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함이 가득한 액티비티 ①부산 광안리 SUP Zone

파도 위 산책하듯, 부산 광안리 SUP Zone

파도가 넘실거리는 대로, 바람이 이끄는 대로, 드넓은 바다를 유영하고 싶다면 SUP에 도전해 보자. 망망대해 한가운데, 귓가에는 파도 소리만, 마음엔 안온함이 들어찬다. 바다를 배경으로 환상적인 일출·일몰을 감상하기에 이만한 스포츠가 있을까?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 풍경이 마음에 선연한 무늬를 남긴다. 이 계절, 광안리해수욕장을 즐기는 최고의 방법은 단연 SUP다. 

SUP는 ‘Stand Up Paddleboard(스탠드 업 패들보드)’의 약자로 ‘에스유피’ ‘썹’ ‘패들보드’ 등의 이름으로 불린다. 보드 위에 서서 노를 저어 타는 무동력, 무공해, 무소음의 친환경 해양스포츠다. 물살이 거세지 않으면 바다뿐 아니라 강과 호수 등에서도 탈 수 있다. 많은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해양스포츠로 수영을 못하거나 운동 신경이 부족해도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다. 물 위 보드서 무게중심을 잡아야 하기에 전신 운동으로도 효과가 좋다.

친환경 해양스포츠

국내 SUP 성지로 광안리해수욕장을 꼽는다. 약 1.5㎞에 이르는 길고 긴 둥그런 해변을 품은 바다는 2003년 광안대교가 개통되면서 밋밋함을 벗어버리고 특별한 풍경이 더해졌다. 10만 가지 이상의 다양한 색상의 조명이 바다를 물들이고, 토요일 밤마다 열리는 드론라이트쇼는 화려한 풍경을 선사한다. 해변 뒷골목에는 다채로운 취향을 만족하게 하는 트렌디한 가게들이 이어져 있어 생기를 더한다.

해양스포츠를 위해 모인 이들에게 볼거리도 즐길 거리도 풍성한 곳이다. 광안리 해변 내 남천해변공원 방향으로 약 500m 구간이 ‘SUP Zone’이 지정되면서 더욱 활기 넘치는 해변이 됐다. 

광안리해수욕장 해변 일대는 2020년 지역 특화 스포츠산업 육성 사업으로 선정된 이후 SUP 특화 해변으로 성장했다. 거친 파도 위를 누비는 서핑에 비해 SUP는 비교적 잔잔한 파도 위를 항해하는, 움직임이 유유한 스포츠다. 물론 SUP에도 빠르기가 필요한 종목도 있지만, 힐링이 목적이라면 오히려 느린 속력이어야 SUP의 매력에 온전히 닿는다.


SUP를 하기에 알맞은 파도와 바람을 갖춘 광안리해수욕장은 초보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광안리 SUP Zone은 ‘2023~2024 한국관광 100선’ ‘부산 웰니스 관광지’에 선정됐다.

SUP의 가장 큰 장점은 함께 혹은 혼자, 또 처음이어도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는 보호자와 함께 보드에 오를 수 있고, 반려견에게 신나는 여정을 선물할 수 있다. 나홀로 힐링의 시간을 보낼 수도 있고, 친구들과 인생 사진을 남기며 추억 한 페이지를 새길 수 있다. 

특히 광안리해수욕장서의 SUP는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일출 시간에 맞춰 보드에 오르면 바다 한가운데서 떠오르는 해를 마주한다. 또 따스하게 물드는 노을을 배경으로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린다.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즐기는 SUP
일출 시간엔 더욱 특별한 시간 만끽

매주 토요일 밤, 광안리 해변서 진행되는 M드론라이트쇼(3~9월 20, 22시, 10~2월 19, 21시)도 LED SUP에 올라 더욱 특별한 시간을 만끽할 수 있다. 모래사장과 바다 위에서 진행되는 SUP 요가도 도전해 보자. 운동 효과는 물론 마음마저 두 배로 평온해지는 체험이 될 것이다. 

SUP를 처음 접한다면, SUP 전문 숍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 좋다. 이곳에서는 보드와 패들 등의 장비 대여와 강습 교육까지 한번에 이뤄진다. 프로그램은 새벽, 낮, 저녁, 야간 등 시간대별로 나눠 있어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안전 교육과 타는 방법에 대한 강습이 꼼꼼하게 이뤄지니 초보자도 약간의 용기만 있다면 SUP와 금방 친해질 수 있다.


SUP를 위한 장비는 간소한 편이다. 패들보드는 서핑과 카약이 접목된 보드라고 생각하면 된다. 플라스틱과 목재 등으로 만드는 하드보드와 공기주입식 보드로 나뉘는데, 초보자나 요가가 목적이라면 공기주입식 보드가 유리하다. 노를 젓는 패들, 보드와 신체를 연결하는 끈 ‘리쉬’도 필요하다. 

모래사장서 안전교육과 타는 법을 충분히 익혔다면, 각자 보드를 들고 바다로 향한다. 처음에는 단박에 일어서서 균형을 잡기는 쉽지 않을 터. 무릎을 꿇고 원하는 방향으로 노를 젓는 기술을 익힌다. 파도에 익숙해지면, 천천히 일어서보자.

