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유튜버 감은 ‘코인 게이트’ 추적

“나도 피해자” 얼굴마담으로 쓰였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수백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 유튜버들과 연예인들이 ‘코인 사기’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해당 유명인들은 연이은 해명에 진땀을 빼고 있다. 업체 역시 강력한 법적 대응을 언급하면서 수사에 착수한 금융위원회와 경찰의 수사 결과에도 관심이 모인다.

‘장사의신’ 은현종의 논란 중 하나였던 이른바 ‘스캠 코인(사기 가상화폐)’ 논란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위너즈 코인 이사진에 유명 유튜버와 스포츠인들이 등록돼있으며 대표와의 친분이 드러난 사진이 퍼지면서다. 논란에 연루된 인물들은 의혹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위너즈는 자체의 토큰 경제와 자체의 MMA 리그, 스포츠센터, 그리고 다양한 스포츠 서비스를 보유하고 서비스하고 있는 스포츠 플랫폼 회사다. 

투자 유치
과정 보니…

해당 업체가 발행한 ‘위너즈 코인’이 불법도박 사업 및 유사수신, 다단계사기라는 투자자 주장이 나오면서 스캠 코인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유명인들을 앞세워 투자를 유치했다는 점이 스캠 코인이라는 점이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당국서도 위너즈 코인의 스캠 코인 의혹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달 위너즈 코인과 관련한 국민신문고 민원이 접수돼 금융위원회서 경찰청으로 사건이 이송됐고 수사 중이다.


통상 스캠 코인 발행 일당은 투자자들에게 연예인과 인플루언서의 얼굴을 내세워 신뢰감을 느끼게 만들고 단기간에 고소득을 낼 수 있다고 꼬드겨 투자금을 편취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지른다.

구체적인 범행 수법은 이렇다. 우선 일당은 차명으로 사업체를 설립하고 스캠 코인을 발행한 뒤 이를 거래소에 상장시킨다. 이후 사업체와 관련된 허위 과장·공시를 유포하고 코인 가격을 급격하게 올린다. 가격이 고점에 이르면 이를 매도해 소위 ‘물량털기’식으로 수익을 편취한다.

여기서 스캠 코인을 발행하는 일당은 유명인을 동원해 투자자의 판단력을 흐리게 만든다. 연예인이나 인기 스포츠 스타, 유튜버 등을 전면에 내세워 광고하면서 피해자들의 경계를 느슨하게 하는 방식이다.

일부 코인은 특정 기업 명칭을 갖다 붙여 마치 기업으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하거나 관련된 것처럼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에 위너즈 코인에 스캠 의혹이 일자 이사로 등재된 유명인이 주목받았다.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가 ‘장사의신’ 은현장이 관련 스캠 코인(위너즈 코인)에 연관됐다고 주장하자 해당 코인 이사로 등재된 유튜버에 관심이 집중된 것이다.

인기 유튜버인 오킹은 위너즈 코인 이사 등재에 관한 논란이 거세지자 한 차례 스캠 코인과는 일절 상관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명인 대거 연루 스캠 코인사건?
불법도박·유사수신·다단계 주장


그는 지난 5일, 라이브 방송을 통해 “지인을 통해서 유튜브 컨설턴트 관련 조언이 필요하다며 위너즈와 접촉이 됐고 처음 알기로는 스포츠 플랫폼에 대한 컨설턴트라고 생각해 인연을 이어갔다”며 “(위너즈가)저한테 코인 관련한 어떤 부탁도 한 적이 없고 저는 그냥 유튜브 콘텐츠만 잘 만들자 이거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사로 올라와 있는 것이 (코인) 홍보 수단으로 보여질 거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인이나 스캠에 대한 지식도 없고 현재 소유하고 있는 코인도 지분도 없다”며 “코인에 투자한 적도 없고 유튜브 출연료로 500만원을 받은 게 전부”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오킹이 평소에도 해당 업체 관계자들과 골프를 치거나 친목 활동을 하는 사진이 드러나면서 누리꾼들은 그의 해명을 믿지 않았다. 

