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뻐지는 여행 ③거제도해수보양온천

아름다움과 건강,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피부 미인은 물을 챙긴다. 물을 자주 마시고 온천을 즐긴다. 따끈한 물에 몸을 담그고 나면 피부가 매끈해지고 얼굴에 빛이 난다. 예뻐지고 싶은 이들이 온천으로 향하는 이유다. 바다로 둘러싸인 거제도에 미네랄이 풍부한 온천이 있다. 거제도해수보양온천은 입장료 일반(8세 이상) 8800원, 유아(2~7세) 6600원으로 실내 수영장과 헬스클럽까지 이용 가능해, 건강한 아름다움을 가꿀 수 있다.

거제도해수보양온천은 지하 800m 암반에서 나오는 해수를 이용하는 약알칼리성 약식염천이다. 2018년 행정안전부가 국민보양온천으로 지정했다. 국민보양온천 인증은 일반 온천에 비해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해야 하며, 국내 10개 온천이 보유하고 있다. 거제도해수보양온천은 온천수에 녹아 있는 각종 미네랄의 총량을 뜻하는 총용존고형물(TDS)이 1620㎎/ℓ 이상이고, 설비와 관리 기준을 충족해 국민보양온천으로 인증받았다.

국민보양온천 인증

온천 입구에 이국적인 분위기가 느껴지는 야자수와 인공 폭포가 눈에 띈다. 천장이 높은 로비를 지나 탕으로 들어가면 파란색 타일로 시원해 보인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온천수에 몸을 담그는 순간, 언 몸과 마음이 스르르 녹아내린다. 탕 안에서 고개를 들면 피부 미용을 위한 온천 이용법이 자세히 소개된 표지판에 보인다.

온천수에 황과 마그네슘, 칼슘, 나트륨 등 다양한 성분이 포함돼, 피부 미용뿐만 아니라 건강까지 관리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거제도해수보양온천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바데풀이다. 수압으로 신체 여러 부위를 자극하는 수 치료 시스템으로, 기능에 따라 드림베스, 벤치젯, 플로팅, 보디 마사지, 넥샤워, 보행욕장 등 6가지로 구성된다. 드림베스는 수중 침대에 누워 물로 마사지하는 시설이며, 넥샤워는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물로 목과 어깨를 풀어준다. 벤치젯은 수중 의자에서 분사되는 물이 발바닥과 종아리, 허리를 마사지한다.


실내 수영장과 헬스클럽도 이용하자. 실내 수영장은 길이 25m, 수심 1.2~1.35m 6레인 규모로, 온천수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곳에서 2018년부터 거제시 관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생존 수영 교육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아쿠아로빅, 수준별 수영 강습 프로그램(추가 비용)도 운영한다. 수영장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개인 수영복을 준비해야 한다.

피부미용·건강 모두 관리하는 온천수 성분
온천 후 즐기는 보양식과 대숲 산책

헬스클럽에는 달리기를 위한 70m 트랙과 다양한 운동기구가 있어 자유롭게 운동할 수 있다. 근력 운동기구뿐만 아니라 트램펄린처럼 재미있는 도구도 눈길을 끈다. ‘밀론’은 17분30초 동안 전신 근력 운동과 유산소운동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헬스클럽에서 운동복을 제공해 이용자는 실내용 운동화만 챙기면 된다.

가족탕은 이름처럼 가족이나 친구끼리 이용하는 온천으로, 거제도해수보양온천의 인기 시설이다. 다른 이와 접촉을 줄일 수 있어 코로나19 이후 이용객이 늘었다. 소파, 에어컨, TV, 냉장고를 비치한 객실과 온천용 욕실로 구성된다. 탕은 어른 2명과 어린이 2명이 들어갈 만한 크기며, 이용료는 2인 일반실 기준 3만원(2시간, 최대 4인 / 추가 1인 7000원, 1시간 1만5000원)이다.

