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관광 ③통영 디피랑

해가 저물면 벽화가 살아난다

경남 통영의 밤이 점점 화려해지고 있다. 2020년 남망산조각공원에 조성한 디피랑 덕분이다. 매일 밤 인공조명과 미디어아트를 활용한 전시로 여행자에게 즐길 거리를 제공해, 야간 경관 명소로 자리 잡았다. 새로운 콘텐츠로 단장한 남망산 일대는 강구안 야경과 더불어 통영 여행의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여행객이 밤마다 강구안으로, 남망산으로 모여드는 이유다.

디피랑은 그저 예쁘기만 한 미디어아트 전시가 아니다. 경남 통영의 독창적인 이야기가 담겨있다. 디피랑의 수많은 전시를 관통하는 주제는 인근 동피랑과 서피랑서 사라진 벽화다. 통영시는 2년에 한 번씩 공모전을 열어 벽화를 교체하는데, 이때 사라지는 그림을 미디어아트로 되살린 것이다. 동피랑벽화마을이 유명해질 무렵 포토 존으로 인기를 끈 ‘천사 날개’를 비롯한 수많은 그림이 이곳에서 다채로운 형태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디피랑의 전시물은 남망산 정상부의 순환형 산책로를 장식한다. 그 시작은 통영시민문화회관의 외벽을 밝히는 미디어아트, ‘생명의 벽’이다. 과거 동피랑과 서피랑에 있던 벽화로 건물 외벽을 꾸민다. 이전에 한 번이라도 통영을 여행한 적이 있는 사람이나 마을 주민에게는 반가운 그림이다.

통영의 독창적인 이야기

매표소 ‘디피랑 산장’을 지나면 ‘이상한 발자국’ ‘잊혀진 문’ ‘비밀 공방’ ‘빛의 오케스트라’ 등 15개 테마가 차례로 등장한다.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미디어아트는 물론, 숲속 요정의 마술을 보는 듯한 인공조명 작품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탐방로는 길이 약 1.4㎞로, 모든 전시를 둘러보는 데 40~60분 걸린다. 그러나 곳곳에 볼거리가 많아서인지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는 관람객이 자주 눈에 띈다.

디피랑을 걷는 내내 동피랑과 서피랑의 벽화가 만드는 동화 속 세상으로 빠져드는 느낌이다. ‘잊혀진 문’을 열고 들어서는 길목에는 형태와 빛깔이 다양한 조명, 주변 지형지물을 활용한 미디어아트,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야광 페인트 그림이 가득하다. 숲 사이사이를 빠르게 날아다니는 불빛은 반딧불이를 연상케 하고, 거대한 동백나무를 꾸미는 미디어아트는 판타지 영화에 나올 법한 장면을 연출한다.

어디선가 디피랑의 캐릭터가 불쑥 나타나 말을 걸기도 한다. 이곳에서는 흔한 일이다. 일부 작품은 관람객의 행동에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콘텐츠로 구성된다. 디피랑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라이트볼이 필요하다. 라이트볼은 아이들을 위한 조명으로, 미디어아트 작품에 설치된 구멍에 끼우면 반응하도록 설계됐다.

아이들과 함께 방문했다면 입구서 라이트볼을 꼭 구매하기를 추천한다. 디피랑을 풍성하게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통영의 새로운 야간 관광지로 주목
동피랑·서피랑의 사라진 벽화도 감상 가능

디피랑에서 가장 자세히 봐야 할 곳은 ‘비밀 공방’이다. 남망산 내 배드민턴장에 거대한 디스플레이를 설치해 미디어아트를 연출한다. 사방을 꽉 채운 대형 화면에 상영하는 미디어아트가 상당한 몰입감을 줘 작품에 들어가 있는 느낌을 준다. 영상에는 동피랑과 서피랑서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 등장한다.

디피랑의 분위기와 전시 형태에 맞춰 어느 정도 변형됐다는 점이 관람 포인트. 완전히 다른 작품을 감상하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한때 동피랑을 상징하던 ‘천사 날개’를 찾아보자. 이제 디피랑이 아니면 볼 수 없는 작품이니 기념사진 한 장 남기기 바란다.

디피랑 탐방로 끄트머리에 ‘디피랑’이 있다. 영국의 고대 유적 스톤헨지가 떠오르는 이 조형물은 이름처럼 ‘디지털 벼랑’이다. 인공조명으로 조형물에 다양한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상영하는데, 주인공은 역시 동피랑과 서피랑에서 사라진 벽화다. 잊힐 뻔한 과거의 벽화를 소환해 관람객이 추억을 되새기게 돕는다. 

