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함이 가득한 액티비티 ①부산 광안리 SUP Zone

파도 위 산책하듯, 부산 광안리 SUP Zone

파도가 넘실거리는 대로, 바람이 이끄는 대로, 드넓은 바다를 유영하고 싶다면 SUP에 도전해 보자. 망망대해 한가운데, 귓가에는 파도 소리만, 마음엔 안온함이 들어찬다. 바다를 배경으로 환상적인 일출·일몰을 감상하기에 이만한 스포츠가 있을까?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 풍경이 마음에 선연한 무늬를 남긴다. 이 계절, 광안리해수욕장을 즐기는 최고의 방법은 단연 SUP다. 

SUP는 ‘Stand Up Paddleboard(스탠드 업 패들보드)’의 약자로 ‘에스유피’ ‘썹’ ‘패들보드’ 등의 이름으로 불린다. 보드 위에 서서 노를 저어 타는 무동력, 무공해, 무소음의 친환경 해양스포츠다. 물살이 거세지 않으면 바다뿐 아니라 강과 호수 등에서도 탈 수 있다. 많은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해양스포츠로 수영을 못하거나 운동 신경이 부족해도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다. 물 위 보드서 무게중심을 잡아야 하기에 전신 운동으로도 효과가 좋다.

친환경 해양스포츠

국내 SUP 성지로 광안리해수욕장을 꼽는다. 약 1.5㎞에 이르는 길고 긴 둥그런 해변을 품은 바다는 2003년 광안대교가 개통되면서 밋밋함을 벗어버리고 특별한 풍경이 더해졌다. 10만 가지 이상의 다양한 색상의 조명이 바다를 물들이고, 토요일 밤마다 열리는 드론라이트쇼는 화려한 풍경을 선사한다. 해변 뒷골목에는 다채로운 취향을 만족하게 하는 트렌디한 가게들이 이어져 있어 생기를 더한다.

해양스포츠를 위해 모인 이들에게 볼거리도 즐길 거리도 풍성한 곳이다. 광안리 해변 내 남천해변공원 방향으로 약 500m 구간이 ‘SUP Zone’이 지정되면서 더욱 활기 넘치는 해변이 됐다. 

광안리해수욕장 해변 일대는 2020년 지역 특화 스포츠산업 육성 사업으로 선정된 이후 SUP 특화 해변으로 성장했다. 거친 파도 위를 누비는 서핑에 비해 SUP는 비교적 잔잔한 파도 위를 항해하는, 움직임이 유유한 스포츠다. 물론 SUP에도 빠르기가 필요한 종목도 있지만, 힐링이 목적이라면 오히려 느린 속력이어야 SUP의 매력에 온전히 닿는다.


SUP를 하기에 알맞은 파도와 바람을 갖춘 광안리해수욕장은 초보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광안리 SUP Zone은 ‘2023~2024 한국관광 100선’ ‘부산 웰니스 관광지’에 선정됐다.

SUP의 가장 큰 장점은 함께 혹은 혼자, 또 처음이어도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는 보호자와 함께 보드에 오를 수 있고, 반려견에게 신나는 여정을 선물할 수 있다. 나홀로 힐링의 시간을 보낼 수도 있고, 친구들과 인생 사진을 남기며 추억 한 페이지를 새길 수 있다. 

특히 광안리해수욕장서의 SUP는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일출 시간에 맞춰 보드에 오르면 바다 한가운데서 떠오르는 해를 마주한다. 또 따스하게 물드는 노을을 배경으로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린다.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즐기는 SUP
일출 시간엔 더욱 특별한 시간 만끽

매주 토요일 밤, 광안리 해변서 진행되는 M드론라이트쇼(3~9월 20, 22시, 10~2월 19, 21시)도 LED SUP에 올라 더욱 특별한 시간을 만끽할 수 있다. 모래사장과 바다 위에서 진행되는 SUP 요가도 도전해 보자. 운동 효과는 물론 마음마저 두 배로 평온해지는 체험이 될 것이다. 

