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끝까지 갈’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 당선인

여우 피했더니 호랑이가 왔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누르면 의료계가 더 강하게 반발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불씨는 일부 의사와 환자에게 옮겨붙어 ‘의료대란’으로 확산됐다. 출구전략을 고민해야 할 상황에 대한의사협회 새 회장이 대정부 강경 투쟁을 예고하고 나섰다. 

정부가 던진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의 나비효과가 엄청나다. 정부 발표와 의료계의 대응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면서 국민의 피로감이 높아지고 있다. 의료대란까지 더해져 불편함도 가중되는 중이다.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은 4·10 총선과 맞물려 정치권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의료대란의 해소 여부는 총선 결과에 달렸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끝날 듯
안 끝나는

정부는 지난 2월 의대 정원을 2000명 증원하겠다고 발표한 이후부터 줄곧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27일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서 “27년 만의 의대 정원 확대는 의료 정상화를 시작하는 필요조건”이라며 “의대 정원을 늘려서 절대적으로 부족한 의사 수를 늦게라도 확충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그 근거로 OECD 통계를 제시했다.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서울을 제외한 16개 시도서 1.93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OECD 평균은 3.7명으로 10개 시도가 OECD 평균의 절반보다 적다고 지적했다. 의사가 서울에 편중돼있어 지방 의료기관은 의사를 구하기 어렵고 지방의 환자는 병원을 찾기까지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또 “고령화 추세에 따라 세계 각국은 의대 입학 정원을 꾸준히 늘려왔다. 미국은 지난 20여년간 입학 정원을 7000명 늘렸고 프랑스는 6510명, 일본은 1759명 늘렸다”며 “지역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확대하는 의대 정원 2000명의 82%인 1639명을 비수도권 지역 의대에 집중 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공격에 의료계는 여전히 방어 태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전선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전공의는 이미 의료현장을 떠났고 이제 교수가 사직 행렬을 이어 받았다. 전국 의대 교수들이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그 규모가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병원은 외래 진료를 축소하는 분위기다. 의사가 현장을 떠나면서 일부 의사에게 과중된 업무로 피로가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환자들이다.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에 환자들 등만 터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등 7개 단체로 구성된 중증질환연합회는 입장문을 내고 “환자의 치료와 생명권은 두 기관의 경쟁적 강대강 싸움의 도구나 수단으로 전락할 대상이 아니다”며 “정부는 환자단체와 의료계가 동시에 참여하는 논의 테이블을 열어 의료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필수 전 회장 중도 사퇴로
1차서도 1등으로 결선 올라

중증질환연합회는 의사 집단행동 피해사례로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에 접수된 두 사건을 거론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지난 19일, 전라도 소재 상급종합병원 중 한 곳에서 말기신부전 투석 환자의 수혈을 거부했고, 당뇨합병증을 앓았던 환자가 3일간 대기하다가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다. 

부산서도 90대 노인이 복통을 호소해 부산시 지정 공공병원으로 이송돼 심근경색 판정을 받고 인근 대학병원으로 전원을 요청했지만 해당 대학병원이 ‘진료 불가’를 통보했다. 환자는 울산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수술 중 숨졌다.

정부는 의료계에 ‘대화하자’는 제스처를 끊임없이 취하고 있다. 이 장관은 “소모적인 갈등을 멈추고 건설적인 대화의 장으로 나와 난제들을 함께 풀고 의료 정상화 방안을 발전시키는 데 함께 해달라”며 “의대 교수들은 전공의들이 하루빨리 복귀하도록 설득해주고 정부와 대화에 적극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건설적 협의체를 구성해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의료계의 의견과 제안을 경청해 반영하겠다”며 “오로지 국민을 위해, 국민의 입장서 의료개혁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겠다”고 덧붙였다. 

