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유튜버 감은 ‘코인 게이트’ 추적

“나도 피해자” 얼굴마담으로 쓰였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수백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 유튜버들과 연예인들이 ‘코인 사기’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해당 유명인들은 연이은 해명에 진땀을 빼고 있다. 업체 역시 강력한 법적 대응을 언급하면서 수사에 착수한 금융위원회와 경찰의 수사 결과에도 관심이 모인다.

‘장사의신’ 은현종의 논란 중 하나였던 이른바 ‘스캠 코인(사기 가상화폐)’ 논란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위너즈 코인 이사진에 유명 유튜버와 스포츠인들이 등록돼있으며 대표와의 친분이 드러난 사진이 퍼지면서다. 논란에 연루된 인물들은 의혹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위너즈는 자체의 토큰 경제와 자체의 MMA 리그, 스포츠센터, 그리고 다양한 스포츠 서비스를 보유하고 서비스하고 있는 스포츠 플랫폼 회사다. 

투자 유치
과정 보니…

해당 업체가 발행한 ‘위너즈 코인’이 불법도박 사업 및 유사수신, 다단계사기라는 투자자 주장이 나오면서 스캠 코인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유명인들을 앞세워 투자를 유치했다는 점이 스캠 코인이라는 점이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당국서도 위너즈 코인의 스캠 코인 의혹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달 위너즈 코인과 관련한 국민신문고 민원이 접수돼 금융위원회서 경찰청으로 사건이 이송됐고 수사 중이다.


통상 스캠 코인 발행 일당은 투자자들에게 연예인과 인플루언서의 얼굴을 내세워 신뢰감을 느끼게 만들고 단기간에 고소득을 낼 수 있다고 꼬드겨 투자금을 편취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지른다.

구체적인 범행 수법은 이렇다. 우선 일당은 차명으로 사업체를 설립하고 스캠 코인을 발행한 뒤 이를 거래소에 상장시킨다. 이후 사업체와 관련된 허위 과장·공시를 유포하고 코인 가격을 급격하게 올린다. 가격이 고점에 이르면 이를 매도해 소위 ‘물량털기’식으로 수익을 편취한다.

여기서 스캠 코인을 발행하는 일당은 유명인을 동원해 투자자의 판단력을 흐리게 만든다. 연예인이나 인기 스포츠 스타, 유튜버 등을 전면에 내세워 광고하면서 피해자들의 경계를 느슨하게 하는 방식이다.

일부 코인은 특정 기업 명칭을 갖다 붙여 마치 기업으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하거나 관련된 것처럼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에 위너즈 코인에 스캠 의혹이 일자 이사로 등재된 유명인이 주목받았다.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가 ‘장사의신’ 은현장이 관련 스캠 코인(위너즈 코인)에 연관됐다고 주장하자 해당 코인 이사로 등재된 유튜버에 관심이 집중된 것이다.

인기 유튜버인 오킹은 위너즈 코인 이사 등재에 관한 논란이 거세지자 한 차례 스캠 코인과는 일절 상관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명인 대거 연루 스캠 코인사건?
불법도박·유사수신·다단계 주장


그는 지난 5일, 라이브 방송을 통해 “지인을 통해서 유튜브 컨설턴트 관련 조언이 필요하다며 위너즈와 접촉이 됐고 처음 알기로는 스포츠 플랫폼에 대한 컨설턴트라고 생각해 인연을 이어갔다”며 “(위너즈가)저한테 코인 관련한 어떤 부탁도 한 적이 없고 저는 그냥 유튜브 콘텐츠만 잘 만들자 이거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사로 올라와 있는 것이 (코인) 홍보 수단으로 보여질 거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인이나 스캠에 대한 지식도 없고 현재 소유하고 있는 코인도 지분도 없다”며 “코인에 투자한 적도 없고 유튜브 출연료로 500만원을 받은 게 전부”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오킹이 평소에도 해당 업체 관계자들과 골프를 치거나 친목 활동을 하는 사진이 드러나면서 누리꾼들은 그의 해명을 믿지 않았다. 

