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함이 가득한 액티비티 ①부산 광안리 SUP Zone

파도 위 산책하듯, 부산 광안리 SUP Zone

파도가 넘실거리는 대로, 바람이 이끄는 대로, 드넓은 바다를 유영하고 싶다면 SUP에 도전해 보자. 망망대해 한가운데, 귓가에는 파도 소리만, 마음엔 안온함이 들어찬다. 바다를 배경으로 환상적인 일출·일몰을 감상하기에 이만한 스포츠가 있을까?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 풍경이 마음에 선연한 무늬를 남긴다. 이 계절, 광안리해수욕장을 즐기는 최고의 방법은 단연 SUP다. 

SUP는 ‘Stand Up Paddleboard(스탠드 업 패들보드)’의 약자로 ‘에스유피’ ‘썹’ ‘패들보드’ 등의 이름으로 불린다. 보드 위에 서서 노를 저어 타는 무동력, 무공해, 무소음의 친환경 해양스포츠다. 물살이 거세지 않으면 바다뿐 아니라 강과 호수 등에서도 탈 수 있다. 많은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해양스포츠로 수영을 못하거나 운동 신경이 부족해도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다. 물 위 보드서 무게중심을 잡아야 하기에 전신 운동으로도 효과가 좋다.

친환경 해양스포츠

국내 SUP 성지로 광안리해수욕장을 꼽는다. 약 1.5㎞에 이르는 길고 긴 둥그런 해변을 품은 바다는 2003년 광안대교가 개통되면서 밋밋함을 벗어버리고 특별한 풍경이 더해졌다. 10만 가지 이상의 다양한 색상의 조명이 바다를 물들이고, 토요일 밤마다 열리는 드론라이트쇼는 화려한 풍경을 선사한다. 해변 뒷골목에는 다채로운 취향을 만족하게 하는 트렌디한 가게들이 이어져 있어 생기를 더한다.

해양스포츠를 위해 모인 이들에게 볼거리도 즐길 거리도 풍성한 곳이다. 광안리 해변 내 남천해변공원 방향으로 약 500m 구간이 ‘SUP Zone’이 지정되면서 더욱 활기 넘치는 해변이 됐다. 

광안리해수욕장 해변 일대는 2020년 지역 특화 스포츠산업 육성 사업으로 선정된 이후 SUP 특화 해변으로 성장했다. 거친 파도 위를 누비는 서핑에 비해 SUP는 비교적 잔잔한 파도 위를 항해하는, 움직임이 유유한 스포츠다. 물론 SUP에도 빠르기가 필요한 종목도 있지만, 힐링이 목적이라면 오히려 느린 속력이어야 SUP의 매력에 온전히 닿는다.


SUP를 하기에 알맞은 파도와 바람을 갖춘 광안리해수욕장은 초보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광안리 SUP Zone은 ‘2023~2024 한국관광 100선’ ‘부산 웰니스 관광지’에 선정됐다.

SUP의 가장 큰 장점은 함께 혹은 혼자, 또 처음이어도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는 보호자와 함께 보드에 오를 수 있고, 반려견에게 신나는 여정을 선물할 수 있다. 나홀로 힐링의 시간을 보낼 수도 있고, 친구들과 인생 사진을 남기며 추억 한 페이지를 새길 수 있다. 

특히 광안리해수욕장서의 SUP는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일출 시간에 맞춰 보드에 오르면 바다 한가운데서 떠오르는 해를 마주한다. 또 따스하게 물드는 노을을 배경으로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린다.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즐기는 SUP
일출 시간엔 더욱 특별한 시간 만끽

매주 토요일 밤, 광안리 해변서 진행되는 M드론라이트쇼(3~9월 20, 22시, 10~2월 19, 21시)도 LED SUP에 올라 더욱 특별한 시간을 만끽할 수 있다. 모래사장과 바다 위에서 진행되는 SUP 요가도 도전해 보자. 운동 효과는 물론 마음마저 두 배로 평온해지는 체험이 될 것이다. 

SUP를 처음 접한다면, SUP 전문 숍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 좋다. 이곳에서는 보드와 패들 등의 장비 대여와 강습 교육까지 한번에 이뤄진다. 프로그램은 새벽, 낮, 저녁, 야간 등 시간대별로 나눠 있어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안전 교육과 타는 방법에 대한 강습이 꼼꼼하게 이뤄지니 초보자도 약간의 용기만 있다면 SUP와 금방 친해질 수 있다.


SUP를 위한 장비는 간소한 편이다. 패들보드는 서핑과 카약이 접목된 보드라고 생각하면 된다. 플라스틱과 목재 등으로 만드는 하드보드와 공기주입식 보드로 나뉘는데, 초보자나 요가가 목적이라면 공기주입식 보드가 유리하다. 노를 젓는 패들, 보드와 신체를 연결하는 끈 ‘리쉬’도 필요하다. 

