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몰빵’ 민주당 필승 카드 셋

영감님 잡을 저격수 띄운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또 한 번의 설인 구정이 지나고서야 비로소 2024년을 마주한다. 여야 할 것 없이 4·10 총선 후보들은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채비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보다 빠르게 경선 후보자를 추리면서 한발 앞섰다. <일요시사>가 총선 승리를 위한 민주당의 필승 카드 세 가지를 짚어봤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지난 5일, 22대 총선 공천을 위한 후보자 면접을 마무리했다. 공천심사에서 면접은 10%의 비중을 차지한다. 정량 평가인 ▲공천 적합도 조사(40%) ▲정체성(15%) ▲도덕성(15%)과 비교하면 비중이 작지만 공천장을 따내기 위한 후보들의 마지막 승부수인 셈이다.

검찰독재
대항마는?

면접이 끝난 다음 날인 지난 6일, 민주당은 예정대로 1차 경선 및 단수 지역 총 36곳을 발표했다. 민주당은 “후보자들을 경선에 부치고, 또는 단수로 발표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는 지역부터 발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발표된 지역은 ▲서울 3곳 ▲부산 5곳 ▲대구 2곳 ▲인천 2곳 ▲광주 3곳 ▲대전 2곳 ▲울산 2곳 ▲경기 3곳 ▲충북 1곳 ▲충남 3곳 ▲전북 1곳 ▲경북 4곳 ▲경남 4곳 ▲제주 1곳 등이다.

민주당 임혁백 공관위원장은 “이번 공천은 혁신과 통합의 ‘명예혁명 공천’이 될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서 선배 정치인들은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는, 책임 있는 결정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공관위는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에 속하는 현역에게 설 연휴 이후 통보하겠다고 전했다.


경선 투표는 오는 19일부터 사흘 동안 진행된다. 민주당 후보 경선은 권리당원 투표와 일반 여론조사를 50%씩 반영한다. 투표 결과는 마지막 날인 21일 공개될 예정이다.

설을 앞두고 1차 결과가 발표된 만큼 후보들은 연휴 동안 각자 지역구를 돌며 유세에 나섰다. 특히 설 민심 밥상에 화두가 될만한 이슈를 올리면서 정부·여당 심판론에 힘을 실었다.

국민의힘은 ‘운동권 청산’을 총선 프레임으로 내걸었다. 여기에 맞서는 민주당의 전략은 ‘윤석열정부 심판’이다. 윤정부가 집권 3년차에 접어드는 만큼 이번 총선을 통해 중간 평가를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 역시 지난달 31일 신년 기자회견서 윤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비판하면서 정권 심판론을 부각했다. 이 대표가 30분간 낭독한 회견문서 윤 대통령을 언급한 횟수는 12번에 달했다.

정권 심판론을 위한 민주당의 첫 번째 카드는 인물 위주의 전략이다. ‘검찰 독재정권’의 대항마로 중량급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서울 동작을서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과 맞수로 경쟁력 있는 민주당 후보’를 묻는 여론조사가 진행됐다. 민주당 측에서 공식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가 아닌 것으로 전해지지만 어느 지역구에 누구를 내보내야 이길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절차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헤비급 인사들 한발 앞으로”
윤정부에 맞설 검투사 누구?


특히 동작을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출마가 거론되는 지역구인 만큼 당 안팎에서는 필승 카드를 내세울 명분을 만드는 게 아니냐는 여론도 형성됐다. 민주당이 추 전 장관을 전략공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던 시기와 맞물렸다는 분석이다.

가장 주목받는 전직 인사는 역시나 추 전 장관이다. 5선 국회의원과 문재인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을 지낸 추 전 장관이 나 전 의원과 맞붙는다면 양당 여성의 ‘중진급 매치’가 성사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일각에서는 서울 송파갑 출마론에도 군불을 때는 모양새다. 이곳은 윤 대통령의 40년 지기로 알려진 석동현 전 검사장이 출사표를 던진 곳이다. 추 전 장관으로 맞불을 놓겠다는 민주당의 의도가 읽힌다. 문정부 시절 검찰개혁의 선두였던 만큼 대립구도를 만들어 검찰 독재정권을 심판하겠다는 복안이다.