디피랑 운영 시간은 오후 7시30분부터 자정까지(9월 기준, 입장 마감 10시30분), 매주 월요일과 1월1일, 명절 당일 휴장한다. 관람료는 어른 1만5000원, 청소년 1만2000원, 어린이 1만원이다. 운영일과 시간 등은 현지 사정이나 기상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니, 방문 전에 확인하자.

통영이 지난해 제1호 야간관광특화도시(성장지원형)로 선정된 데는 디피랑의 성공이 크게 작용했다. 그러나 디피랑이나 동피랑에서 내려다보이는 강구안도 빼놓을 수 없다. 통영의 내항 강구안은 예부터 야경 명소로 꼽혔다. 밤마다 강구안 주변을 산책하는 사람들이 흔히 보이는 이유다. 최근 강구안을 가로지르는 보도교가 완공됐고, 통영의 마스코트 ‘동백이’ 대형 조형물이 여행객을 맞이한다.

디피랑의 여운이 남았다면 동피랑벽화마을로 가자. 2년에 한 번씩 새 그림으로 꾸미는 덕분에 골목을 둘러보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다. 이곳에서 감상하는 강구안의 야경도 그림 같다. 통영 시민에게는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야경 명소다. 루프톱 카페와 식당이 많아 통영의 아름다운 경관을 여유롭게 보기에 적합하다.

루지로 통영의 밤을 즐기기

전국적인 인기를 누리는 액티비티, 루지를 이용하면서도 통영의 밤을 만끽할 수 있다. 미륵산 중턱에 자리한 스카이라인루지 통영은 주말과 공휴일마다 오후 9시까지 연장 운영한다. 해가 저물 무렵 총길이 3.8㎞에 달하는 4개 코스에 조명이 들어와, 낮에 이용하는 루지와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어두워지는 만큼 속도감도 더 짜릿하다. 화려한 야경과 함께 루지를 타고 싶다면 일몰 시각 30분 전부터 이용하기를 권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스카이라인루지 통영→동피랑벽화마을→디피랑→강구안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통영 삼도수군통제영→동피랑벽화마을→디피랑→강구안
-둘째 날 서피랑공원→이순신공원→통영케이블카→스카이라인루지 통영

관련 웹 사이트 주소
-U투어 통영관광 www.utour.go.kr
-디피랑 www.dpirang.com
-스카이라인루지 통영 www.skylineluge.kr/tongyeong

문의 전화
-통영관광안내전화 055)650-2570
-디피랑 1544-3303
-스카이라인루지 통영 1522-2468

대중교통
버스 서울-통영, 서울고속버스터미널서 하루 15회(07:00~23:00) 운행, 약 4시간10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서 하루 4회(07:30~17:30) 운행, 약 4시간20분 소요. 서울남부터미널서 하루 12회(07:20~23:30) 운행, 약 4시간20분 소요. 통영종합버스터미널 앞 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서 121·410·411·428번 버스 이용, 남망산공원입구 정류장 하차, 강구안 동쪽 남망길 따라 도보 약 400m.

*문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서울남부터미널 1688-0540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자가운전
통영대전고속도로 통영톨게이트→통영 IC서 통영·한려해상국립공원(통영지구) 방면 오른쪽→남해안대로 따라 약 1.2㎞ 이동→미늘삼거리서 통영RCE세자트라숲·시민문화회관·시청 방면 좌회전→통영해안로 따라 약 2.1㎞ 직진→케이블카·루지·여객선터미널·시민문화회관 방면 우회전, 약 210m→강구안 입구서 남망로 방향(시민문화회관, 남망산공원) 좌회전, 약 320m→디피랑1공영주차장이나 디피랑2공영주차장

숙박 정보
-바다향기호텔: 광도면 죽림해안로, 055)644-0300, https://seascent36.modoo.at
-나폴리호텔: 통영시 통영해안로, 055)646-0202
-통영엔초비관광호텔: 통영시 동호로, 055)642-6000, www.anchovyhotel.com

식당 정보
-대풍관(멍게비빔밥): 통영시 해송정2길, 055)644-4446
-만성복집(졸복국): 통영시 새터길, 055)645-2140
-수정식당(회정식): 통영시 항남5길, 055)644-0396

주변 볼거리
통영해저터널, 윤이상기념관, 청마문학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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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