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함이 가득한 액티비티 ④평창 어름치마을

정선과 영월 등 강원특별자치도의 남부를 흐르다가 남한강으로 합류하는 ‘동강’은 깨끗한 자연환경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교통이 불편한 탓인지, 비교적 오지 상태로 남아 있어 생태환경이 잘 보존된 것이 특징이자 장점이다. 2002년 환경부서 이 일대를 생태경관 보전지역으로 지정해 관리할 정도로 깨끗한 자연을 자랑한다.

험준한 태백산맥의 중추를 굽이치며 흐르는 동강의 매력은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감입곡류(산이나 구릉지서 구불구불한 골짜기 안을 따라 흐르는 하천)와 기암괴석, 깎아지를 듯한 절벽 등이 이어진다. 어디 그뿐일까? 강원 지역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석회암 지대에 해당해 동굴이 많기도 하다. 동강 유역이 매력적인 여행지로 손꼽히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동강의 매력

동강이 품은 아름다운 자연을 온몸으로 느끼기 위해 어름치마을로 향하자. 평창군의 남쪽 끄트머리, 미탄면 마하리에 자리한 이 마을은 다양한 야외 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대표적인 것이 동강 래프팅이다. 1994년에 동강 래프팅 코스를 개발한 동강레포츠가 이곳에서 액티비티 프로그램을 꾸려나가고 있다. 어름치마을은 래프팅의 성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을 앞을 지나는 동강은 비교적 수심이 얕은 편인 데다가, 물줄기가 불규칙한 속도로 흐르는 등 래프팅을 다채롭게 즐길 수 있는 지형을 뽐낸다. 

현재 어름치마을은 3개 코스서 래프팅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가장 오랜 시간 사랑받아 온 어라연코스는 어름치마을서 출발해 영월군 섭세강변까지 약 13㎞ 길이를 내달리는 장거리 코스다. 절매코스는 비교적 최근에 생겨난 코스다.


절매나루터와 진탄나루터를 연결하는 생태 탐방도로가 개설돼 운영이 가능해졌다. 5㎞ 길이에 불과하지만, 동강의 여러 생태환경을 몸소 체험해 볼 수 있어서 매력적이다. 동강 특유의 기암절벽과 감입곡류 등 때묻지 않은 자연 풍경을 오롯이 누리고 싶다면 황새여울코스가 제격이다. 

래프팅만 하기에는 동강과 어름치마을의 매력이 넘친다. 동강의 비경을 찾아 동굴 탐사를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천연기념물인 백룡동굴 탐험 등 
래프팅 외 다양한 야외활동 체험

어름치마을 인근에 자리한 백룡동굴은 1976년에 마을 주민이 발견하고, 1979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신상’ 동굴이다. 전체 길이 1.6㎞에 달하는 이곳은 쉽게 드나들 수 없다. 일일 최대 240명에게만 개방하는 생태체험학습장으로 운영하기 때문이다.

탐방객을 위한 철제 덱, 상시 조명 등을 최대한 설치하지 않은 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지키고 있다. 

백룡동굴을 탐험하고 싶다면 방문 전에 예약하는 것이 좋다. 하루 총 12회차에 걸쳐 생태체험학습을 진행하는데, 1회당 최대 20인의 탐방객만 동시에 입장할 수 있다. 자유 관람은 금지돼있으며, 동굴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둘러보는 방식으로 탐방이 이뤄진다.

준비물은 없다. 백룡동굴 방문객센터서 탐방 장비를 무료로 대여해준다. 전신을 덮는 점프슈트와 장화, 머리 보호를 위한 헬멧과 헤드랜턴, 장갑 등이다. 어둡고 미끄러운 동굴 내부를 안전하게 돌아볼 수 있도록 한 안전 조치이자, 생태계를 보호하려는 방법이다.


모든 인원이 준비를 마칠 때까지 방문객센터 내에 마련된 전시관서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준비를 마친 뒤에는 본격적으로 백룡동굴 탐험이 시작된다. 우선, 백룡동굴 입구까지는 모터보트 ‘백룡호’를 이용해 5분 정도 이동한다. 동강의 물줄기를 가르고 나아가는 순간부터 탐험가가 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동굴 가이드가 굳게 잠긴 철문을 열면 한 명씩 천천히 내부로 들어서게 된다. 내부는 습도가 높아 바닥이 미끄럽다. 자신의 차례에 따라 천천히 입장하자. 

동굴 내부는 암흑 그 자체다. 입구로부터 새어 들어오는 빛 말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탐방객 헬멧에 헤드랜턴을 달아뒀지만, 진행요원이 지시할 때만 사용할 수 있다. 모든 탐방객은 오로지 동굴 가이드가 들고 있는 손전등 불빛에 의존해 탐험에 나서야 한다.

불빛과 레이저가 가리키는 방향에 따라 시선을 옮겨보자. 탐방 내내 긴장을 늦추지 말 것.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야 하는 통로도, 기어서 이동해야 하는 구간도 존재한다. 말 그대로 ‘탐험 정신’이 필요한 순간이다. 

백룡동굴은 전형적인 석회암 동굴이다. 석회암 동굴의 특징인 종유석과 석순, 석주, 동굴산호 등등 다양한 종류와 형태의 동굴생성물이 여기저기서 눈에 띈다. 한때 사람이 살았던 흔적도 남아 있다. 동굴 규모에 비하자면 광장이라고 해도 좋을 장소가 바로 그곳이다.

발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흥미로운 풍경이 이어진다. 탐험 막바지에는 백룡동굴서 발견한 여러 생성물을 바닥에 펼쳐두고 그 형태를 자세히 관찰하는 시간도 갖는다. 

