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몰빵’ 민주당 필승 카드 셋

영감님 잡을 저격수 띄운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또 한 번의 설인 구정이 지나고서야 비로소 2024년을 마주한다. 여야 할 것 없이 4·10 총선 후보들은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채비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보다 빠르게 경선 후보자를 추리면서 한발 앞섰다. <일요시사>가 총선 승리를 위한 민주당의 필승 카드 세 가지를 짚어봤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지난 5일, 22대 총선 공천을 위한 후보자 면접을 마무리했다. 공천심사에서 면접은 10%의 비중을 차지한다. 정량 평가인 ▲공천 적합도 조사(40%) ▲정체성(15%) ▲도덕성(15%)과 비교하면 비중이 작지만 공천장을 따내기 위한 후보들의 마지막 승부수인 셈이다.

검찰독재
대항마는?

면접이 끝난 다음 날인 지난 6일, 민주당은 예정대로 1차 경선 및 단수 지역 총 36곳을 발표했다. 민주당은 “후보자들을 경선에 부치고, 또는 단수로 발표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는 지역부터 발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발표된 지역은 ▲서울 3곳 ▲부산 5곳 ▲대구 2곳 ▲인천 2곳 ▲광주 3곳 ▲대전 2곳 ▲울산 2곳 ▲경기 3곳 ▲충북 1곳 ▲충남 3곳 ▲전북 1곳 ▲경북 4곳 ▲경남 4곳 ▲제주 1곳 등이다.

민주당 임혁백 공관위원장은 “이번 공천은 혁신과 통합의 ‘명예혁명 공천’이 될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서 선배 정치인들은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는, 책임 있는 결정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공관위는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에 속하는 현역에게 설 연휴 이후 통보하겠다고 전했다.


경선 투표는 오는 19일부터 사흘 동안 진행된다. 민주당 후보 경선은 권리당원 투표와 일반 여론조사를 50%씩 반영한다. 투표 결과는 마지막 날인 21일 공개될 예정이다.

설을 앞두고 1차 결과가 발표된 만큼 후보들은 연휴 동안 각자 지역구를 돌며 유세에 나섰다. 특히 설 민심 밥상에 화두가 될만한 이슈를 올리면서 정부·여당 심판론에 힘을 실었다.

국민의힘은 ‘운동권 청산’을 총선 프레임으로 내걸었다. 여기에 맞서는 민주당의 전략은 ‘윤석열정부 심판’이다. 윤정부가 집권 3년차에 접어드는 만큼 이번 총선을 통해 중간 평가를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 역시 지난달 31일 신년 기자회견서 윤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비판하면서 정권 심판론을 부각했다. 이 대표가 30분간 낭독한 회견문서 윤 대통령을 언급한 횟수는 12번에 달했다.

정권 심판론을 위한 민주당의 첫 번째 카드는 인물 위주의 전략이다. ‘검찰 독재정권’의 대항마로 중량급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서울 동작을서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과 맞수로 경쟁력 있는 민주당 후보’를 묻는 여론조사가 진행됐다. 민주당 측에서 공식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가 아닌 것으로 전해지지만 어느 지역구에 누구를 내보내야 이길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절차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헤비급 인사들 한발 앞으로”
윤정부에 맞설 검투사 누구?


특히 동작을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출마가 거론되는 지역구인 만큼 당 안팎에서는 필승 카드를 내세울 명분을 만드는 게 아니냐는 여론도 형성됐다. 민주당이 추 전 장관을 전략공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던 시기와 맞물렸다는 분석이다.

가장 주목받는 전직 인사는 역시나 추 전 장관이다. 5선 국회의원과 문재인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을 지낸 추 전 장관이 나 전 의원과 맞붙는다면 양당 여성의 ‘중진급 매치’가 성사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일각에서는 서울 송파갑 출마론에도 군불을 때는 모양새다. 이곳은 윤 대통령의 40년 지기로 알려진 석동현 전 검사장이 출사표를 던진 곳이다. 추 전 장관으로 맞불을 놓겠다는 민주당의 의도가 읽힌다. 문정부 시절 검찰개혁의 선두였던 만큼 대립구도를 만들어 검찰 독재정권을 심판하겠다는 복안이다.