SUP를 처음 접한다면, SUP 전문 숍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 좋다. 이곳에서는 보드와 패들 등의 장비 대여와 강습 교육까지 한번에 이뤄진다. 프로그램은 새벽, 낮, 저녁, 야간 등 시간대별로 나눠 있어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안전 교육과 타는 방법에 대한 강습이 꼼꼼하게 이뤄지니 초보자도 약간의 용기만 있다면 SUP와 금방 친해질 수 있다.


SUP를 위한 장비는 간소한 편이다. 패들보드는 서핑과 카약이 접목된 보드라고 생각하면 된다. 플라스틱과 목재 등으로 만드는 하드보드와 공기주입식 보드로 나뉘는데, 초보자나 요가가 목적이라면 공기주입식 보드가 유리하다. 노를 젓는 패들, 보드와 신체를 연결하는 끈 ‘리쉬’도 필요하다. 

모래사장서 안전교육과 타는 법을 충분히 익혔다면, 각자 보드를 들고 바다로 향한다. 처음에는 단박에 일어서서 균형을 잡기는 쉽지 않을 터. 무릎을 꿇고 원하는 방향으로 노를 젓는 기술을 익힌다. 파도에 익숙해지면, 천천히 일어서보자.

시선을 먼 곳에 두고 몸에 힘을 빼면 균형 잡기가 한결 수월하다. 무릎을 꿇거나 양반다리 자세 등으로도 노를 저으면서 SUP를 즐겨도 되니 처음부터 무리하지 않는다. 초보자도 광안대교까지 다녀올 수 있는데, 돌아올 체력을 충분히 남겨두고 움직여야 한다.

광안리 SUP Zone에는 샤워장과 파라솔, 포토존 등 시설이 잘 관리되고 있다. S UP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숍들도 해변 근처에 모여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체험 비용은 강습과 장비 대여 등을 포함해 3만5000원~5만원(2~3시간)이다.     

광안리 SUP Zone에서는 다양한 대회가 열린다. 박진감 넘치는 SUP 매력에 빠지고 싶다면 대회를 통해 선수들을 응원해보자. 수영구민 SUP 대회, 어린이 SUP 꿈나무 대회, 광안리 SUP 대학교 대항전이 매년 개최되며 2022년부터 3년 동안 세계대회인 APP WORLD TOUR도 진행되고 있다.

또, 올해 9월에는 제1회 수영구청장배 전국 SUP대회가 열릴 예정으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광안리 SUP Zone서 빵 냄새가 솔솔 풍기는 남천동 방향으로 걸어보자. 일명 ‘빵천동’이라 불리는 동네엔 30여개 제과점이 곳곳에 위치한다. 주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온 토박이 빵집부터 트렌디한 빵집까지 특색 있는 빵투어로 제격이다.

해변 끝에는 광안리해수욕장의 핫플레이스 밀락더마켓이 위치한다. 맛집과 소품 가게 등 감각적인 상점이 들어선 공간으로 광안대교가 보이는 오션뷰 스탠드가 특히 멋스럽다.

빵투어로 제격

매일 자정까지 열리는 마켓은 아티스트들의 공연이 자주 열려 밤에도 볼거리가 쏠쏠하다. 광안리해수욕장서 차로 15분쯤 가면 F1963에 닿는다. 1963년 지어진 공장이란 의미를 담고 있는 이곳은 와이어 공장서 자연과 예술이 공존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했다. 전시장과 서점, 정원 사이사이, 사색하기 좋은 공간들로 꾸며져 있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광안리 SUP Zone→남천동 빵집거리(빵천동)→밀락더마켓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광안리 SUP Zone→남천동 빵집거리(빵천동)→밀락더마켓
-둘째 날 민락수변공원→F1963