사태가 장기화 될수록 국민의 피해가 커지는 만큼 정부와 의료계 모두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 생명이 달린 일인 만큼 일단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중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 정책을 ‘정치용’으로 꺼내든 카드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협상 자세가 필요하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의료계서 가장 덩치 큰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의 회장 선거서 ‘강경’ 노선의 후보가 높은 지지를 받아 당선되면서 갈등의 골이 지금보다 더 깊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의협은 제42대 회장으로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이 당선됐다고 밝혔다. 임기는 오는 5월1일부터 3년간이다. 

의협에 따르면 임현택 당선인은 지난달 25일부터 26일 오후 6시까지 이어진 회장 선거 결선 전자투표서 총 유효 투표 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65.43%)를 얻어 당선이 확정됐다. 함께 결선투표에 후보로 오른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홍보위원장은 1만1438표(34.57%)에 그쳤다. 

환자들은
죽어나는데…

임 당선인은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된 1차 투표서도 3만3684표 중 1만2031표(35.72%)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그는 2021년 제41대 회장 선거서도 결선에 올랐지만 총 투표수의 47.46%를 얻어 이필수 전 회장에게 졌다. 이 전 회장은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추진을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임 당선인은 2016년부터 현재까지 4번 연속 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에는 소아청소년과 개원의를 대표해 수입 감소에 따른 폐과 선언 등을 주도했다. 사직서를 제출하고 병원을 떠난 전공의에 법률 자문을 지원하고 복지부 장관과 차관을 고발한 의사단체 ‘미래를생각하는의사모임’의 대표기도 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했던 민생토론회 입구서 입이 틀어막힌 채 쫓겨났던 의사로도 유명하다. 그는 지난달 1일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개혁’을 주제로 분당 서울대병원서 열린 민생토론회장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의 문제점을 피력하기 위해 회의장 입장을 요구하다가 대통령 경호처 직원에게 입이 틀어막히고 양팔을 붙잡힌 채 끌려나가 유명세를 탔다. 

임 당선인의 등장으로 의대 증원 정책에 대한 대정부 투쟁 수위는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열렸다. 임 당선인은 의대 증원과 관련해 ‘강경파’로 분류된다. 저출생으로 인해 오히려 정원을 500명~1000명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대학별 의대 정원을 발표하자 “의사들은 파시스트적 윤석열정부로부터 필수의료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는 성명을 냈다. 여기에 증원 철회는 물론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파면 등을 주장하고 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과 박민수 차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하기도 했다. 임 당선인은 이번 선거서 의료 수가를 현실화하고 의사면허 취소법·수술실 CCTV 설치법 등을 개정해 의사 권리를 되찾겠다는 공약을 걸었다. 

임 당선인은 “당선의 기쁨은 전혀 없다”면서 “회원들의 기대와 저의 책임이 어깨를 짓누르지만 저를 믿어주셨으니 반드시 감당해 내겠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계가 해야 할 일은 전적으로 전공의와 학생들을 믿어주고 그들에게 선배로서 기댈 수 있는 힘이 돼주고 적절한 때가 되기를 기다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입틀막’ 의사
강성 중 강성

그러면서 “정부가 의대 증원을 원점서 재논의할 준비가 되고 전공의와 학생도 대화 의지가 생길 때 협의가 시작될 것”이라며 “의사협회장이라는 직책은 의료계를 지휘하는 보스 역할이 아니라 의사의 의견을 대리하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임 당선인은 “필요하다면 전공의 대표와 의대 교수를 충분히 포함해 정부와의 대화 창구를 만들겠다”면서 협의 가능성을 열어놨다.

