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7번째 코리안 빅리거 고우석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4.01.08 14:22:28
  • 호수 14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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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오타니와 투타 대결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고우석 선수, 샌디에이고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샌디에이고 구단이 구단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고우석에게 이 같은 환영 메시지를 보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대표적인 소식통은 “고우석이 (MLB)마무리 투수를 맡게 될 것”이라고 썼다. 고우석은 한국인 선수 중 빅리그로 직행한 7번째 선수다.

LG 트윈스 마무리 투수 고우석(26)이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 협상 마감일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하며 MLB 입성의 꿈을 이뤘다. <뉴욕포스트> 조엘 셔먼 기자는 지난 4일(한국시각) “고우석이 샌디에이고와 계약기간 2년, 총액 450만달러(약 59억원) 계약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꿈에 그리던
MLB 무대 입성

고우석은 샌디에이고의 환영에 “기대에 어긋나지 않겠다”는 각오를 밝혔고, 계약을 마친 뒤 LG를 통해 “메이저리그서 큰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준 LG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수 있게 해준 샌디에이고 구단에도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게 됐다. 좋은 모습으로 모두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LG 구단도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고우석을 응원했다.


차명석 LG 단장은 “고우석은 KBO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 중 한 명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고 있고, 잘 적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좋은 성적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메이저리그 선수로 활약하길 기대한다. 고우석 선수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한다”고 밝혔다.

LG는 구단 공식 SNS를 통해 축하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LG 트윈스 구단은 “입단 후 7년 동안 매 순간 팀을 위해 헌신했던 고우석 선수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꿈의 무대,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수놓을 고우석 선수의 빛나는 활약을 변함없이 응원하겠다”고 전했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이 주전 내야수로 활약하고 있는 구단으로 고우석을 영입해 한국인 선수 2명을 보유하게 됐다. 고우석은 샌디에이고서 김하성과 함께 뛰면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 함께 속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 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와 투타 대결을 펼치게 됐다.

이로써 고우석은 ▲류현진(한화 이글스→다저스) ▲강정호(넥센 히어로즈→피츠버그 파이리츠) ▲박병호(넥센→미네소타 트윈스) ▲김광현(SK 와이번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하성(키움→샌디에이고) ▲이정후(키움→샌프란시스코)에 이어 포스팅을 거쳐 KBO 리그서 빅리그로 직행하는 일곱번째 선수가 됐으며 LG 소속 선수로는 최초다.

앞서 이상훈이 1997년 시즌 종료 후 국내 최초로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했다가 최고 응찰액이 60만달러에 그치자 일본 주니치 드래건스로 방향을 돌렸다.

샌디에이고와 ‘2년에 59억원’ 계약
김하성과 한솥밥 “마무리 투수 수행”

이번 계약으로 고우석은 2023시즌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서 골드 글러브를 수상한 김하성과 함께 뛰게 됐다. 오는 3월20일, 21일 이틀간 고척스카이돔서 예정된 샌디에이고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메이저리그 서울 개막전’서 두 명의 한국선수가 뛰는 모습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저스엔 이번 자유계약선수(FA) 시장서 이적한 메이저리그 최고의 슈퍼스타인 오타니 쇼헤이와 메이저리그 투수 최대 규모 계약 신기록을 경신한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있고, 샌디에이고에는 다르빗슈 유, 마쓰이 유키까지 일본인 네 선수도 양 팀에서 뛰고 있는 만큼 메이저리그 서울 개막전은 한·일 야구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샌디에이고가 고우석을 영입하려는 이유로는 2023시즌 마무리를 맡았던 조시 헤이더가 FA 자격을 얻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중계권사가 파산하면서 재정 상황이 악화된 샌디에이고로선 헤이더의 몸값을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이에 샌디에이고는 최근 일본 프로야구 라쿠텐 골든이글스서 활약했던 좌완 마무리 투수 마쓰이 유키와 계약기간 5년, 총액 2800만달러에 계약하며 불펜 강화에 나섰다.

여기에 우완 고우석도 영입해 불펜을 보강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고우석이 이 같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LG 트윈스서의 업적 덕분이다. 고우석은 김용수, 이상훈, 봉중근의 계보를 잇는 정통파 마무리 투수로 지난해 한국시리즈 1차전의 좌절에도 불구하고, 감독과 동료의 신뢰를 한 몸에 받아 2차전에 등판했다.