시선을 먼 곳에 두고 몸에 힘을 빼면 균형 잡기가 한결 수월하다. 무릎을 꿇거나 양반다리 자세 등으로도 노를 저으면서 SUP를 즐겨도 되니 처음부터 무리하지 않는다. 초보자도 광안대교까지 다녀올 수 있는데, 돌아올 체력을 충분히 남겨두고 움직여야 한다.

광안리 SUP Zone에는 샤워장과 파라솔, 포토존 등 시설이 잘 관리되고 있다. S UP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숍들도 해변 근처에 모여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체험 비용은 강습과 장비 대여 등을 포함해 3만5000원~5만원(2~3시간)이다.     

광안리 SUP Zone에서는 다양한 대회가 열린다. 박진감 넘치는 SUP 매력에 빠지고 싶다면 대회를 통해 선수들을 응원해보자. 수영구민 SUP 대회, 어린이 SUP 꿈나무 대회, 광안리 SUP 대학교 대항전이 매년 개최되며 2022년부터 3년 동안 세계대회인 APP WORLD TOUR도 진행되고 있다.

또, 올해 9월에는 제1회 수영구청장배 전국 SUP대회가 열릴 예정으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광안리 SUP Zone서 빵 냄새가 솔솔 풍기는 남천동 방향으로 걸어보자. 일명 ‘빵천동’이라 불리는 동네엔 30여개 제과점이 곳곳에 위치한다. 주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온 토박이 빵집부터 트렌디한 빵집까지 특색 있는 빵투어로 제격이다.

해변 끝에는 광안리해수욕장의 핫플레이스 밀락더마켓이 위치한다. 맛집과 소품 가게 등 감각적인 상점이 들어선 공간으로 광안대교가 보이는 오션뷰 스탠드가 특히 멋스럽다.

빵투어로 제격

매일 자정까지 열리는 마켓은 아티스트들의 공연이 자주 열려 밤에도 볼거리가 쏠쏠하다. 광안리해수욕장서 차로 15분쯤 가면 F1963에 닿는다. 1963년 지어진 공장이란 의미를 담고 있는 이곳은 와이어 공장서 자연과 예술이 공존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했다. 전시장과 서점, 정원 사이사이, 사색하기 좋은 공간들로 꾸며져 있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광안리 SUP Zone→남천동 빵집거리(빵천동)→밀락더마켓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광안리 SUP Zone→남천동 빵집거리(빵천동)→밀락더마켓
-둘째 날 민락수변공원→F1963


관련 웹 사이트 주소
-광안리 SUP Zone https://gwangallisuprise.kr/
-수영구 문화관광 https://www.suyeong.go.kr/tour/index.suyeong
-F1963 http://www.f1963.org/ko/

문의 전화
-수영구청 문화관광과 051)610-4954~5
-광안리관광안내소 051) 610-4848
-남천동 빵집거리(빵천동) 051)610-4372(수영구청 문화관광과)
-밀락더마켓 051)752-5671
-F1963 051)756-1963

대중교통
버스 서울-부산, 서울고속터미널서 15~60분 간격(06:00~다음 날 02:00) 운행, 약 4시간 소요. 부산도시철도 1호선 노포역 승차, 2호선 서면역 환승, 금련산역 하차, 광안리 SUP Zone까지 도보 약 650m.

*문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https://www.kobus.co.kr/ 부산교통공사 https://www.humetro.busan.kr/ 1544-5005

기차 서울역-부산역, KTX 수시(05:12~22:27) 운행, 약 2시간30분 소요. 부산역 정류장서 41번 버스 이용, 수영구청 하차, 광안리 SUP Zone까지 도보 약 300m.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부산시버스정보관리시스템 https://bus.busan.go.kr/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 부산톨게이트→구서IC서 ‘해운대, 벡스코’ 방면으로 오른쪽 고속도로 출구→분기도로 진입→‘부산역’ 방면으로 고가차도 왼쪽 옆길→대연램프서 ‘광안리, 대연동’ 방면으로 오른쪽 도시고속도로 출구→‘벡스코, 광안리, 문현교차로’ 방면으로 지하차도 오른쪽 옆길→대남교차로서 ‘광안리’ 방면으로 좌회전→KBS삼거리서 ‘광안리’ 방면으로 오른쪽 1시 방향→광안리해수욕장서 ‘광안리’ 방면으로 우회전→‘광안해변로’ 방면으로 좌회전→광안리해수욕장 도착 

숙박 정보
-그레이193호텔: 수영구 광안해변로 278번길 42, 051)710-4441, https://gray193.modoo.at
-호텔 센트럴베이: 수영구 광안해변로 189, 051)982-9700, http://www.centralbay.co.kr/
-호텔 아쿠아펠리스: 수영구 광안해변로 225, 051)790-2300, https://w ww.aquapalace.co.kr/ 

식당 정보
-언양불고기 부산집(언양불고기·한우구이): 수영구 남천바다로 32, 051)754-1004
-동경밥상(민물장어덮밥): 수영구 남천바다로 34-6, 070-7576-1428
-안목(돼지국밥): 수영구 광남로 22번길 3, 0507-1461-0523

주변 볼거리
-광안리 어방축제: 2024년 5월10~12일, 광안리해변 및 수영사적공원 일원 https://www.suyeong.go.kr/festival/index.su yeong
-민락수변공원, 수영사적공원, 금련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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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