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릴루아카스의 지구촌 탐방 ④일본 후쿠오카

북큐슈의 아름다운 자연 속으로 ‘힐링’

<일요시사=조진민 르포라이더터>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온천여행이 생각나는 요즘이다. 온천여행은 단순히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뜨끈뜨끈한 온천물에 피로를 풀고 오는 것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 지역에서 나는 특산물을 재료로 만든 전통 일본코스요리는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평소 즐기기 어려운 요리 ‘카이세키요리’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카이세키요리는 눈으로 보는 아름다움, 후각을 통한 맛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혀끝으로 즐기는 미각까지 만족하게 만드는 요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복되는 일상에 몸도 마음도 지쳐 있다면 온천욕도 즐기고, 눈과 입이 즐거운 맛있는 음식으로 힐링 해보는건 어떨까?

안 사고 못 배길 다양하고 아기자기한 소품들
큐슈의 상징이자 일본 최초 국립공원 ‘아소’

나무로 만들어진 소박하면서 정겨운 유후인역에 도착했다. 유후인역을 나오자마자 보이는 유후다케(1584m) 웅장한 산은 포근히 유후인을 감싸고 있었다. 우선 관광안내소에서 유후인 관광지도를 받아 들고 길을 나섰다. 지도에 “ようこそ ゆふいん”(어서오세요 유후인)이라는 문구를 보자 여행의 기대감은 최고조에 이른다. 관광안내소 앞에서 인력거꾼이 어색한 말투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한다. 렌탈 자전거, 클래식 버스, 관광 마차도 손님 태울 준비를 마치고 줄 맞춰 있다.

동화책 연상시키는
온천 마을 유후인

오이타현 중앙에 있는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온천 휴양지 유후인은 벳푸에 이어 용출량이 많은 온천이다. 유후인이 단지 느긋하게 온천을 즐기기 위한 곳이라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온천여관들, 물고기 비늘처럼 반짝이는 호수라는 의미의 긴린코, 미술관과 개성있는 갤러리, 세련된 상점들이 늘어서 있어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온천마을답게 곳곳에 흐르는 작은 강과 아담하고 예쁜 집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런 예쁜 풍경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사진 찍기 바쁘다.

유노츠보가이도 양쪽으로 늘어선 상점들을 구경하다 보면 “우와∼우와∼”를 연발하며 안사고는 못 배길 다양하고 아기자기한 소품들 때문에 나도 모르게 지갑을 열고 있으니 말이다. 커다란 토토로가 “어서 들어와” 라고 속삭이듯 유혹하는 동구리노모리는 이웃집 토토로를 비롯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지브리 스튜디오 작품에 나오는 캐릭터 상품을 모아 놓은 상점이다. 다양한 물건들을 캐릭터로 만들어 놓은 솜씨가 탄성을 자아낸다. 어느새 토토로와 친구가 되어 손잡고 가게문을 나섰다.


애완동물 강아지와 고양이를 테마로 사이좋게 나란히 위치한 이누야시키&네코야시키는 일본 애니매이션에 나오는 모든 강아지와 고양이가 진열되어 있다. 강아지와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 가면 예쁜 용품들 덕분에 정신이 없을 정도니 꼭 한번 들러보길 권한다.