관련 웹 사이트 주소
-광안리 SUP Zone https://gwangallisuprise.kr/
-수영구 문화관광 https://www.suyeong.go.kr/tour/index.suyeong
-F1963 http://www.f1963.org/ko/

문의 전화
-수영구청 문화관광과 051)610-4954~5
-광안리관광안내소 051) 610-4848
-남천동 빵집거리(빵천동) 051)610-4372(수영구청 문화관광과)
-밀락더마켓 051)752-5671
-F1963 051)756-1963

대중교통
버스 서울-부산, 서울고속터미널서 15~60분 간격(06:00~다음 날 02:00) 운행, 약 4시간 소요. 부산도시철도 1호선 노포역 승차, 2호선 서면역 환승, 금련산역 하차, 광안리 SUP Zone까지 도보 약 650m.

*문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https://www.kobus.co.kr/ 부산교통공사 https://www.humetro.busan.kr/ 1544-5005

기차 서울역-부산역, KTX 수시(05:12~22:27) 운행, 약 2시간30분 소요. 부산역 정류장서 41번 버스 이용, 수영구청 하차, 광안리 SUP Zone까지 도보 약 300m.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부산시버스정보관리시스템 https://bus.busan.go.kr/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 부산톨게이트→구서IC서 ‘해운대, 벡스코’ 방면으로 오른쪽 고속도로 출구→분기도로 진입→‘부산역’ 방면으로 고가차도 왼쪽 옆길→대연램프서 ‘광안리, 대연동’ 방면으로 오른쪽 도시고속도로 출구→‘벡스코, 광안리, 문현교차로’ 방면으로 지하차도 오른쪽 옆길→대남교차로서 ‘광안리’ 방면으로 좌회전→KBS삼거리서 ‘광안리’ 방면으로 오른쪽 1시 방향→광안리해수욕장서 ‘광안리’ 방면으로 우회전→‘광안해변로’ 방면으로 좌회전→광안리해수욕장 도착 

숙박 정보
-그레이193호텔: 수영구 광안해변로 278번길 42, 051)710-4441, https://gray193.modoo.at
-호텔 센트럴베이: 수영구 광안해변로 189, 051)982-9700, http://www.centralbay.co.kr/
-호텔 아쿠아펠리스: 수영구 광안해변로 225, 051)790-2300, https://w ww.aquapalace.co.kr/ 

식당 정보
-언양불고기 부산집(언양불고기·한우구이): 수영구 남천바다로 32, 051)754-1004
-동경밥상(민물장어덮밥): 수영구 남천바다로 34-6, 070-7576-1428
-안목(돼지국밥): 수영구 광남로 22번길 3, 0507-1461-0523

주변 볼거리
-광안리 어방축제: 2024년 5월10~12일, 광안리해변 및 수영사적공원 일원 https://www.suyeong.go.kr/festival/index.su yeong
-민락수변공원, 수영사적공원, 금련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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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넘어 산’ 윤석열 한가위 플랜