온천 운영 시간은 오전 5시~오후 11시지만, 가족탕과 바데풀, 실내 수영장, 헬스클럽 등 시설마다 운영 시간이 달라 방문하기 전에 확인이 필요하다(비정기 휴무 홈페이지 공지).

느긋하게 온천을 즐기고 보양식으로 마무리한다. 거제도해수보양온천이 직영하는 한방 요리 전문점 ‘온긔당’은 온천 후 어떤 음식이 몸에 좋을까 고민 끝에 개발한 메뉴를 선보인다. 오리와 닭을 주재료로 각종 한약재를 적당량 넣었다.

호흡기와 기관지, 피부미용, 알레르기 반응 억제에 도움을 준다는 삼백초 잎을 우린 물에서도 정성이 느껴진다. 온천에서 노폐물을 배출하고 따스해진 몸과 마음으로 보양식을 먹으면 나도 모르게 예뻐진 기분이 든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거제맹종죽테마파크에 가자. 맹종죽은 높이 10~20m, 지름 20㎝ 정도로 대나무 중 굵은 것이 특징이다. 1926년 거제시 하청면에 사는 신용우씨가 일본에서 가져온 맹종죽 3주를 심은 것이 시작이다. 대숲을 거닐며 마음을 치유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공간으로, 숲에서 음이온이 다량 발생해 피부 미용에 도움을 준다. 어울죽길, 사색죽길 등 산책로가 있으며, 아이들을 위한 동물 포토 존도 인기다.

매미성이 멀지 않은 곳에 있다. 개인이 옹벽용 사각 화강석을 하나하나 쌓아 만든 성이다. 백순삼씨는 2003년 태풍 매미로 경작지를 모두 잃었다. 무너진 밭을 복구하며 태풍을 막아줄 수 있는 축대를 올리다가, 주변 경관에 어울리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구불구불한 모양으로 돌을 쌓았다.

거제파노라마케이블카

해를 거듭하면서 우아한 매미성이 드러났고, 거제의 명소가 됐다. 매미성 앞에 있는 몽돌해변에서 여유를 만끽해도 좋다.

거제파노라마케이블카는 지난해 3월에 개장, 지난해 거제도에서 인기를 끈 ‘신상’ 여행지다. 학동고개부터 노자산 정상까지 1.56㎞ 구간을 운행하며, 윤슬전망대에서 노자산과 다도해 전경을 360도로 볼 수 있다. 일몰 풍광이 특히 아름답다. 45대 캐빈 중 10대가 바닥이 유리인 크리스털캐빈으로, 노자산 숲길을 공중에서 걷는 듯 스릴이 넘친다. 바람이 심하면 운행하지 않으니 미리 확인해야 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거제도해수보양온천→거제맹종죽테마파크→매미성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거제도해수보양온천→거제맹종죽테마파크→매미성
-둘째 날: 거제파노라마케이블카→학동흑진주몽돌해수욕장→거제 구조라진성

관련 웹 사이트 주소
-거제도해수보양온천 www.seaspa.co.kr
-거제관광문화 http://tour.geoje.go.kr
-거제맹종죽테마파크 www.maengjongjuk.co.kr
-거제파노라마케이블카 www.gjcablecar.com

문의 전화
-거제도해수보양온천 055)638-3000~2
-거제관광문화 055)639-3000
-거제맹종죽테마파크 055)637-0067
-거제파노라마케이블카 055)637-3311

대중교통
[버스] 서울-고현(거제), 서울남부터미널에서 하루 16~17회(06: 40~22:00) 운행, 약 5시간30분 소요. 고현버스터미널에서 거제도해수보양온천까지 도보 약 1.1㎞.

*문의: 서울남부터미널 1688-0540 버스타고 1644-2992, www.bustago.or.kr

[비행기] 서울-김해, 김포국제공항에서 수시(07:00~20:40) 운항, 약 1시간 소요. 김해공항에서 김해공항정류소까지 도보 약 120m 이동, 거제(고현)행 시외버스(10:55~21:15 / 하루 6회 운행) 이용, 약 1시간10분 소요, 고현버스터미널에서 거제도해수보양온천까지 도보 약 1.1㎞.