외관부터 남다른 고급스런 주택을 연상시키는 오르고르노모리&가라스노모리는 1층은 깨질까봐 만질 수 없어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야 하는 유리 공예품으로, 귓가에 소곤소곤 속삭이듯 들려오는 멜로디를 따라 발길을 돌리면 2층에는 크고 작은 오르골이 전시 되어 있다. 제법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갖고 싶은 소품을 사려면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긴린코는 호수의 물고기가 수면 위를 뛰어오르는 모습이 석양에 비닐이 금빛으로 보인다고 해서 이와 같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호수 바닥에서 온천수가 뿜어져 나오기 때문에 일교차가 큰 계절에는 물안개가 자욱하게 껴서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곳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기기 위해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긴린코까지 산책을 마치면 고풍스런 원목으로 세워진 샤갈미술관을 발견하게 된다. 20세기를 대표하는 러시아 출신 화가 마르크 샤갈의 작품 중 ‘서커스’를 중심으로 39점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미술관이라고 하기엔 규모가 작아 개인 갤러리 느낌이 든다. 그다지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은 아닌지 나 홀로 조용히 관람할 수 있어 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유후인역에서 긴린코까지 가는 길 중간중간 유후인의 대표 간식 상점들이 관광객들의 발길을 머물게 한다.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비-스피크(B-SPEAK) 롤케이크 전문점 이다. 한번 먹어본 사람들은 그 맛을 잊을 수 없어 예약하지 않으면 먹을 수 없을 정도로 유후인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이다. 유후인에서 꼭 들르는 곳 킨쇼(금상)코롯케는 제1회 전국 코롯케 콩쿠르에서 금상을 수상한 명물이다. 튀김옷은 바삭, 한입 베어 물면 치즈처럼 스르르 녹는 고기맛이 일품이다. Bee-Honey라는 커다란 문구의 간판이 인상적인 하치미츠노모리는 100% 양봉벌꿀과 벌꿀 관련 상품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꿀을 살짝 끼얹은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가게에 비치되어 있는 여행일기가 눈에 띄었다. 그 동안 이곳을 거쳐 간 사람들의 이야기로 일기장은 가득하다. 유후인에 대한 느낌을 몇 자 적어 보았다. 누군가 이 날의 일기 속 이 글을 읽으며 “아 그때 이런 느낌이었구나” 하며 미소를 띄우겠지….

유후인 마을 산책을 마치고, 온천 여관으로 향했다. 가격을 이것저것 비교해 보고 고민 끝에 예약한 곳은 숲 속에 아늑하게 자리하고 있는 ‘반딧불의 거처’라는 료칸이다. 일본사람들이 주로 예약하는 곳이 어딘지 검색해서 선택한 곳이다. 예약한 방을 안내받고 료칸 이곳저곳을 소개 받았다. 짐을 풀고 료칸에서 마련해 놓은 옷으로 갈아입었다.

고급스런 레스토랑
다양한 간식 넘쳐나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노천탕 뜨끈뜨끈한 물에 몸을 푹 담갔다. 하루 종일 이곳저곳을 누볐던 심신을 달래기에 충분하다. 숲으로 둘러쌓여 있어 그런지 고즈넉한 분위기가 더해진다. 몸이 건강해지는구나 생각이 드는 건 아마도 기분 탓이겠지…. 노천탕에서 충분히 몸을 담근 후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별채에 따로 자리하고 있는 식당으로 향했다. 이미 내가 예정해 놓은 시간에 맞춰 정성스럽게 세팅이 되 있는 상태였다. 준비된 메뉴에 대한 설명으로 보이는 종이도 보인다. 이곳의 특산물은 자라와 닭 이었다. 자라는 조금 버거워서 닭을 선택했다. 처음 맛보는 닭 샤브샤브 맛은 의외로 느끼하지 않고 깔끔했다. 준비된 음식은 남김없이 싹싹 비웠다.
이곳을 예약한 가장 큰 이유는 개인탕이 있다는 점이었다. 한 시간 간격으로 개인이 나무욕조에서 혼자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는 게 예약할 당시 유혹적이었다.

혼자 느긋하게 온천욕을 즐기고 방으로 돌아오면, 다다미방에 보는 것만으로도 포근한 이불이 깔려있다. 머리맡에는 차와 다과도 준비 되어 있다. 온천욕을 즐겨서일까? 낮의 피로 때문일까? 이부자리에 눕자마자 스르르 눈이 감긴다. 언제 잠들었는지 모르게 몸이 녹는다.