‘산 넘어 산’ 윤석열 한가위 플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반가운 얼굴과 둘러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추석 명절이 다가왔다. 예민하지만, 또 그만큼 흥미로운 정치 이야기도 한두 마디씩 오간다. 그래서인지 용산은 마냥 웃을 수 없다. 추석을 앞두고 연이어 리스크가 터졌기 때문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연휴 내내 야당이 추석 밥상을 독차지할지도 모른다. 물가는 오르는데 국정 지지율은 내림세다. 추석 연휴 동안 의료 대란은 예견된 문제였다. 야당을 겨냥한 검찰 수사가 역풍 맞을 위기에 처한 마당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의 묘한 거리감도 신경이 쓰인다. 꺼야 할 급한 불이 한두 개가 아니다. 지지율 추락 30% 뚫렸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20%대인 29.6%를 기록했다. 지난 2022년 8월 첫 번째 주 29.3%를 기록한 이후 약 2년 만에 다시 20%대 지지율이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6∼30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이 같은 수치로 집계됐다. 부정 평가는 66.7%, ‘잘 모름’은 3.6%다. 해당 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2.7%였다. 신뢰수준은 95%에 표본오차 ±2.0%p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정치권에서는 의료 대란을 비롯한 물가, 당정 갈등 등이 맞물린 결과라고 해석했다. 특히 추석을 앞두고 야당이 의료 공백 문제를 입 모아 지적하면서 크게 영향을 끼쳤다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의료개혁을 다루는 정부의 태도를 겨냥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국정브리핑서 의료개혁과 관련해 “의대 증원이 마무리된 만큼, 개혁의 본질인 ‘지역, 필수 의료 살리기’에 정책의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기존의 뜻을 확고히 했다. 의료진과 대통령의 인식 차이에 대한 질문에는 “의료 현장을 가 보시는 게 좋을 것 같다” “비상진료체제가 그래도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다” 등의 말을 했다. 이에 민주당은 윤 대통령을 향해 “혼자서만 달나라에 사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3일 국회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 출석해 “중증·난치 환자를 떠나버린 전공의가 제일 먼저 잘못하는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응급실은 중증 환자만 이용할 수 있게 제도화할 것”이라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정부가 상황 파악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지난 4일 윤 대통령은 심야 응급실을 방문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의료진이 ‘번아웃’되지 않도록 각종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지만 이미 갈등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 길어지는 의료 대란, 사면초가 한동훈 영부인 공천 논란까지? 상다리 휘는 야 물가 문제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지난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물가상승률은 작년 동월 대비 2.0%로 집계됐다. 이는 1.9%이던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정부는 이 점을 강조하며 물가 안정세를 강조했지만 당초 지난달 물가가 높았던 탓에 국민이 체감하긴 어렵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한 야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난달 정부는 민주당이 발의한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에 대해 거부권을 썼다. ‘현금 살포’ ‘표풀리즘’이란 지적이 나와도 집안 살림에 보탬이 된다는데 싫어할 국민은 없다”며 “추석을 앞두고 (25만원 지원법을)딱 잘라 거절했으니 이에 맞먹을 대응책을 가져와야 한다. 지지율을 조금이라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법안이든 지원금이든 국민이 피부로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윤 대통령은 “기초생활수급자 167만명에게 지급하는 생계급여를 추석 전 조기 지급하라”고 지시하면서 민생경제 분야서 승부수를 띄웠다. 