하지만 대화의 조건으로 “조규홍 복지부 장관과 박민수 차관 파면, 의대 증원에 관여한 안상훈 전 사회수석 공천 취소가 기본이고 대통령 사과가 동반돼야 한다”며 “면허 정지 처분 보류 등은 협상 카드 수준에도 들지 못한다”고 밝혀 협의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임 당선인은 총파업도 언급했다. 면허 정지나 민·형사 소송 등 전공의, 의대생, 병원을 나올 준비를 하는 교수 가운데 한 명이라도 다치는 시점에 총파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복지부는 “그런 주장은 의사 집단이 법 위에 서겠다는 것”이라며 “법을 위반한 것에 대해서는 상응하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원칙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차관은 임 당선인이 대화의 전제로 복지부 장관과 차관의 파면을 언급한 것에 대해 “인사 사항이라 답변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면서도 “진정성을 갖고 성실한 태도로 대화에 임하겠지만 그런 전제조건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임 당선인이 주장하는 의대 정원 감축에 대해서도 “2000명 증원을 결정한 것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합리적으로 결정한 것이므로 감원을 논의 과제로 할 때는 합리적인 근거를 가지고 서로 대화가 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복지부 장·차관 파면…대통령 사과 요구
“의사 1명이라도 다치면 총파업 돌입”

임 당선인의 발언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도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27일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자의 무책임한 발언’이라는 이름의 논평을 내고 “임 당선인은 5000만 국민의 생명을 팽개치고 14만 의사 기득권만 지키겠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임 당선인의 총파업 발언에 대한 지적이다. 임 당선인의 의대 정원 감축 발언에 대해서도 규탄의 목소리를 냈다.

보건의료노조는 “임 당선인은 의대 정원을 500~1000명 줄여야 한다고 했는데 아연실색할 일”이라며 “의사 부족에 따른 필수·지역·공공의료 위기와 국민 고통을 외면하는 처사고, 조속한 진료 정상화를 위한 대화와 협상에 찬물을 끼얹는 무책임한 태도”라고 덧붙였다. 

최근 의협은 윤 대통령을 언급했다. 전공의의 복귀를 위해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서 달라는 주문이다. 의협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지난 27일 의협회관서 열린 정례브리핑서 “현 의료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병원을 떠나 있는 전공의들이 조속히 소속 병원으로 복귀할 수 있는 방안을 정부가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은 의사 증원과 관련해 정부와 의료계의 입장 차를 줄이기 위해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등 여러 직역과 정부가 만났지만 간극만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민국 행정부의 최고 통수권자인 윤 대통령께서 직접 이해 당사자인 전공의와 만나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도 2000명 증원 철회 후 원점 재논의라는 전제조건에는 변함이 없다고 못 박았다. 윤 대통령이 나서서 ‘결자해지’를 해달라는 말일 뿐 의대 정원 증원에 대한 입장은 고수하겠다는 뜻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2025학년도 의대 입학 정원 규모를 논의하는 과정서 “지역·필수의료를 살리고 초고령사회를 대비하기 위해 의료인력 확충과 인재 양성이 필수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이 의사 수 증가를 언급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이어 지난 2월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을 발표하면서 그 수를 2000명으로 못 박음과 동시에 의료계와의 갈등이 촉발됐다.

결국 대통령
언제 끝날까

정부와 의료계의 입장은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정부는 ‘2000명’이라는 숫자를 포기하지 않고 있고 의료계는 ‘원점 재논의’만을 요구하는 중이다. 날마다 병원을 떠나는 의사들로 의료현장은 쪼그라들고 있다. 하지만 치료를 기다리는 환자의 수는 줄어들지 않는다. 의료계 최대 단체인 의협은 의료대란의 해결사가 될까? 엑스맨이 될까?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정부 비웃은 전 의협 회장 “면허정지 못 한다니까”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회장이 자신의 SNS에 “전공의 처벌 못 한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정부를 비웃어 논란이 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로 정부가 전공의에 대한 면허 정지 처분을 보류한 뒤 올린 글이다. 

노 전 회장은 지난 25일 “이제는 웃음이 나온다. 내가 전공의 처벌 못 할 거라고 하지 않았느냐. 면허 정지 3개월을 1개월로 줄이는 걸 검토한다는 것도 간을 보는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글을 SNS에 올렸다.

그는 “선처는 없다느니 구제는 없다느니 기계적으로 돌아간다느니 이번 주부터 처벌할 거라느니 그동안 큰소리치던 모습은 어디로 갔느냐”며 “전공의 처벌 못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당초 26일부터 시작하기로 했던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처분을 일단 보류하겠다고 발표했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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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