아침 일찍 저절로 눈이 떠진다. 노천탕에서 온천욕을 즐기고 아침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친 후 온천 이곳저곳 둘러보고 있자니 어쩐지 이곳을 떠나는 게 싫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유후인 버스센터로 향했다. 큐슈횡단버스 아소2호를 타고 아소로 갈 예정이다. 이 구간은 꼭 사전예약을 해야 했기 때문에 한국에서 전화로 예약해 둔 상태였다.

아소2호는 온천마을 (벳푸-유후인-쿠로가와) 이곳저곳을 돌아 아소로 향한다.
큐슈의 중심 구마모토현 아소 지방에 위치한 세계 최대급 크기를 자랑하는 칼데라 (동서 약 17km, 남북 약 25km, 면적 약 350k㎡) 안에 지금도 연기를 뿜어내고 있는 나카다케를 비롯해, 5개의 산봉우리인 아소고다케로 이루어져 있다.

아소고다케란 타카다케, 나카다케, 에보시다케, 키지마다케, 네코다케를 말하며 이중 가장 높은 것은 해발 1592m인 타카다케다.

아직도 화산활동 중인 봉우리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화구를 들여다 볼 수 있는 나카다케의 화산 활동을 보기 위해서는 아소산로프웨이 역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5분을 더 올라가야 한다.

화산활동 상황이나 풍향에 따라서 안전 확보를 위해서 구역을 구분해 놓았다.

‘A구역 : 상시 출입금지 / B1, B2 구역 화구 견학이 가능 / C구역 : 화구는 볼 수 없지만 나카다케 외벽 등 화구 주변의 웅장한 경관을 즐길 수 있음 / D구역(전망대) : 화구는 볼 수 없지만 쿠사센리, 키지마다케, 에보시다케 등 웅장한 경관을 즐길 수 있다. (B1, B2, C, D구역 이외의 구역은 출입 금지, 화구 부근에서는 유독한 화산가스가 흐르고 있으니 건강상 우려가 되는 사람은 주의)’

다행히도 이 날은 나카다케를 견학할 수 있는 안전한 날이었다. 화산가스의 농도 상황을 ‘색표시’로 알려 화산폭발의 징후가 있으면 나카다케로 향하는 차량과 케이블카의 운행을 중단하고 있다고 한다.

온천욕 즐기고
전통요리 맛보기

아소 주변은 수백만년 전부터 화산활동이 계속되어 왔으며, 10만년 전 화산 대폭발로 만들어진 아소산은 역사가 기록되어진 이래 몇 번이나 폭발이 반복되었다.


깊이는 100m, 둘레 4km의 분화구 속에는 불덩이 같은 마그마가 끓어오르고 있어 그것으로 인해 피어나는 새하얀 분연에 가리어 분화구 속은 볼 수 없지만, 아소의 화구는 확실히 아직도 살아 있다는 걸 보여준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펄펄 끓는’ 민주당 전대 관전 포인트

