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 디올백 수사 관전 포인트

용산과 갈등? 특검 방패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검찰이 ‘김건희 여사 디올백 수수’ 사건에 관한 고소장이 접수된 지 5개월여 만에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전담수사팀을 꾸리고 고발인 조사와 영상 분석에 나섰다. 이로 인해 김 여사의 소환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일각에선 김건희 특검법을 막기 위한 검찰과 용산의 짜고 치는 판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또 윤석열 대통령을 위한 면죄부를 마련하기 위한 토대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검찰이 ‘김건희 디올백’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해당 영상이 공개된 지 5개월여 만이다. 이원석 검찰총장도 “수사 결과를 지켜봐 달라”며 제대로 된 수사를 약속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등 야당이 ‘김 여사 특별검사법(특검법)’을 밀어붙이며 압박하는 상황서 김 여사를 언제, 어떻게 조사할지에 대한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직무 관련성
처벌 가능성

이 총장은 지난 2일,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 주례 정기보고를 받고 “김건희 여사 관련 청탁금지법 고발사건에 대해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증거와 법리에 따라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해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라”고 지시했다. 중앙지검은 이 총장 지시에 따라 윤 대통령 부부의 청탁금지법 위반 및 뇌물 수수 혐의 등을 담당하는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에 검사 3명을 추가 투입하는 등 전담수사팀을 구성했다.

전담수사팀은 이 사건을 시민단체 고발 때부터 수사해 온 형사1부 검사 1명을 비롯해 4차장 산하 반부패수사3부 검사 1명, 공정거래조사부 검사 1명, 범죄수익환수부 검사 1명으로 구성됐다. 

앞서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는 김 여사가 지난 2022년 9월 코바나컨텐츠 사무소서 재미교포 최재영 목사에게 300만원 상당의 명품가방을 받는 장면을 몰래 촬영해 지난해 11월 공개했다. 이후 ‘서울의소리’는 100만원 이상 금품을 받는 것을 금지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김 여사와 윤석열 대통령을 고발했다.


‘김건희 디올백’ 사건 수사의 관건은 ‘직무 관련성’과 ‘처벌 가능성’ 여부다. 김 여사가 받은 디올백이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된다면 청탁금지법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청탁금지법 제8조 제2항은 공직자 등이 직무 관련성이 있으면 대가성 여부를 불문하고 한 푼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또 청탁금지법에서는 공직자 등은 직무 관련 여부 및 기부·후원·증여 등 그 명목과 관계없이 금품 등을 받거나 요구 또는 약속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김 여사는 영부인으로 청탁금지법서 공직자 등에 포함되지 않아 김 여사의 처벌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윤 대통령이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사실을 인지한 뒤 제대로 신고했는지가 또 하나의 쟁점이 될 수 있다.

청탁금지법 제9조 제1항에 따르면 공직자가 배우자의 금품 수수 사실을 안 경우 소속 기관장에 서면 신고, 또는 감독기관·감사원·수사기관이나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해야 한다. 지체 없이 신고 시 형사처벌, 과태료 부과가 면제된다.

영상 공개 5개월 만에 검찰총장 약속
고발인 조사·영상 분석…김 여사 소환은?

이번 사건에서는 윤 대통령 본인이 기관장으로, 신고 여부를 어떻게 해석하는 것이 옳은지 선례가 없어 법 해석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법 해석으로 인한 처벌 여부가 갈리면서 검찰의 수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총장은 지난 7일 출근길에 취재진을 만나 “서울중앙지검 일선 수사팀서 오로지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만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고 처분할 것”이라며 “앞으로 수사 경과와 수사 결과를 지켜봐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현재 수사팀은 고발인 조사를 시작으로 이 사건 수사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 9일, 김 여사와 윤 대통령을 고발한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를 고발인 신분으로 조사할 예정이었으나 백 대표가 조사기일 연기를 요청해 일정을 다시 조율했다.

다만 최 목사를 주거침입,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 김모 사무총장은 소환했다.

