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 디올백 수사 관전 포인트

용산과 갈등? 특검 방패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검찰이 ‘김건희 여사 디올백 수수’ 사건에 관한 고소장이 접수된 지 5개월여 만에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전담수사팀을 꾸리고 고발인 조사와 영상 분석에 나섰다. 이로 인해 김 여사의 소환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일각에선 김건희 특검법을 막기 위한 검찰과 용산의 짜고 치는 판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또 윤석열 대통령을 위한 면죄부를 마련하기 위한 토대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검찰이 ‘김건희 디올백’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해당 영상이 공개된 지 5개월여 만이다. 이원석 검찰총장도 “수사 결과를 지켜봐 달라”며 제대로 된 수사를 약속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등 야당이 ‘김 여사 특별검사법(특검법)’을 밀어붙이며 압박하는 상황서 김 여사를 언제, 어떻게 조사할지에 대한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직무 관련성
처벌 가능성

이 총장은 지난 2일,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 주례 정기보고를 받고 “김건희 여사 관련 청탁금지법 고발사건에 대해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증거와 법리에 따라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해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라”고 지시했다. 중앙지검은 이 총장 지시에 따라 윤 대통령 부부의 청탁금지법 위반 및 뇌물 수수 혐의 등을 담당하는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에 검사 3명을 추가 투입하는 등 전담수사팀을 구성했다.

전담수사팀은 이 사건을 시민단체 고발 때부터 수사해 온 형사1부 검사 1명을 비롯해 4차장 산하 반부패수사3부 검사 1명, 공정거래조사부 검사 1명, 범죄수익환수부 검사 1명으로 구성됐다. 

앞서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는 김 여사가 지난 2022년 9월 코바나컨텐츠 사무소서 재미교포 최재영 목사에게 300만원 상당의 명품가방을 받는 장면을 몰래 촬영해 지난해 11월 공개했다. 이후 ‘서울의소리’는 100만원 이상 금품을 받는 것을 금지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김 여사와 윤석열 대통령을 고발했다.


‘김건희 디올백’ 사건 수사의 관건은 ‘직무 관련성’과 ‘처벌 가능성’ 여부다. 김 여사가 받은 디올백이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된다면 청탁금지법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청탁금지법 제8조 제2항은 공직자 등이 직무 관련성이 있으면 대가성 여부를 불문하고 한 푼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또 청탁금지법에서는 공직자 등은 직무 관련 여부 및 기부·후원·증여 등 그 명목과 관계없이 금품 등을 받거나 요구 또는 약속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김 여사는 영부인으로 청탁금지법서 공직자 등에 포함되지 않아 김 여사의 처벌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윤 대통령이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사실을 인지한 뒤 제대로 신고했는지가 또 하나의 쟁점이 될 수 있다.

청탁금지법 제9조 제1항에 따르면 공직자가 배우자의 금품 수수 사실을 안 경우 소속 기관장에 서면 신고, 또는 감독기관·감사원·수사기관이나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해야 한다. 지체 없이 신고 시 형사처벌, 과태료 부과가 면제된다.

영상 공개 5개월 만에 검찰총장 약속
고발인 조사·영상 분석…김 여사 소환은?

이번 사건에서는 윤 대통령 본인이 기관장으로, 신고 여부를 어떻게 해석하는 것이 옳은지 선례가 없어 법 해석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법 해석으로 인한 처벌 여부가 갈리면서 검찰의 수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총장은 지난 7일 출근길에 취재진을 만나 “서울중앙지검 일선 수사팀서 오로지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만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고 처분할 것”이라며 “앞으로 수사 경과와 수사 결과를 지켜봐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현재 수사팀은 고발인 조사를 시작으로 이 사건 수사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 9일, 김 여사와 윤 대통령을 고발한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를 고발인 신분으로 조사할 예정이었으나 백 대표가 조사기일 연기를 요청해 일정을 다시 조율했다.

다만 최 목사를 주거침입,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 김모 사무총장은 소환했다.

