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 후계자 든든한 우군 ‘에스피네이처’

마르지 않는 ‘승계 돈줄’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삼표그룹 후계자의 개인회사가 여지없이 통 큰 씀씀이를 드러냈다. 부족한 지배력을 보완할 뿐 아니라 후계자의 지원군 역할에 앞장서는 모양새다. 쓰임새가 확실한 우군 덕분에 후계자는 보폭을 넓히는 게 한층 수월해졌다.

2004년 설립된 에스피네이처는 콘크리트·시멘트 재료인 골재와 슬래그 및 철스크랩 수집·가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삼표그룹 계열사다. 이 회사는 ‘대원’에서 인적 분할해 2013년 11월 설립된 골재업체 ‘신대원’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2017년 삼표기초소재, 2019년 경한·네비엔 등을 순차적으로 흡수·합병하면서 몸집을 키웠다.

1석 2조

삼표그룹은 2013년 11월 ㈜삼표를 지주회사(㈜삼표)와 사업회사(삼표산업)로 물적분할하면서 지주사 체제를 구축했다. 이후 10년간 이어진 ㈜삼표를 축으로 하는 지주사 체제는 지난해 7월 삼표산업의 ㈜삼표 역합병을 거치면서 ‘오너 일가→삼표산업→자회사’로 변경됐다.

지배구조 변경이 에스피네이처에 끼친 영향은 그리 크지 않았다. 지주회사의 영향권 밖이라는 특수성 덕분이었다. 오히려 에스피네이처는 삼표산업에 지배력을 행사하는 위치다.

에스피네이처는 지난해 말 기준 삼표산업 지분 15.59%(상환우선주 포함)를 보유한 2대 주주에 올라 있다. 최대주주인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과의 지분율 격차는 10.05%p다.


지난해 3월 유상증자 결정은 에스피네이처가 삼표산업 2대 주주로 자리매김한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당시 삼표산업은 보통주 195만주(발행가액은 주당 3만771원)를 발행하는 내용이 담긴 600억500만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발행된 신주 전량은 에스피네이처에 귀속됐고, 에스피네이처는 삼표산업 지분을 기존 1.74%에서 17.21%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에스피네이처의 위상이 높아진다는 건 정대현 삼표그룹 부회장의 입지가 탄탄해짐을 뜻했다. 정 부회장이 에스피네이처에 발휘하는 영향력이 궁극적으로 삼표산업까지 이어지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정 회장의 장남인 정 부회장은 2006년 입사해 2013년 삼표기초소재 대표를 맡으면서 본격적인 경영 행보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한 이후에는 계열회사에서 별도의 직책을 맡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올해 77세인 정 회장 나이를 감안하면 정 부회장의 승진에 맞춰 삼표그룹 경영권 승계 작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를 대비하려면 정 부회장은 삼표산업 보유지분을 끌어올리는 작업에 나서야 한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말 기준 삼표산업 지분 4.46%를 쥐고 있을 뿐이다.

현격하게 낮은 지분율을 보완해주는 존재가 바로 에스피네이처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말 기준 에스피네이처 지분 71.9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자기주식(3.57%)을 제외한 나머지 에스피네이처 지분 24.48%는 정 회장과 그의 두 딸(지선·지윤씨)이 보유 중이다.

부족한 지배력 보충
현금 창구 역할 부각


정 부회장이 에스피네이처 최대주주라는 건, 에스피네이처가 보유한 삼표산업 지분이 사실상 정 부회장의 지분임을 뜻한다. 이를 감안하면 정 부회장 휘하에 놓인 삼표산업 지분은 20.05%(직접 보유 4.46%+에스피네이처 15.59%)에 달한다. 

현금 창구라는 쓰임새도 부각된다. 에스피네이처는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6000원을 지급했다. 전년(보통주 1주당 3700원) 대비 62.2% 증액된 금액이다. 정 부회장에게 귀속된 배당금은 86억원이다.

양호한 수익성은 현금배당 규모를 키운 배경이었다. 에스피네이처는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이익 123억원, 순이익 125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312%, 629% 증가한 수치다. 순이익의 경우 역대 최대치였다.

에스피네이처가 정 부회장의 현금 수단으로 활용된 건, 비단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에스피네이처는 2014년 주당 2500원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매해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최근 10년간 정 부회장이 수령한 배당금의 합산은 약 550억원에 달한다.

