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0주기> 풀리지 않은 사찰 의혹

그날의 진실은 그냥 그대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4·16 세월호 참사가 어느덧 10주기를 맞았다. 그간 법과 제도에 변화가 생겼으나 ‘정확한 진실’은 드러난 바 없다. 책임자 처벌은 민간에만 집중됐다. 세월호 유가족 사찰 의혹도 조용한 건 마찬가지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기무사 간부들 대부분은 윤석열정부서 사면됐다. 심지어 복권된 인사도 있다. 윤정부가 앞장서서 면죄부를 던져준 꼴이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형사 책임을 묻는 사법부 판단은 지난해 모두 마무리됐다.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유죄가 인정된 정부 측 관계자는 단 한 명이다. 유가족 사찰 의혹을 받는 기무사 간부들도 유죄를 받았다. 그러나 윤석열정부가 사면·복권 처리하면서 유족들과 시민단체가 함께 노력한 10년의 세월은 수포로 돌아갔다.

정보당국 공개
안 하는 이유

검찰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이하 특수단, 단장 임관혁 현 대전고검장)은 2020년부터 1년 넘게 세월호 참사를 수사했다. 해경 지휘부의 구조 실패와 박근혜정부 청와대의 진상규명 방해에 대한 책임을 물으려 했으나 사실상 실패했다. 10여개가 넘는 의혹 사건들을 무혐의 처분한 것이다.

인명구조에 실패한 해경을 수사한 검찰에 외압을 행사한 의혹을 받는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해서도 특수단은 “(외압)지시가 있었는지 여부를 단정하기 어렵다”며 ‘혐의 없음’ 결론을 내렸다. 참사 당일 발견 후 신속하게 이송되지 않아 사망했다는 고 임경빈군 구조 방기 의혹에 대해서도 검찰은 사실이 아니라고 봤다.

특수단은 크게 ▲세월호 침몰 원인 ▲해경 구조 책임 ▲진상규명 방해 ▲증거 조작 은폐 ▲정보기관 사찰 등으로 사건 유형을 나눠 수사해 왔는데, 이와 관련된 17가지 의혹 사건 중 12개 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법무부의 수사외압 의혹 사건도 여기에 포함됐다. 해당 사건은 2014년 7월 광주지검이 세월호 사건 현장서 인명 구조에 실패한 목포해경 소속 김경일 전 해경123 정장에게 업무상과실치사상죄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려 하자, 법무부가 ‘해당 혐의는 빼고 영장을 청구하라’는 취지로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골자였다.

당시 법무부 장관이던 황 전 대표는 “법무부 검찰국으로부터 123정장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상죄에 대해 법리검토와 보완조사가 필요하다는 보고를 들었을 뿐, 해당 혐의가 구속영장 청구 과정서 제외된 경위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아는 바가 없다”고 해명했다.

우 전 수석도 “청와대 민정수석실서 법무부나 대검 등에 의견을 제시한 게 없었다”고 주장했다.

특수단은 여론의 공분을 샀던 임군 구조 방기 의혹도 상당 부분 사실이 아니라고 봤다. 이 의혹은 참사 당일 구조된 임군이 생존해 있었음에도, 해경이 헬기를 이용해 신속히 병원으로 옮기는 대신 함정으로 ‘지연 이송’해 임군을 사실상 숨지게 했다는 내용이다.

특수단 수사 불구 10개 넘는 의혹 무혐의
청와대 직접 개입 물적 증거는 확보 못해

특수단은 “해경 지휘부의 지시, 승인에 따라 임군이 헬기가 아닌 일반 함정으로 병원에 이송된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임군이 구조 당시 이미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임군을 처음 발견한 해경이 ‘구조 당시 얼굴은 물속에 잠겨있었고, 몸이 이미 굳어있었다’고 진술한 점, 발견 당시 해경 문자 대화방 등에서 피해자를 ‘시신’으로 지칭한 점 등을 그 근거로 들었다.

참사 후 기무사가 세월호 유족을 사찰했다는 의혹도 무혐의 처분됐다. 특수단은 해당 의혹으로 유가족들에게 고소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기무사로부터 세월호 유가족들의 동향이 일부 기재된 보고서를 받아본 사실은 인정됐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청와대와 국방부서 세월호 유가족 사찰을 지시, 논의하거나 보고받은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피의자들에게 대면 보고한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이 사망해 구체적인 보고, 지시 관계를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전 비서실장은 참사 관련 감사원 감사를 중단시키는 등 무마 행위를 했다는 의혹, 참사 인지 시점을 거짓으로 밝혔다는 의혹 등도 받았지만, 모두 무혐의로 결론 났다. 국정원의 세월호 유가족 사찰 의혹도 마찬가지다.

특수단이 기무사 간부들을 무혐의 처분했으나 대부분 1심서 직권남용죄가 인정됐다. 법원은 이 전 사령관이 불법 사찰을 지시했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특수단이 무혐의를 내린 것은 사찰 전반이 아니라 직권남용죄와 별도인 권리행사방해죄 등의 부분이다.