또 다른 인물 카드는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이다. 그는 참여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부터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 국회사무총장을 역임한 만큼 소양을 두루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친노(친 노무현)의 적장자, 노무현의 오른팔이란 별명답게 민주당서도 어느 지역에 내보낼지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로서는 경기 분당갑과 세종시, 서울 서대문갑 등이 거론된다. 상징성을 지닌 인물인 만큼 어느 패로 사용할지 당내서도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은 종로로 전진 중이다. ‘정치 1번지’로 꼽히는 만큼 다양한 후보군이 물망에 오른 가운데 최근에는 새로운선택 금태섭 공동대표가 도전장을 내밀면서 열기를 더하는 분위기다.

전 전 위원장은 권익위원장을 역임하던 경험을 살려 종로에 깃발을 꽂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그는 출마 선언문을 통해 “종로에는 감사원이 위치해 있다”며 “현 정권의 행동대장으로 전락한 감사원이 국민의 감사원으로 그 위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꽉 막힌
용산길

민주당의 두 번째 필승 카드는 ‘대통령 부부’다. ‘김건희 리스크’가 커질수록 국정 지지율에 악영향을 끼치는 만큼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투트랙으로 끌고 가겠다는 셈이다.

최근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로 하락했다. 민주당은 ‘쌍특검’ 중 하나였던 ‘김건희 특검’의 후폭풍으로 봤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통령 직무 수행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관해 물은 결과 긍정 평가는 29%, 부정 평가는 63%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조사 대비 2%p 떨어진 수치다(해당 조사는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12.7%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하락세를 보이는 지지율에 탄력을 받은 민주당은 대통령 부부를 겨냥한 여론전에 속도를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신년 대담을 지적하고 나섰다. 앞서 윤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 대신 KBS서 진행하는 녹화 방송을 택했는데, 2년 연속으로 소통이 부진한 점을 꼬집고 나선 것이다.

대통령실은 언론사 ‘단독 대담’을 통해 새해 정국 구상을 밝히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KBS와 대담을 진행했고, KBS는 사흘 뒤인 7일 녹화 방송을 방영했다.

이는 김 여사의 새로운 리스크로 떠오른 ‘명품백 수수 논란’을 방어하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대담의 최대 관심사는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에 관한 윤 대통령의 입장이었는데, 편집이 가능한 녹화 방송을 선택함으로써 최대한 정제된 발언만 내보냈다는 것이다.

그동안 대통령실은 해당 논란을 ‘몰래카메라 공작’이라고 주장해왔다. 김 여사가 몰래카메라의 피해자라는 포석을 깔아놨던 만큼 윤 대통령의 공식적인 입장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었다.

윤 대통령이 녹화 방송을 통해 단순한 유감 표명으로 일축할 것이란 여론에 무게가 실리면서 민주당은 ‘대국민 불통 사기쇼’라며 정부의 태도를 지적하고 나섰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땡윤 방송사’와 짜고 치는 녹화 방송이 ‘대국민 직접 소통’인가”라며 “김건희 여사 의혹에 귀 닫고 입만 열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 역시 “사전에 각본을 짜고 사후 편집이 가능한 녹화 대담은 ‘재갈 물린 방송’을 앞세워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만 하겠다는 것”이라며 “국민의 눈을 가리고 입을 막는 윤 대통령의 소통 방식은 결코 민주주의가 아니며 ‘용산 전체주의’라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병립인 듯
연동인 듯

마지막 카드는 사용 방법에 따라 유불리를 달리할 전망이다. 민주당이 뒤늦게서야 선거제 개편에 관한 당론을 정한 만큼 논란을 얼마나 빠르게 수습하는지가 세 번째 필승 카드로 여겨진다.

민주당은 선거제 개편을 두고 장기간 진통을 겪었다. ‘위성정당 금지’는 이 대표의 대선공약이었지만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병립형 회귀로 가닥을 잡으면서 의석수가 쪼그라들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몇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 대표는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며 병립형 비례제 회귀를 시사했다. 지도부 역시 병립형으로 초점을 맞추면서 당론이 정해지는 듯했다.

