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인터넷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 중에서도 네티즌들이 ‘와글와글’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주는 용주골 전쟁에 대한 설왕설래입니다.
파주시가 올해 안에 성매매 집결지인 ‘용주골’을 폐쇄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성매매 업주들과 종사자들은 새로운 생계수단을 찾을 때까지 시간을 달라며 강하게 저항하고 있다.
시장이 앞장
6·25전쟁 이후 미군기지 주둔으로 형성된 용주골은 2004년 성매매방지특별법 시행 이후 20년 가까이 흘렀지만, 아직도 70개 업소(종사자 150여명)가 영업 중이다. 2019년 이후엔 업소가 20개 가까이 증가해 여전히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파주시는 이 일대의 불을 끄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 파주경찰서, 파주소방서, 여성인권센터 등과 용주골 폐쇄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것.
파주시는 성매매 피해 여성의 생계, 주거, 자활 등을 최우선으로 지원하고, 불법행위 단속, 반 성매매 인식 확산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지난 2월 용주골 성매매업소 2곳을 적발한 바 있는 파주경찰서는 성매매 집결지 일대를 ‘범죄예방구역’으로 지정하고 성매매를 알선하는 업주와 장소를 제공한 건물주 단속을 적극 추진한다. 파주소방서는 성매매 집결지 일대를 ‘화재안전중점관리대상지역’으로 지정하고 특별점검과 소방훈련을 통해 시민 안전을 확보하기로 했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올해 ‘1호 결재’가 성매매 집결지 정비사업이었을 정도로 행정력을 집중해왔다.
파주시 성매매 집결지 전면 폐쇄 추진
업주·종사자 “시간 달라”며 강한 저항
신년사에서 용주골 성매매 집결지의 완전한 폐쇄를 본격적으로 추진해 여성인권 증진 및 지역사회의 안전망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김 시장은 “70년간 존치해온 성매매 집결지의 완전한 폐쇄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 소명”이라며 “성매매 집결지 정비사업의 당위성에 대해서는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하기에 더 큰 책임감으로 시민이 바라는 변화를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용주골 업소 종사자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성매매 집결지 폐쇄 3년간 유예, CCTV 설치 철회, 집결지 내 초소 철거 등을 일관되게 요구하고 있다. 또 용주골 폐쇄를 반대하는 민원을 계속 넣고 있다.
이들은 파주시청 앞에서 업소에 대한 강제 폐쇄 조치와 관련해 집회를 열기도 했다. 당시 청사 난입을 시도하는 과정서 시청 직원이 시위자들에게 밟혀 응급실로 실려 가는 상황도 발생했다. 일부 여성은 속옷 시위까지 벌였다.
종사자들은 “파주시가 대책 없이 용주골 폐쇄를 강행해 종사자들이 생계 위협에 내몰리고 있다”며 “강제 단속은 (집장촌) 종사자들이 더욱 은밀한 곳으로 유입돼 음성적인 신·변종 성매매 업소만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생각은 어떨까. 다양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성매매는 그냥 불법이다. 무슨 생존권이냐?’<ak_h****> ‘국민들이 낸 세금 4000만원이란 거액을 줄 것이 아니고, 벌금과 과태료를 물려야 맞는 거 아닌가?’<kosm****> ‘마약사범이 다른 약 찾을 때까지 처벌하지 말라는 소리와 뭐가 다르지?’<yim2****> ‘몸을 생계 수단으로 여기는 것 자체가 문제다’<sons****>
‘불법이 무슨 생존권이냐’
‘개인 선택적 판단의 몫’
‘도독과 강도를 잡아 없앤다고 하니까 도둑과 강도들이 생존권 주장하는 것과 똑같네’<jkms****> ‘성매매 근절을 위해선 제공자를 강력하게 처벌하는 게 필요하다’<kwak****> ‘세금도 안 내면서 일터 같은 소리하네∼ 국민 세금으로 지원금 주는 것도 기가 차다’<sury****>
‘불법인데도 지원금을 준다니…법대로 해라! 지원금 받고 딴 데 가서 그 짓 또 하면?’<ddd8****> ‘성매매는 불법인데 아직도 성매매업소가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다는 게 이해가 안 되네. 떼법이 통하던 시대는 지났다. 여기 포함해서 전국의 성매매업소 모두 폐쇄해라’<pnic****> ‘풍선효과라고 들어봤나?’<zeni****>
‘여성부 뭐하냐?’<jinj****> ‘없앤다고 과연 없어질까요?’<ksj6****> ‘어떤 형태로든 성매매가 없는 나라는 없을 것이다’<deju****> ‘결국 음지로 숨어들게 돼있다’<limt****> ‘차라리 룸살롱, 단란주점, 노래빠, 노래방이나 단속해라. 성매매 95% 이상이 거기서 성행한다’<ksr0****>
‘오피스텔로 숨어든 불법 성매매를 강력 단속해라’<khch****> ‘막는다고 막아지냐? 비범죄하거나 합법화해서 차라리 관리하는 게 더 나은 방식이다’<xula****> ‘성의 자기 결정권과 행복 추구권을 존중해줘야 한다. 성매매를 합법화해서 정당하게 세금 거둬 들여라’<biom****>
끝까지 반발
‘역사상 가장 오랜 비즈니스가 성매매랍니다. 사라지지 않을 거예요. 어딘가에서 다른 형태로 다시 나타날 겁니다’<arch****> ‘차라리 합법화해서 성범죄 줄이고 세수 확보하자’<kima****> ‘성매매를 법으로 처벌하는 것은 난센스라고 생각한다. 개인의 도덕적이거나 선택적 판단의 몫이지 서로 필요에 의해서 거래하는 것이 무슨 문제인가?’<bult****>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용주골은?
용주골은 6·25전쟁 후 미군부대가 주둔하기 시작하며 클럽, 술집 등 유흥가로 번성해 많은 외화를 벌어들였다.
그러나 1980년대 들어 미군부대가 이전돼 ‘대한민국의 대표적 기지촌’이란 불명예만 간직한 채 지역경제가 급속히 쇠퇴한 지역으로 전락했다.
원래 용주골은 ‘두 마리의 용이 여의주를 물고 하늘로 올라갔다’고 지어진 지역명이다.
소위 말하는 환락가는 용주골이 아니라 대추벌이란 곳이다.
대추나무가 많이 있다고 해서 대추벌인데, 용주골하고는 지역적으로 약간 다르다.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