백룡동굴과 동강 래프팅을 함께 묶어서 체험하는 방법이 있다. 어름치마을서 절매코스와 백룡동굴 탐사를 묶은 패키지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곳에서 진행하는 모든 체험 프로그램은 어름치마을 또는 동강레포츠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해야 한다는 점을 참고할 것. 

동강 탐험만으로 아쉽다면, 스키장으로 향하자. 한겨울 액티비티를 책임졌던 스키장이 색다른 시설로 탈바꿈하고 있다. 경사로를 활용할 수 있는 루지가 대표적이다.

루지는 무동력 썰매를 이용해 경사로를 중력의 힘으로 내려가며 스릴을 즐기는 놀이시설이다. 봄부터 가을까지 휘닉스평창이 루지를 운영한다. 초급자용 슬로프인 펭귄 코스에 1.4㎞ 길이의 트랙을 조성했다. 루지를 타고 스키장 슬로프를 질주하며 남다른 속도감을 느껴보자. 

사방을 뒤덮은 미디어아트 속에서 특별한 시간을 마주하고 싶은 이들에게 뮤지엄 딥다이브 평창을 추천한다. 모나용평 내에 자리한 이 전시관은 2023년 7월, 모나용평이 새롭게 선보인 미디어아트 전시관이다. ‘대자연의 신비한 세계로의 여행’을 대주제로 한 10개의 미디어아트 작품을 차례로 선보인다. 다채로운 형태의 몰입형 미디어아트 작품을 차례로 감상하며 가상 세계를 탐험할 수 있다.

월정사 전나무숲길

잠시 숨을 고르고 싶다면 월정사 전나무숲길을 거닐어 보자. 월정사 일주문과 금강교 사이를 잇는 1.9㎞ 길이의 순환형 무장애 탐방로가 조성돼있다. 그중 약 절반에 해당하는 900m 길이의 탐방로에는 1700여그루의 전나무가 울창하게 자라고 있다. 고개를 바짝 치켜들어야 할 정도로 높이 솟은 전나무가 사방을 가득 메운 탐방로에는 신비로운 분위기가 감돈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A 코스 월정사 전나무숲길→휘닉스평창 루지랜드→백룡동굴→어름치마을 동강래프팅
-B 코스 휘닉스평창 루지랜드→뮤지엄 딥다이브→백룡동굴→어름치마을 동강래프팅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월정사 전나무숲길→휘닉스평창 루지랜드→태기산
-둘째 날 뮤지엄 딥다이브→어름치마을 동강 래프팅→백룡동굴

관련 웹 사이트 주소
-평창문화관광 https://tour.pc.go.kr
-어름치마을 http://www.mahari.kr
-동강레포츠 http://www.raft.co.kr
-백룡동굴 https: //pc.go.kr/cave
-뮤지엄 딥다이브 https://www.museumdeepdive.co.kr
-휘닉스평창 루지랜드 https://lugeland.kr

문의 전화
-평창군 종합관광안내소 033)330-2771
-어름치마을 033)332-1260
-동강레포츠 033)333-6600
-백룡동굴 033)334-7200
-뮤지엄 딥다이브 033)333-1122
-휘닉스평창 루지랜드 033)330-6232

대중교통
버스 서울-영월, 서울고속버스터미널서 하루 4회(11:05, 13:30, 19:00, 20:30) 운행, 약 2시간30분 소요, 영월시외버스터미널서 78번 버스(기화리 행) 이용, 마하 종점 하차

*문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영월군 대중교통정보 080)850-9486, www.yeongwol-pti.com


자가운전
영동고속도로 평창 IC→장평, 평창 방면으로 우측 고속도로 진출→평창톨게이트서 새이들교차로까지 149m 이동→새이들교차로서 ‘평창, 장평’ 방면으로 좌측 방향, 366m 이동→새이들교차로서 우회전, 209m 이동→‘평창, 방림’ 방면으로 우회전, 4.1㎞ 이동→재신교차로서 ‘평창, 방림’ 방면으로 회전교차로 12시 방향, 3㎞ 이동→대화회전교차로서 ‘평창, 방림, 대화면사무소’ 방면으로 회전교차로 12시 방향, 129m 이동→대화회전교차로서 ‘평창, 방림’ 방면으로 회전교차로서 직진, 1.8㎞ 이동→방림교차로서 ‘영월, 평창’ 방면으로 좌회전, 8.8㎞ 이동→하리교차로서 ‘정선, 미탄’ 방면으로 좌회전, 780m 이동→천변회전교차로서 ‘정선, 미탄’ 방면으로 회전교차로서 2시 방향, 929m 이동→‘정선 미탄’ 방면으로 우회전, 11㎞ 이동→미탄교차로서 ‘백룡동굴, 미탄’ 방면으로 좌회전, 37m 이동→‘백룡동굴, 백운리’ 방면으로 우회전, 2.1㎞ 이동→백운삼거리서 ‘평창동강로’ 방면으로 우회전, 6.4㎞ 이동→‘마하길’ 방면으로 우회전, 333m 이동→우회전→어름치마을

숙박 정보
-아스테리아펜션: 미탄면 마하길, 010-5363-4321, http://www.asteriaps.com
-욜로하우스: 미탄면 마하길, 010-5106-6689, http://www.myolo.co.kr
-어름치마을 캠핑장: 미탄면 마하길, 033)662-1260, http://www.mahari.kr

식당 정보
-동강식당(곤드레밥): 미탄면 마하길, 033)333-5560
-미탄송어횟집(송어회): 미탄면 서동로, 033)332-8780
-아라리보리밥(보리밥): 미탄면 미탄시장길, 033)332-8080

주변 볼거리
청옥산 육백마지기, 평창돌문화체험관, 어라연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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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