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김한길 역할론

‘믿을 맨’ 드디어 나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사실상 윤핵관을 버린 것과 다름없는 형국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쓰임새가 다 됐다고 판단한 듯 보인다. 이와 다르게 윤 대통령은 멘토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이 틈에 멘토는 자신의 주변 사람을 쓸 것을 권유한다. 다가올 총선서도 무언가 역할을 할 듯 보인다. 

지도부도 흔들리고,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과 사이도 소원해졌다. 힘을 실어준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마저 동력을 잃어가자 ‘믿을 맨’이 몇 남지 않았다. 그러자 국민통합위원회 김한길 위원장이 주목된다. 윤 대통령도 김 위원장에게 힘을 제대로 실어주는 모양새다. 지난 10월 국민통합위원회(이하 국민통합위)와 국민의힘 지도부를 초청해 주재한 만찬서 윤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바짝 치켜세웠다. 

다가올 총선
힘 실린다

이와 함께 국민통합위 정책 제안 보고서 100부를 당에 배포하라고 지시하면서 김 위원장이 본격적으로 역할을 맡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실제로 서울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끝난 뒤, 국민의힘 내에서는 김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을 맡는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국민의힘서 김기현 지도부 체제의 유지가 힘들다고 판단될 경우 윤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무한 신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서 비대위를 이끌게 된다면 큰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크다. 

다만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끝난 뒤 한 차례 김 위원장의 행보가 주목됐을 당시엔 “어디 가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던 바 있다.

이때는 국민의힘 지도부에 주어졌던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였다. 우선 혁신위를 띄우는 것으로 시간을 벌었는데, 문제는 지도부가 혁신위와도 첨예한 갈등을 빚어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탓에 혁신위는 갈 곳을 잃었고, 조기 해체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지난달 30일에는 임장미 혁신위원이 “혁신의 의지를 이어갈 수 있는 조직이 생긴다면 넘기겠다”며 “대책이 필요하다. 지금 체제로는 힘들다”고 밝혀 해체설에 무게를 실었다. 임 위원의 말대로라면 비대위 체제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으로 해석된다.

인요한 혁신위원장도 지도부에게 “공천관리위원장 자리를 달라”며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통상 혁신위가 당 대표에게 도전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해오지 않았던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인 위원장의 요청은 김 대표 입장에선 불쾌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혁신위는 지속적으로 지도부에 중진 의원 및 지도부, 친윤(친 윤석열)계 인사들의 불출마나 험지 출마를 강요하고 있다. 김 대표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결국 대통령실서도 수를 쓸 것으로 전망된다. 

인 위원장은 윤 대통령과 김 위원장 모두와 인연이 있는 인물이다. 실제로 ‘간접적’으로 대통령의 시그널을 받는다고 밝혔던 데다, 김 위원장과도 자주 통화하는 사이라고 언급했다.

논란이 일자 잘못된 보도라고 말을 바꾸기는 했지만, 대통령실의 영향권 안에 있음을 암묵적으로 드러냈던 셈이다. 마찬가지로 김 위원장의 영향력도 국민의힘 내에 뻗어있다는 증거다. 

윤핵관과 사실상 결별 수순 밟아
총선에서 민주당 전략 카드 알아

다시 김 위원장의 역할론이 떠오르는 이유다. 김 위원장은 15대 총선 때부터 정치권에 발을 들여온 인물로 정계 입문 후 16·17·19대 총선서 당선돼 4선을 지낸 잔뼈 굵은 정치인이다. 김대중정부에서는 대통령비서실 정책기획수석비서관, 문화관광부 장관 등 다방면서 활동해온 이력이 있다.

정계 개편에 따라 합당, 탈당을 반복하면서 철새 정치를 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던 그는 10년 전부터 윤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어왔다. 2013년 국정감사 당시 수원지방검찰청 여주지청장이던 윤 대통령은 국정감사장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당시 국정원 댓글 공작 사건 수사와 관련해 외압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국감 폭로 이후 대구로 좌천되자, 김 위원장이 적극적으로 구명운동에 나선 바 있다. 본격적으로 김 위원장과 연이 생긴 계기가 됐다. 

정계 입문도 김 위원장의 설득으로 이뤄졌는데 대선후보 시절, 1일 1망언으로 곤욕을 치렀을 때도 김 위원장이 옆에서 코치 역할을 맡았다. 