‘펄펄 끓는’ 민주당 전대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최대 이벤트인 전당대회가 한 달도 남지 않았다. 다음 달 2일 선출되는 차기 당 대표는 1년 동안 거대 여당을 이끄는 막중한 책임과 더불어 ‘정권 초기 버프’를 톡톡히 받게 된다. 권리당원 득표 반영 비율이 55%로 높아진 만큼 당원들의 표심 확보가 필수다. ‘찐명’을 가려내기보다는 당원의 마음을 더 많이 사로잡는 쪽의 승리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일정이 빽빽하다. 오는 10일 후보자 등록 이후 ▲19일 충청권 ▲20일 영남권 ▲26일 호남권 ▲27일 수도권 경기·인천 순으로 순회 경선이 이어진다. 이후 당 강령에 따라 대의원 15%, 권리당원 55%, 일반 국민 30%로 새로운 당 대표와 최고위원이 결정된다. 한 달 앞으로 당심 어디로?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건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다. 정 의원은 지난달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주권 시대에 맞는 당원 주권 시대를 열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정 의원은 “당을 위해서라면 힘들고 고달픈 길을 피하지 않고 항상 선당후사하며 희생과 봉사의 새로운 정당 문화를 열었다”며 “제21대 국회에서는 수석 최고위원으로 이 대표의 곁을 지켰고, 22대 국회에서는 법제사법위원장으로서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열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정무적 판단력, 정치적 결단력, 정책 추진력으로 유능한 민주 정당을 만들겠다”며 “항상 당 지도부와 ‘원팀 플레이’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노무현 정신’을 강조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개혁 공천 혁명 덕분에 정치에 입문한 노무현 정신의 후예”라며 “최전방 공격수로 별명이 ‘당 대포’인데 이제 당 대표가 돼 최전방 공격수뿐 아니라 최후방 수비수까지 담당하는 전방위적 선수가 되겠다. 혼자 하지 않고 당원, 국회의원, 국민과 한 호흡으로 뛰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 의원은 전당원투표제 상설화를 비롯한 ▲당원주권위원회 신설 등을 통한 당원주권정당 ▲ 12·3 불법 계엄 및 내란 행위 조사·처벌을 위한 특별위원회 설치 ▲당내 검찰·사법·언론개혁 TF가동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민주적 공천제도 마련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뒤이어 지난 23일 민주당 원내대표인 박찬대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다. 박 의원은 “먼저 출사표를 던졌거나 앞으로 던지게 될 분들과 더없이 멋진 경쟁을 펼쳐 보이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재명정부의 성공에 민주당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당·정·대 관계를 원팀 수준으로 강화하고, 정치 공세 차단부터 입법·정책 시행 전반에 걸친 긴밀하고 유기적인 협력으로 하나하나 따박따박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정청래 VS 박찬대 외나무 승부 똑같이 개혁 외치지만…차이는? 내란 종식은 이정부가 지향하는 통합의 대전제라고도 주장했다. 박 의원은 “특검을 최대한 지원하고 특검 흔들기에 총력전으로 맞서겠다”며 “이를 통해 윤석열-김건희 부부를 우리 공동체로부터 시급히 격리하겠다. 특검조차 정치 보복이라고 호도하는 세력과의 통합은 야합일 뿐, 윤석열정부에 빌붙어 불법을 저지른 자들은 법의 심판을 받는 것이 정의 이전에 상식이다. 통합은 정의의 결과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과 마찬가지로 개혁을 강조했다. 박 의원은 “이정부 출범 후 꾸려지는 첫 번째 민주당 지도부는 ‘유능한 개혁 정치’를 철저하게 견지해야 한다”며 “이 대통령이 약속한 ‘정의로운 통합’과 ‘유연한 실용’을 떠받칠 수 있는 집권여당의 효과적인 전략 방향이다. 정부는 통합과 실용에 방점을 찍고 여당은 개혁에 비중을 두는 역할 분담, 나아가 당정이 유기적으로 방향과 속도를 조율할 수 있는 진짜 원팀. 이것이야말로 이재명정부, 국민주권정부의 성공 열쇠”라고 거듭 설명했다. 정부와 하나가 되겠다는 포부는 모두 같지만 정 의원은 개혁, 박 의원은 통합에 초점을 맞췄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을 성공으로 이끌겠다는 하나의 목표를 향하지만 도달하기까지의 방식과 결에서 차이가 느껴지는 이유다. 정 의원은 국회 법사위원장을 지내며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호통치거나 국정감사에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등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해냈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정 의원은 이 같은 면모를 부각해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어 꽉 막혀 있던 개혁안을 빠르게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정 의원은 추석 전 검찰개혁을 마치겠단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지난달 29일 민주당 친명(친 이재명)계 최대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이하 민주혁신회의)’에서 “3개월 안에 이 문제를 해치우고 추석 귀경길 뉴스에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리 높였다. 