같은 날 민주당은 당론으로 추진하던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법(역화폐법 개정안)을 국회서 의결하면서 마찬가지로 이슈 선점에 나섰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추진하던 25만원 지원법과 다를 바가 없다며 “내 세금 살포법”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대표적인 민생 법안을 정쟁 법안으로 활용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고 유감”이라며 맞불을 놨다. 용산을 향한 야당의 공세가 날로 거칠어지고 있다. 이에 맞서 검찰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한 야권 인사를 겨냥해 수사 속도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공격 대상이 됐다. 김 여사가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권오수 전 회장 등의 2심 선고기일이 오는 12일 예정된 만큼 이를 덮기 위한 ‘급발진 수사’를 진행한 게 아니냐는 점에서다. 검찰은 오는 9일 신 전 청와대 행정관에 대한 공판기일 전 이뤄지는 증인신문에 “문 전 대통령도 참석하라”고 통보했다. 법적으로 따졌을 때 출석 의무는 없지만 검찰이 문 전 대통령을 ‘피의자’로 보고 있다는 의견에 초점이 맞춰진다. 다시 쥔 총자루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는 문 전 대통령과 딸 문다혜씨에 대한 수사를 두고 “추석 명절 밥상에 윤석열, 김건희 대신 다른 이름을 올리기 위한 국면 전환용 기획수사”라고 비판했다. 대통령 부부에 대한 혐의는 덮어주는 검찰이 전직 대통령과 가족에 대해서는 도의를 무시하는 수사를 전개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검찰은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받는 김혜경 여사도 소환했다. 지난 5일 김 여사가 수원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 것을 두고 민주당은 “야당 대표로 모자라 배우자까지 추석 밥상머리에 제물로 올리려는 정치검찰의 막장 행태”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윤정부는 집권 후 추석 밥상마다 이 대표를 올리려는 시도를 계속해 왔다”며 “검찰은 이번에도 반성은커녕 야당 대표의 배우자마저 검찰 포토라인에 세우겠다고 한다. 야당 대표에 대한 정치 탄압 수사가 검찰의 추석 기념행사냐”고 직격했다. 야당의 사법 리스크가 추석 밥상에 올라오나 싶더니 김건희 여사에 대한 새로운 의혹이 나오면서 순식간에 분위기가 뒤집혔다. 김 여사가 지난 4·10 총선을 앞두고 당시 5선이었던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에게 ‘지역구를 옮겨 출마하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야당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김 여사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추석 밥상에 올리면서 명품가방 수수 의혹부터 공천 개입 논란까지 전 방향으로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대통령실은 김 전 의원이 당초 컷오프된 점을 들며 반박했지만 논란이 쉽게 가라앉진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소문이 무성하던 김 여사의 당무 개입과 선거 개입, 국정 농단이 실제로 있었다는 것이 되기 때문에 경악할 수밖에 없다”며 “‘김건희 특검법’에 이를 포함해 진실을 밝히겠다”고 엄포를 놨다. 혁신당 김보협 수석대변인도 “당시 총선을 진두지휘했던 한 대표는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며 “두 사람 모두 대답하지 않을 경우 김건희씨의 국정 농단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검찰이 야당의 발목을 잡나 싶었지만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이 등장하면서 한순간에 모든 이슈를 빨아들인 형국이다. 용산이 코너에 몰린 상황서 여당이 난관을 헤치고 새로운 의제로 판을 엎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끝까지 시끌벅적 하지만 ‘N번째 윤-한 갈등’이 불거진 시점서 당에 큰 기대를 하기엔 어렵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여당이 합심해 추석 밥상을 차리고 싶어도 자꾸만 손발이 엇나가니 오히려 민주당만 득을 본다는 설명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국민의힘과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을 지켜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한 대표가 제3자 특검법을 입 밖으로 내뱉은 순간 야당에 꽃놀이패를 직접 쥐어준 것과 다름없다. 한 대표가 용산과 언제 또 충돌할까 지켜보는 당 입장에서는 조마조마하다”고 토로했다. 다음 달 재보궐선거가 치러질 부산 금정구서 만에 하나 국민의힘이 패배한다면 한 대표 사퇴 요구로 이어질 것이란 구설이 여의도 정가를 떠돈다. 