또 다른 인물 카드는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이다. 그는 참여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부터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 국회사무총장을 역임한 만큼 소양을 두루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친노(친 노무현)의 적장자, 노무현의 오른팔이란 별명답게 민주당서도 어느 지역에 내보낼지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로서는 경기 분당갑과 세종시, 서울 서대문갑 등이 거론된다. 상징성을 지닌 인물인 만큼 어느 패로 사용할지 당내서도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은 종로로 전진 중이다. ‘정치 1번지’로 꼽히는 만큼 다양한 후보군이 물망에 오른 가운데 최근에는 새로운선택 금태섭 공동대표가 도전장을 내밀면서 열기를 더하는 분위기다.

전 전 위원장은 권익위원장을 역임하던 경험을 살려 종로에 깃발을 꽂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그는 출마 선언문을 통해 “종로에는 감사원이 위치해 있다”며 “현 정권의 행동대장으로 전락한 감사원이 국민의 감사원으로 그 위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꽉 막힌
용산길

민주당의 두 번째 필승 카드는 ‘대통령 부부’다. ‘김건희 리스크’가 커질수록 국정 지지율에 악영향을 끼치는 만큼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투트랙으로 끌고 가겠다는 셈이다.

최근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로 하락했다. 민주당은 ‘쌍특검’ 중 하나였던 ‘김건희 특검’의 후폭풍으로 봤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통령 직무 수행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관해 물은 결과 긍정 평가는 29%, 부정 평가는 63%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조사 대비 2%p 떨어진 수치다(해당 조사는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12.7%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하락세를 보이는 지지율에 탄력을 받은 민주당은 대통령 부부를 겨냥한 여론전에 속도를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신년 대담을 지적하고 나섰다. 앞서 윤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 대신 KBS서 진행하는 녹화 방송을 택했는데, 2년 연속으로 소통이 부진한 점을 꼬집고 나선 것이다.

대통령실은 언론사 ‘단독 대담’을 통해 새해 정국 구상을 밝히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KBS와 대담을 진행했고, KBS는 사흘 뒤인 7일 녹화 방송을 방영했다.

이는 김 여사의 새로운 리스크로 떠오른 ‘명품백 수수 논란’을 방어하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대담의 최대 관심사는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에 관한 윤 대통령의 입장이었는데, 편집이 가능한 녹화 방송을 선택함으로써 최대한 정제된 발언만 내보냈다는 것이다.

그동안 대통령실은 해당 논란을 ‘몰래카메라 공작’이라고 주장해왔다. 김 여사가 몰래카메라의 피해자라는 포석을 깔아놨던 만큼 윤 대통령의 공식적인 입장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었다.

윤 대통령이 녹화 방송을 통해 단순한 유감 표명으로 일축할 것이란 여론에 무게가 실리면서 민주당은 ‘대국민 불통 사기쇼’라며 정부의 태도를 지적하고 나섰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땡윤 방송사’와 짜고 치는 녹화 방송이 ‘대국민 직접 소통’인가”라며 “김건희 여사 의혹에 귀 닫고 입만 열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 역시 “사전에 각본을 짜고 사후 편집이 가능한 녹화 대담은 ‘재갈 물린 방송’을 앞세워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만 하겠다는 것”이라며 “국민의 눈을 가리고 입을 막는 윤 대통령의 소통 방식은 결코 민주주의가 아니며 ‘용산 전체주의’라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병립인 듯
연동인 듯

마지막 카드는 사용 방법에 따라 유불리를 달리할 전망이다. 민주당이 뒤늦게서야 선거제 개편에 관한 당론을 정한 만큼 논란을 얼마나 빠르게 수습하는지가 세 번째 필승 카드로 여겨진다.

민주당은 선거제 개편을 두고 장기간 진통을 겪었다. ‘위성정당 금지’는 이 대표의 대선공약이었지만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병립형 회귀로 가닥을 잡으면서 의석수가 쪼그라들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몇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 대표는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며 병립형 비례제 회귀를 시사했다. 지도부 역시 병립형으로 초점을 맞추면서 당론이 정해지는 듯했다.