두 인물이 한데 묶일 수 있던 계기가 반문(반 문재인)이라는 설은 정계서 유명하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 인사 출신이고 윤 대통령도 문재인정부 시절, 문 전 대통령이 직접 검찰총장으로 발탁했던 인사다. 하지만, 두 인물 모두 민주당과 결별한 후 보수 진영으로 방향을 틀었다.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 펼쳤던 전략도 반문 빅텐트 구도였다. 

대선 당시에도 연일 중도층을 공략했고, 이게 어느 정도 맞아떨어졌다. 이후 윤 대통령의 직속인 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새시대준비위원회는 출범부터 말이 많았다. 정계 개편을 위한 노림수였다는 말들이 정치권에서 나돌았기 때문이다. 결국 김 위원장의 뜻은 대선 준비 과정에서는 펼칠 수 없었다. 

대선이 끝난 뒤 김 위원장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서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됐다. 현재 장관이 당연직 위원으로 들어와 있고,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활동 중이다. 

국민통합위원회는 출범부터 말이 많았다. 윤 대통령을 필두로 하는 신당을 창당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 때문이다. 비교적 잠잠해진 윤 대통령의 신당 창당설은 가능성이 아예 없다는 선 긋기가 있었지만, 선거 판세에 따라 다시 수면으로 얼마든지 떠오를 수 있는 사안이다. 

지근거리에 정치권서 ‘창당 전문가’로 불리는 김 위원장이 있기 때문이다. 몇 번의 실패가 있긴 했지만, 성과가 아예 없던 것도 아니다. 열린우리당을 만들었던 데다 안철수 의원을 발굴해낸 인물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의 신당 창당 시 방식은 반문 빅텐트 형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방위 활동
세지는 파워

내년 총선서 더불어민주당이 어떤 방식으로 나설 지 예측하기는 쉽지만, 김 위원장의 지원 여부에 따라 선거 구도를 흔들 수도 있다. 

게다가 내년 총선은 국정 동력을 확보하느냐, 잃느냐의 분수령이 될 수도 있고 여소야대 국면서 벗어나 거대여당이 탄생할 수도 있는 등 윤석열정부의 추후 국정운영에도 상당히 중요할 수밖에 없다. 

윤핵관 사례서 보듯이 윤 대통령은 자신이 믿을 수 있는 인사들을 총선에 내보내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이 대통령실을 잘 보조하는 역할을 원하기 때문인데, 사실상 윤핵관의 역할은 여기까지인 것으로 관측된다.

한 달에 몇 번씩 윤 대통령을 만나는 등 최근 김 위원장의 위상은 더 높아졌다. 국민통합위의 사안뿐 아니라, 정치적인 조언도 한다. 사실상 윤 대통령의 생각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이다. 차기 대통령 비서실장설이 유력하게 떠오르는 이유다. 

정권 초기 윤핵관은 당에서 막대한 권력을 행사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의 정책보좌관도 권성동 의원의 보좌관 출신이 맡았었으며, 대통령실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뒤바뀌었다. “윤핵관 세력이 험지로 출마해야 한다”는 혁신위의 요구에도 보란 듯이 그럴 뜻이 없음을 보여줬다. 대통령실의 기조는 윤핵관 정리다.

김 대표를 비롯해 1기 윤핵관 세력이 버티며 물러날 뜻이 없음을 행동을 통해 보여줬던 만큼 조만간 대통령실에도 피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서 권성동·장제원 의원은 윤 대통령과의 관계가 애매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김 위원장의 인재풀이 필요해진 셈이다. 

최근 윤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인재풀을 넓히라는 지시를 내렸다. 김 위원장도 주변에 좋은 인물이 없냐며 여기저기 문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흔들릴
선거구도

실제 최근 장관 인선 하마평을 살펴보면 국민통합위서 활동했던 위원 2명이 물망에 올랐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의 총선 출마가 기정사실화됨에 따라 해당 자리엔 서울대 김석호 사회학과 교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 청년젠더공감특위 위원장을 맡았던 이력이 있는 김 교수는 50대 초반으로 비교적 젊다.