지난해 강서구청장 선거서 국민의힘이 패배하자 김기현 전 대표가 책임을 지고 사퇴한 것처럼 한 대표 책임론이 불거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아직은 친한(친 한동훈)계 보다 친윤(친 윤석열)계 비중이 큰 만큼 당이 갈라지진 않겠지만 60%가 넘는 당원이 선택한 당 대표를 쫓아내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적잖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정 갈등마저도 야당의 반찬으로 내어줬다. 용산이 지지율을 회복하기 위해 이 대표와의 영수회담 카드를 제시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용산은 이 대표와의 영수회담을 반기지 않았다. 지난달 29일 국정 브리핑서도 이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에 대해 “정치를 시작하면서부터가 아니라 제가 살아오면서 처음 경험하는 상황”이라며 국회 정상화를 조건으로 제시했다. 사실상 이 대표와의 만남을 거절한 셈이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첫 영수회담은 지난 4월29일이었다. 윤정부 출범 이후 720일, 4·10 총선이 끝난 지 18일 만이었다. 당시 총선서 국민의힘이 참패하자 국정 전환용으로 ‘소통하는 정부’를 내세웠다는 의견에 힘이 실렸다. 지금처럼 민주당이 온갖 리스크를 꺼내 들고 국정 지지율이 하락하는 시점서 분위기를 환기하기 위해 영수회담에 응하지 않겠냐는 설명이 나오는 이유다. 꽉 막힌 국회 탄핵 거부권만 도돌이표 분위기 반전시킬 영수회담 카드 꺼낼까 이 대표는 지난 8·18 전당대회서 재임에 성공한 직후부터 줄곧 대화를 요청해 왔다. 윤 대통령 입장서도 제1야당 대표와의 만남을 무기한으로 미룰 수 없는 노릇이다. 다만 첫 번째 영수회담처럼 ‘안 만나느니만 못하다’는 지적이 나올 경우, 오히려 용산의 실책으로 이어질 우려가 제시된다. 지난 1일 여야 대표 회담이 빈손으로 끝난 만큼 대통령조차 야당 대표를 설득하는 데 실패한다면 민주당이 “불통” “꽉 막힌 소통” 등 공격적인 논평을 쏟아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영수회담이 이뤄져도 꽁꽁 얼어붙은 정국이 풀리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듯하다. 지난 5일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제22대 국회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서 ‘여야정 민생협의체’를 제안했다. 하지만 연설 후반부에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조준하자 야당 측 의석서 반발이 터져 나왔고 민생협의체 논의는 뒷순위로 밀렸다. 야당 의원들 사이서 윤 대통령이 보내온 추석 선물을 거부하는 ‘선물 보이콧’도 일어났다. 민주당 이성윤 의원은 자신의 SNS에 추석 선물 사진과 함께 “용산 대통령로부터 배달이 왔다”며 “받기 싫은데 왜 또다시 스토커처럼 일방적으로 (선물을)보내시나”라고 글을 게시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스토커 수사’나 중단하라”는 말도 덧붙였다. 혁신당 김준형 의원도 “‘선물 보내지 마시라’고 분명히 말했지만 외교도, 장관 임명도 마음대로”라며 “(국회)개원식 불참까지 제멋대로 하더니 안 받겠다는 선물을 기어이 보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은 “당장 눈앞에 택배기사님 고충을 생각하시는 것부터 시작하시라. 참고로 대통령실 명절선물은 지역주민들의 피땀으로 만든 특산품”이라고 말하는 등 국회 곳곳서 잡음이 일기도 했다. 한 차례 고비를 넘겨도 용산의 앞날이 순탄치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장 눈앞에 놓인 국정감사와 예산 심사가 끝나면 수능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강조하는 4대 개혁(연금·의료·교육·노동) 중 교육개혁이 다시 한번 주목받는 때이기도 하다. 이제 곧 수능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석에 의료개혁이 문제가 됐다면 그다음으로는 교육개혁이 화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교육개혁이든 의료개혁이든 취지는 좋은데 문제는 이 개혁안을 벌여놓고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니 사방서 문제가 동시에 터지는 것”이라며 “의대 증원으로 인해 올해 수능은 ‘초긴장 모드’다. 지난해 ‘킬러 문항’으로 사교육계가 크게 반발한 만큼 정부도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의협 당직 병원 반발 “추석에 아프면 대통령실로”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가 정부의 추석 연휴 당직병원 운영 방침에 크게 반발했다. 앞서 정부가 추석 연휴 기간에 약 4000곳을 대상으로 당직 병·의원을 운영할 계획을 밝히자 “민간 의료기관에 부당한 노동을 강요하고 있다”고 반박한 것이다. 아울러 의협은 의사 회원을 대상으로 “대통령은 비상진료체계가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다고 한다”며 “추석 연휴 응급진료 이용은 정부 기관이나 대통령실로 연락하시기 바란다”는 공지를 전송했다. 공지 말미에는 ‘02-800-7070’라는 연락처를 덧붙였다. 이는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이 제기되던 당시 논란이 됐던 대통령실 번호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