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때 아닌 ‘콜라 괴담’ 왜?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3.11.16 15:36:10
  • 호수 145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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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 데는 안 그러는데…터질 듯 도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쿠팡서 구매한 제품의 불량 사례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유통기한은 1년이나 남았는데, 곰팡이가 낀 즉석밥에 이어 터질 듯이 부푼 캔콜라도 등장했다. 캔의 오목한 바닥 면은 밖으로 튀어나와 세워놓기도 어려울 정도였다. 지난 8월 ‘쉰 밥’에 이은 ‘부푼 콜라’의 등장은 로켓 배송의 유통 과정이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경기도에 사는 A씨는 지난달 15일 쿠팡서 펩시콜라 ‘제로슈가 라임’ 제품 24개를 구매했다. 로켓 배송으로 주문한 제품은 주문한 지 하루 만인 16일에 도착했다. 제품을 받아본 A씨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24캔 가운데 10개 이상의 바닥 부분이 부풀어 있었기 때문이다. 

자세히 확인한 결과, 본래 안쪽으로 오목하게 들어가 있는 모양이 반대로 튀어나온 모습이었다. 바닥 면에 적힌 유통기한은 2024년 10월4일로 1년 정도 남은 제품임을 의미했다.

폭발 직전

A씨는 <일요시사>와 인터뷰서 “세워놓을 수 없을 만큼 부풀어 마시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만성질환 등을 앓고 있는 A씨는 “불편한 몸으로 무거운 캔을 겨우 들고 집에 들어왔는데 허무하다”며 “쉽게 밖으로 나갈 수 없어 온라인으로 주문했는데 반품하고 또 기다려야 한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유통기한에 문제가 없는 제품이라면 쿠팡 측의 유통 과정에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 캔 음료의 특성상 파손될 만큼 세게 던져졌거나, 높은 기온서 보관됐을 가능성이 크다.


일반적으로 주석, 스테인리스 스틸과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캔은 충격을 가하면 내부도 찌그러진다. 이때 중금속에 노출된 것은 물론, 밀폐 효과도 떨어져 세균이 침투할 가능성도 크다.

한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탄산음료 캔 내부서 밖으로 빠져나오려는 이산화탄소의 압력을 버티기 위해 오목한 바닥으로 설계된 것”이라며 “택배 상하차 시 빠른 진행을 위해 던지는 경우가 많아 팽창되고 심한 경우 터질 때가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한여름 캔 콜라를 장시간 노출하면, 내부 압력이 높아지면서 바닥이 부풀고 변형될 수도 있다”며 “팽창된 콜라는 반품이 가능하니 절대 마시지 말라”고 설명했다.

<일요시사>는 불량 발생 원인 등을 듣고자 쿠팡 측에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작업장의 높은 기온 탓에 제품이 변질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쿠팡 물류센터의 온·습도를 직접 측정한 결과 체감온도가 최대 38도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노동부 온열질환 예방 가이드에서는 체감온도가 최고 38도 이상일 경우를 폭염경보를 넘어선 ‘위험’ 단계로 분류해 무더위 시간대에는 옥외작업 중지를 권고한다. 쿠팡 노동자들은 “쿠팡이 노동부 가이드라인에 따른 휴게시간조차 부여하지 않고 있다”고 증언했다.

쿠팡서 근무하는 B씨에 따르면 “에어컨을 설치해야 할 의무가 없어 무더운 환경서 근무할 수밖에 없다”며 “고온 다습한 환경에 보관하는 제품들이 멀쩡할 리 없다”고 토로했다.


쿠팡 유통 과정서 곰팡이가 들어간 제품도 있었다. 지난달 쿠팡서 판매한 두유서 짙은 갈색의 곰팡이 덩어리가 나와 충격을 안겼다.

제보자 C씨는 쿠팡으로 주문한 두유를 마시다가 호두처럼 생긴 이물질을 발견했다. 이물질은 다름 아닌 ‘두유 곰팡이’였다. C씨는 “평소 두유를 대량으로 사놓고 마신다”면서 “하나를 먹는데 뭔가 물컹한 게 씹히고 맛도 이상해서 (팩을)뜯어봤더니 이게(곰팡이) 들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곰팡이 즉석밥 이어 부푼 캔콜라 등장
불량 배송 속출…환불·대기 소비자 몫

이어 “총 3박스를 샀는데 2박스는 이미 먹었고, 나머지 1박스를 먹는 중에 1개 팩에서 이게(곰팡이) 나왔다. 유통기한은 2024년 3월까지였다”며 “쿠팡서 산 거라 일단 환불 요청을 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C씨가 제공한 사진에는 두유 팩에 짙은 갈색과 옅은 갈색이 섞여 있는 호두 모양의 두유 곰팡이가 담겨있었다.