오킹은 며칠 뒤 해당 의혹과 관련해 “거짓말했다”고 고백했다. 오킹은 지난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사과 영상서 “위너즈와 저 사이에 출연료 500만원 외에 아무런 금전적 관계가 없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거짓말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위너즈에 투자했었다. 그리고 지금은 투자 철회 의사를 전달해놨다. 여러분께 이 부분에 대해서 더 명백히 밝히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며 “현재는 투자를 철회한 것과 더불어 위너즈와 함께했던 모든 프로젝트를 중단했으며 앞으로도 위너즈와 협업할 일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오킹은 “제가 투자를 결심하게 된 가장 큰 사유는 저와 함께 일하는 위너즈의 동료들이 하나같이 저에게 좋은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라며 “그 사람들이 회사 투자를 제안했을 때 저는 선뜻 제가 가진 여유 자금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금·경 동시 
수사 들어가

또 “제가 본 위너즈는 분명 체육시설도 운영하고, 강남에 사옥도 있고, 콘텐츠 제작진도 갖춘 유형의 자산을 많이 가진 회사였다. 그렇기 때문에 사업의 실체가 있는 기업서 암호화폐를 접목시키는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 있는가보다 정도로 생각했다”며 “하지만 그들이 저에게 베푼 호의와 따뜻함을 회사의 투자 가치와 연결한 것은 현명하지 못한 생각이었고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인정했다.

이와 함께 오킹은 “저는 코인 사업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유튜브 콘텐츠 제작팀 이사로 등재됐지만 현재는 제가 직접 이사직 사임을 요청했으며 수리됐다”며 “만약 제가 위너즈와 계속 함께하게 된다면 제가 알지도 못하는 암호화폐 사업도 함께 믿어달라는 메시지가 전달될 것이고 이 메시지는 많은 사람에게 제 의도와는 다른 부적절한 투자를 부추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제가 위너즈서 진행한 투자에 대해 전부 철회 의사를 밝혔고, 더 이상 위너즈 콘텐츠 사업을 포함한 모든 사업에 일절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스캠 코인 의혹에 연루됐다는 주장이 제기된 유명인은 오킹뿐만이 아니다. ‘별놈들’의 나선욱, ‘숏박스’의 조진세, 김원훈, 이천수 전 축구 국가대표, 개그맨 한민관, 슈퍼주니어 최시원 등도 관련 의혹이 제기됐으며 이들은 모두 줄줄이 해명문을 내놨다.


최 전 대표와 술자리를 가진 사진으로 의혹에 휩싸인 나씨는 지난 10일, 유튜브 커뮤니티 공지를 통해 “우선 각종 언론을 통해 알려진 위너즈 관련 내용으로 인해 구독자 여러분께 심려와 우려를 끼친 것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모르고 
동원됐나

나씨는 “언론에 알려진 내용은 모두 사실이 아니며, 공개된 사진 역시 해당 모임에 있던 크리에이터 분과의 개인적 친분으로 생일과 송년회에 한 번씩 초대받아 참석했던 자리다. 두 번의 모임 모두 짧은 식사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위너즈와는 그 어떠한 관계도 없으며, 코인 투자 또한 단 한 번도 진행한 적이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적었다.

‘숏박스’ 측은 지난 11일 “금일 채널 댓글을 통해 말씀드렸던 것과 같이 저희는 위너즈 관련 논란으로 언급된 최 전 대표 및 기타 관련자와 어떠한 사업적, 금전적 논의 및 거래가 없었음을 명확히 밝힌다”고 공지했다. 이어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최 전 대표와는 지인의 소개로 알게 돼 한 시간 내외의 짧은 만남을 두 차례 가졌다”며 “이는 각각 1년 전, 그리고 2023년 5월경이었다. 저희로서도 부담스러운 자리였기에 두 번 모두 한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자리서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천수는 업체가 위너즈 코인 이전에 발행한 골든골(GDG) 코인과 연루됐다는 주장이 일었다.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위너즈 코인 바로 전에 있었던 게 ‘GDG 코인’이다. GDG 코인의 홍보모델은 누구였을까요? 바로 이 전 국가대표”라고 주장하면서다.