고우석은 지난해 11월8일 서울 잠실구장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KT 위즈와의 2차전에 구원 등판해 1이닝 2탈삼진 무실점 10구 완벽투를 펼치며 데뷔 첫 한국시리즈 세이브를 신고했다. 5-4로 근소하게 앞선 9회 경기를 끝내기 위해 팀의 8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LG 트윈스
업적 보니…

이날 고우석은 문상철을 상대로 결승타를 허용한 1차전과는 전혀 다른 구위를 뽐냈다. 대타 출전했던 선두 김민혁을 헛스윙 삼진, 후속 조용호를 루킹삼진으로 돌려보낸 뒤 마지막 김상수를 2루수 땅볼로 잡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고우석의 완벽 마무리를 등에 업은 LG는 2002년 11월8일 한국시리즈 5차전서 삼성에 8-7로 승리한 이후 무려 21년 만에 한국시리즈 승리를 맛봤다. 

그렇다고 LG서 고우석이 승전보만 알렸던 것은 아니다. KBO 리그 ‘대표 클로저’인 고우석은 지난해 11월7일 한국시리즈 1차전서 쓴맛을 봤다. 2-2로 맞선 9회 마운드에 올랐지만 2사 후 배정대를 9구 끝 볼넷으로 내보낸 뒤 문상철을 상대로 뼈아픈 1타점 2루타를 맞고 고개를 숙였다.

고우석은 LG 팬들이 21년을 기다린 한국시리즈 1차전서 패전투수가 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2차전 경기 후 만난 고우석은 “확실히 어제 경기하고 나서 등판한 거라 그런지 괜찮았다”며 “어제 경기는 어제일 뿐이니까 오늘 다시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했고 똑같이 준비했다. 달라진 게 있다면 조금 더 힘을 빼고 던졌다. (박)동원이 형 미트 보고 던지려고 했던 게 도움이 많이 됐다”고 한국시리즈 첫 세이브 소감을 전했다.


염경엽 감독의 멘탈 케어도 반등에 도움이 됐다. 고우석은 “감독님이 제구가 안 됐을 때 제구를 잡는 나만의 노하우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이야기해주셨다. 오늘 경기도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또 (박)동원이 형 사인대로 던지라고 이야기해주셨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오늘 경기장에 다시 나왔을 때 (김)현수, (박)해민, (오)지환, (박)동원이 형이 몸이 아픈지만 물어봤다. (임)찬규 형은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며 “2019년부터 가을야구에 계속 진출하면서 계속 실패를 맛봤다. 물론 한국시리즈가 다른 무게감이긴 하지만 과거 실패 경험이 있어서 조금 더 리프레시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함께 인터뷰실에 들어온 박동원도 고우석의 구위를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박동원은 “어제도 너무 잘 던졌는데 커브 하나가 실투가 되는 바람에 안 좋은 상황이 됐다. 어제 아쉬우니까 다음에는 그쪽으로 공이 가지 않게 잘 준비하자고 했다”며 “어제 공을 너무 많이 던져서 컨디션을 물었고, 괜찮다고 해서 또 준비 잘하자는 말도 했다. 고우석은 충분히 공이 좋은 선수다. 대한민국에 이런 좋은 마무리 투수는 없다. 잘 던질 거라고 항상 믿고 있었다”고 말했다.

목, 허리…
부상 극복

데뷔 첫 한국시리즈 세이브를 확정지었을 때의 기분은 어땠을까? 고우석은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내가 막아낸 그 순간보다 (박)동원이 형이 홈런 친 순간이 더 짜릿했다. 나도 동참해서 때리지 못한 게 아쉽다”며 웃었다. 


고우석은 잠실구장을 노란 물결로 가득 메운 LG 팬들을 향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고우석은 “어제 결과가 좋지 않았음에도 던지는 순간마다 이름을 연호해주실 때 이 팀에 속해 있다는 기쁨을 느꼈다. 그래서 더 힘이 났다”고 진심을 전했다.

‘엘린이’(엘지 트윈스+어린이) 출신인 고우석에게 지난해 한국시리즈는 남달랐다. 승패 여부를 떠나 한국시리즈 출전 자체가 기쁨이고 영광이었다. LG는 2002년 이후 21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1994년 이후 29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던 것이다. 

이런 경기 결과가 더 기쁜 것은 고우석이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던 중 연습경기 중 허리 통증을 호소해 마운드를 내려간 적이 있기 때문이다.

LG는 지난해 11월1일 잠실구장서 한국시리즈에 대비해 상무와 연습경기를 치렀다. 고우석은 이날 팀이 6-2로 앞선 9회 초 마무리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박승규에게 2루타를 허용한 고우석은 후속타자 이주형을 유격수 뜬공으로 돌려세웠고, 이어 허인서와의 승부 도중 갑작스러운 몸 상태 이상을 느끼며 투구를 중단했다. 