오킹은 며칠 뒤 해당 의혹과 관련해 “거짓말했다”고 고백했다. 오킹은 지난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사과 영상서 “위너즈와 저 사이에 출연료 500만원 외에 아무런 금전적 관계가 없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거짓말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위너즈에 투자했었다. 그리고 지금은 투자 철회 의사를 전달해놨다. 여러분께 이 부분에 대해서 더 명백히 밝히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며 “현재는 투자를 철회한 것과 더불어 위너즈와 함께했던 모든 프로젝트를 중단했으며 앞으로도 위너즈와 협업할 일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오킹은 “제가 투자를 결심하게 된 가장 큰 사유는 저와 함께 일하는 위너즈의 동료들이 하나같이 저에게 좋은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라며 “그 사람들이 회사 투자를 제안했을 때 저는 선뜻 제가 가진 여유 자금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금·경 동시 
수사 들어가

또 “제가 본 위너즈는 분명 체육시설도 운영하고, 강남에 사옥도 있고, 콘텐츠 제작진도 갖춘 유형의 자산을 많이 가진 회사였다. 그렇기 때문에 사업의 실체가 있는 기업서 암호화폐를 접목시키는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 있는가보다 정도로 생각했다”며 “하지만 그들이 저에게 베푼 호의와 따뜻함을 회사의 투자 가치와 연결한 것은 현명하지 못한 생각이었고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인정했다.

이와 함께 오킹은 “저는 코인 사업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유튜브 콘텐츠 제작팀 이사로 등재됐지만 현재는 제가 직접 이사직 사임을 요청했으며 수리됐다”며 “만약 제가 위너즈와 계속 함께하게 된다면 제가 알지도 못하는 암호화폐 사업도 함께 믿어달라는 메시지가 전달될 것이고 이 메시지는 많은 사람에게 제 의도와는 다른 부적절한 투자를 부추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제가 위너즈서 진행한 투자에 대해 전부 철회 의사를 밝혔고, 더 이상 위너즈 콘텐츠 사업을 포함한 모든 사업에 일절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스캠 코인 의혹에 연루됐다는 주장이 제기된 유명인은 오킹뿐만이 아니다. ‘별놈들’의 나선욱, ‘숏박스’의 조진세, 김원훈, 이천수 전 축구 국가대표, 개그맨 한민관, 슈퍼주니어 최시원 등도 관련 의혹이 제기됐으며 이들은 모두 줄줄이 해명문을 내놨다.


최 전 대표와 술자리를 가진 사진으로 의혹에 휩싸인 나씨는 지난 10일, 유튜브 커뮤니티 공지를 통해 “우선 각종 언론을 통해 알려진 위너즈 관련 내용으로 인해 구독자 여러분께 심려와 우려를 끼친 것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모르고 
동원됐나

나씨는 “언론에 알려진 내용은 모두 사실이 아니며, 공개된 사진 역시 해당 모임에 있던 크리에이터 분과의 개인적 친분으로 생일과 송년회에 한 번씩 초대받아 참석했던 자리다. 두 번의 모임 모두 짧은 식사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위너즈와는 그 어떠한 관계도 없으며, 코인 투자 또한 단 한 번도 진행한 적이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적었다.

‘숏박스’ 측은 지난 11일 “금일 채널 댓글을 통해 말씀드렸던 것과 같이 저희는 위너즈 관련 논란으로 언급된 최 전 대표 및 기타 관련자와 어떠한 사업적, 금전적 논의 및 거래가 없었음을 명확히 밝힌다”고 공지했다. 이어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최 전 대표와는 지인의 소개로 알게 돼 한 시간 내외의 짧은 만남을 두 차례 가졌다”며 “이는 각각 1년 전, 그리고 2023년 5월경이었다. 저희로서도 부담스러운 자리였기에 두 번 모두 한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자리서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천수는 업체가 위너즈 코인 이전에 발행한 골든골(GDG) 코인과 연루됐다는 주장이 일었다.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위너즈 코인 바로 전에 있었던 게 ‘GDG 코인’이다. GDG 코인의 홍보모델은 누구였을까요? 바로 이 전 국가대표”라고 주장하면서다.