‘가세연’은 업체가 GDG 코인을 홍보하는 과정서 이 전 국가대표의 유명세를 활용했다고 주장하면서 이천수가 업체 관계자들과 노래방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사진을 함께 게재했다.

이천수는 “2021년 4월 당시 지인으로부터 축구선수 출신이라는 후배를 소개받았다. 그 이후에 몇 차례 미팅을 통해 GDG 회사에 대한 소개를 들었고 이 회사의 사업 방향은 축구 유소년 대회 개최 등을 NFT와 결합해 진행하는 사업이라고 설명 들었다”고 해명했다.

하나 같이 “억울하다” 반박
과거 GDG·청년 코인도 논란

이어 “GDG서 ‘이천수 축구화를 NFT 상품으로 발행하자’는 제안을 받았고 경매하거나 사고파는 것이 아닌 이벤트성으로 추첨을 통해 지급되는 것이라고 해 그 이벤트에 한해서만 초상권을 쓸 수 있게 해줬다. 실제로 추첨을 통해 지급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GDG가 이천수를 앞세워 홍보를 이어가자 이후 비즈니스 협력을 끊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협의되지 않은 내용을 무단으로 사용한 GDG 회사에 저와 관련된 모든 내용을 다 내려달라고 항의했다”며 “GDG 쪽에서는 이 문제를 받아들이고서 모든 게시물을 내린 후 그 회사와 어떤 비즈니스 협업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과거 GDG 로고를 후원 명단에 담았던 개그맨 한민관도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골든골 유소년 축구재단(GDG) 관련으로는 2021년 봄쯤 레이싱 후원 관련으로 사회인 야구단 동생에게서 소개받았고, 그 자리서 최 전 대표와의의 만남이 있었다”며 “저는 레이싱팀을 위해 현금 후원을 제안했지만, 현금 후원은 안 되고 코인으로 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후원 금액만큼 코인을 줬고 아직도 갖고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상서도 코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결국 상장은 안 됐고 코인은 쓸모가 없어졌다. 후원을 받는 조건으로 스티커 부착 및 영상에 로고를 넣었지만 대가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최 전 대표가 과거에 진행했던 한국청년위원회 ‘청년 코인’ 홍보대사로 의혹에 연루된 최시원은 “한국청년위원회 청년페이 논란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홍보대사에 위촉된 사실도 없다”며 “한국청년위원회 주관 시상식서 표창을 수여한 적은 있으나 이는 청년들에게 귀감이 돼달라는 수상 취지에 따른 것일 뿐 현 논란과 무관하다”고 논란에 대해 일축했다.

위너즈도 최근 불거진 각종 코인 의혹 보도에 언급되면서 이에 대해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위너즈는 “항간에 떠도는 한민관, 나선욱, 숏박스, 이천수 등의 유명인들과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그들 개인 간의 친분과 함께 한 사진에 위너즈가 허위 사실로 엮이고 있다”고 유감을 표했다.

“허위 사실
강력 대응”

특히 “인기 유튜버 오킹이 위너즈에 투자한 사실을 적기에 밝히지 않아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하기도 했으나, 위너즈는 사전에 이 사실을 공표하도록 전달했고 지금은 모든 사실관계가 제대로 정리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 유튜버들이 조회수를 늘리기 위해 가짜 뉴스를 생산,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 해당 유튜버 및 악성 댓글 게시자, 2차 전달자 등에게는 선처나 어떠한 합의 없이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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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인수전’ 카카오 후유증

