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후임 박성재 ‘급호출’ 내막

사실상 용산 구원투수
대통령실 핫라인 발동?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신임 법무부 장관에 박성재 전 서울고검장이 지명됐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윤석열 대통령 간 갈등 국면서의 갑작스러운 발탁이다. 당초 검찰 안팎에서는 4월 총선까지 법무부 차관의 장관 대행 체제가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정권을 향한 수사 통제 강화와 제2의 ‘사정기관 피바람’이 불 것이라는 관측에 나오기 시작한 이유다.

박성재 전 서울고검장은 이원석 검찰총장의 사법연수원 10기수 선배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의 ‘대선배’이기도 하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대구고검으로 좌천됐을 때 대구고검장을 지냈다. 박 전 고검장의 등장으로 검찰 권력이 과천으로 쏠릴 가능성이 커졌다. 윤석열정부를 향한 수사기관의 칼날이 그만큼 무뎌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법무부 장관
한쪽 칼날만?

박 전 고검장은 ‘사법연수원 17기 트로이카(최재경 전 민정수석, 김경수 전 고검장, 홍만표 전 검사장)’에 가리기는 했지만 ‘특수통’으로 요직을 두루 거쳤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장, 법무부 감찰담당관 등을 거쳐 서울중앙지검장, 서울고검장을 지냈다.

2015년 대구고검장일 때, 2017년 서울고검장일 때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됐다. 원칙에 따라 조직을 장악해 강단 있게 업무를 추진해왔다고 평가받는다.

박 전 고검장은 윤 대통령과 근무 인연이 있다. 윤 대통령이 초임 검사 때인 1994~1996년 대구지검서 같이 검사 생활을 했고, 윤 대통령이 2014~2015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를 하다 대구고검으로 좌천됐을 때 대구고검장을 지냈다. 이때 박 전 고검장이 윤 대통령을 아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검찰 내부에선 4월 총선까지 심우정 법무부 차관의 장관 대행 체제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법무부 장관 자리를 한 달째 공석으로 둔 상태서 법무부 차관부터 교체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총선을 앞두고 ‘청문회 리스크’를 피하려고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박 전 고검장의 갑작스러운 발탁을 두고 검찰 내부에선 문재인정부 시절 검찰·법무부의 색채를 완전히 제거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조직 장악력이 강한 박 전 고검장을 중심으로 ‘이원석 검찰 체제’에 힘을 실어준다는 평가다.

검찰 관계자는 “한 비대위원장과 윤 대통령의 갈등만으로 검찰 조직이 흔들리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라며 “박 전 고검장은 윤 대통령이 믿을 수 있는 선배 중 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원석 체제 검찰 안정 원칙주의자
정권에 충성? “무리한 수사 안 해”

박 전 고검장은 후배인 문무일 부산고검장이 2017년 7월 검찰총장에 내정되자 자리서 물러났다. 검찰은 새 총장이 임명되면 사법연수원 선배 기수와 동기들이 대부분 사직하는 관행이 있다.

그는 당시 내부망을 통해 ‘검찰을 떠나면서’라는 글을 작성했다. 박 전 고검장은 “2007년 3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장을 마치고 지방 지청장으로 떠나면서 작성해 둔 사직서를 오늘 제출했다”고 밝혔다.

박 전 고검장은 “검사장급 인사에서도 보듯이 부적절한 결정을 한 검사라는 이유로 몰아내는 인사를 했으나 그들이 어떤 사건과 관련해 어떤 결정을 한 것이 부적절했는지 사유가 불분명해 언론에서는 이를 검찰개혁이라는 명분으로 새로운 ‘줄세우기’ ‘길들이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등 여러 제도개선안이 나오고 있지만 현재 검찰의 문제가 한두 개의 처방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된다”며 “조급하게 서두르지 않고 형사사법시스템의 근간과 관련된 일이므로 심사숙고해 올바른 방향으로 개혁이 이뤄지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고검장은 “검찰은 제도가 도입될 때부터 ‘인권옹호기관’이었지만 우리나라의 특수한 사정으로 ‘거악척결’이라는 1차 수사기관적 역할에 더 큰 비중을 두고 검찰권이 운영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그 점이 검찰제도가 도입된 근본적인 취지와 배치되면서 여러 가지 비난 대상이 되고 부조리한 일들이 일어나게 된 원인 중 하나다. 이에 대한 대응방안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용한
원칙맨

박 전 고검장이 검찰 내부 안정화에는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루지만 검찰의 재벌과 제 식구 감싸기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그가 일선 부장검사 시절 수사한 고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의 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증여 사건이 대표적이다.

2006년 당시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장이었던 그는 삼성그룹 관련 4개 사건을 한꺼번에 맡아 수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 회장의 소환 일정을 차일피일 미뤄 ‘재벌 봐주기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실제로 이 회장을 기소한 것은 1년 뒤 출범한 삼성 특검이었다.

박 전 고검장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부임한 뒤 정권의 의중이 실린 포스코 비리와 자원외교 수사를 진두지휘했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취임 직후 대국민 담화를 통해 부패척결을 강조하면서, “해외자원개발과 관련한 배임, 부실 투자”와 “일부 대기업의 비자금 조성, 횡령 등의 비리”를 언급했을 당시 서울중앙지검은 이 전 총리의 담화가 끝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자원외교와 관련해 경남기업을 압수수색했다.

포스코 수사는 검찰이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이상득 전 의원을 불구속 기소하기로 결정하면서 7개월의 수사 성과로 보기엔 초라했다고 평가받았다. 자원외교 수사도 강영원 전 석유공사 사장을 구속 기소하는 데 그쳐 ‘용두사미’라는 지적을 받았다.