모래사장서 안전교육과 타는 법을 충분히 익혔다면, 각자 보드를 들고 바다로 향한다. 처음에는 단박에 일어서서 균형을 잡기는 쉽지 않을 터. 무릎을 꿇고 원하는 방향으로 노를 젓는 기술을 익힌다. 파도에 익숙해지면, 천천히 일어서보자.

시선을 먼 곳에 두고 몸에 힘을 빼면 균형 잡기가 한결 수월하다. 무릎을 꿇거나 양반다리 자세 등으로도 노를 저으면서 SUP를 즐겨도 되니 처음부터 무리하지 않는다. 초보자도 광안대교까지 다녀올 수 있는데, 돌아올 체력을 충분히 남겨두고 움직여야 한다.

광안리 SUP Zone에는 샤워장과 파라솔, 포토존 등 시설이 잘 관리되고 있다. S UP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숍들도 해변 근처에 모여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체험 비용은 강습과 장비 대여 등을 포함해 3만5000원~5만원(2~3시간)이다.     

광안리 SUP Zone에서는 다양한 대회가 열린다. 박진감 넘치는 SUP 매력에 빠지고 싶다면 대회를 통해 선수들을 응원해보자. 수영구민 SUP 대회, 어린이 SUP 꿈나무 대회, 광안리 SUP 대학교 대항전이 매년 개최되며 2022년부터 3년 동안 세계대회인 APP WORLD TOUR도 진행되고 있다.

또, 올해 9월에는 제1회 수영구청장배 전국 SUP대회가 열릴 예정으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광안리 SUP Zone서 빵 냄새가 솔솔 풍기는 남천동 방향으로 걸어보자. 일명 ‘빵천동’이라 불리는 동네엔 30여개 제과점이 곳곳에 위치한다. 주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온 토박이 빵집부터 트렌디한 빵집까지 특색 있는 빵투어로 제격이다.

해변 끝에는 광안리해수욕장의 핫플레이스 밀락더마켓이 위치한다. 맛집과 소품 가게 등 감각적인 상점이 들어선 공간으로 광안대교가 보이는 오션뷰 스탠드가 특히 멋스럽다.

빵투어로 제격

매일 자정까지 열리는 마켓은 아티스트들의 공연이 자주 열려 밤에도 볼거리가 쏠쏠하다. 광안리해수욕장서 차로 15분쯤 가면 F1963에 닿는다. 1963년 지어진 공장이란 의미를 담고 있는 이곳은 와이어 공장서 자연과 예술이 공존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했다. 전시장과 서점, 정원 사이사이, 사색하기 좋은 공간들로 꾸며져 있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광안리 SUP Zone→남천동 빵집거리(빵천동)→밀락더마켓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광안리 SUP Zone→남천동 빵집거리(빵천동)→밀락더마켓
-둘째 날 민락수변공원→F1963


관련 웹 사이트 주소
-광안리 SUP Zone https://gwangallisuprise.kr/
-수영구 문화관광 https://www.suyeong.go.kr/tour/index.suyeong
-F1963 http://www.f1963.org/ko/

문의 전화
-수영구청 문화관광과 051)610-4954~5
-광안리관광안내소 051) 610-4848
-남천동 빵집거리(빵천동) 051)610-4372(수영구청 문화관광과)
-밀락더마켓 051)752-5671
-F1963 051)756-1963

대중교통
버스 서울-부산, 서울고속터미널서 15~60분 간격(06:00~다음 날 02:00) 운행, 약 4시간 소요. 부산도시철도 1호선 노포역 승차, 2호선 서면역 환승, 금련산역 하차, 광안리 SUP Zone까지 도보 약 650m.

*문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https://www.kobus.co.kr/ 부산교통공사 https://www.humetro.busan.kr/ 1544-5005

기차 서울역-부산역, KTX 수시(05:12~22:27) 운행, 약 2시간30분 소요. 부산역 정류장서 41번 버스 이용, 수영구청 하차, 광안리 SUP Zone까지 도보 약 300m.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부산시버스정보관리시스템 https://bus.busan.go.kr/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 부산톨게이트→구서IC서 ‘해운대, 벡스코’ 방면으로 오른쪽 고속도로 출구→분기도로 진입→‘부산역’ 방면으로 고가차도 왼쪽 옆길→대연램프서 ‘광안리, 대연동’ 방면으로 오른쪽 도시고속도로 출구→‘벡스코, 광안리, 문현교차로’ 방면으로 지하차도 오른쪽 옆길→대남교차로서 ‘광안리’ 방면으로 좌회전→KBS삼거리서 ‘광안리’ 방면으로 오른쪽 1시 방향→광안리해수욕장서 ‘광안리’ 방면으로 우회전→‘광안해변로’ 방면으로 좌회전→광안리해수욕장 도착 