두유 곰팡이는 두유 팩에 미세한 구멍(핀홀)이 생긴 탓에 멸균 상태가 유지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업계에서는 비닐포장 개봉 시 제품이 훼손되지 않도록 ‘칼 및 가위 사용금지’ 스티커를 부착하기도 한다.

팩으로 된 두유는 멸균 제품으로 6겹 무균 종이 팩이 빛과 공기를 차단해 방부제나 첨가제 없이도 장기간 상온서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제품이다. 곰팡이는 포장이 손상된 부분부터 생긴다. 많은 유통단계를 거치는 해당 제품의 배송 특성상 팩 파손의 정확한 원인은 확인이 어렵다.

쿠팡의 자체 브랜드(PB) 제품서도 불량이 나와 소비자 불안을 증폭시켰다. 지난 8월 PB 제품 ‘곰곰 즉석밥’서 곰팡이로 의심되는 이물이 발견됐다는 민원 글이 속출했다. 당시 상품의 ‘원료-패키징-유통’ 프로세스에 문제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서울에 거주하는 D씨는 ‘곰곰 현미밥’을 개봉하자마자 곰팡이와 마주했다. 쿠팡 로켓 배송으로 받은 ‘곰곰 현미밥’에는 곰팡이가 피어 있었고 시큼한 악취까지 났다. 

D씨는 주문한 20개 상품 중 5개 상품을 개봉했고, 그 중 2개 상품에 이상이 발생한 것을 확인한 뒤 환불을 요청했다. D씨는 “유통기한을 확인했는데 2024년 3월까지였다”며 “아무리 식품이 상하기 쉬운 여름철이라지만 즉석밥은 멸균 공정이 핵심 아닌가. 1개도 아니고 복수의 상품에 곰팡이가 피어 있는 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D씨와 같은 불만을 호소한 소비자는 한둘이 아니었다. 지난 8월24일 기준 쿠팡에 올라온 상품평을 분석한 결과, ‘곰곰 현미밥’ 품질 불량을 지적한 사례만 적어도 10건 이상이었다. 리뷰를 올리지 않고 고객센터에 직접 환불 및 교환을 요구하거나, 곧바로 폐기한 경우까지 감안하면 부패가 의심되는 현미밥이 더 유통됐을 가능성도 있다.

‘곰곰 현미밥’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리뷰를 통해 ▲보랏빛 혹은 분홍빛 이물 발견 ▲시큼한 악취 ▲정체불명의 액체 고임 현상 ▲상품이 부풀어 오르는 현상 등을 호소했다. 소비자 중 일부는 직접 곰팡이가 핀 즉석밥 사진을 쿠팡 홈페이지에 올려 환불 및 교환을 요구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포장 상태부터 심상치 않았다. 부풀어 올라 살짝 찌르기만 해도 터질 것 같았다” “뜯으니 썩은 냄새가 진동을 했다. 용기 가운데 흥건하게 고여 있었다”고 토로했다.


나 몰라라

쿠팡은 무균 공정을 거치기에 제품 생산 과정서 곰팡이가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고 답했다. 쿠팡 PB 전문 자회사 씨피엘비(CPLB) 관계자는 “전문 식품분석기관에 의뢰해 제품 품질검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해당 상품 관련 이슈에 즉시 대응하기 위해 구체적인 사항들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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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비 마친 민주당 속도전