이어 “이정부의 성공만을 위해서 일하겠다”며 “싸우지 않고 승리할 수 없다. 당에서는 개혁 작업을 위해 강력하게 투쟁하고 그 성과물은 이 대통령에게 돌려드리겠다”고도 강조했다. ‘당 대포’와 ‘중고 신입’ 언론개혁도 꼬집었다. 지난 1일 KBS 라디오 인터뷰 중 진행자가 ‘추석 고향 갈 때 검찰청 폐지 뉴스를 듣게 하겠다고 공언했는데, 이건 좀 허언 아닌가’라고 묻자 “앵커는 왜 그렇게 얘기하나. 허언이길 바라냐”고 따졌다. 당황한 진행자가 부인했지만 정 의원은 “그래서 제가 KBS라디오는 잘 안 나오려고 했다. 이런 불편한 질문, 불공정한 질문을 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토로했다. 정 의원은 인터뷰 후 페이스북에 해당 영상 클립을 올리며 “제가 진행자에게 강력하게 항의성 멘트를 날렸다. 화 안 난 척 인터뷰를 마쳤지만 하마터면 방송 사고 날 뻔했다. 공정한 방송개혁, 언론개혁을 빨리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날 게시물에는 과거 자신이 <TV조선>과의 인터뷰를 거절한 방송 장면을 함께 게시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개혁을 강조하면서도 화합에 무게를 실었다. 원내대표로서 대선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을 받는 만큼 경험을 살려 이정부와 발을 맞추는 데 초점을 둔 것이다. 박 의원 역시 민주혁신회의를 찾아 “이 대통령과 확실한 협력, 자기를 앞세우지 않을 사람, 원팀 당정대 구축의 적임자, 당을 통합하고 중도보수까지 확장해 갈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 역시 9월 내로 검찰개혁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박 의원은 지난달 27일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열린 ‘신속한 검찰개혁을 위한 광주시민 토크콘서트’에서 “검찰 스스로 개혁할 기회는 넘칠 만큼 주어졌지만 개혁은커녕 3년간 나라를 망친 주범으로 전락했다”며 “이제 시민의 힘으로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강력한 검찰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헌법재판소 또는 대법원을 광주로 이전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언론개혁에 대해서는 오는 9월까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을 내보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달 30일 발표된 여론조사기관 여론조사 꽃의 6월4주 차 정기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차기 당 대표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 정 의원이 37.6%, 박 의원이 27.1%를 기록했다. 정 의원이 박 의원보다 10.5%p 앞선 것이다. 개혁이냐 화합이냐 아울러 당심이 반영된 민주당 지지층의 결과를 살펴보면 마찬가지로 정 의원이 55.4%, 박 의원이 36.8%로 집계되면서 정 의원이 박 의원을 크게 따돌린 수치가 나왔다. 각종 개혁에서 속도를 내는 정 의원의 성향이 지지율을 탄탄히 뒷받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대 당을 찍어 누르듯 강력한 목소리를 낸 것이 당원들의 가산점으로 이어졌다는 평이다. 게다가 지진부진한 태도보다는 ‘정권을 잡았다고 방심하지 말고 거대 여당으로서 개혁을 완수하라’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가 정 의원의 기조와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해당 여론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지난 6월27일부터 28일까지 이틀간 실시했으며 조사 방법은 무선 100% RDD 활용 ARS 자동응답 조사였다. 응답률은 2.4%에 신뢰수준 95%, 표본오차는 ±3.1%p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두 사람은 각종 행사에 얼굴 도장을 찍으며 당원과의 스킨십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먼저 정 의원은 지난달 27일 방송인 김어준씨가 기획한 콘서트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콘서트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한 민주당 지지자들이 자리한 만큼 유세차 방문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달 4일에는 헌법재판소 탄학심판정에 출석해 17명의 법률대리인단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엮은 <국민의 나라> 출판기념회를 여는 등 부지런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 의원이 당심을 흡수했다면 박 의원은 원내대표로 지내며 국회에서 쌓은 ‘여의도 민심’을 쥐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 의원은 지난 1일 경기도의회에서 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지역 기반의 민심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 ‘찐명’ 쟁탈전으로 흘러갈 것 같던 전당대회가 오히려 당심에 구애하는 모습이 되면서 양 지지층 간의 아우성도 높아지는 모양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온하지만 그 속에는 저마다 풀지 못한 앙금이 남은 것이다. ‘일단은’ 정에 몰리는 지지층 온라인 곳곳서 충돌 전전긍긍 그중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바로 ‘정청래 수박설’이다. 