의 길을 걸은 지 이제 막 8개월 차에 접어들고 있다. 앞으로 어떤 정치인이 되고 싶나?

▲모든 정치인이 정치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대한민국을 우상향 성장하는 나라로 만들고 싶다. 대한민국을 우상향 성장하는 나라로 만들려면 국민의힘부터 혁신하고 재건해야 하는 게 절실하다. 국민의힘이 집권여당으로서 국민의 신뢰를 되찾고 다시 이기는 정당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그걸 위해 내 모든 것을 바치겠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한동훈 러닝메이트는?

한동훈 후보는 당 대표 출마와 동시에 러닝메이트를 띄웠다.

출마와 동시에 러닝메이트로 출마한 최고위원 후보들도 함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우선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이 한 후보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을 당시 사무총장을 맡은 인연이다.

또 다른 러닝메이트는 박정훈 의원으로 그는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청년 최고위원에 출마한 진종오 의원이다.

그의 지지세는 압도적이다. 이들은 모두 현역 의원으로 최고위원이 된다면 당내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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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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