그러던 중 지난 5일, 돌연 이 대표가 준연동형 유지를 선언하면서 파동이 일었다. 다당제 약속 파기에 따른 정치적 부담 등을 고려해 절충안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이 대표는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 ‘민주의 문’에서 선거제 개편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회귀가 아닌, 준연동제 안에서 승리의 길을 찾겠다”고 선언했다. 이 대표는 “선거 때마다 반복될 위성정당 논란을 없애고, 준연동제는 사실상 껍데기만 남는 이 악순환을 피하려면 위성정당을 금지해야 하지만 여당이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병립형 비례를 채택하되, 민주당의 오랜 당론인 권역별 비례에 이중등록을 허용하고, 소수정당을 위한 의석 30% 할당 또는 권역별 최소득표율 3%에 1석 우선 배정 방안 등 ‘제3의 길’을 추진했지만, 여당은 끝내 반대했다”고 언급했다.

이는 준연동형을 유지하면서도 국민의힘의 선제공격으로 인해 위성정당의 출현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결국 준위성정당을 창당하게 된 점을 언급하며 허리를 굽혀 국민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사이다 없는 윤의 명품백 해명
군소정당 배려로 여당과 차별화

이 대표의 선택에 국민의힘은 비판에 나섰다. 총선 앞까지 선거제 개편 문제로 시간을 끌더니 이제 와서 ‘운동권 개딸 선거 연합’으로 당 대표 방탄을 이어간다는 점에서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22대 총선서도 야권 정당들이 준위성정당, 통합형 비례정당이란 말장난으로 비례의석 나눠 갖고 이를 매개로 ‘짬짜미 공천’으로 지역구 거래까지 한다면 민주주의는 지금보다 더 심하게 퇴행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당 새로운미래를 이끄는 이낙연 전 총리 또한 자신의 SNS를 통해 “제3의 정치적 견해마저 양당 카르텔에 편입시켜, 정치적 다양성을 억누르고 정치적 양극화 체제를 공고히 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난립하는 위성정당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준연동형을 유지하면서도 통합형비례정당을 내세우는 점이 모순이라는 평도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 대표의 기자회견문을 들어도 보고 읽어도 봤는데 도무지 포인트를 잡지 못하겠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은 비례 순번을 군소 정당에 양보하겠다는 뜻을 지닌 듯하다”며 “이 부분에서는 국민의힘과 분명히 차이점이 있다. 무턱대고 비판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위성정당에 관해서는 “오해의 소지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논쟁과 토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설연휴가 끝나면 숨돌릴 틈도 없이 총선 준비를 해야 하는데, 촉박한 시간 속에서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위성정당을 두고 벌어진 당 안팎의 갈등을 얼마나 빠르게 봉합하는지가 관건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국민의미래’라는 위성정당을 일찌감치 만들었다. 시간을 끌수록 불리해지는 만큼 민주당 또한 잰걸음으로 위성정당 논의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민주당의 필승 카드를 자처하는 인물도 있다.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이성만 전 의원이다. 이 전 의원은 지난 5일 부평갑 총선 출마 선언과 함께 복당 신청을 마쳤다. 그는 “확실한 필승 카드를 당이 외면할 일이 있겠나”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근거로는 지역 여론, 언론 보도 등에서 자신의 득표력이 가장 높게 나타난다는 점을 제시했다.

아군인가
적군인가

같은 의혹으로 구속 기소된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는 정치검찰해체당이라는 이름의 ‘옥중 창당’을 하면서 민주당에 힘을 보태겠다고 나섰다. 1심서 실형을 받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역시 싱크탱크 ‘리셋코리아행동’을 추진 중이다.

곳곳서 지원사격을 보내고 있지만 각자 리스크를 지닌 만큼 민주당서도 한발 후퇴하는 분위기다. 이 대표가 준위성정당을 창당하겠다고 밝힌 만큼 어디까지 손을 잡을지 주목된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펼쳐진 빅텐트

지난 9일 설 연휴를 앞두고 개혁신당·새로운미래·새로운선택·원칙과상식 등 4개 정치세력이 합당하면서 빅텐트가 극적으로 구축됐다.

당명은 개혁신당으로 당 대표는 이낙연·이준석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이들은 지난 11일 첫 회의를 통해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준석 대표는 출마 지역구와 관련해 “수도권에 우선 많고, 대구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낙연 대표 역시 확실한 출마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출마를 한다면 광주에서 출마할 것”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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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