재정비 마친 민주당 속도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신임 원내대표와 세 명의 최고위원을 선출하면서 제모습을 되찾았다. 신임 원내대표는 당의 발목을 잡은 ‘김병기 논란’과 ‘공천 헌금 의혹’을 털어내야 한다. ‘정청래 체제’에 힘이 실렸다는 평가 속 세 명의 최고위원은 ‘당정 엇박자’ 논란을 최소화하면 남은 개혁을 해치워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와 최고위원이 선출됐다. 한병도 의원이 원내대표직을, 강득구·문정복·이성윤 의원이 최고위원직을 맡으면서 새 진용을 꾸렸다. 쏠리는 권력구도 한병도 신임 원내대표는 수락연설을 통해 “지금, 이 순간부터 일련의 혼란을 신속하게 수습하고 내란 종식, 검찰개혁, 사법개혁 민생 개선에 시급히 나서겠다”며 “우리의 목표는 하나,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정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민생을 빠르게 개선해서 이재명정부 성공을 든든하게 뒷받침하도록 하겠다”며 “지방선거라는 큰 시험대가 우리 눈앞에 있다. 더 낮고 겸손한 자세를 견지하면서도 유능한 집권여당의 모습을 국민 여러분께 보여드리고 당당하게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야당과의 관계에서도 원칙을 분명히 지키겠다고 밝혔다. 한 원내대표는 “국정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열린 자세로 대화와 타협에 나서겠다”면서도 “내란 옹호, 민생을 발목 잡는 정쟁은 단호히 끊어내겠다. 선배·동료 의원님들께선 집권여당 국회의원으로서의 책임감을 저와 함께 나눠 들어달라”고 제안했다. 이번 원내대표 보궐선거는 각종 비위 의혹에 휩싸인 김병기 전 원내대표가 사퇴함에 따라 치러진 것으로, 한 원내대표의 임기는 오는 5월 중순까지다. 다만 한 원내대표는 합동 토론회 당시 “다음에 출마하지 않을 테니 지지해 달라는 건 맞지 않다”며 연임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 원내대표는 문재인정부 당시 조직본부 공동부본부장과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내는 등 친문(친 문재인) 인사로 분류됐으나 이후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이던 당시 전략기획위원장을 맡는 등 핵심 인사들과 두루 원만한 관계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김 전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가 여러 번 충돌한 만큼 신임 원대는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온건파’를 택했다는 기류가 읽히는 이유다. 한 원내대표는 연이어 발생한 당의 위기를 수습하는 동시에 올해 지방선거를 준비하며 추가 사고를 대비하는 등 ‘안정·관리형’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의 마찰을 최소화하는 한편 정 대표와 청와대 간 가교 역할도 해야 한다. 한 원내대표 선출 배경에는 이 대통령의 의중이 실렸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친명(친 이재명) 천준호 의원이 한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의원들 또한 한 원내대표를 차기 권력으로 봤다는 것. 온건한 한병도…‘친청’ 굳힌 지도부 계파 싸움 뒤로하고 닥친 일부터 처리 당시 한 민주당 관계자는 “천 의원은 이 대통령의 당대표 비서실장을 맡았던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원내대표 후보 기자회견에 자리한 것은 친명의 마음을 대변했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며 “당에서는 명청 갈등에 선을 긋지만 내부에서 자초한 일이다. 그 짧은 시간 안에 김병기-정청래 간 갈등이 여러 번 발생했다. 권력다툼이 없겠느냐마는, 시기가 너무 일렀고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올만한 군불을 땠다”고 말했다. 같은 날 최고위원 3명을 뽑는 보궐선거에서 강득구·이성윤·문정복 의원이 선출됐다. 이 중 강 최고위원은 친명, 나머지 두 사람은 친청(친 정청래)으로 분류돼 계파 대리전이라는 시각도 존재했다. 민주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를 진행한 결과 ▲강득구 30.74% ▲이성윤 24.72% ▲문정복 23.95% 순으로 득표했다고 밝혔다. 친청계와 각을 세웠던 이건태 의원은 20.59%로 탈락했다. 지도부 내 친청계 비율이 높아지면서 이번 선거를 통해 정청래 체제가 굳어졌다는 평이 나온다. 그동안 민주당은 ‘명청 대리전’에 선을 긋고 불필요한 잡음이 생기는 것을 경계했다. 정 대표 또한 최고위원 보궐선거가 끝나고 이어진 마무리 발언으로 “우리는 선거 때는 치열하게 경쟁을 하지만 그건 다 민주당 안에서의 경쟁”이라며 “지도부로서 최선을 다해서 반드시 6·3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고 이재명정부 승리를 위해서 원팀으로, 원보이스로 팀플레이 하도록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 원내대표는 그동안 김 전 원내대표와 정 대표의 갈등을 지켜봐 온 만큼 충돌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원내대표단은 추가 리스크를 막기 위해 ‘안정형’으로 가는 반면, 지도부는 지방선거를 의식해 ‘강경파’ 기조를 유지하는 만큼 이 과정에서 양측 간의 이견을 잘 조율하는 것이 두 사람의 공통된 첫 번째 과제다. 