*문의: 김포국제공항 1661-2626 김해국제공항 1661-2626 김해공항정류소 1661-2626 고현버스터미널 1688-5003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통영대전고속도로→통영톨게이트→통영 IC에서 거제 방면→장평교차로에서 거가대교 방면→수양로 방면→거제도해수보양온천

숙박 정보
-소낭구펜션: 일운면 마전1길, 055)682-2141, www.sonanggoo.com
-소노캄 거제: 일운면 거제대로, 1588-4888, www.sonohotel sresorts.com/go
-오션테라: 장목면 율천두모로, 0507-1340-54 02, http://oceanterra.modoo.at
-한화리조트 거제벨버디어: 장목면 거제북로, 1670-9977, www.hanwharesort.co.kr
-삼성호텔 거제: 거제시 장평3로, 055)631-2114, www.sghotel.co.kr
-호텔리베라 거제: 일운면 거제대로, 055)730-5000, www.hotelriviera.co.kr/geoje, 
-라마다스위츠 거제: 일운면 거제대로, 055) 682-7000

식당 정보
-지세포굴구이(굴코스요리·굴국밥·굴죽) 일운면 거제대로, 055) 681-8020, https://blog.naver.com/colapark20
-양지바위횟집(대구탕·멸치쌈밥·회): 장목면 외포5길, 055)635-4327
-거제해금강회센터(모둠회·물회·생선구이): 거제시 아주1로2길, 055)682-7676
-예가(성게비빔밥·홍합밥·멍소비빔밥): 일운면 와현해변길, 055)681-1357

주변 볼거리
거제도포로수용소유적공원, 지심도, 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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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번진 핵잠 나비효과