정 부회장이 수령한 배당금은 향후 승계 제원으로 활용될 여지를 남긴다. 부친으로부터 삼표산업 주식을 증여받거나, 38.25%에 해당하는 삼표산업 자기주식 중 일부를 흡수하는 과정에서 배당으로 확보한 현금을 밑천 삼을 수 있다. 

확실한 우군

다만 해당 시니라오는 천문학적인 자금 출혈이 불가피하고, 이런 이유로 에스피네이처가 삼표산업 자기주식 혹은 정 회장의 보유 주식을 취득해 그룹 지배구조를 완벽한 옥상옥 형태로 만들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한다. 지난해 말 기준 이익잉여금 3145억원에서 볼 수 있듯이 에스피네이처의 현금 여력은 충분한 상태며, 이 경우 정 부회장은 현금 출혈을 최소화할 수 있다.

<heatyang@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이변은 없었다”<br> 이재명, 21대 대통령 당선

“이변은 없었다”
이재명, 21대 대통령 당선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4일, 전날 전국적으로 실시됐던 제21대 대통령선서서 49.42%(1728만7514표)의 지지를 받아 당선을 확정지었다. 오전 5시 기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개표가 100% 완료된 상황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41.15%(1439만5639표)를 8.27%의 차이로 따돌리고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골든 크로스’로 접전을 펼칠 것이라는 국민의힘 예상과는 달리 다소 여유 있는 표 차이로 승부가 갈렸다. ‘40대 기수론’으로 관심을 모았던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8.34%(291만7523표)의 지지를 받는 데 그치면서 선거비용 절반을 보전받을 수 없게 됐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0.98%(34만4150표), 무소속 송진호 후보는 0.10%(3만5791표)를 기록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개표 초반부터 우세를 보였다. 30%의 개표 상황서 이미 지상파 방송 3사는 그의 당선 유력을 보도하기 시작했으며 오후 11시40분경에는 당선이 확실시된다고 보도했다. 이 대통령은 과반 특표는 실패했지만, 총 1728만여표를 받으며 역대 대선 최다 득표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지역별로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을 비롯해 광주, 대전, 세종, 충청, 전라, 제주 등 전국 다수 지역서 1위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번 대선서 이 대통령 당선의 원동력은 다름 아닌 서울, 세종, 충청권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지역들은 지난 20대 대선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밀렸던 데 반해 이 대통령은 모두 김 후보에게 우세인 것으로 집계됐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 이재명 47.13% VS 김문수 41.55% ▲경기 이재명 52.20% VS 김문수 37.95% ▲인천 이재명 51.67% VS 김문수 38.44%로 이 대통령이 모두 앞섰다. ‘캐스팅 보터’로 불리는 대전·세종 및 충청권에서도 충남 47.68%, 충북 47.47%를 기록해 김 후보에 우위를 보였다. 세종서도 55.62%를 얻어 김 후보(33.21%)와 큰 격차를 보였다. 지역별로 보면 ▲대전 이재명 48.50% VS 김문수 40.58% ▲세종 이재명 55.62% VS 김문수 33.21% ▲충남 이재명 47.68% VS 김문수 43.26% ▲충북 이재명 47.47% VS 김문수 43.22%로 각각 집계됐다. 윤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한 파면으로 열린 조기 대선 성격상 국민의힘 입장에선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평가가 나왔던 바 있다. 이런 연유로 과연 김 후보가 이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적잖은 관심이 쏠렸다. 무엇보다 비상계엄의 여파를 직격으로 받을 수밖에 없었던 서울 및 수도권 유권자들의 표가 이 대통령에게로 향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오전 12시가 넘어 인천 계양구 자택서 나와 배우자 김혜경 여사와 서울 여의도 소재의 더불어민주당 당사로 이동해 선거대책위원회를 찾아 격려했다. 이후 국회의사당 앞에 마련돼있는 연단에 올라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기도 했다. 그는 대국민 연설을 통해 “다시는 군사 쿠데타가 없도록 반드시 지켜내갰다”며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회복시키는 일,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일, 평화롭고 공존하는 안정된 한반도를 만드는 일을 나머지 사명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를 지지하지 않은 그분들도 대한민국 국민들이다. 혐오와 대결을 넘어 존중하고 공존하고 협력하면서 함께 어우러져 행복하게 살아가는 진정한 공동체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중앙선관위가 당선인을 선언하면 공식적으로 대통령 임기 및 직무를 시작하게 된다. 북핵 문제를 비롯,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세 정책, 선거로 인한 국론 분열, 민생 경제 등 이 대통령이 앞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은 산적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