정청래 체제가 견고해지면서 강경 노선 또한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눈길이 쏠리는 것은 이미 한차례 부결된 1인1표제의 부활 여부다. 이성윤·문정복 최고위원은 1인1표제에 강하게 힘을 실었던 만큼 이를 명분 삼아 재추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1인1표제는 당 대표 선거 등에서 대의원에 부여된 가중치를 없애고 대신 권리당원 표와 가치를 동등하게 하는 방안이다. 정 대표는 지난 8월 전당대회서 권리당원의 힘을 입어 당 대표직을 거머쥔 만큼 그들의 가중치를 높여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팀플레이 첫 난관 그러나 지난달 5일 중앙위원회로 부의된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내용을 담은 당헌·당규 개정안이 부결됐다. 70% 넘는 찬성률에도 숙의 과정이 충분치 않았고 영남 등 취약 지역이 존재하는 등 형평성 논란에 부딪혀 재적 과반을 넘지 못한 탓이다. 이는 정 대표의 핵심 공약이었던 만큼 지도부로서 갖춰야 하는 리더십도 타격을 받게 됐다. 정 대표는 보궐선거를 앞둔 당시 이미 1인1표제 도입을 위한 당헌 개정을 즉각 재추진하겠다고 예고해 둔 상태다. 지난 12일 정 대표는 최고위회원회의에서 “민주당을 완전한 ‘당원 주권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다시 한번 약속드린다”며 “국민주권 시대에 걸맞게 당원 주권 시대를 신속하게 열겠다. 이미 천명한 바와 같이 1인1표제는 즉시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1인1표제 외에도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 대전·충남 및 광주·전남 통합법, 사법개혁법안 현안 등 입법이 산적했다. 정 대표는 설 연휴 이전 처리를 약속하며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200여개의 민생 법안도 국민의힘의 발목 잡기를 뚫고 처리해 민생을 보살피겠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한 원내대표도 힘을 실었다. 그는 “2차 종합 특검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 수사 공백을 메우고 내란 기획, 지시, 은폐 전모를 남김없이 밝혔다”며 “사면법 개정으로 내란 사범이 사면권 뒤에 숨는 일은 원천 봉쇄하겠다. 내란 청산은 민주주의의 기초이고 타협할 수 없는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다양한 과제를 거침 없이 해치우겠다고 공언했지만, 이들의 첫 시험대는 당을 둘러싼 ‘공천 헌금 의혹’이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의혹에 당이 흔들리면서 6월 지방선거까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제명 처분을 받은 민주당 김 전 원내대표는 버티기 모드였다가 19일, 돌연 탈당 기자회견 후 당을 떠났다. 현재 김 전 원내대표는 대한항공 호텔·숙박 초대권 의혹, 쿠팡 대표와 고가의 식사 의혹, 공천 헌금 수수 묵인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이에 윤리심판원은 그에게 제명 처분을 내렸고, 김 전 원내대표는 재심을 청구를 예고했던 바 있다. 김 전 원내대표에 대한 처분은 늦어도 이달 말쯤 결론이 날 것으로 전망됐으나 스스로 탈당을 선언하면서 민주당 입장에선 또 다른 짐을 덜게 됐다. 민주당은 김 전 원내대표의 시간 끌기가 부담스러울뿐더러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로 거듭 자진 탈당을 요구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지방선거 올인 모드 앞서 한 여권 관계자는 “윤리심판원은 60일 이내에 재심 결정을 해야 하지만 당 지도부는 이보다 빠르게 사안을 매듭짓고 싶어 한다. 여의도는 하루가 다르게 지방선거 모드로 접어들고 있는데 (공천 헌금 의혹에) 메어 있을수록 당에 손해”라면서도 “(정 대표가 김 전 원내대표에 대한) 비상 징계를 할 가능성은 작다”고 귀띔했다. 민주당은 무너진 당의 기강을 바로 세우고 신뢰를 회복한 뒤 지방선거 기반을 탄탄히 쌓겠다는 방침이다. 공천 헌금 문제를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에서 두고두고 발목 잡히는 만큼 의혹을 제대로 털어내기 위함이다. 공천 헌금 문제를 매듭짓는 동시에 민주당은 6월 지방선거 의제 선점을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가장 눈여겨볼 점은 행정통합으로, 지역 표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지 이목이 쏠린다. 