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PC 위주의 온라인 환경이 스마트폰으로 대변되는 모바일로 바뀐 가운데, 최근 1년 새 전국(제주 제외)의 만 13세 이상 국민들은 PC뱅킹보다 모바일뱅킹을 훨씬 더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전국(제주 제외) 만 13세 이상 5202명에게 ‘금융, 쇼핑, 생활 편의, 미용 관련 서비스 19종에 대한 이용 경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모바일/스마트폰(이하 ‘모바일’)뱅킹이 74%로 인터넷/PC(이하 ‘PC’)뱅킹(44%)을 크게 앞섰다.
또 간편 결제(○○페이) 45%,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 44%, 모바일 주식거래 25%, PC 주식거래 17% 순으로 나타났다.
주요 쇼핑 채널별 연간 이용률은 모바일 쇼핑 60%, TV홈쇼핑 47%, PC 쇼핑 42%, 해외 직구 23% 순으로 집계됐다.
모바일뱅킹 연간 이용률은 코로나19 팬데믹 직전(2019년 7월~2020년 2월, 이하 ‘2020년’) 58%서 올해 상반기 74%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모바일 기반 서비스인 인터넷 전문은행도 21%서 44%로, 간편 결제도 25%서 45%로 연간 이용률 역시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PC뱅킹(47%→44%)과 PC 쇼핑(43%→42%)은 다소 하락세를 보였으며, TV홈쇼핑(52%→47%)도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뱅킹·쇼핑 모두 PC보다 모바일 플랫폼 신장세가 뚜렷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최근 한 달 내(이하 ’월간‘)로 기간을 좁힐 경우, 차이가 더 도드라졌다.
모바일뱅킹 월간 이용률은 2020년 50%서 올해 67%로 늘었지만, 같은 기간 PC뱅킹은 35%서 26%로 되레 줄었다. 신규 이용자도 PC보다 모바일로 더 많이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스마트폰과 디지털 네트워크 입성이 늦은 60대 이상의 모바일 뱅킹 월간 이용률은 2020년 15%서 올해 43%로 급증했으나, PC 뱅킹(11%→14%)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
주식거래 연간 이용률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모바일(2020년 6%→2021년 13%→2022년 26%)과 PC(7%→11%→20%) 모두 증가했지만, 올해는 각각 25%, 17%로 그 기세가 꺾였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내외 증시 활황은 신규 투자자들을 대거 불러들였지만, 엔데믹으로 접어들면서 고금리·고물가 등으로 위축된 금융시장 분위기를 보여준다.
국내 성인 중 주식 투자자 비율은 2014년 15%, 2020년 8월에도 21%였으나 2022년 9월 38%로 단기간에 급증했던 바 있다.
이번 조사 결과 국내 성인 대다수가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사용하지만, 전반적으로 여러 온라인 서비스 이용률은 20·30대서 가장 높았고 고연령일수록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모바일 쇼핑 연간 이용률은 20·30대 90%, 40대 80%, 50대 61%, 60대 이상 22%였다.
간편 결제 연간 이용률은 20·30대서 80%에 육박하지만 40대 63%, 50대 41%, 60대 이상에서는 14%에 그쳤는데 이 같은 차이는 모바일 기반 이벤트를 진행하거나, 키오스크 등 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 위주 비대면 서비스 도입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인으로 해석된다.
모바일 활성화를 이끈 스마트폰 사용률(성인 기준)은 2012년 1월 53%서 같은 해 6월 60%, 2013년 2월 70%, 2014년 7월 80%, 2016년 11월 90%를 돌파했고, 2023년 현재 97%로 조사됐다. 60대 이하는 100%에 육박하는 반면, 70대 이상은 85%(남성 91%, 여성 80%)로 디지털 정보 접근성이 낮은 편으로 나타났다.
TV홈쇼핑 연간 이용률은 2019·2020년 52%, 2021년 48%서 2022년 40%로 하락했다가 2023년 47%로 다시 상승했다. 최근 독자적 상품기획과 영상 콘텐츠의 강점을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와 결합하는 등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덕분으로 풀이된다. 남성(연간 34%)보다 여성(60%), 특히 40·50대 여성(80% 내외)이 주고객이며 이들은 모바일 쇼핑도 즐기고 있다.
주요 생활편의 서비스로 음식배달 앱 연간 이용률은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직전 42%서 2023년 59%까지 증가했다. 20·30대의 경우 약 90%, 월간 이용률도 70%를 웃돌았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13~18세 청소년들 중 1년 내 69%, 최근 한 달 내 53%가 음식배달 앱을 이용한 적 있다고 답해 모바일 환경을 가장 잘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 연간 이용률도 2020년 7%서 2023년 25%로 약진했다. 핵심 고객은 30대 여성이었으나, 점차 20대와 40·50대 여성으로 주 고객 저변이 넓어졌다. 지난해 대비 남성(13%→19%; 여성 28%→31%), 중소도시(20%→25%; 대도시 24%→25%)서의 이용도 확대됐다.
2015년 당시 신생기업 마켓컬리가 시작한 신선식품 새벽배송은 쿠팡·SSG닷컴 등 기존 물류 유통 전문업체와 대기업 진입으로 한층 치열한 각축장이 되어 대상 지역과 물품 범위가 확대일로에 있다.
중고물품 거래 앱도 소리 소문없이 일상을 파고든 서비스로 꼽힌다. 당근마켓·번개장터·중고나라 등 중고 거래 플랫폼 앱 연간 이용률은 만 13세 이상 기준 34%, 20·30대에서는 60%에 육박했다. 마켓컬리와 비슷한 시기 선보인 당근마켓은 이제 지역 생활커뮤니티로 성장했고, 특히 ‘당근하다’는 말은 ‘중고물품을 내놓는다’는 의미로 통용되고 있을 정도다.
택시 앱 연간 이용률은 35%, 숙박 공유 10%, 카셰어링·차량 공유 6%, 네일 케어 16%, 피부 관리 13%, 두피·탈모 관리 9%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몇 년간 코로나로 외출·이동·대면 접촉이 제한됐으나, 올해 엔데믹화되면서 관련 서비스 대부분 소폭이나마 이용률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차량 공유, 숙박 공유는 주로 20·30대서 수요가 점차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미용 서비스 주 고객인 여성 기준 네일 케어 이용률은 2019년 24% → 2021년 21% → 2022년 25% → 2023년 29%로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피부 관리와 두피·탈모 관리 역시 지난해 대비 소폭 증가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한국갤럽 자체조사로 지난 2월10일부터 28일까지, 5월12일부터 6월8일까지, 7월11일부터 8월3일까지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1.4p%, 응답률은 29.5%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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