김건희·윤석열정부 향한
권력형 사건 사장 가능성

한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서 “박 전 고검장은 검사 시절부터 윗사람과 청와대의 심기를 거스른 적이 없다. 원칙주의자지만 정치적 논란을 의식하고 강단 있게 성역까지 후벼 파는 스타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박 전 고검장은 검찰이 홍 전 검사장의 법조 로비 의혹을 수사했을 때도 거론된 바 있다.

당시 이 사건을 수사한 이원석 검찰총장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검사였다. 중앙지검 특수1부는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청탁 자금으로 3억원을 받은 홍 전 검사장과 만나거나, 정 전 대표의 브로커와 전화 상담을 한 사실이 확인된 고위직 검사들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

검찰은 홍 전 검사장이 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던 최윤수 전 국가정보원 2차장을 두 차례 만나고, 최소 여섯 차례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홍 전 검사장이 최 차장을 만난 시점은 정 전 대표로부터 ‘최 전 차장과 박 전 고검장에 관한 청탁 명목’으로 3억원을 받은 직후였다.


부적절한 만남을 충분히 의심할 수 있는데도 검찰은 최 차장에 대해 서면조사만 진행했다.

검찰은 “당시 최 차장이 정 전 대표를 엄정하게 구속 수사하라고 지시한 객관적 증거가 있다”고 했으나, 그 증거가 무엇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검찰 안팎에서는 당시 정 전 대표가 회삿돈으로 도박을 했는데도 도박죄보다 형량이 센 횡령 혐의를 적용하지 않은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검찰·재벌
봐주기 논란

검찰은 최 차장의 직속상관이던 박 전 고검장에 대해서는 아예 서면조사조차 진행하지 않았다. 홍 전 검사장이 박 전 고검장을 찾아가거나 통화한 기록이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특수통 출신의 한 변호사는 “박 전 고검장이 조직 안정화에는 뛰어난 사람이지만 권력형 비리 사건을 수사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은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후배들의 존경을 받는 것과 엄정한 수사를 해왔다는 평가는 엄연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박 전 고검장은 정권에 부담가거나 무리한 수사는 하지 않았다. 반대로 정권과 평행선을 달리는 기업과 인사들에 관해서는 강도 높은 수사를 이어왔다.


황교안 전 대통령 권한대행이 국무총리였을 때의 상황만 봐도 알 수 있다. 당시 검찰 수사는 특정 라인을 압박하기 위한 수사였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당시 최원병 전 농협중앙회 회장을 비롯해 김정행 전 대한체육회 회장, 정준양 전 포스코그룹 회장, 민영진 전 KT&G 사장 등 MB(이명박 전 대통령)맨들이 수사선상에 올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서도 중앙대 비리 사건을 다루면서 MB정부 시절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을 지냈던 박범훈 전 중앙대 총장을 구속 기소한 바 있다. 일부 사건은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지 못했으나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했던 건 사실이다.

이 같은 고강도 사정 드라이브의 기획자로는 박 전 고검장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꼽힌다.

중앙지검 한 관계자는 “박 전 고검장이 우 전 수석과 청와대서 미팅한 사실이 있다”며 “둘의 미팅 직후 검찰이 발 빠르게 움직이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의 의중이 실린 검찰 수사가 강화될 수 있다는 견해가 검찰 안팎서 나오는 이유다.

우병우와 기획 사정 주도
총선 직전 피바람 부나

4월 총선까지 검찰의 칼끝은 결국 대통령실이 위치한 용산의 의도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거세다. 과거처럼 검찰발 사정 정국이 강화되면 총선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야권을 타깃으로 한 검찰의 표적 수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명숙 전 총리 유죄판결(정치자금법 위반)과 민주당 출신 국민의힘 권은희 의원 기소(위증 혐의) 건이 대표적이다.

반대로 현재 검찰이 사실상 묵혀두고 있는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 ‘살아있는 권력’ 수사는 통제될 가능성이 크다. 검찰은 김 여사를 1년 넘게 소환조사하지 않고 결론조차 내지 않았다. 재판부가 주가조작 일당이 김 여사의 계좌를 불법 시세조종에 이용한 사실을 인정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김 여사의 성역화가 공고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상당하다. 사실상 ‘김건희 대변인’을 자처했다는 비판이 상당했던 법무부의 보도자료 때문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지난 5일, 윤 대통령의 ‘김건희 특검법’ 거부권 행사 직후 ‘야당 단독으로 강행한 위헌적인 특검 법안 2건에 대한 국회 재의 요구, 국무회의 의결’이라는 6쪽짜리 보도자료를 냈다.

법무부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은 문재인정부 당시 검찰이 김 여사가 대통령과 결혼하기도 전인 12∼13년 전 일에 대해 이미 2년 넘게 무리하고 과도하다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강도 높게 수사하고도 김 여사에 대해서는 기소는커녕 소환조차 하지 못한 사건”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소관부처로서 정부 이송 법률안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는 법제업무 운영 규정에 따라 입장문을 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소환조차 하지 못한 사건’이라고 규정했으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엄연히 현재진행형 사건이다.

김건희 수사
도로 넣을까

법무부는 또 보도자료서 여당의 특별검사 추천권을 배제한 특검법 조항에 대해 “최소한의 중립성은커녕 편향적인 특별검사가 임명될 수밖에 없는 기형적 구조”라고 했다. 그러나 이는 2016년 국정 농단 특검법에도 있던 조항이다. 특히 2019년 2월 헌법재판소가 “수사 대상이 될 수도 있는 대통령이 소속된 여당이 특별검사 후보자를 추천함으로써 이해충돌 상황이 야기되면 특별검사 제도의 도입 목적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며 합헌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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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