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함이 가득한 액티비티 ②영암국제카트경기장

온몸으로 봄바람 맞으며 달린다

나들이하기 좋은 계절이 왔다. 적당히 따뜻한 햇볕과 시원한 바람이 어서 빨리 집 밖으로 나오라고 유혹하는 것만 같다. 봄의 끄트머리를 지나며 살짝 나른해진 일상을 한꺼번에 날릴 짜릿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 어딜까 찾다가 ‘영암국제카트경기장’을 발견했다. 땅 위에서 속도감을 마음껏 즐기면서도 안전한 레저스포츠가 이만한 게 또 있을까 싶다. 

영암국제카트경기장에 도착하기 전부터 멀리서 엔진 소리가 들려온다. 먼저 도착한 누군가가 한참 서킷을 돌며 스피드와 굉음을 즐기고 있는 게 분명하다. 5월의 봄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도로를 달릴 생각을 하니 이미 몸은 들썩이기 시작했다. 카트란 운전대와 페달만으로 움직이는 소형 경주용 차를 말한다. 운전면허가 따로 필요하지 않아 누구나 타고 경험할 수 있다. 

스피드를 즐기며

영암국제카트경기장은 F1 서킷의 축소 버전이라 할 수 있는 1.222㎞ 길이의 트랙을 보유해 전국서 카트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높다. F1 머신에 비한다면 소형 경주용 자동차로 보이겠지만 스피드와 승차감, 엔진 소리는 그에 못지 않다.

최대 속도는 약 20㎞/h 정도에 불과하지만, 차체가 지면에 닿을 정도로 낮아 운전자가 실제 트랙서 느끼는 빠르기는 이보다 훨씬 높다.

카트 체험 전 몇 가지 단계를 거쳐야 한다. 우선 안전수칙을 준수한다는 내용을 확인하고 서명하는 주행 신청서를 작성해야 한다. 다음으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장비를 고르고 교육을 받는다. 이때 안전 헬멧 착용도 필수인데,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장비의 특성상 위생을 위해 헤어캡도 함께 쓴다.


페달을 밟기 불편한 하이힐이나 슬리퍼를 신고 온 이들을 위해서는 신발도 빌려준다.

이제 교육장으로 이동해 안전 교육을 받을 차례다. 운전면허 없이 탈 수 있는 소형 경주용 자동차지만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몇 가지 사항을 알려준다. 특히 아이와 함께 탑승하는 경우 손이나 발이 차체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미리 주의를 시켜야 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카트를 타러 갈 시간이다. TV서나 봤던 자동차 경주대회에 나온 F1 머신처럼 1, 2인용 카트 여러 대가 출발선에 줄을 맞춰 서 있다. 아이와 함께 2인용 카트에 타는 보호자는 페달이 있는 좌석에 앉으면 된다.

왼쪽 페달이 브레이크, 오른쪽이 액셀러레이터다. 운전대가 양쪽 시트 앞에 다 있어 아이도 직접 카트를 운전하는 것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 함께 온 친구, 또는 부모와 자녀가 카트를 나눠타며 빠르기를 겨뤄보자는 여행객들도 보인다.

국내 유일 국제자동차경주연맹이 인정한
최고 등급 Grade1 서킷을 보유한 곳

시동이 걸리면 이제 경주를 즐길 시간이다. 엔진 소리에 맞춰 심장박동수도 올라가기 시작했다. 액셀러레이터에 올려놓은 발에 힘을 주자 드디어 카트가 미끄러지듯 트랙을 달렸다. 직선주로가 나오는가 싶더니 아슬아슬한 지그재그 구간과 곡선 구간을 통과해 이내 출발선으로 다시 돌아왔다.

선수가 아닌 일반인들은 1회 승차하는 10분 동안 대개 트랙을 4~5회 반복 주행한다. 카트의 매력에 빠져 달리다 보니 시간은 어느새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나고 말았다. 교육장 옆에는 시상대로 꾸민 포토존도 설치해뒀다. 함께 카트를 탄 이들과 1, 2, 3위를 갈라 시상대 위에 올라가 기념사진을 남기면 좋을 장소다.


카트 주행 시간이 짧아 아쉬워 2층에 있는 가상체험시설에 올라가 봤다. 진동이 느껴지는 좌석에 앉아 입체 영상을 볼 수 있는 4D극장과 VR레이싱, 드론, 롤러코스터, 래프팅 등을 가상으로 체험해볼 수 있는 시설이 한데 모여 있다. 바로 옆에는 RC카(무선조종 자동차)를 운전해볼 수 있는 공간도 따로 마련해뒀다.