그러던 중 지난 5일, 돌연 이 대표가 준연동형 유지를 선언하면서 파동이 일었다. 다당제 약속 파기에 따른 정치적 부담 등을 고려해 절충안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이 대표는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 ‘민주의 문’에서 선거제 개편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회귀가 아닌, 준연동제 안에서 승리의 길을 찾겠다”고 선언했다. 이 대표는 “선거 때마다 반복될 위성정당 논란을 없애고, 준연동제는 사실상 껍데기만 남는 이 악순환을 피하려면 위성정당을 금지해야 하지만 여당이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병립형 비례를 채택하되, 민주당의 오랜 당론인 권역별 비례에 이중등록을 허용하고, 소수정당을 위한 의석 30% 할당 또는 권역별 최소득표율 3%에 1석 우선 배정 방안 등 ‘제3의 길’을 추진했지만, 여당은 끝내 반대했다”고 언급했다.

이는 준연동형을 유지하면서도 국민의힘의 선제공격으로 인해 위성정당의 출현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결국 준위성정당을 창당하게 된 점을 언급하며 허리를 굽혀 국민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사이다 없는 윤의 명품백 해명
군소정당 배려로 여당과 차별화

이 대표의 선택에 국민의힘은 비판에 나섰다. 총선 앞까지 선거제 개편 문제로 시간을 끌더니 이제 와서 ‘운동권 개딸 선거 연합’으로 당 대표 방탄을 이어간다는 점에서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22대 총선서도 야권 정당들이 준위성정당, 통합형 비례정당이란 말장난으로 비례의석 나눠 갖고 이를 매개로 ‘짬짜미 공천’으로 지역구 거래까지 한다면 민주주의는 지금보다 더 심하게 퇴행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당 새로운미래를 이끄는 이낙연 전 총리 또한 자신의 SNS를 통해 “제3의 정치적 견해마저 양당 카르텔에 편입시켜, 정치적 다양성을 억누르고 정치적 양극화 체제를 공고히 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난립하는 위성정당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준연동형을 유지하면서도 통합형비례정당을 내세우는 점이 모순이라는 평도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 대표의 기자회견문을 들어도 보고 읽어도 봤는데 도무지 포인트를 잡지 못하겠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은 비례 순번을 군소 정당에 양보하겠다는 뜻을 지닌 듯하다”며 “이 부분에서는 국민의힘과 분명히 차이점이 있다. 무턱대고 비판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위성정당에 관해서는 “오해의 소지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논쟁과 토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설연휴가 끝나면 숨돌릴 틈도 없이 총선 준비를 해야 하는데, 촉박한 시간 속에서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위성정당을 두고 벌어진 당 안팎의 갈등을 얼마나 빠르게 봉합하는지가 관건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국민의미래’라는 위성정당을 일찌감치 만들었다. 시간을 끌수록 불리해지는 만큼 민주당 또한 잰걸음으로 위성정당 논의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민주당의 필승 카드를 자처하는 인물도 있다.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이성만 전 의원이다. 이 전 의원은 지난 5일 부평갑 총선 출마 선언과 함께 복당 신청을 마쳤다. 그는 “확실한 필승 카드를 당이 외면할 일이 있겠나”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근거로는 지역 여론, 언론 보도 등에서 자신의 득표력이 가장 높게 나타난다는 점을 제시했다.

아군인가
적군인가

같은 의혹으로 구속 기소된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는 정치검찰해체당이라는 이름의 ‘옥중 창당’을 하면서 민주당에 힘을 보태겠다고 나섰다. 1심서 실형을 받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역시 싱크탱크 ‘리셋코리아행동’을 추진 중이다.

곳곳서 지원사격을 보내고 있지만 각자 리스크를 지닌 만큼 민주당서도 한발 후퇴하는 분위기다. 이 대표가 준위성정당을 창당하겠다고 밝힌 만큼 어디까지 손을 잡을지 주목된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펼쳐진 빅텐트

지난 9일 설 연휴를 앞두고 개혁신당·새로운미래·새로운선택·원칙과상식 등 4개 정치세력이 합당하면서 빅텐트가 극적으로 구축됐다.

당명은 개혁신당으로 당 대표는 이낙연·이준석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이들은 지난 11일 첫 회의를 통해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준석 대표는 출마 지역구와 관련해 “수도권에 우선 많고, 대구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낙연 대표 역시 확실한 출마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출마를 한다면 광주에서 출마할 것”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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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