‘가세연’은 업체가 GDG 코인을 홍보하는 과정서 이 전 국가대표의 유명세를 활용했다고 주장하면서 이천수가 업체 관계자들과 노래방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사진을 함께 게재했다.

이천수는 “2021년 4월 당시 지인으로부터 축구선수 출신이라는 후배를 소개받았다. 그 이후에 몇 차례 미팅을 통해 GDG 회사에 대한 소개를 들었고 이 회사의 사업 방향은 축구 유소년 대회 개최 등을 NFT와 결합해 진행하는 사업이라고 설명 들었다”고 해명했다.

하나 같이 “억울하다” 반박
과거 GDG·청년 코인도 논란

이어 “GDG서 ‘이천수 축구화를 NFT 상품으로 발행하자’는 제안을 받았고 경매하거나 사고파는 것이 아닌 이벤트성으로 추첨을 통해 지급되는 것이라고 해 그 이벤트에 한해서만 초상권을 쓸 수 있게 해줬다. 실제로 추첨을 통해 지급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GDG가 이천수를 앞세워 홍보를 이어가자 이후 비즈니스 협력을 끊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협의되지 않은 내용을 무단으로 사용한 GDG 회사에 저와 관련된 모든 내용을 다 내려달라고 항의했다”며 “GDG 쪽에서는 이 문제를 받아들이고서 모든 게시물을 내린 후 그 회사와 어떤 비즈니스 협업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과거 GDG 로고를 후원 명단에 담았던 개그맨 한민관도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골든골 유소년 축구재단(GDG) 관련으로는 2021년 봄쯤 레이싱 후원 관련으로 사회인 야구단 동생에게서 소개받았고, 그 자리서 최 전 대표와의의 만남이 있었다”며 “저는 레이싱팀을 위해 현금 후원을 제안했지만, 현금 후원은 안 되고 코인으로 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후원 금액만큼 코인을 줬고 아직도 갖고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상서도 코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결국 상장은 안 됐고 코인은 쓸모가 없어졌다. 후원을 받는 조건으로 스티커 부착 및 영상에 로고를 넣었지만 대가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최 전 대표가 과거에 진행했던 한국청년위원회 ‘청년 코인’ 홍보대사로 의혹에 연루된 최시원은 “한국청년위원회 청년페이 논란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홍보대사에 위촉된 사실도 없다”며 “한국청년위원회 주관 시상식서 표창을 수여한 적은 있으나 이는 청년들에게 귀감이 돼달라는 수상 취지에 따른 것일 뿐 현 논란과 무관하다”고 논란에 대해 일축했다.

위너즈도 최근 불거진 각종 코인 의혹 보도에 언급되면서 이에 대해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위너즈는 “항간에 떠도는 한민관, 나선욱, 숏박스, 이천수 등의 유명인들과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그들 개인 간의 친분과 함께 한 사진에 위너즈가 허위 사실로 엮이고 있다”고 유감을 표했다.

“허위 사실
강력 대응”

특히 “인기 유튜버 오킹이 위너즈에 투자한 사실을 적기에 밝히지 않아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하기도 했으나, 위너즈는 사전에 이 사실을 공표하도록 전달했고 지금은 모든 사실관계가 제대로 정리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 유튜버들이 조회수를 늘리기 위해 가짜 뉴스를 생산,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 해당 유튜버 및 악성 댓글 게시자, 2차 전달자 등에게는 선처나 어떠한 합의 없이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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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