실내에 꾸며놓은 작은 놀이공원 같은 곳이다.

영암국제카트경기장은 국제자동차경주장 안 자동차복합문화단지에 자리한다. 국제자동차경주장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국제자동차경주연맹(FIA)이 인정한 최고 등급인 Grade1 서킷을 보유한 곳이다. 국제적인 자동차 대회가 열리면 총 길이 5.615㎞ 트랙서 천문학적 금액의 F1 머신들이 320㎞/h까지 최고 속도를 내며 경주를 펼친다.

영암국제카트경기장 요금은 10분 기준으로 주중(월~금)에는 1인승 1만3000원, 2인승 2만원이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1인승 1만6000원, 2인승은 2만3000원이다.

카트 운전을 마치고 구림전통마을로 이동했다. 이곳은 2200년 이상 명맥을 유지해온 영암군의 대표 전통 마을이다. 이 마을에 도착해 처음 간 곳은 영암도기박물관이다. 영암군에는 국내 최초로 1200℃ 온도로 구운 도기에 유약을 바르기 시작한 구림도기 가마터(요지)가 있었다. 이곳 영암 구림리 요지는 국가 사적으로 지정됐다.

영암도기박물관은 구림도기를 연구, 보존하고 전시하는 곳이다. 1층 로비에는 구림도기에 대해 재미있게 설명해놓은 활동지와 스티커가 비치돼있다. 상설전시실에는 관람객이 구림도기 모형을 직접 만져보거나 모양을 비교해볼 수 있는 ‘우리 함께 해요’ 코너도 마련하고 있다.

다음 방문한 영암군립하정웅미술관은 영암군 홍보대사로 활동한 하정웅이 작품 3600여점을 기증하면서 건립된 곳이다. 미술관에는 국내는 물론 일본과 북한, 중국, 미국 등에서 활동한 작가들의 회화와 조각, 사진, 공예 등 다양한 작품이 소장돼있다.

실내는 물론이고 야외에도 다양한 조각 작품들이 설치돼있어 여행 중 잠깐 짬을 내 들러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왕인박사

왕인박사는 영암군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백제 때 일본으로 논어와 천자문을 전파해 아스카문화가 형성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고 평가받는다. 이 같은 업적을 평가받아 왕인박사는 일본서 사상의 큰 스승으로 존경받고 있다. 왕인박사 유적지는 왕인박사에 관한 다양한 자료와 전시물, 문화유적 등이 한데 모인 여행지다. 입구쯤에 자리한 영월관부터 왕인박사가 공부했다고 전해지는 책굴까지 하루에 다 보기 어려울 만큼 볼거리가 풍부하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영암국제카트경기장→전라남도농업박물관→독천낙지마을→상대포역사공원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영암국제카트경기장→영암도기박물관→영암군립하정웅미술관 
-둘째 날 왕인박사유적지→도갑사→월출산기찬랜드


관련 웹 사이트 주소
-영암군 문화관광 https://www.yeongam.go.kr/home/tour
-국제자동차경주장 https://www.koreacircuit.kr:442/web

문의 전화
-영암군 관광안내소 061)470-2427
-영암군청 문화관광과 061) 470-2241

대중교통
버스 서울-영암, 센트럴시티터미널서 하루 2회(08:55, 15:05) 운행, 약 4시간10분 소요. 영암여객자동차터미널서 영암터미널 정류장까지 도보 약 184m, 102번 일반버스 이용, 중앙촌 터미널 하차 후 길 건너 중앙촌 터미널까지 도보 약 54m, 300번 일반버스 이용, 하촌마을 정류장 하차, 영암국제카트경기장까지 도보 약 639m. 

*문의: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영암여객자동차터미널 061)473-3355

자가운전
남해고속도로 서영암IC서 서영암 방면으로 오른쪽 고속도로 출구, 4.2㎞→서호교차로서 목포 방면으로 오른쪽 방향, 3.0㎞→호동교차로서 화원 방면으로 좌회전, 2.8㎞→삼포교차로서 F1경주장, 무안국제공항, 목포IC 방면으로 오른쪽 방향, 5.8㎞→삼포교차로서 에프원로 방면으로 좌회전, 303m→유턴, 460m →영암국제카트경기장