숙박 정보
-그레이193호텔: 수영구 광안해변로 278번길 42, 051)710-4441, https://gray193.modoo.at
-호텔 센트럴베이: 수영구 광안해변로 189, 051)982-9700, http://www.centralbay.co.kr/
-호텔 아쿠아펠리스: 수영구 광안해변로 225, 051)790-2300, https://w ww.aquapalace.co.kr/ 

식당 정보
-언양불고기 부산집(언양불고기·한우구이): 수영구 남천바다로 32, 051)754-1004
-동경밥상(민물장어덮밥): 수영구 남천바다로 34-6, 070-7576-1428
-안목(돼지국밥): 수영구 광남로 22번길 3, 0507-1461-0523

주변 볼거리
-광안리 어방축제: 2024년 5월10~12일, 광안리해변 및 수영사적공원 일원 https://www.suyeong.go.kr/festival/index.su yeong
-민락수변공원, 수영사적공원, 금련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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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인수전’ 카카오 후유증

‘SM 인수전’ 카카오 후유증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입에 삼키기엔 너무 컸던 걸까?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카카오가 사법 리스크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하이브와의 전쟁서 이겼지만 ‘상처뿐인 승리’가 된 모양새다. 엔터계 공룡을 삼킨 공룡 기업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불과 몇 년 만에 국민 기업서 밉상 기업으로 전락했다. ‘카카오톡’이 전 국민의 메신저가 될 때까지만 해도 카카오의 미래는 밝았다. 카카오톡의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배경으로 사업을 확장했던 초기에도 부정적인 여론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골목상권 침해, 쪼개기 상장 등의 문제가 터지면서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국민 기업 밉상 기업 카카오가 창립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해 2~3월 하이브와의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인수전 과정서 일어난 일이 사법 리스크로 되돌아오는 모양새다. 이른바 ‘승자의 저주’라는 말이 어울리는 결말이다. 승자의 저주는 경쟁에서는 이겼지만 그 과정서 과도한 비용을 사용해 후유증을 겪는 상황을 뜻한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는 지난 17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CA협의체 경영쇄신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 인수 과정서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의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올릴 목적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위원장이 카카오가 지난해 2월 2400억원을 동원해 553차례에 걸쳐 SM 주식을 고가에 매수하는 데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카카오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해 주가가 떨어지지 않도록 지난해 2월16~17일, 27일 원아시아파트너스가 1100억원을 먼저 투입하고 같은 달 28일 카카오가 뒤이어 1300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검찰은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 지모씨를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변호인단은 김 위원장이 SM 지분 매수 과정서 어떤 불법적 행위도 지시, 용인한 바 없으며 지분 매수는 정상적 장내 매수였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카카오 내부는 당혹스러운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영장을 청구한 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첫 구속영장을 발부했던 영장전담판사가 배정된 점 등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하이브와 크게 벌인 ‘쩐의 전쟁’ 경영권 차지했지만 사법리스크↑ 김 위원장은 지난 9일, 20시간의 밤샘 조사에서 “SM 주식을 장내 매수하겠다는 안건을 보고받고 승인한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매수 방식과 과정에 대해서는 보고받지 않아 몰랐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조사 이후 8일 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위원장의 혐의를 입증할 인적·물적 증거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김 위원장이 사모펀드를 통해 투자해서 우호 지분을 확보하라고 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카카오 임직원 간 메시지를 비롯해 김 위원장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관계자의 통화 녹취, 진술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와 하이브의 SM 인수전은 혈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치열했다. SM은 K팝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연예기획사로 H.O.T, 보아, 동방신기, 소녀시대, 샤이니, EXO, NCT, 에스파, 라이즈 등의 유명 보이·걸그룹을 배출한 ‘아이돌 명가’로 알려져 있다. 대형 연예기획사를 둘러싼 카카오와 하이브의 인수전은 K팝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SM 인수전의 시작은 이수만 SM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매각설서 시작됐다. 이 전 프로듀서는 SM의 설립자로 SM 소속 가수를 좋아하는 팬덤 사이에서는 ‘수만 아버지’로 불리는 등 일종의 개척자로 여겨지고 있다. 이 전 프로듀서가 지분을 매각한다는 소문이 돌았을 당시 카카오, 네이버 등이 매수자로 언급되곤 했다.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파트너스)이 SM 지배구조를 문제 삼으면서 인수전의 막이 올랐다. 특히 얼라인파트너스는 이 전 프로듀서 소유의 라이크기획이 SM과의 내부거래로 주주가치를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SM이 얼라인파트너스의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내부 갈등이 촉발됐다. 급히 먹다 탈 났나? 이 과정서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 등 현 SM 경영진이 얼라인파트너스, 카카오와 손을 잡았다. 