일본에 번진 핵잠 나비효과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한미 정상회담 팩트시트가 공개되자, 가장 큰 화제가 된 미국의 핵잠수함 건조 승인에 대해 “문구가 추상적이어서 모호하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에 자극 받은 일본도 핵잠수함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핵잠수함 건조를 현실화하지 않으면 “일본에 핵 보유 빌미를 제공하고,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의 국내 정치용으로 활용하게 했다”는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29일 진행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타결된 한미 관세·안보 협상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가 지난 14일 공개됐다. 가장 큰 논란은 핵 추진 잠수함(이하 핵잠수함) 관련 합의 문구였다. 산 너머 산 구체성 없다 팩트시트를 통해 확인되는 핵잠수함 건조와 관련해선 “구체성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팩트시트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 민간·해군의 원자력 프로그램 ▲한미 원자력 협정에 부합하고 미국의 법적 요건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한국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민간 우라늄 농축·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로 귀결될 절차 등을 지지한다. 이어 한국의 핵잠수함 건조를 승인하고, 한국과 조선 사업 요건 진전·연료 조달 방안 등을 포함해 긴밀히 협력한다. 미국은 한국의 핵잠수함 건조와 관련해 지지·승인·협력할 뿐이다. 이를 두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같은 날 브리핑에서 “한미 정상의 논의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에서 건조하는 게 전제였다”며 “우리 핵잠수함을 미국에서 건조하는 방안은 거론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같은 날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며 “국내 건조 장소 합의는 팩트시트에 담기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기자들 앞에서 한국의 핵잠수함 건조 승인을 발표하면서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건조될 것”이라며 “미국 조선업이 곧 대대적인 부활을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핵잠수함이 건조되려면, 산적한 현안을 모두 해결해야 한다. 팩트시트엔 건조 장소가 적시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명시해 발표했기 때문에, 미국이 순순히 양보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같은 회담 결과를 두고 양국의 주장이 엇갈리는 자체가 논란이 되고 있다. 민간 우라늄 농축·사용 및 핵연료 재처리엔 ▲한미 원자력 협정 부합 ▲미국의 법적 요건 준수 ▲한국의 평화적 이용 등 단서가 붙는다. 기술 이전 과정에도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핵잠수함 보유국은 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인도 등 6개국이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30일 “미국이 핵잠수함 기술을 공유한 사례는 1950년대 최우방국 영국과 협력한 사례밖에 없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미국의 핵잠수함 기술은 미군이 보유한 가장 민감하고 철저히 보호돼온 기술”이라며 “가까운 동맹인 영국·호주와 체결한 핵잠수함 협정에서도 직접 기술 관련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우리에겐 우라늄 농축·재처리 기술이 없어서 미국으로부터 핵연료를 공급받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하지만 연료 공급 장소·방식은 팩트시트에 명시되지 않았다. 연료 공급 방법을 확보하지 못하면, 핵잠수함을 만드는 의미가 없다. 핵잠 건조 추상적인데 “고정밀지도 내놔” 발 빠르게 비핵 3원칙 수정하려는 일본 미국의 법률 개정 절차도 거쳐야 한다. 미국 원자력법은 ‘미국이 다른 나라와 군사적 목적의 원자력 협력을 하려면, 원자력 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한미 원자력 협정을 개정한 후 미국 상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국제 무기 거래 규정도 상원의 동의를 얻어 개정해야 한다. 원자력 협정 개정이 팩트시트에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해선 “미국 에너지부의 반대 때문”이란 지적도 있다. 미국 일각에서 “한국이 자체 핵무장을 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한단 것이다. 일각에선 “핵잠수함 건조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는데, 우리는 미국에 고정밀지도를 넘겨야 하는 상황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팩트시트엔 ‘망 사용료·온라인 플랫폼 규제를 포함한 디지털 서비스 관련 법·정책에 있어 미국 기업이 차별당하거나 불필요한 장벽에 직면하지 않도록 보장할 것을 약속한다’는 내용이 있다. 또 “위치·재보험·개인정보에 대한 것을 포함해 정보의 국경 간 이전을 원활하게 할 것을 약속한다”는 내용도 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온라인플랫폼의 ▲자사 우대 ▲끼워팔기 ▲멀티호밍 제한 등을 막는 내용이 담긴 우리의 온플법 제정을 반대했다. 