숙박 정보
-한옥호텔영산재: 삼호읍 나불외도로, 061)464-4600 http://www.youngsanjae.com/contents/main/index.html
-호텔현대 바이 라한 목포: 삼호읍 대불로, 061)463-2233 https://www.lahan hotels.com/mokpo/ko/main.do
-구림전통한옥민박: 군서면 죽정서원길, 010-5618-4581 http://www.구림전통한옥.kr


식당 정보
-독천낙지명가(갈낙탕·연포탕): 학산면 독천로, 061)471-7733
-진국명가(순대국·황태국): 군서면 영암로, 061)473-3668
-작은영토(추어탕·매생이닭칼국수): 군서면 영암로, 061)472-4722 http://cityfood.co.kr/file2/h_0124/61720/index.html

주변 볼거리
월출산, 마한문화공원, 아천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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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올인’ 민주당 그림자

‘이재명 올인’ 민주당 그림자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4월부터 설설 끓던 ‘이재명 연임론’이 임계점에 도달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연임으로 잠재적 합의를 본 듯하다. 당의 앞날이 오직 한 사람에게 달려 있다. ‘이재명 몰빵’을 외친 채 운명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일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각종 현안을 띄우며 여론전에 나섰지만 그만큼 구설에 오르기도 하는 요즘이다.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둔 포석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여의도에서는 ‘어대이(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기류가 강하지만 정작 본인은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이 대표는 24일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당 대표직을 사임했지만, 연임 여부에 관해서는 “길지 않게 고민해서 저의 거취를 결정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모냐 도냐 민주당 의원은 저마다 이 대표 연임론에 군불을 때고 있다. 거대 야당을 맡을 적임자로 이 대표가 제격일뿐더러 민주당 내 마땅한 후보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이 대표의 연임에 대해 “당연하다”며 “지난 총선서 국민은 민주당에 압도적인 승리를 안겨줌으로써(이 대표가) 리더십의 재신임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도 말씀하셨지만 정치인은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며 “민주당은 절체절명의 정권 교체에 있는데(이 대표는) 지난 2년 동안 차기 대통령 후보 여론조사에서 1등을 뺏겨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이 대표를 두고 “윤석열정부에 대항해 싸울 수 있는 적임자”라며 연임에 힘을 실었다. 장 최고위원은 라디오를 통해 “본인 개인적으로는 힘드시겠지만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국민이 바라는 건 물러터진 민주당이 아니라 강한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이 대표께서 연임을 결단 내리고 출마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길지 않은 시간 내에 고민을 정리하시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민주당이 당헌·당규 개정안을 손질하면서 이 대표의 연임도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지난 17일 제4차 중앙위원회의를 열고 ‘당 대표 사퇴 시한에 예외를 두는 당헌 개정안’을 최종 의결했다. 민주당 당헌 25조2항에 따르면 당 대표나 최고위원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선거 1년 전 직을 사퇴해야 한다. 해당 조항은 그대로 두되 ‘특별하고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는 당무위원회 의결로 시한을 달리하는 규정을 신설한 게 이번 개정안의 핵심이다. 중앙위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투표가 진행됐으며 참여자 501명 중 422명인 84.23%가 찬성했다. 반대는 15.77%로 79명이었다. 개정되기 전 당헌을 따를 경우 이 대표는 오는 8월 전당대회를 통해 연임에 성공해도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2026년 3월에 사퇴해야 한다. 하지만 신설 조항이 개정되면서 같은 해 6월 치러질 지방선거에도 공천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전당대회 앞두고 멍석 깔았다 당헌·당규 이어 러닝메이트도 국민의힘이 “이재명을 위한 1인 지배정당”이라고 비판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날 토론회서 민주당 강득구 수석사무부총장은 “비상 상황이 생길 때(개정을) 하면 되는 게 아니냐고 하는데 그때 수정하면 정치적 목적으로 ‘셀프 개정’했다는 오해를 받을 염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대표나 최고위원이 우리 당의 유력 대선후보인데 정해진 일정이 아닌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발생해 대선에 나갈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 어떡할지 고민이 있었다”며 “개정이 필요하다는 차원서 절박한 마음으로 개정안을 만들었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로 된 분위기 속에서 2기 지도부에 함께할 의원들도 자천타천 거론된다. 