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연재> 대통령의 뒷모습 (69)지속된 세뇌…끝나지 않은 골육상쟁

  • 김영권 작가
  • 등록 2024.02.12 07:00:00
  • 호수 14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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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권의 <대통령의 뒷모습>은 실화 기반의 시사 에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을 다뤘다. 서울 해방촌 무지개 하숙집에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당시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작가는 무명작가·사이비 교주·모창가수·탈북민 등 우리 사회 낯선 일원의 입을 통해 과거 정권을 비판하고, 그 안에 현 정권의 모습까지 투영한다.

사내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투덜거렸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그런 미친개 짖어대는 소릴 듣자니 어처구니가 없더군. 줘팰 수도 없는 노릇이고 환장하겠더라니깐! 나 원 같잖아서….”

“제딴엔 한잔 걸친 기분에 옛 추억에 젖어 그랬겠지 뭐. 너무 흥분하지 마.”

“추억은 무슨 개뿔 같은 추억이야! 그놈 새끼의 잠재의식 속에 똬리튼 적화 남침 야욕이 드러난 것일 뿐이야. 10여 년 동안 북괴군에서 의무복무하는 동안 적화 통일에 대해 세뇌되었을 테니 본심이 튀어나왔다고 봐야겠지.”

남침 야욕

“남한 사람들의 무의식 속에도 어릴 때 교육받은 대로 북진 통일의 야망이 숨어 있을 테니 피장파장이고 인지상정이지 뭐. 만약 내가 북한에 넘어가 평양역 앞에서 ‘무찌르자, 북한 괴뢰!’라고 술김에 노래 불렀다면 맞아 죽어야 할까?”

“글쎄…!”

“누가 잘났네 못났네 티격태격 싸우며 서로 욕해 봤자 어차피 제 잘난 얼굴에 침뱉기야. 남들이 보면 멍청이라고 비웃는다구.”

“흐흐, 골육상쟁의 비극을 멈추지 못하는 정신지체자들.”

“자, 이제 본론으로 돌아가 보자구. 북핵 문제의 본질은 과연 무엇인가? 얼마 전에 이런 주제로 국제 심포지엄이 열렸어. 중요한 얘기가 많이 나왔는데 특히 미국 학자의 발표 내용이 주의를 끌더군. 그에 따르면, 미국의 대북 정책은 비이성적이라서 계속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거야. 왜냐? 완전한 비핵화는 사실상 불가능한 비현실적인 꿈이라는 얘기야. 즉, 현대식 핵무기는 작아서 어디든 숨길 수 있고, 한번 개발한 기술은 다음에 언제든 재사용할 수 있으니만큼, 이른바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란 허구에 가까운 요구 사항이란 말이지.”

“그럼 어떡해? 그 사람 혹시 좌파 아니야?”

“좌파도 우파도 아닌 중도파로 분류되는 학자라던걸. 실용주의자라고나 할까. 어쨌든 그런 상황이니만큼 현실을 인정하고, 극단적으로 제재하기보다 유연하고 실리적인 방법으로 국제 사회 광장에 끌어내어 밝게 성장시켜 주는 게 훨씬 이롭다는 전망이지.”

“지금도 그러려고 하잖아?”

“이 지점이 중요해. 미국이 과연 정말 진심으로 북한과 협상해서 평화의 마당으로 끌어낼 뜻이 있는가, 혹은 겉으론 그런 척하면서 실상은 계속 더 어두운 악마굴 속의 불량 국가(라기보다 사이비 집단) 꼴로 추락시키려 기획하고 있지 않은가?”

“별소릴…. 미국이 왜 그러겠어?”

“흠, 그래야만 한반도를 계속 분단시켜 놓은 채 자기네 입맛대로 요리할 수 있거든. 긴장 상황을 조성해 계속 쭉 무기도 팔아먹어야 하구 말야. 특히 북한 당국은 미국이 남북한 통일을 방해하기 위한 속셈으로 여깃장을 놓는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협상이 진전되긴커녕 쳇바퀴나 돌다가 숫제 뒷걸음치기도 하는 거지.”

“그렇다구 북한의 요구를 다 들어 줄 순 없잖아?”

불가역적 비핵화 허구 사실상 자기 최면 
인구 주는 중국, 공산 아닌 신제국주의

“그렇긴 해. 북한은 적화통일이 아니라 자위 방책으로 핵을 개발한다고 강변하지만, 남한 사람들은 믿지 못하니까 말야. 미국으로서도 언젠가 한반도가 통일된 후 핵무기를 보유한 강대국이 되는 걸 결코 원치 않을 테고….”