앞서 민주당 대전시당은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지역 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통합 시장을 지방선거에서 선출할 수 있도록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민주당 충남·대전 통합 및 충청지역 발전 특별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맡은 황명선 의원은 국회에서 첫 전체회의를 열어 “충남도민과 대전시민의 의견을 철저히 담아낸 특별법을 내년 1월 중에, 늦어도 2월 초까지 발의하고, 2월에 국회 처리, 6·3 지방선거에서 통합시장 선출, 7월1일 통합특별시 출범을 목표로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발표했다 지역 특별위원회 역시 “대한민국의 성장 방식을 다시 설계하는 ‘구조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이재명정부의 국가 균형성장 전략인 ‘5극 3특’을 현실로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전의 첨단과학 디엔에이(DNA)와 충남의 제조 기반을 결합해 경제 영토를 넓히고, 광역철도와 도로망을 확충해 대전과 충남을 1시간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한편 통합에 걸맞은 자치 권한과 특례 등 재정 주권을 확보해 스스로 설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광주·전남 통합도 급물살을 탔다. 정치권에서는 보수 색채를 띠는 대전·충남 대신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광주·전남이 먼저 통합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전·충남’ ‘광주·전남’ 통합 급물살 척척 맞을까?…6월 지선 표밭 다지기 전력 지난 14일 광주·전남 통합 추진 특별위원회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간담회를 하고 행정통합 시 권역별 발전 계획 수립이 필요함을 전달했다. 공동 위원장을 맡은 김원이 의원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광주·전남, 전남·광주 통합은 이미 사실상 결정됐다”며 “오는 6월 지방선거는 통합자치단체 선거로 치러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전남은 구의원과 단체장 등이 대부분 민주당 소속으로 사실상 통합에 큰 걸림돌은 없을 것이란 해석도 제기된다. 우선 전남도와 광주시가 양 시·도 교육청과 뜻을 모았다. 김 총리와 간담회가 마련된 날 김영록 전남도지사와 강기정 광주시장, 김대중 전남도교육감, 이정선 광주시교육감 등 네명은 민주당 정책위의장실에서 회담을 열고 본격적으로 통합 논의를 이어갔다. 이들은 회담 후 ‘광주·전남 대통합 공동 합의문’을 발표하고 ▲특별법 제정 추진 ▲27개 시·군·구 정체성 존중 ▲교육자치 보장 등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민주당 광주광역시당도 같은 날 상무위원회에서 ‘광주·전남 행정통합 적극 추진을 위한 결의문’을 채택하고, 광주·전남 행정통합 추진을 광주광역시당 공식 당론으로 결정했다. 양부남 광주시당위원장은 결의문에서 “광주·전남 행정통합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필수 과제”라며 “상무위원회에서 조속한 추진을 공식 당론으로 결정한 만큼, 광주시당이 앞장서 통합 논의를 실행 단계로 책임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원보이스’ ‘원팀’을 강조하던 중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복병이 나타났다. 순항하는 줄만 알았던 검찰개혁이 민주당을 두 쪽으로 가르면서다. 한 원내대표는 “검찰개혁 법안과 관련해 정부·의원들 간 이견이 있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얼마 뒤 SNS를 통해 “당정 이견은 없다”고 뒤집었다. 정 대표도 “개별적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 혼란을 일으키는 일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벌써부터 불안 불안 이 같은 일련의 사태에는 완전한 수사·기소 분리 등 당이 강성 지지층의 요구를 모두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민주당은 숙의 과정이라며 논란에 선을 그었지만 새 진용이 꾸려짐과 동시에 손발이 엇나가면서 불안한 기류를 보였다. 청와대와 여당, 강성 지지층과 중도층이라는 급류에 올라탄 민주당이 중심을 잃지 않는 것이 ‘장기적 과제’이자 ‘여당의 숙명’으로 자리를 잡았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대전·충남 통합 여야 샅바싸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정부여당이 대전·충남 행정통합 관련 새 특별법안 발의를 예고한 데 대해 “특례 없이 행정구역만 합치는 것은 정치공학적 눈속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지난해 국민의힘이 먼저 띄운 만큼 이슈를 선점하기 위해 견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장 대표는 이장우 대전시장을 만나 “대통령이든 민주당이든 진정성을 가지고 추진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257개 특례뿐 아니라 260개, 270개 더 많은 특례를 담아야 할 것”이며 “특례가 포함되지 않으면 그냥 행정구역만 합치는 것, 시장과 도지사를 합쳐서 한 명의 시장을 내는 것만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대전·충남 통합은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이 찬성하고 지금까지 끌고 온 이슈다. 여야를 넘어 대전·충남의 발전이 중요하기 때문에 수용하는 결정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 대표는 ‘우리도 대전·충남 통합을 적극 환영한다. 공동으로 추진하자’는 발언을 하시길 바란다”며 정부여당에 협조할 것을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