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 무면허 운전자 체포했는데…‘1시간 만에’ 석방한 괴산경찰

괴산 불법 반려견 번식업자…버젓이 자택 귀가

[일요시사 취재2팀] 강운지 기자 = 최근 한 동물보호단체 회원이 충북 괴산서 불법 반려견 번식업자를 ‘무면허 운전’ 혐의로 현장 체포했으나, 경찰은 아무런 조치 없이 석방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유튜브 채널 ‘리트리버 견생역전’에는 ‘제가 직접 현행범으로 체포해서 경찰에 넘겼다’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에는 전날(지난 24일) 오후 5시30분께 한국리트리버레스큐(이하 ‘레스큐’)가 불법 반려견 번식업자 A씨의 무면허 운전 현장을 급습하는 장면이 담겼다. A씨는 체포 당시에도 강아지 켄넬을 손에 들고 있었다.

레스큐 요원은 “(무면허 운전으로)현장 체포하겠다. 경찰이 올 때까지 기다려라”며 A씨의 팔을 잡자 그는 “당신이 누군데 이러느냐. 놔라”고 맞섰다. 그러면서 요원의 팔을 물어뜯어 상해를 입히는 등 격렬히 반항하며 도주를 시도했지만, 결국 실랑이 끝에 출동한 경찰에 인계됐다.

A씨는 30대 후반 여성으로, 경기 용인에서 애견 카페를 운영하다가 폐업 후 충북 괴산으로 거주지를 옮겨 활동을 지속해왔다. 그는 상습 무면허 운전으로 지난해 6월까지 집행유예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A씨의 무면허 운전자 신병 처리 과정에서 괴산 경찰의 태도가 도마에 올랐다.


당시 레스큐가 “무면허 운전을 하는 사람이 있다”고 신고 전화를 하자 괴산 경찰이 “저희들에게 그러지 마시고, 무면허 운전은 그 자리에서 112 신고를 하는 게 좋다”고 답변하는 음성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레스큐는 “지난 19일 A씨의 무면허 운전을 보고 신고했을 때도, 괴산 경찰은 별다른 수사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괴산 경찰은 현장 체포된 A씨에 대해 별다른 조사 없이 단 1시간 만에 석방했다.

레스큐는 “내가 CCTV를 찾으러 돌아다니는 동안에는 담당 수사관이 휴가 중이었고, CCTV를 보유한 목격자에게도 아무런 증거수집을 하지 않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괴산 경찰이 A씨의 추적과 현장 체포, 그리고 이후 조치에 이르는 일련의 대응 과정이 미흡했다는 것이다.

괴산 경찰은 25일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A씨가 1시간 만에 석방된 것은 사실이고, 현재 자택에 머무르고 있다”면서도 “이외의 추가 사항은 말해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레스큐는 “’A씨를 입건했고 자택으로 돌려보내졌다’는 소식 외에는 연락받은 게 없다”고 말했다.

도로교통법상 무면허 운전을 하다가 적발 시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있다.

한편 A씨의 반려견 불법 번식 및 판매 실태는 지난해 6월 MBC <실화탐사대>를 통해 ‘애견업체의 수상한 영업 비밀’이라는 제목으로 보도됐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A씨는 100마리가 넘는 강아지를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지내게 했을 뿐만 아니라, 교배 후 낳은 새끼를 인터넷으로 (불법)판매했으며, 폭행과 방치, 항생제 불법 투약 등의 동물 학대를 자행했다.

해당 업체서 근무했던 아르바이트생 B씨는 “다친 푸들을 치료해주지 않아 상처를 구더기가 파먹고 있는 광경을 봤다” “암컷 개를 데려와 임신하게 한 후 새끼를 낳으면 인터넷에 파는 걸 봤다. 새끼를 낳고 나면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다” “강아지 공장”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교배를 통해 혼종견을 만들어 수백만원에 달하는 고가에 분양해왔으며 ‘말티푸(말티즈와 푸들 혼종)’를 ‘골든두들(골든리트리버와 푸들 혼종)’으로 속여 220만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또 애견 카페에서 9세 지능을 가진 지적장애 여성을 학대하고 노동 착취한 정황도 포착됐다. 당시 경찰은 동물보호단체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해당 여성을 가족에게 인계했다.

누리꾼들은 과거 불법 인터넷 판매 및 상습 무면허 운전 등 불법 행위를 일삼았던 A씨를 상처까지 입으며 어렵게 체포해 인계했지만 쉽게 석방하고 증거 수집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괴산 경찰의 사건 처리를 두고 “무능하기 짝이 없다” “시민이 다 떠먹여 줘야 한다니, 허수아비냐” “직무유기로 책임져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uj0412@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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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