고우석의 제스처에 투수코치와 트레이닝코치가 올라와 상태를 확인했고, 대기 투수가 없어 이닝을 이어가지 않고 그대로 연습경기를 끝냈다. 당시 LG 구단 관계자는 “고우석 선수는 허리 근육통이 있고, 현재 아이싱 중이다. 상태를 지켜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우석은 지난 시즌 44경기 44이닝 3승8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했다. 마무리를 맡은 이후 가장 적은 세이브 기록이다. 그만큼 성적이 나지 않았다. 부상이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목 뒤 담 증세로 1경기도 나서지 못하고 귀국길에 오르기도 했다. WBC 종료 후 국내서 다시 검진을 받았고 회복하는 데 꽤 시간이 걸렸다.

데뷔 2년간 고전했지만…
3시즌 평균자책점 2.17 

이로 인해 고우석은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약 2주가 지난 뒤인 4월18일 1군 마운드에 섰는데 5경기를 던지고 4월30일 잠실 KIA전서 허리 통증으로 다시 엔트리서 제외됐다. 이후 한 달 이상 회복에 전념했다.

지난해 6월4일 돌아온 고우석은 항저우아시안게임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38경기에 나와 38 1/3이닝을 소화했고, 2승7패13세이브를 올렸다. 항저우아시안게임서도 결승전서 부상을 당했다. 우승을 확정짓고 나서 담 증세가 생겼다. 귀국 후 많이 나아졌지만, 시즌 막판에는 등판하지 않았다.

그 후로 10월29일 잠실구장서 열린 3번째 청백전에 등판했다. 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지난해 9월22일 이후 거의 한 달 만의 등판이었다. 3-0으로 앞선 8회 마운드에 올라온 고우석은 1이닝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3실점으로 좋지 않았다.

새롭게 연마하고 있는 포크볼이 제대로 떨어지지 않으면서 오스틴에게 홈런을 허용하는 등 장타를 많이 맞았다.

이틀을 쉬고 이날 마지막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팀이 6-2로 앞선 9회 등판한 고우석은 허리 근육통으로 1/3이닝만 소화하고 마무리했다. 다행히 병원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한 결과 단순 허리근육통 진단을 받아 2~3일 회복훈련으로 호전된 후, 역경을 이겨내 성공적으로 한국시리즈를 치렀고 MLB까지 진출한 것이다.

고우석에 대한 미국 매체의 평가는 어떨까? 

미국 현지 매체 <MLB트레이드루머스>는 고우석의 포스팅 허가 소식을 전하며 “올해 25세인 고우석은 지난주 MLB 레이더망에 포착됐다”며 “복수의 빅리그 구단이 포스팅 자격을 갖춘 KBO 선수에게 관심을 보일 때 통상적으로 거치는 절차인 신원조회를 MLB가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그렇다고 해서 고우석이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한다는 보장은 없다. 포스팅이 공식화되면 메이저리그 구단과 협상할 수 있는 45일간의 기간이 주어진다. 이 기간 내에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면 고우석은 LG 트윈스로 복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MLB트레이드루머스>는 고우석에 대해 ‘한국 최고의 투수’라고 지칭했다. 매체는 “한국 최고 수준서 7시즌 동안 활약한 고우석은 3.1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데뷔 첫 2년 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이후 네 시즌 중 세 시즌 동안 2.17 이상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어 “다만 지난해에는 44경기서 평균자책점이 3.68로 뛰어올랐다. 그는 상대 타자를 31.1%의 확률로 삼진을 돌려세웠지만 상대 타자에 11.8%의 볼넷 비율을 보이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고우석은 2021년과 2022년에 좋은 제구력을 선보인 바 있다. 그는 세 시즌 연속으로 28% 이상의 범타율을 보였다”고 칭찬했다.

볼넷을
막아라

또 매체는 “팬그래프의 에릭 롱엔하겐이 고우석을 40인 유망주로 선정했다”며 “롱엔하겐의 보고서에 따르면 고우석의 구속은 90마일 중반, 최고 98마일에 육박해 메이저리그 팀에서 중간 계투로 활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우석은 또 한국서 세 차례나 30세이브를 넘긴 경험이 있는 강속구 투수”라고 지난 시즌 팬그래프의 유망주 40인 명단에 들었던 점을 언급했다. 

<alsw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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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