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치명률 97% 설왕설래

  • 박민우 기자 pmw@ilyosisa.co.kr
  • 등록 2023.01.03 10:28:44
  • 호수 14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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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면 죽는다

[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인터넷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 중에서도 네티즌들이 ‘와글와글’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주는 치명률 97%에 대한 설왕설래입니다.

태국 체류 후 귀국한 50대 남성이 ‘뇌 먹는 아메바(brain-eating ameba)’로 알려진 파울러자유아메바(Naegleria fowleri)에 감염돼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26일 질병관리청(질병청)에 따르면 내국인 A씨는 태국에 4개월간 체류했다가 같은 달 10일 귀국한 당일 두통, 열감, 언어능력 소실 등 뇌수막염 증상을 느꼈다. A씨는 다음날 상급종합병원에 응급 이송돼 치료를 받다가 그달 21일 세상을 떠났다.

뇌수막염 증세

A씨는 파울러자유아메바 유전자가 검출됐다. 파울러자유아메바 염기서열(ITS 유전자)을 분석한 결과, 기존 해외에서 보고된 뇌수막염 환자에게서 분석된 파울러자유아메바 유전자서열과 99.6% 일치했다.

파울러자유아메바는 사람이나 쥐, 실험동물 감염 시 치명적인 원발성 아메바성 뇌수막염(Primary amoebic meningoencephalitis, PAM)을 유발해 사망에 이르게 하는 병원성이 매우 높은 기생충이다. 흔히 뇌 먹는 아메바로 알려진 이 기생충은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감염사례는 드물지만 감염 후 증상 진행이 빠르고 치명적이다.

1937년 미국 버지니아에서 최초 보고된 이후 2018년 기준 확진 사례는 381건. 아시아에선  파키스탄 41건, 인도 26건, 중국 6건, 일본 2건 등이 확인된 바 있다. 태국의 경우 40년간 외국인 여행자 등 총 17건의 감염사례가 발생했다. 지역별로 중부(43.8%), 북동부(31.3%), 동부(25%)에서 자주 발생했다.


파울러자유아메바의 감염은 주로 호수나 강에서 수영 및 레저 활동을 할 때 많이 발생한다. 드물지만 파울러자유아메바가 코(비강)로 감염, 후각신경을 따라 뇌로 이동하기도 한다. 특히 여름철 수온이 많이 올라가면 감염될 위험이 크다.

종교적 목적 또는 비염 치료에 많이 사용하는 코 세척기(neti pot)를 통해 아메바에 오염된 깨끗하지 않은 물을 넣어 사용해 감염된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다만 사람 간 전파는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 먹는 아메바’ 감염 국내 첫 확인
태국 체류 50대 남성 10일 만에 사망

잠복기는 짧게 2~3일, 길게는 7~15일에 달한다. 최근 유전자 검사가 도입돼 진단이 빨라졌다. 감염 초기 두통, 정신 혼미, 후각 및 상기도 증상이 관찰되다 점차 심한 두통, 발열, 구토 및 경부경직(바로 누운 자세에서 목을 앞으로 구부릴 때 일어나는 목의 저항)에 이른 뒤 혼수·사망하게 된다.

미국 질병예방센터(CDC)는 감염자 치료 시 암포테리신 B, 아지트로마이신, 프루코나졸, 밀테포신 등을 이용해 복합처방을 권고하고 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 예방을 위해 발생이 보고된 지역을 여행할 때 수영이나 레저 활동을 삼가고 깨끗한 물을 사용하는 등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권고했다. 그렇다면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생각은 어떨까. 다양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무섭네요’<sook…> ‘뇌를 먹는 아메바라니…’<ssan…> ‘무시무시한 병이네’<long…> 정말 세상에는 알 수 없는 위험이 많은 듯합니다’<rizm…> ‘80년 동안 381건 발생한 병에 걸릴 확률도 정말 희박한데…참 운이 없다고 해야 하나’<sugu…> ‘바이러스, 아메바, 세균 앞에서 너무 나약한 인간이여’<sock…>


‘열대 지방 강·호수는 들어가는 거 아님’<dayd…> ‘영화 <프로메테우스> 생각난다. 우주복 뚫고 들어가 입속으로…’<galo…> ‘제가 아는 지인인데 너무 허망하게 떠나버려서 참 안타깝습니다. 사는 게 뭔지…그래도 조심하는 게 좋겠죠’<slim…>

호수 수영하다 감염…사람 간 전파 없어
두통·언어능력 소실 등…잠복기 2~15일

‘동남아 여행 갈 때는 항상 조심하세요’<alru…> ‘요즘 태국 여행들 많이 가던데 주의할 수 있는 정보는 왜 없죠 사건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대비할 수 있는 정보를 주세요’<sseo…> ‘치명율 97%라니 엄청나다’<juli…>

‘검사가 어려운지, 죽이기가 어려운지, 빨리 치료법이 나오길 바랍니다’<ston…> ‘진짜 가끔가다가 보면 한국은 질병으로부터 하늘이 보호한 나라 같다. 그런데 외국에서 질병을 갖고 들어오는 사람들 때문에 점점 안심하고 살기 힘들어지는 것 같다’<aaro…>

‘동남아 여행 가면 더러운 강물이나 호수엔 절대 입수하지 말자!’<arno…> ‘1980년대 이후 강이나 호수에서 수영할 수 있는 곳이 있을까요 우리나라는 거의 대부분이 입수 금지인 걸로 아는데…태국까지 가서 호수나 강에서 수영을 하셨다니, 게다가 이런 아메바 감염까지…놀랍고 무섭고 안타깝습니다’<zinu…> ‘몇 세기 지나면 우주복 입고 살겠네’<rlaw…>

빠르고 치명적

‘자유아메바는 감염 자체가 어렵고 감염된 사례도 드물다. 1년에 전 세계에서 10건도 안 나오는 수준. 단, 감염 후 금방 사망할 정도로 진행이 빠르고 치사율도 95% 이상이기에 무서운 것. 아메바라는 생물이 뇌에 도달해서 뇌를 먹고 생활하게 된 게 병증 원인이라 치료도 어렵고 진단은 더 어렵다’<iqmi…>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국내 아메바성 감염은?

국내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 보고는 없었으며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가시아메바와 발라무시아에 의한 아메바성 뇌수막염 사례는 있었다.

1976년 5세 남아가 비결핵성육아종 뇌수막염으로 사망 후 가시아메바 감염이 확인됐다.


1998년 7세 남아도 가시아메바에 감염돼 뇌수막염으로 사망했다.

2019년(71세·남), 2021년(50세·남)엔 발라무시아 만드릴라리스 감염에 의한 아메바성 뇌염으로 사망한 기록도 있다.

한편, 2017년 전국 상수원 조사 결과 52개 지점 중 6개(11.5%) 지점에서 파울러자유아메바 유전자가 검출된 바 있다.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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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