게다가 지난 7일에는 김 여사에게 명품백을 건네며 몰래 촬영한 최재영 목사 측에 원본 영상 제출을 요청했다. <서울의소리> 측에도 방송본과 별개로 최 목사로부터 받은 원본 영상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최 목사와 <서울의소리> 측에 원본 영상을 요청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고발인들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영상을 분석한 다음 최 목사와 김 여사 등 사건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서 검찰의 조사 방식에 관심이 쏠린다.

최고 권부와 관련된 이전 사례를 보면 서면조사부터 관저 방문조사, 제3의 장소 조사까지 가능하다. 이처럼 예우할 경우 검찰총장이 강조한 ‘신속·원칙 수사’에 의문이 생기고, 이후 야당에 특검법 촉구의 빌미를 줄 수 있기에 남은 조사 방식은 직접 소환으로 보인다.

주가조작
수사는?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김 여사를 소환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소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이치모터스 사건 재판서 김 여사 계좌 중 최소 3개가 주가조작에 활용된 사실이 인정됐다. 하지만 검찰은 그동안 김 여사에 대해 소환조사하지도, 그렇다고 무혐의 처분하지도 않은 채 2심 상황을 지켜보며 수사하겠다는 입장만 반복해 왔다. 김 여사는 해당 사건으로 고발된 지 무려 4년이 넘었다.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1심서 유죄를 선고받고 김 여사 계좌가 주가조작에 활용된 점이 인정됐음에도 김 여사가 단순한 전주인지 핵심 공범인지 수사조차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검찰 관계자는 “도이치모터스 사건과 관련해 재판에 필요한 수사를 진행했다”며 “김 여사와 관련해서도 서면조사 등 필요한 조사를 진행했으며 권 전 회장 등 관련자들의 2심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한 특수통 출신 변호사는 “검찰수사가 정치적이라는 이야기는 윤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계속해서 나왔다”며 “이 같은 오명을 벗기 위해 수사팀을 꾸리고 제대로 된 수사를 한다고 하지만 김 여사를 직접 소환하지 않으면 오명은 그대로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재판 증거로도 인정된 계좌도 무시했는데 이번 사건서 김 여사 소환이 확정됐다고 말할 수 없어 보인다”고 일침을 가했다.

검찰의 김건희 디올백 수수 사건 수사 본격화로 검찰과 대통령실의 ‘갈등설’과 ‘약속 대련설’이 나오고 있다. 용산에 끌려다니기만 하던 검찰이 22대 총선 이후 용산과의 선 긋기에 나섰다는 의혹과 검찰과 용산이 특검법을 무마하기 위해 연기하고 있다는 두 가지 의견이다.

최근 검찰 내부에선 이 총장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내부의 여론에 따라 검찰총장이 임기 도중 자리서 쫓겨나듯 물러나는 경우가 있던 것을 생각하면, 이 총장이 이번 수사를 지시한 이유는 검찰 내부의 목소리 때문으로 해석된다. 

37대 김준규 총장은 임기 만료를 한 달여 앞두고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반발해 자리서 물러났다. 당시 후배들의 압박이 상당했다. 또 38대 한상대 총장은 사상 초유의 ‘검란 사태’로 1년 3개월여 만에 쫓겨나듯 옷을 벗었던 전례도 있다.

검찰 내부의 목소리를 들은 이 총장은 김 여사에 대한 수사를 계속 언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약속대련
의심, 왜?


지난달 이 총장은 측근 등 주변에 “올 9월 (총장) 임기 만료 전까지 김 여사와 이재명 대표 관련 사건 등 주요 수사를 매듭짓겠다. 후임 총장에게 부담을 넘기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고, 2일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의 주례 보고 자리에선 “증거와 법리에 따라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해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라”고 지시했다. 지난 7일에는  ‘신속·엄정 수사’를 기자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대통령 부인도 예외 없이 수사한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도 검찰 내부서 강하게 제기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총장도 검찰 내부 목소리를 듣고 검찰 조직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껴 수사를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전직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이원석 총장은 원칙주의자고 소신이 뚜렷하다는 평을 받아왔다”며 “검찰총장으로 재직하면서 대통령 부인 관련 의혹에 대해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고 퇴직한다면 스스로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데 이것이 이 총장이 이번 수사를 지시한 이유”라고 분석했다.