‘SM 인수전’ 카카오 후유증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입에 삼키기엔 너무 컸던 걸까?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카카오가 사법 리스크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하이브와의 전쟁서 이겼지만 ‘상처뿐인 승리’가 된 모양새다. 엔터계 공룡을 삼킨 공룡 기업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불과 몇 년 만에 국민 기업서 밉상 기업으로 전락했다. ‘카카오톡’이 전 국민의 메신저가 될 때까지만 해도 카카오의 미래는 밝았다. 카카오톡의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배경으로 사업을 확장했던 초기에도 부정적인 여론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골목상권 침해, 쪼개기 상장 등의 문제가 터지면서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국민 기업 밉상 기업 카카오가 창립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해 2~3월 하이브와의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인수전 과정서 일어난 일이 사법 리스크로 되돌아오는 모양새다. 이른바 ‘승자의 저주’라는 말이 어울리는 결말이다. 승자의 저주는 경쟁에서는 이겼지만 그 과정서 과도한 비용을 사용해 후유증을 겪는 상황을 뜻한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는 지난 17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CA협의체 경영쇄신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 인수 과정서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의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올릴 목적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위원장이 카카오가 지난해 2월 2400억원을 동원해 553차례에 걸쳐 SM 주식을 고가에 매수하는 데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카카오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해 주가가 떨어지지 않도록 지난해 2월16~17일, 27일 원아시아파트너스가 1100억원을 먼저 투입하고 같은 달 28일 카카오가 뒤이어 1300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검찰은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 지모씨를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변호인단은 김 위원장이 SM 지분 매수 과정서 어떤 불법적 행위도 지시, 용인한 바 없으며 지분 매수는 정상적 장내 매수였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카카오 내부는 당혹스러운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영장을 청구한 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첫 구속영장을 발부했던 영장전담판사가 배정된 점 등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하이브와 크게 벌인 ‘쩐의 전쟁’ 경영권 차지했지만 사법리스크↑ 김 위원장은 지난 9일, 20시간의 밤샘 조사에서 “SM 주식을 장내 매수하겠다는 안건을 보고받고 승인한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매수 방식과 과정에 대해서는 보고받지 않아 몰랐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조사 이후 8일 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위원장의 혐의를 입증할 인적·물적 증거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김 위원장이 사모펀드를 통해 투자해서 우호 지분을 확보하라고 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카카오 임직원 간 메시지를 비롯해 김 위원장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관계자의 통화 녹취, 진술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와 하이브의 SM 인수전은 혈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치열했다. SM은 K팝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연예기획사로 H.O.T, 보아, 동방신기, 소녀시대, 샤이니, EXO, NCT, 에스파, 라이즈 등의 유명 보이·걸그룹을 배출한 ‘아이돌 명가’로 알려져 있다. 대형 연예기획사를 둘러싼 카카오와 하이브의 인수전은 K팝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SM 인수전의 시작은 이수만 SM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매각설서 시작됐다. 이 전 프로듀서는 SM의 설립자로 SM 소속 가수를 좋아하는 팬덤 사이에서는 ‘수만 아버지’로 불리는 등 일종의 개척자로 여겨지고 있다. 이 전 프로듀서가 지분을 매각한다는 소문이 돌았을 당시 카카오, 네이버 등이 매수자로 언급되곤 했다.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파트너스)이 SM 지배구조를 문제 삼으면서 인수전의 막이 올랐다. 특히 얼라인파트너스는 이 전 프로듀서 소유의 라이크기획이 SM과의 내부거래로 주주가치를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SM이 얼라인파트너스의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내부 갈등이 촉발됐다. 급히 먹다 탈 났나? 이 과정서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 등 현 SM 경영진이 얼라인파트너스, 카카오와 손을 잡았다. 이 전 프로듀서 측과 완벽한 대립각을 세운 현 SM 경영진은 ‘SM 3.0’을 발표하고 멀티 제작센터·레이블 체제로 전환을 발표했다. 이 전 대표 지우기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 SM 경영진이 지난해 2월7일 카카오가 신주와 전환사채(CB) 인수를 통해 지분 9.05%를 확보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이 전 프로듀서가 찾은 동앗줄은 하이브였다. 