게다가 지난 7일에는 김 여사에게 명품백을 건네며 몰래 촬영한 최재영 목사 측에 원본 영상 제출을 요청했다. <서울의소리> 측에도 방송본과 별개로 최 목사로부터 받은 원본 영상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최 목사와 <서울의소리> 측에 원본 영상을 요청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고발인들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영상을 분석한 다음 최 목사와 김 여사 등 사건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서 검찰의 조사 방식에 관심이 쏠린다.

최고 권부와 관련된 이전 사례를 보면 서면조사부터 관저 방문조사, 제3의 장소 조사까지 가능하다. 이처럼 예우할 경우 검찰총장이 강조한 ‘신속·원칙 수사’에 의문이 생기고, 이후 야당에 특검법 촉구의 빌미를 줄 수 있기에 남은 조사 방식은 직접 소환으로 보인다.

주가조작
수사는?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김 여사를 소환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소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이치모터스 사건 재판서 김 여사 계좌 중 최소 3개가 주가조작에 활용된 사실이 인정됐다. 하지만 검찰은 그동안 김 여사에 대해 소환조사하지도, 그렇다고 무혐의 처분하지도 않은 채 2심 상황을 지켜보며 수사하겠다는 입장만 반복해 왔다. 김 여사는 해당 사건으로 고발된 지 무려 4년이 넘었다.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1심서 유죄를 선고받고 김 여사 계좌가 주가조작에 활용된 점이 인정됐음에도 김 여사가 단순한 전주인지 핵심 공범인지 수사조차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검찰 관계자는 “도이치모터스 사건과 관련해 재판에 필요한 수사를 진행했다”며 “김 여사와 관련해서도 서면조사 등 필요한 조사를 진행했으며 권 전 회장 등 관련자들의 2심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한 특수통 출신 변호사는 “검찰수사가 정치적이라는 이야기는 윤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계속해서 나왔다”며 “이 같은 오명을 벗기 위해 수사팀을 꾸리고 제대로 된 수사를 한다고 하지만 김 여사를 직접 소환하지 않으면 오명은 그대로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재판 증거로도 인정된 계좌도 무시했는데 이번 사건서 김 여사 소환이 확정됐다고 말할 수 없어 보인다”고 일침을 가했다.

검찰의 김건희 디올백 수수 사건 수사 본격화로 검찰과 대통령실의 ‘갈등설’과 ‘약속 대련설’이 나오고 있다. 용산에 끌려다니기만 하던 검찰이 22대 총선 이후 용산과의 선 긋기에 나섰다는 의혹과 검찰과 용산이 특검법을 무마하기 위해 연기하고 있다는 두 가지 의견이다.

최근 검찰 내부에선 이 총장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내부의 여론에 따라 검찰총장이 임기 도중 자리서 쫓겨나듯 물러나는 경우가 있던 것을 생각하면, 이 총장이 이번 수사를 지시한 이유는 검찰 내부의 목소리 때문으로 해석된다. 

37대 김준규 총장은 임기 만료를 한 달여 앞두고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반발해 자리서 물러났다. 당시 후배들의 압박이 상당했다. 또 38대 한상대 총장은 사상 초유의 ‘검란 사태’로 1년 3개월여 만에 쫓겨나듯 옷을 벗었던 전례도 있다.

검찰 내부의 목소리를 들은 이 총장은 김 여사에 대한 수사를 계속 언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약속대련
의심, 왜?


지난달 이 총장은 측근 등 주변에 “올 9월 (총장) 임기 만료 전까지 김 여사와 이재명 대표 관련 사건 등 주요 수사를 매듭짓겠다. 후임 총장에게 부담을 넘기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고, 2일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의 주례 보고 자리에선 “증거와 법리에 따라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해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라”고 지시했다. 지난 7일에는  ‘신속·엄정 수사’를 기자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대통령 부인도 예외 없이 수사한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도 검찰 내부서 강하게 제기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총장도 검찰 내부 목소리를 듣고 검찰 조직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껴 수사를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전직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이원석 총장은 원칙주의자고 소신이 뚜렷하다는 평을 받아왔다”며 “검찰총장으로 재직하면서 대통령 부인 관련 의혹에 대해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고 퇴직한다면 스스로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데 이것이 이 총장이 이번 수사를 지시한 이유”라고 분석했다.