정 의원은 강력하게 선을 그었지만 2018년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통령을 향해 “이재명 지사가 이야기를 하면 항상 분란이 일어난다” “이 지사가 그냥 싫다”고 말한 영상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이에 정 의원은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정청래 보고 수박이라고 하면 도대체 수박 아닌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정 의원은 “한편으로는 속으로 감사했다”며 “저더러 수박이라고 욕을 한다면 누가 그걸 인정하겠느냐. 정청래가 ‘부당하게, 억울하게 작전 세력들로부터 공격받고 있구나’ 이런 인상을 줄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저를 지지하시는 분들이 더 뭉치게 되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양쪽 지지자 역시 각종 온라인상에서 저마다 의견을 교류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좋아 고르지 못하겠다’ ‘행복한 고민이다’ 등의 게시글이 대부분이지만 일각에서는 결이 맞지 않는 부분을 놓고 거친 언사가 오가고 있다. 지지층 간의 불화를 인식한 듯 두 사람은 친분을 과시했다. 박 의원은 “정 의원과 화끈하게 경쟁하고 멋지게 단결하겠다”고 밝혔으며 정 의원 역시 “그 누가 우리 둘 사이를 갈라놓으려 할지라도 잡은 손 놓지 않고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끝까지 함께 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의 마음이 1g이라도 더 기우는 쪽이 있지 않겠냐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지난달 26일 이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로 방문한 날 정 의원과 박 의원 둘 중 누구와 먼저 인사하는지를 놓고 당원들의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전당대회와 거리는 두는 모양새다. 만에 하나 명심을 차지하기 위한 네거티브 싸움으로 번질 경우 당의 분열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시로 지난해 7월 치러진 국민의힘 전당대회와 6·3 조기 대선 후보 선출 과정이 있다. 특히 대선후보 선출 과정은 이미 탄핵당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의중인 이른바 ‘윤심’이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면서 그야말로 혈흔이 낭자한 패싸움이 됐다. 앞서 이 대통령은 최근 박 의원을 포함한 민주당 전 원내지도부와의 만찬 회동을 추진했으나 일정이 알려지자 취소한 바 있다. 여당 전당대회에 현직 대통령이 관여했다는 오해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취지로 해석됐다. 엎치락 뒤치락 한 민주당 관계자는 현 상황에 대해 “겉으로는 온화해 보이지만 모두의 신경이 이쪽(전당대회)으로 쏠려 있다. 50대 50, 49대 51 싸움 같은데 아직은 과열되지 않고 선의의 경쟁, 건강한 경쟁인 것 같다”며 “걱정이라면 지지자끼리 갈등이 있는 것 같은데 어떤 결과가 나와도 남은 한쪽이 응원하며 (갈등을) 봉합해야 한다. 그래도 거친 네거티브로 이어질 것 같진 않다”고 진단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당권 접은 김경수, 어디 갔나 봤더니… 6·3 조기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섰지만 고배를 마신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돌아왔다. 장관급인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되면서 공직에 복귀한 것이다. 김 전 지사는 임명 직후 자신의 SNS를 통해 “노무현 대통령이 시작한 균형 발전의 꿈을,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행정수도 이전’과 초광역 협력을 통한 ‘5극3특(5대 초광역권·3대 특별자치도 육성)’을 국토 공간의 대전환으로 반드시 성공시킬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앞서 정치권에서는 대선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김 전 지사가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지방 균형 발전 컨트롤타워를 맡으면서 이 대통령과 호흡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