이 전 프로듀서 측과 완벽한 대립각을 세운 현 SM 경영진은 ‘SM 3.0’을 발표하고 멀티 제작센터·레이블 체제로 전환을 발표했다. 이 전 대표 지우기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 SM 경영진이 지난해 2월7일 카카오가 신주와 전환사채(CB) 인수를 통해 지분 9.05%를 확보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이 전 프로듀서가 찾은 동앗줄은 하이브였다. 이 전 프로듀서는 SM의 공시 다음 날 법원에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기했다. 그리고 2월9일 자신이 보유한 SM 지분 18% 중 14.8%를 하이브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하이브는 SM 주식을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해 지분을 추가로 25%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SM 인수전이 카카오와 하이브의 대결로 압축됐다. SM 인수전은 한치 앞도 예상하기 힘들 정도로 엎치락 뒤치락을 반복했다. 법원이 이 전 프로듀서가 제기한 가처분신청을 인용하면서 하이브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가 공개매수가 실패한 사실이 드러나자 카카오가 반격하는 식이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지난해 3월7일부터 SM의 지분 35%를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하기 시작했다. 약 833만주에 달하는 주식으로 총 1조2500억원이 투입되는 어마어마한 물량이다. SM 인수전은 하이브가 카카오가 시작한 ‘쩐의 전쟁’서 한발 물러나면서 변곡점을 맞게 됐다. 쇄신 노력 ‘물거품’ 이후 카카오가 경영권을 갖고 하이브는 플랫폼 협력을 하는 방향으로 SM 인수전이 마무리됐다. 지난해 3월12일 하이브는 SM 인수 절차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하이브는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의 경쟁 구도로 인해 시장이 과열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는 하이브의 주주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사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카카오는 “SM의 가장 강력한 자산이자 원동력인 임직원, 아티스트, 팬덤을 존중하고자 자율적‧독립적 운영을 보장하고 현 경영진이 제시한 SM 3.0을 비롯한 미래 비전과 전략 방향을 중심으로 글로벌 성장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엔터계 ‘공룡’을 삼킨 또 다른 공룡 기업의 탄생이었다. 하지만 카카오가 SM을 인수하기 위해 벌인 ‘쩐의 전쟁’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하이브는 당시 SM 인수전서 발을 뺀 뒤 “비정상적 매입 행위가 발생했다”며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에 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SM 주가가 공개매수가인 12만원을 넘어 한때 13만원까지 급등한 점을 문제 삼았다.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비정상적으로 주식을 매입해 시세를 조종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이하 특사경)은 지난해 10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와 카카오법인을 검찰에 넘겼다. 지난 11월에는 김범수 당시 전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홍은택 대표, 김성수·이진수 카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 대표이사 등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는 등 카카오 수사에 열을 올렸다. 시세조종 의혹 창업자에 칼끝 댔다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 잃을 수도 카카오는 말 그대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금감원이 카카오 경영진과 함께 카카오법인까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면서 카카오뱅크를 잃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 법인이 벌금 이상의 형을 받으면 카카오뱅크의 지분 27.17%를 보유한 카카오가 대주주 자격을 잃을 수도 있다. 금융당국은 6개월마다 대주주 적격성을 심사하는데 이때 대주주는 최근 5년간 금융간 금융관련법, 공정거래법, 조세범처벌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의 형사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SM 인수전 과정서 제기된 시세조종 의혹으로 카카오는 창업자 구속 가능성과 알짜배기 기업을 놓칠 가능성을 함께 안고 있는 셈이다. 카카오의 쇄신 노력에도 찬물이 끼얹어졌다. 카카오는 지난 3월 새 대표이사에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전 대표를 선임했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등 계열사 대표도 바꿨다. 계열사 준법‧윤리경영을 지원하는 독립기구인 카카오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도 쇄신에 속도를 내고 있었다. 하지만 김 의장을 비롯한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쇄신작업은 물론 기업 전체 동력에 타격을 입게 됐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그룹 덩치를 줄이기 위해 알짜배기만 남겨두고 일부 자회사를 매각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쪼개기 상장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만큼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어렵게 인수한 SM 역시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뱅크 등은 핵심 자산으로 분류된다. 몸집 줄여 해결될까? 문제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카카오는 SM 시세조종 의혹 외에도 문어발식 기업 인수, 계열사 확장 과정서의 잡음으로 수사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2020년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를 인수하는 과정서 김성수 당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와 이준호 당시 투자전략부문장이 바람픽쳐스에 시세차익을 몰아줄 목적으로 비싸게 매입·증자했다는 의혹을 조사 중이다. 카카오의 운명이 연이은 사법 리스크에 잠식되는 모양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