새로운 수석 최고위원이자 이 대표의 러닝메이트로는 4선인 같은 당 김민석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 의원은 지난 총선서 선대위 종합상황실장 등을 역임하면서 이 대표와 긴밀히 소통해 온 인물이다. 선수가 높아 캠프의 핵심 역할을 맡을 가능성도 크다. 이 밖에도 최고위원 후보군으로 전현희·이언주·민형배·한준호·강선우 의원이 물망에 올랐다. 원외에서는 전봉주 전 의원과 김지호 상근부대변인이 이름을 올렸다. 이 대표도 각종 현안을 띄우며 부지런히 발을 맞췄다. 최근에는 주4일제와 단통법 폐지를 주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여론 주도권 쥐기에 나섰다. 지난 총선 때 공약으로 내건 ‘25만원 지원금’에 이은 민생 이슈로 다가오는 전당대회를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19일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주 4일제는 피할 수 없는 세계적 추세”라며 “거꾸로 가는 노동 시계를 바로 잡고 일과 삶의 균형을 통한 제도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대통령실의 “근로 다양성을 고려해서 주 52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을 지적하는 동시에 맞대응할 카드를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의욕이 지나쳤나? 이날 이 대표는 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동통신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인 단통법을 신속하게 폐지하겠다고도 밝혔다. 박근혜정부 시절 시행돼 10년이 넘게 이어지고 있지만 통신비 절감 효과는커녕 부작용만 양산했다는 점에서다. 이 대표는 이런 점을 꼬집으며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지난 1월 민생토론회서 단통법 폐지를 약속했다. 그런데 벌써 반년 동안 변한 게 없다”며 “단통법 폐지에 대해 정부여당도 말만 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협조해서 우리 국민의 통신비 부담이 저감될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 대표는 민주당의 아버지”라는 찬사가 나오기도 했다. 새롭게 최고위원회의에 합류하게 된 강민구 최고위원은 “아버님이 지난주 소천하셨다. 아버님은 평생 이발사를 하며 자식을 무척이나 아껴주신 큰 기둥이었다”며 “소천 소식에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당원들의 응원이 큰 도움이 됐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아버지는 이 대표”라며 “국민의힘이 영남당이 된 지금 민주당의 동진 전략이 계속돼야 한다. 집안의 큰 어르신으로서 이 대표가 총선 직후부터 영남 민주당의 발전과 전진에 계속 관심을 가져주셨다”고 덧붙였다. 해당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에게 충성 경쟁을 하기 위한 ‘낯 뜨거운 찬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국민의힘은 저마다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 최고위원의 발언! 막장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라고 비난했다. 같은 당 김장겸 의원도 “잠시 조선노동당 얘기인 줄 착각했다”며 “우상화가 시작됐나요?”라고 비꼬았다. 새로운미래 최성 수석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재명 1인 절대권을 지닌 친정 체제’가 확고히 뿌리내리는 장면”이라며 “이재명이 민주당의 아버지면 ‘법카 횡령’으로 재판을 받는 김혜경 여사는 머지 않아 ‘민주당의 어머니’로 칭송받는 날이 올 수도 있겠다”고 직격했다. ‘민주당의 아버지’ 논란이 불거지자 강 의원은 SNS를 통해 “깊은 인사는 영남 남인의 예법”이라고 설명했지만 비판은 쉬이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이 대표의 연임은 ‘양날의 검’이라고 표현했다. 특유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민주당을 질서정연하게 이끌겠지만, 앞으로 민주당이 하는 모든 행동이 이 대표를 지키기 위한 방탄으로 비춰질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민주당이 꾸리고 있는 지도 체제 목적은 뚜렷하다. 이 대표를 사법 리스크로부터 구해내는 게 당의 목표가 되다 보니 자꾸 무리수가 생긴다”며 “옆에서 함께 뛰는 동료들이 눈치를 못 채겠나. 그래도 크게 목소리를 내기는 어려우니 ‘민주당이 모든 걸 쟁취하겠다’는 여론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말했다. 방탄 색안경 언제쯤 벗나 민주당이 11개 상임위를 선점하고 각종 법안을 발의하자 국민의힘은 ‘의회 독주’로 규정하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던 날 국회서 기자들과 만나 “상식에도 맞지 않고 국회법에도 맞지 않고 관례에도 맞지 않는 상임위 배분안”이라고 비판했다.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질주하는 민주당의 모든 행동이 기승전 이 대표를 살리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지난 7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1심서 징역 9년6개월을 선고받자 민주당이 본격적으로 이 대표 지키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여권의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법제사법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를 차지하고 강경파 의원을 위원장으로 앉힌 것 역시 이 대표를 사법 리스크로부터 방어하기 위함이라고 해석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발의한 ‘대북송금 특검법’ ‘수사기관 무고죄’ 등도 모두 이 대표 방탄을 위한 맞춤형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이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인 방송 4법을 국회 상임위원회(과방위)서 단독으로 처리한 것 또한 이 대표가 언론을 개인 방송으로 사유화하기 위한 절차라고 맹비난했다. 