“아무튼 핵 자체는 관리해야 되니깐.”

“자기네는 가져도 좋고 남은 나쁘다고 하니 그것도 웃기는 광대 짓이야. 옳지 않은 것이라면 스스로 폐기하라! 하하, 하늘의 목소리를 들어야지. 핵보다 더 나쁜 자연환경 오염을 가장 많이 저지르고도 모르쇠 하는 것들…. 난 이따금 이런 공상을 할 때가 있어.”

“뭔데?”

“내가 만일 신이라면… 이런 시도를 한번 해보겠어. 우선 중국의 인구를 반으로 줄인다. 인간수가 워낙 많다 보니 예나 지금이나 인명을 경시해서 인해전술을 쓰거나 무리한 짓을 막 저지르잖아. 벌건 대낮에 사람이 차바퀴 밑에 깔려 비명을 내질러도 한번 슬쩍 보곤 그냥 지나가더군. 유튜브에서 봤는데 개중엔 키득키득 웃어대는 자도 있었어. 너무 포화상태이다 보니 그들 자신도 인간이 지겨운 건지….”

“인간 공해라고나 할까, 그럼 어떤 방법으로 감축하느냐? 일단 시범 케이스로 모든 핵무기와 핵발전소가 위치한 지역을 완전히 자연화시켜 버리는 거야. 그리고 미세먼지 등등 공해를 일으키는 중화학 공장지대 역시 싸그리 자연화한다. 기존 무기류와 신무기 생산 기지도…. 자연화가 뭐냐구? 내가 어떤 지역을 골라 손가락질하는 순간 모든 시설이 단 1초만에 감쪽같이 사라지고 그곳엔 파란 잔디와 나무가 울창해지는 거야” 

“그 다음엔 사람 장기를 밀매하거나 불량식품을 제조해서 떼돈을 모은 범죄집단과 나쁜 부자들을 색출해 나무숲으로 변화시켜 버린다. 좀 아깝지만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 거대 도시에서 악인들이 주로 모여 사는 지역도 선별해 자연화시켜야지. 아무런 고통 없이 순식간에 초목으로 변신하니 별 아쉬움 느끼지 않고 천지 자연 속에서 살 거야. 그동안 중국인의 악행으로 인해 괴로움을 겪은 티벳과 소수 민족들이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만약 과오를 뉘우치지 않고 또 같은 악행을 계속한다면 그땐 아예 중국 전체를 대자연에 돌려주고 싶군.”

“허 참, 꿈도 좋군. 혹시 독침 맞지 않도록 조심해.”

“응? 누구에게?”

“중국 스파이지 누구야. 그렇잖아도 중국은 한국을 갉아 먹지 못해 호시탐탐인걸. 요즘 설치는 관광객이나 토지 투기꾼들 중에도 그런 야욕자 세포가 많이 스며 있을 거야.”

“현대식 인해전술… 지겨움을 넘어 두려워. 그런데도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요즘 인구가 줄어든다면서 세 자녀 갖기 운동을 독려 혹은 강압하고 있다더군.”

“그래야 계속 인해전술을 써 먹을 테니까.”

“그곳은 현재 공산주의가 아니라 신제국주의가 지배하는 나라야. 생각 같아서는 모조리 싹….”

“너무 흥분하지 마. 혹시 중국 여자 사귀다가 차인 적 있어?”

“없어. 화교학교 앞을 지나다가 예쁜 여학생을 본 적은 있지만….”

“그 고운 이국 소녀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나라를 꿈꾸다가 이런 어처구니없는 공상을 해본 모양이군.”

“아냐, 어디까지나 세계 평화를 위한 기획일 뿐…. 흠, 그렇게 해놓은 다음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겠지. 아마 난리가 나겠지? 어떨까 한번 상상해 봐.”

인해전술

“글쎄, 무슨 천지괴변인지 천지개벽인지 하고 깜짝 놀라기도 하고 신비스러워서 떨기도 할걸. 그 와중에도 현실적인 부류들은 부동산 투기나 건설업 따윌 구상하며 이익을 위해 버릴 굴리고 말야.”

“난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들과 주변의 중소 국가들이 어떻게 대응할지 궁금해.” 

“하긴 미증유의 사건이니 미국이나 러시아도 중국 땅을 선제 점령하려 진군하기보다 좀 관망하며 회의를 소집하겠지.” 

“거기서 좋은 안이 채택돼 평화를 위해 노력한다면 모르되 만일 이전투구한다면….”

“아마도 그러지 않을까?”


<다음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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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