정치권에선 김 교수 인선의 유력한 이유 중 하나가 보훈 업무의 기조를 청년세대 보훈으로 삼기 위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대 청년 남성이 의무 복무하는데, 청년 제대 군인 정책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주인공은 서울대 유병준 교수로 이영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의 후임으로 거론된다. 이 장관은 아직 총선 출마에 관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최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비롯해 윤정부의 스타 장관으로 불리는 이들이 속속 정치 행보를 보이면서 그 역시 중용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국민통합위서 경제·계층 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 교수 역시 나이는 50대 초반으로 젊은 축에 속한다. 벤처, 스타트업 분야의 청년 경제를 활성화시키려는 구상이다. 

조만간 윤 대통령이 두 인물을 후보로 지명하고 청문회가 시행된다면 야당은 김 위원장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질의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윤정부는 유인촌(문체부 장관), 이동관(방통위원장) 등 이명박정부 인물들을 대거 기용해 MB(이명박)정부 시즌 2라는 비판을 받았던 바 있다.

과거의 사람을 재기용해 과거로 회귀한 게 아니냐는 말도 들었다. 

결국 이 같은 논란을 종식시키고자, 김 위원장의 인재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앞으로도 여러 방면의 인선서 김 위원장의 입김이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너무 믿을 경우 시야 좁아져
“대통령 주변만 보면 안 돼”

문제는 김 위원장의 인재풀 전략이 통하지 않을 경우다. 그동안 윤정부는 인사검증 문제를 두고, 여러 문제를 일
으켰다. 이 중 5명이 중도 낙마했고, 나머지 19명은 임명을 강행했다. 문제는 장관 후보자들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앞서 대통령실은 실세 차관을 뒀다. 차관은 인사청문회를 하지 않는다.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는 만큼 그들에게는 더욱 힘이 실린다. 

1기 인선 때도 비교적 측근이라고 불리는 이들이 권력을 잡았다. 전쟁같은 대선이 끝나면 주변 인물은 보상을 원한다. 정부도 주도권을 쥐기위해 측근 정치를 할 수밖에 없다. 2기 개각이 단행되면서 시행된 실세 차관 정치는 측근 중심 국정운영을 하겠다는 의도를 더욱 뚜렷하게 보여줬다.

앞으로 윤 대통령의 시야가 더 좁아질 수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일요시사>와 만난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인사검증 시 통상 3단계로 분류한다. 이상 없음, 다소 미흡, 불가로 나눈다”며 “수위를 낮춰 보고를 올린다면 윤 대통령이 가용할 수 있는 인재풀은 더욱 좁아진다”고 말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김 위원장이 발탁한 인물이 의혹이 생기기 시작한다면, 가용할 수 있는 인물 범위는 더욱 좁아진다. 인물은 넓게 써야 한다.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은 “머리는 빌리면 된다”는 말로 여야를 가리지 않고 폭넓게 발탁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인물로 노무현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전 상임고문,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김무성 전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 등이다. 이 밖에 실무진도 의외의 인사를 발탁해 기용했다. 경계를 두지 않은 인선이었던 만큼 당시 정치권도 함께 뒤집어졌던 바 있다.

손 놓지 않을 
사람만 곁에?

반면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윤 대통령 멘토인 김 위원장이 추천한 인사인 만큼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결국 기용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기존 대통령의 검찰 세력과 김 위원장의 세력과 충돌이 불가피하다. 앞으로 김 위원장은 물밑서 윤 대통령에게 더욱 적극적으로 인재 기용 요청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김 위원장의 힘도 더욱 실릴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소통을 해야 한다. 주변 인물의 이야기만 들어선 안 된다”며 “수시로 상황을 직접 점검하고, 외부 사람을 만나면서 측근이 속이기 쉽지 않은 인물이 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대통령실 새 얼굴들
윤석열 대통령이 정책실장직을 신설하고, 수석비서관 전원을 교체하며 대통령실 전면 재개편에 나섰다.

신설된 정책실장에는 이관섭 전 국정기획수석이 임명됐다.

앞서 비서실, 국가안보실 2실 체제로 운영하던 대통령실이 3실 체제로 개편된 것. 

정무수석에는 한오섭 전 국정상황실장, 시민사회수석에는 황상무 전 KBS앵커를 발탁했다.

또 김은혜 홍보수석이 맡았던 직무는 이도운 대변인이 맡는다.

이 밖에 경제수석엔 한국은행 박춘섭 전 금융통화위원, 사회수석에는 장상윤 전 교육부 차관이 각각 임명됐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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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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