미심쩍은
‘무혐의’

법조계에 따르면 기무사에 설치된 ‘세월호 TF’라는 사찰 조직을 지휘·감독한 혐의(직권남용)로 재판에 넘겨진 기무사 간부 4명은 모두 1심서 유죄를 받았다. 소강원 전 기무사 610기무부대장, 김병철 전 기무사 310부대장의 1심 판결문을 보면,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은 2019년 12월 소 전 부대장에게 징역 1년 실형을, 김 전 부대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보통군사법원은 소 전 부대장 등에게 유족 사찰을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손정수 전 기무사1처장(세월호 TF장), 박태규 전 기무사 1처1차장(세월호 TF 현장지원팀장)에게도 유죄를 선고했다. 이 전 사령관에게 유족 사찰을 지시받은 김대열 전 기무사 참모장은 지영관 전 기무사 참모장과 함께 항소심서 징역 2년 실형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결에 사실오인·법리 오해가 없고, 양형 요소도 1심서 충분히 고려해 당초 선고된 형량이 적정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방어권 보장 등을 위해 보석을 취소하지는 않겠다”며 두 사람에 대한 법정구속을 면제했다. 이들은 2020년 10월 1심 선고 직후 법정구속된 뒤 올해 3월 항소심 도중 보석으로 석방됐다.

이들은 기무사 참모장 시절 휘하 부대원들이 세월호 유족 등 민간인의 정치적 성향과 경제적 형편을 수집하도록 지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기무사는 관련법에 따라 군사와 관련 없는 정보를 수집할 수 없다.

김 전 참모장은 경찰서 제공된 정보를 재향군인회 등에 전달해 집회 장소를 선점하거나 이른바 ‘맞불집회’를 개최하도록 한 혐의도 적용됐다. 지 전 참모장은 사드(THAAD) 배치에 찬성하고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여론을 조성하도록 기무사를 지휘하고 예산 3000만원을 지원한 혐의가 있다.

“사찰 행위
존재했다”

특수단이 무혐의 처분한 것은 1심이 유죄판단을 내린 직권남용죄가 아니라 유족이 추가로 고소한 권리행사방해죄 등이다.

앞서 서울중앙지검·국방부 보통검찰부는 2018년 6월 기무사 간부들이 부대원들에게 유족 사찰이라는 의무 없는 일을 지시했다고 보고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했다. 같은 해 12월 이 전 사령관이 수사 중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공소권 없음’ 처분이 내려졌다. 이 전 사령관에게 사찰 지시를 받은 김 전 참모장 등 5명만 재판에 넘겨져 4명은 1심서 유죄를 받았다.


재판부는 “사령관 이재수는 부대원들에게 세월호 TF를 구성해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을 지시했고, 이에 따라 2014년 4월28일부터 참모장 김대열을 TF장으로 한 세월호 TF가 운영되기 시작했다”며 “세월호 TF에서는 수시로 예하 기무부대를 상대로 실종자 가족들의 분위기나 특이 여론 등을 추가로 파악해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고 했다.

또 “(기무사 사찰 등이)실종자 가족들의 사생활과 비밀의 자유,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 기본권에 대한 중대한 제한을 초래했다”고 판시했다.

윤석열정부는 기무사 간부들의 혐의가 인정됐음에도 설 명절 특별사면 때 김 전 참모장과 지 전 참모장을 봐줬다. 소장(전 기무사 참모장)은 잔형 집행정지와 더불어 복권 처분을 받았다. 소 전 부대장은 지난해 8월 광복절 특사 당시 사면됐는데, 복권까지 됐다.

정부는 이들에 대한 사면·복권 이유로 “과거 잘못된 관행에 따른 직무수행으로 처벌된 전직 주요 공직자 등을 사면함으로써 갈등 극복과 화해를 통한 국민통합을 도모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기무사 간부들 혐의 인정…정부는 봐주기
논란 중심 국정원 수집 정보공개 비협조?

국정원은 유족 사찰 의혹과 관련해 문건 공개를 미루고 있다. 앞서 지난 2월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서울 중구 세월호 기억공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무사가 자행한 세월호 참사 피해자에 대한 사찰은 직권남용으로 기소돼 6인 이상이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국정원의 민간인 불법 사찰은 국정원의 비협조로 제대로 된 수사도, 조사도 못한 채 여전히 사회적으로 공론화되지 못하고 있다”며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사참위)는 2022년 9월부터 총 3년6개월의 세월호 참사 조사활동 결과를 종합한 보고서와 백서를 발행하면서 공식적인 활동을 종료했다.

당시 사참위 보고서에 따르면, 국정원은 세월호 참사 발생 당일인 2014년 4월16일부터 2017년까지 최소 3년 이상 피해 가족들과 촛불을 드는 시민들과 시민사회단체, 네티즌과 언론을 감시·사찰해 동향을 파악해 보고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종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독립적인 조사 기구인 사참위 조사에 국정원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 수집한 68만건의 자료 중 겨우 2000여건만 제공하는 등 제대로 자료를 제공하지 않았고, 해군은 아예 자료를 제공하지도 않아 사참위 조사활동을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이 준 권력과 권한으로 오히려 국민을 감시하고 미행하고 사찰하는 국가의 정보기관들은 정권 유지와 참사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권력의 하수인이 되는 이런 불법적인 행위를 중단하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라”며 “지금까지 불법적으로 수집한 정보를 당사자에게 즉각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정부가
면죄부

오민애 민변 세월호 대응 TF 변호사는 “국정원 개혁위서도 세월호 참사 피해자와 시민들에 대한 사찰이 직무 범위를 벗어난 것이기 때문에 징계 여부를 검토하고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권고했지만, 지금까지 달라진 것은 없다”며 “세월호 참사의 피해자와 전 특조위원과 조사관, 시민사회 단체 등이 당사자가 돼 국정원서 수집한 개인 관련 혹은 단체 관련 정보와 생산하거나 보고받은 정보의 공개를 청구한다”고 밝혔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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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