방송 4법은 지난 21대 국회서 윤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법안 중 하나다. 기존 방송 3법에 방송통신위원회의 의결 정족수를 4인 이상으로 하는 내용을 더해 22대 국회서 재발의한 것이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표가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을 보도한 언론은 ‘애완견’으로 비난하면서 언론을 사실상 이 대표의 개인 방송으로 사유화하고 장악하겠다는 속셈”이라며 “국회는 이 대표의 방탄 로펌이 아니며 공영방송이 이 대표의 개인 방송으로 전락해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대표가 자신의 대북송금 의혹 수사 관련 보도를 한 일부 언론을 ‘검찰의 애완견’으로 표현한 게 논란이 되자 일부러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안 의원은 “날치기로 통과시킨 방송3법은 공영방송 이사진 대부분을 친민주당·친민주노총 성향 단체들이 추천하겠다는 개악법”이라며 “‘이재명 민주당’이 무리수를 두는 이유는 뻔하다. 방탄 언론으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벗어나려는 처절한 몸부림”이라고 강조했다. 말 한마디도 ‘방탄’ 직결 “연임은 당이 쥘 양날의 검”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 대표를 향해 “여의도 동탁이 등장했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SNS를 통해 “‘이재명 1극 체제’는 우리로서 전혀 나쁘지 않다. 동탁 체제가 아무리 공고해 본들 그건 20% 남짓한 극성 좌파들 집단의 지지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 시장은 “민주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어버이 수령 체제’로 치닫는 민주당을 보면서 나는 새로운 희망을 본다”며 “민주사회서 최종 승리는 결국 다자 경쟁구도서 나온다. 노무현 대통령의 탄생이 그걸 증명해 준다”고 덧붙였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이 대표가 연임하면 지방선거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다양성이 줄어든다”며 “민주당을 이끌 새로운 인물,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는 인물은 민주당 내에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도나도 이 대표를 추대하는 분위기로 몰려 선뜻 목소리를 못 내고 있을 뿐”이라며 “결국 국민의 피로감만 쌓이는 전당대회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민주당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모양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누가 당 대표가 되든 민주당이 크게 달라질 것은 없지만, 이재명이라는 대선후보의 입장서 보면 너무 많은(당의) 리스크를 안고 가는 선택 아닐까”라고 우려를 표했다. 고 최고위원은 ‘리스크를 떠안고 갈 우려가 너무 크다’ ‘목표를 대권에 잡아야지 당권에 둬서는 안 된다’ 등의 이유로 이낙연 전 대표의 출마를 반대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은 당권을 갖고 갔다. 그리고 리스크를 다 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흘러갔다”며 “그게 다시 반복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어서 대권과 당권을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리스크 확성기 야권의 한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어떤 집단이 일극체제로 굴러가는 건 누군가의 뛰어난 리더십이 발휘됐다는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이 대표는 사법 리스크로 꽁꽁 묶여 있다. 거대한 무리서 혼자 톡 튀어나온 이 대표는 국민의힘의 타깃이 되기 딱 좋은 위치”라고 우려를 표했다. 모든 시선이 이 대표에게 쏠려 있으니 국민의힘이 작은 오점 하나까지 꼬투리를 잡아 늘어질 게 뻔하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이 대표 한 명만 쓰러뜨리면 끝나는 게임이 될 수도 있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보수진영에서는 후보군이 제법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면서도 “전당대회뿐만이 아니라 대선에 등장할 잠룡도 많은데 민주당은 ‘오직 이재명’만 외치면서 다음 대책도 없이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여기서 변화구가? 5선인 민주당 이인영 의원의 당권 도전 가능성이 8월 전당대회 변수로 떠올랐다. 잔뼈가 굵은 한 야권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나 “국회의장 선거서 우원식 의원이 추미애 의원을 꺾었다. 이인영 의원도 우 의원과 같은 GT계(김근태계) 사람”이라며 “우원식 의원을 의장으로 만들었으니 이 의원의 출마는 ‘못 먹어도 고’ 아니겠느냐”고 귀띔했다. 다만 “이 대표 추대론으로 분위기가 맞춰지고 있어 이 의원의 도전이 계파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며 “고심이 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해 이 의원은 이렇다 할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