팩트시트를 따르면, 미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가 어려워진다. 아울러 우리는 구글·애플이 요청하는 1:5000 축척 고정밀지도 국외 반출 요청을 수용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정부는 애플이 요청한 지도 반출 여부를 다음 달에, 구글의 요청은 내년 2월 결정할 예정이다. 팩트시트에 게재된 합의 사항대로라면, 애플·구글의 요청을 수용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지난 15일 논평을 통해 팩트시트 속 위험요소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정부는 ‘농·축산물 개방은 없다’고 말해 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대로 농·축산물 개방 문구가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망 사용료·온라인 플랫폼 규제·고정밀 지도 반출 등 대한민국의 디지털 주권과 직결된 사안까지 미국의 요구를 반영해 슬그머니 끼워 넣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반도체 관세에 대해서도 ‘다른 나라보다 불리하지 않게 한다’는 모호한 문구만 있다”며 “경쟁국 대만과 비교해 어떻게 적용할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팩트 시트에 담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50억달러(약 36조7183억원) 규모의 미국산 군사 장비를 5년 동안 구매하고, 주한미군에 대해 330억달러(약 48조4682억원)를 포괄적으로 지원하면, 천문학적인 재정 부담을 떠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핵잠수함 건조 과정은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라서 장밋빛 전망만 내세울 때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고정밀지도 반출 가능성 실제로 일각에선 “핵잠수함 건조가 실현되기까지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해서 실질은 아직 불투명하다”며 “선언이 지나치게 앞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핵잠수함 나비효과가 일본으로 번졌단 점이다. 미국이 우리의 핵잠수함 건조를 승인하자, 일본 정치권도 크게 술렁였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은 지난 12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미국·중국은 이미 핵잠수함을 갖고 있고, 지금은 핵잠수함을 보유하지 않은 한국·호주가 앞으로 보유하게 된다”며 “일본의 억지력·대응력을 강화하려면, 전고체·연료전지·원자력 등 다양한 동력원에 대해 폭넓게 논의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일본은 1967년 사토 에이사쿠 당시 총리가 선언했던 비핵 3원칙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비핵 3원칙은 “핵무기를 만들지도, 가지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선언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일찍부터 핵무기 반입 금지 방침 완화를 주장했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도 같은 날 “현 시점에선 재검토 여부를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국회 연설에서 “내년 중 3대 안보 문서 개정을 위해 검토를 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3대 안보 문서는 ▲국가안보 전략 ▲국가방위 전략 ▲방위력 정비 계획 등을 말한다. 여기엔 비핵 3원칙이 모두 포함돼있다. 일본은 이미 지난 2022년 “반격 능력을 보유하고, 장거리 미사일 전력을 향상한다”는 내용을 3대 안보 문서에 포함했다. 묘한 것은 미국의 핵잠수함 건조 승인이 일본 국내 정치구도까지 뒤흔들 가능성이 있단 것이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다카이치 총리가 선출될 당시 라이벌이었다. 지난달 4일 진행된 자민당 총재 선거 1차 투표에서 다카이치 총리는 183표(31.1%)를 얻었고, 고이즈미 방위상은 164표(27.8%)를 얻었다. 결선투표에선 다카이치 총리가 185표(54.3%)를, 고이즈미 방위상은 156표(45.7%)에 머물렀다. 하마터면 다카이치 총리는 자민당 총재·총리로 선출되지 못할 뻔했다. 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후계자로 통하는 다카이치 총리에 반발한 공명당이 지난달 10일 자민당과의 연정에서 탈퇴했기 때문이다. 당시 공명당 사이토 데쓰오 대표는 고이즈미 방위상에 대해선 “정치자금 규제와 관련된 공명당의 처지를 이해하고 있었다”면서 호평했다. 고이즈미 방위상도 “지금까지 정책 실현에 대해 힘써 주신 것에 대해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고 화답했다. 미일 협력 중국 견제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20일 기적적으로 일본유신회와의 각외 협력 형태의 연립 정권 구성에 합의했다. 각외 협력은 연립 정권 구성엔 합의하지만, 내각엔 참여하지 않는 형태를 말한다. 일본유신회가 제시한 조건은 ▲오사카 부수도 지정 구상 수용 ▲국회의원 정원 10% 감축 ▲기업·단체 후원 폐지 ▲평화 헌법 개정 ▲방위력 강화 등이었다. 자민당과 다카이치 총리는 이를 모두 수용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21일 내각을 출범시키면서 고이즈미 방위상을 임명했다. 