이 전 프로듀서는 SM의 공시 다음 날 법원에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기했다. 그리고 2월9일 자신이 보유한 SM 지분 18% 중 14.8%를 하이브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하이브는 SM 주식을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해 지분을 추가로 25%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SM 인수전이 카카오와 하이브의 대결로 압축됐다. SM 인수전은 한치 앞도 예상하기 힘들 정도로 엎치락 뒤치락을 반복했다. 법원이 이 전 프로듀서가 제기한 가처분신청을 인용하면서 하이브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가 공개매수가 실패한 사실이 드러나자 카카오가 반격하는 식이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지난해 3월7일부터 SM의 지분 35%를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하기 시작했다. 약 833만주에 달하는 주식으로 총 1조2500억원이 투입되는 어마어마한 물량이다. SM 인수전은 하이브가 카카오가 시작한 ‘쩐의 전쟁’서 한발 물러나면서 변곡점을 맞게 됐다. 쇄신 노력 ‘물거품’ 이후 카카오가 경영권을 갖고 하이브는 플랫폼 협력을 하는 방향으로 SM 인수전이 마무리됐다. 지난해 3월12일 하이브는 SM 인수 절차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하이브는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의 경쟁 구도로 인해 시장이 과열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는 하이브의 주주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사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카카오는 “SM의 가장 강력한 자산이자 원동력인 임직원, 아티스트, 팬덤을 존중하고자 자율적‧독립적 운영을 보장하고 현 경영진이 제시한 SM 3.0을 비롯한 미래 비전과 전략 방향을 중심으로 글로벌 성장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엔터계 ‘공룡’을 삼킨 또 다른 공룡 기업의 탄생이었다. 하지만 카카오가 SM을 인수하기 위해 벌인 ‘쩐의 전쟁’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하이브는 당시 SM 인수전서 발을 뺀 뒤 “비정상적 매입 행위가 발생했다”며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에 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SM 주가가 공개매수가인 12만원을 넘어 한때 13만원까지 급등한 점을 문제 삼았다.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비정상적으로 주식을 매입해 시세를 조종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이하 특사경)은 지난해 10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와 카카오법인을 검찰에 넘겼다. 지난 11월에는 김범수 당시 전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홍은택 대표, 김성수·이진수 카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 대표이사 등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는 등 카카오 수사에 열을 올렸다. 시세조종 의혹 창업자에 칼끝 댔다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 잃을 수도 카카오는 말 그대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금감원이 카카오 경영진과 함께 카카오법인까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면서 카카오뱅크를 잃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 법인이 벌금 이상의 형을 받으면 카카오뱅크의 지분 27.17%를 보유한 카카오가 대주주 자격을 잃을 수도 있다. 금융당국은 6개월마다 대주주 적격성을 심사하는데 이때 대주주는 최근 5년간 금융간 금융관련법, 공정거래법, 조세범처벌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의 형사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SM 인수전 과정서 제기된 시세조종 의혹으로 카카오는 창업자 구속 가능성과 알짜배기 기업을 놓칠 가능성을 함께 안고 있는 셈이다. 카카오의 쇄신 노력에도 찬물이 끼얹어졌다. 카카오는 지난 3월 새 대표이사에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전 대표를 선임했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등 계열사 대표도 바꿨다. 계열사 준법‧윤리경영을 지원하는 독립기구인 카카오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도 쇄신에 속도를 내고 있었다. 하지만 김 의장을 비롯한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쇄신작업은 물론 기업 전체 동력에 타격을 입게 됐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그룹 덩치를 줄이기 위해 알짜배기만 남겨두고 일부 자회사를 매각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쪼개기 상장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만큼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어렵게 인수한 SM 역시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뱅크 등은 핵심 자산으로 분류된다. 몸집 줄여 해결될까? 문제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카카오는 SM 시세조종 의혹 외에도 문어발식 기업 인수, 계열사 확장 과정서의 잡음으로 수사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2020년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를 인수하는 과정서 김성수 당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와 이준호 당시 투자전략부문장이 바람픽쳐스에 시세차익을 몰아줄 목적으로 비싸게 매입·증자했다는 의혹을 조사 중이다. 카카오의 운명이 연이은 사법 리스크에 잠식되는 모양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