한 차장검사는 “이 총장이 사건을 대충 털어버리려면 경찰로 내려보내거나 기존 수사팀 내에서 정리하지 않았겠나”라며 “(정권과 무관하게)‘갈 길을 가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고 말했다.

게다가 대통령실이 민정수석비서관을 되살리고, 이후 고위급 인사를 통해 검찰 통제에 나설 것으로 보이자 총장이 개별행동에 나섰다는 추측도 나온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의 민정수석 부활이 윤 대통령이 검찰에 대한 주도권을 다시 가져오려는 것으로 봤다. 박 원내대표는 “가족들과 친인척 비리 등을 사전에 검토하기 위한 부분도 있겠지만 대통령이 검찰 인사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미가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민주당 등 범야권에서는 검찰과 대통령실의 약속 대련으로 보고 있다. 김 여사에 관련된 특별검사(특검) 도입을 막으려고 대통령실과 짜고 나섰다는 것이다.

짜고 치는 판? 면죄부 판 까나
조국 “열심히 하는 생색내기용”

민주당 최민석 대변인은 “고발장이 접수되고 5개월 동안 조금도 움직이지 않던 검찰이 별안간 수사에 속도를 내겠다니 조금도 신뢰가 가질 않는다”며 “오히려 갑작스런 검찰총장의 신속수사 지시가 김건희 여사 특검범을 피해 보려는 꼼수는 아닌지 강한 의구심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박찬대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는 22대 국회 개원과 함께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법을 당론으로 재발의하겠다고 공언했다”며 “22대 국회서 김 여사 특검법을 도저히 막을 방법이 없어 보이니 부랴부랴 수사하는 시늉이라도 내며 특검 거부를 위한 명분을 쌓으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빈 수레만 요란한 검찰수사는 특검법에 대한 국민의 요구만 더욱 확산시킬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며 “언제까지 각종 의혹에 둘러싸인 대통령 배우자와 그 배우자를 지키기 위해 사법정의를 무너뜨리는 대통령 때문에 국민이 부끄러워야 하냐”고 질타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도 “그 말을 왜 총선 전에 하지 않았는지 이 총장이 자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검찰수사권에 제약을 가하고 수사·기소 분리 등을 추진할 것이 확실시되니까 갑자기 김 여사에 대해 수사하는 것 같이, 열심히 하는 것처럼 생색을 내는 것”이라고 비꽜다.

이어 “이 총장이 자신의 임기 내에 수사를 끝내겠다는 것은 임기 내에 수사를 철저히 해서 기소하겠다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내 선에서 마무리하고 가겠다’, 즉 불기소 처분하고 자신이 다 총대 메겠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에서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총장의 발언은 당연한 얘기 아니겠는가”라며 “대통령실이 검찰수사에 대해 언급할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시민단체 참여연대는 검찰의 김건희 디올백 수사를 두고 ‘꼬리 자르기’라고 보고 있다. 

이재근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청탁금지법에는 배우자 처벌조항이 없다. 다만, 금품을 수수한 공직자가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느냐, 즉 윤석열 대통령이 신고의무를 지켰는지가 밝혀지면 깔끔하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줄 가능성이 크지만, 검찰은 위법성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병우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홍익대 법학과 교수)은 “난도가 높지 않은 사건으로 필요하면 수사를 하면 되는데, 검찰총장이 수사 의지를 표명했다”면서 “(김건희 여사 관련)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이 은폐되는 차단막 효과를 기대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상희 공동대표는 “권력형 비리와 관련해, 우리 검찰 조직이 죽은 조직이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살아 있는 권력 수사는 검찰총장의 결단이 없으면 움직일 수 없는 조직이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보나마나 
불기소?

한편 참여연대는 지난 8일 ‘윤석열정부 2년 검찰보고서‧검사의 나라, 민주주의를 압수수색하다’ 발간 브리핑을 열었다. 유승익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부소장(한동대 연구교수)은 보고서 종합평가서 “윤석열정부의 지난 2년은 ‘검사의, 검찰에 의한, 검찰을 위한’ 국정운영이었다. 국정 전반이 검찰 사법에 의해 통제되고 재조정되는 ‘국정의 검찰 사법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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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