가장 큰 정치적 의미는 ‘당내 정적 포용’이었다. ‘방위 관련 경력·경험이 전혀 없는 고이즈미 방위상을 임명해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미가 있다. 정반대의 의미를 강조하는 해석도 있다. “방위 관련 경력·경험이 없는 고이즈미를 현안이 산적한 방위성 장관으로 임명해 자멸을 유도한다”는 취지의 해석이다. 고이즈미 방위상에게 주어진 현안은 ▲미일 방위 협력 재조정 ▲자주적 방위력 강화 ▲후텐마 미군 기지 이전 ▲방위 장비 수출 운용지침 폐지 등이다. 이중 미일 방위 협력 재조정은 ‘중국 견제’라는 미국·일본의 공통 이해관계로부터 시작됐다. 일본은 군사력을 강화해 더 광범위한 지역에서 역할을 맡으려고 한다. 미국은 일본의 적극적인 역할을 통해 더 효율적으로 중국을 견제할 수 있다. 문제는 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 “방위비를 GDP(국내총생산)의 3.5%로 증액하라”고 요구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28일 진행된 미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방위비 증액·방위력 강화 방침을 설명했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다음 날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을 만나 “방위비를 올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정부는 오는 2028년 3월까지 방위비를 GDP의 2%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 방위 정책과 관련해 국내 정세와 가장 민감하게 맞물려 고이즈미 방위상을 곤란하게 할 사안이 있다. 바로 후텐마 미군 기지 이전이다. 일본 오키나와현 소재 후텐마 기지는 기나완시 시가지 한복판에서 시 면적의 1/4을 차지하고 있다. 후텐마 기지는 1945년 건설됐고, 일본에서 크고 작은 논란을 일으켰다. 오키나와현의 주민 중 상당수는 미군의 범죄와 소음 피해 등을 이유로 기지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팩트시트’ 고이즈미 날개 다나 견제 압박 와중에 뜻밖의 호재 지난 2004년엔 후텐마 기지 소속 헬리콥터가 오키나와국제대학에 추락하는 등 사고도 여러 번 발생했다. 오키나와가 일본에 편입된 시점은 1879년이었다. 1945년부터 1972년까진 미국의 지배를 받았다. 따라서 오키나와에선 반미 감정이 강하고, 자민당 지지율이 낮은 편이다. 후텐마 기지와 관련해서도 일본 정부는 오키나와섬 내 나고시 헤노코 이전을 추진했지만, 오키나와 현·주민의 반대가 강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23년엔 다마키 데니 현지사가 방위성이 신청한 비행장 설계 변경 신청을 승인하지 않고 공사 중단을 요구했다. 후텐마 미군 기지 이전은 일본의 역사적 맥락과 맞물려 수십년 넘게 해결되지 못한 사안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중국 견제를 위한 새 안보 질서와 맞물려 고이즈미 방위상에게 정치적 압박을 가할 수도 있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 2019년 고이즈미 방위상을 환경상으로 발탁했다. 이 임명에 대해선 “고이즈미 방위상의 정치적 무게를 키우면서도, 문제가 발생하면 그를 정치적으로 낙마시킬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고이즈미 방위상의 아버지인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는 퇴임 이후 강력한 원자력 발전소 폐지론자가 됐다. “아버지의 활동이 아들의 정치적 미래를 흐리게 할 수 있어 고이즈미 방위상을 견제하는 묘수”란 평가도 있었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기후 변화 문제는 펀하고, 쿨하고, 섹시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등 적당히 괴상한 발언을 하는 등 바보 행세를 하면서 견제를 피했다. 한동안 일본에선 고이즈미 방위상이 진짜로 바보인지, 바보인 척 연기를 하는지 장난 섞인 논쟁이 오랫동안 이어졌다. 이후 고이즈미 방위상은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고노 다로 전 외상과 연합해 이시바 내각 탄생에 큰 공을 세웠다. 이어 농림수산상으로서 쌀값 폭등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했다. 지난 2023년엔 자민당 내 정치자금 문제가 불거지자, 조기 의회 해산 및 총선거 진행을 적극적으로 제안한 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당시 자민당은 중의원 과반에 미달하는 의석을 얻었다. 하지만 일각에선 “더 큰 패배를 당하기 전에 적절한 시점에서 중의원 해산을 건의했다”며 긍정적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방위상 취임 이후엔 어떻게 구 아베파·아소파의 견제를 피할 것인지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미국이 우리의 핵잠수함 건조를 승인한 사안은 고이즈미 방위상에게 견제 수위를 낮추면서 자민당·내각의 협조를 얻을 수 있는 뜻밖의 호재로 다가왔다. 고이즈미 방위상이 일본의 핵잠수함 도입을 주도한다면,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가 될 수도 있다. 견제 회피 일거양득 우리의 핵잠수함 도입 추진이 일본 정치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사안이 된 것이다. 만약 핵잠수함 도입 추진이 불확실해지면, 이재명정부는 이 때문에 더욱 큰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일본의 군비 증강에 빌미를 제공하고, 고이즈미 방위상의 정치적 미래를 위한 발판을 제공한 것”이란 비판이 따라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의 핵잠수함 나비효과는 이렇게 일본으로 번졌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