한 차장검사는 “이 총장이 사건을 대충 털어버리려면 경찰로 내려보내거나 기존 수사팀 내에서 정리하지 않았겠나”라며 “(정권과 무관하게)‘갈 길을 가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고 말했다.

게다가 대통령실이 민정수석비서관을 되살리고, 이후 고위급 인사를 통해 검찰 통제에 나설 것으로 보이자 총장이 개별행동에 나섰다는 추측도 나온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의 민정수석 부활이 윤 대통령이 검찰에 대한 주도권을 다시 가져오려는 것으로 봤다. 박 원내대표는 “가족들과 친인척 비리 등을 사전에 검토하기 위한 부분도 있겠지만 대통령이 검찰 인사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미가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민주당 등 범야권에서는 검찰과 대통령실의 약속 대련으로 보고 있다. 김 여사에 관련된 특별검사(특검) 도입을 막으려고 대통령실과 짜고 나섰다는 것이다.

짜고 치는 판? 면죄부 판 까나
조국 “열심히 하는 생색내기용”

민주당 최민석 대변인은 “고발장이 접수되고 5개월 동안 조금도 움직이지 않던 검찰이 별안간 수사에 속도를 내겠다니 조금도 신뢰가 가질 않는다”며 “오히려 갑작스런 검찰총장의 신속수사 지시가 김건희 여사 특검범을 피해 보려는 꼼수는 아닌지 강한 의구심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박찬대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는 22대 국회 개원과 함께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법을 당론으로 재발의하겠다고 공언했다”며 “22대 국회서 김 여사 특검법을 도저히 막을 방법이 없어 보이니 부랴부랴 수사하는 시늉이라도 내며 특검 거부를 위한 명분을 쌓으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빈 수레만 요란한 검찰수사는 특검법에 대한 국민의 요구만 더욱 확산시킬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며 “언제까지 각종 의혹에 둘러싸인 대통령 배우자와 그 배우자를 지키기 위해 사법정의를 무너뜨리는 대통령 때문에 국민이 부끄러워야 하냐”고 질타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도 “그 말을 왜 총선 전에 하지 않았는지 이 총장이 자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검찰수사권에 제약을 가하고 수사·기소 분리 등을 추진할 것이 확실시되니까 갑자기 김 여사에 대해 수사하는 것 같이, 열심히 하는 것처럼 생색을 내는 것”이라고 비꽜다.

이어 “이 총장이 자신의 임기 내에 수사를 끝내겠다는 것은 임기 내에 수사를 철저히 해서 기소하겠다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내 선에서 마무리하고 가겠다’, 즉 불기소 처분하고 자신이 다 총대 메겠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에서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총장의 발언은 당연한 얘기 아니겠는가”라며 “대통령실이 검찰수사에 대해 언급할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시민단체 참여연대는 검찰의 김건희 디올백 수사를 두고 ‘꼬리 자르기’라고 보고 있다. 

이재근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청탁금지법에는 배우자 처벌조항이 없다. 다만, 금품을 수수한 공직자가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느냐, 즉 윤석열 대통령이 신고의무를 지켰는지가 밝혀지면 깔끔하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줄 가능성이 크지만, 검찰은 위법성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병우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홍익대 법학과 교수)은 “난도가 높지 않은 사건으로 필요하면 수사를 하면 되는데, 검찰총장이 수사 의지를 표명했다”면서 “(김건희 여사 관련)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이 은폐되는 차단막 효과를 기대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상희 공동대표는 “권력형 비리와 관련해, 우리 검찰 조직이 죽은 조직이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살아 있는 권력 수사는 검찰총장의 결단이 없으면 움직일 수 없는 조직이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보나마나 
불기소?

한편 참여연대는 지난 8일 ‘윤석열정부 2년 검찰보고서‧검사의 나라, 민주주의를 압수수색하다’ 발간 브리핑을 열었다. 유승익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부소장(한동대 연구교수)은 보고서 종합평가서 “윤석열정부의 지난 2년은 ‘검사의, 검찰에 의한, 검찰을 위한’ 국정운영이었다. 국정 전반이 검찰 사법에 의해 통제되고 재조정되는 ‘국정의 검찰 사법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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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